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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4 12:06
아.......
'일본 멜로 특유의 감성+15년이라는 시간의 갭' 때문에 리메이크가 잘 만들어질 확률이 사실상 0일텐데;;
19/04/04 12:12
눈이 부시게에서는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뭐 그 이전작 생각해도 안시성이 좀 특출나게 이상했던거지 평타 이상하는 젊은 연기자라고 생각함.
19/04/04 15:25
이건 저도 리메이크하면 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좋은배우와 좋은 시스템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이 가진 색책 자체가 일본의 특유의 '마이너'감성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죠. 참 좋은 영화인데, 좋은 이유가 일본적이기 때문에 좋은거라서. 작품이 문화적배경이 바뀌면 어쩔 수 없이 재해석을 해야하는데, 그 재해석 과정에서 이 '영화의 최대강점'인 일본적 감성이 잘려나갈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리메이크가 되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결국 망하게 되죠. 리메이크는 하나의 재창작인데, 결국 '오리지널'과 다른 감각과 작품해석을 내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데 이 작품은 그렇게 변주와 편곡을 해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올것 같은 영화가 아니라서 오리지널의 감성파괴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겠죠. 음악적인 장르로 보자면 '일본은 감성 자극의 발라드'이고 우리는 하드한 '락'감성을 가지고 있는데, 원곡인 발라드곡을 '락'장르로 변주했을 때 과연 원곡의 감성이 잘 남아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겠죠.
19/04/04 16:05
'조제'에 여타 다른 일본 멜로 컨텐츠와 다른 마이너한 감성이 존재하나요?
'연애시대', '그겨울 바람이 분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같은 작품을 보면 딱히 일본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해서 리메이크가 망할 것 같진 않아서요. 멜로 영화는 아니더라도 최근의 '마더'나 '리틀 포레스트'의 성공을 볼 때 일본 작품 리메이크는 '감성' 문제보다 오히려 좋은 배우와 각본의 방향성이 리메이크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 같습니다.
19/04/04 16:32
리틀 포레스트를 성공으로 본다면 뭐 이 작품도 그 정도의 성공은 할 수 있겠죠.
'마더', '연애시대', '그겨울 바람이 분다'는 좋은 리메이크입니다. 한국적 색깔과 재해석을 잘해낸 작품이죠. 일본작품을 한국작품으로 각색할 때 일본만의 감성이 빠진 자리를 좋은 설정과 디테일함으로 메꾸어서 재창착을 해 낸 결과물들이죠. 일본작품은 우리 드라마보다 짧기 때문에 여백이 드문드문 있는데 그 자리를 디테일한 설정으로 채워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내는 리메이크는 성공할 확률이 높죠. 하지만, 영화는 드라마와 다르게 같은 시간의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재해석을 해야하기 때문에 리메이크의 성공확률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조제'같은 영화가 리메이크해서 새롭게 해석할 여지가 엄청 큰 영화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무엇보다 이 영화는 강한 맛을 내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 어려운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백야행'처럼 자극적인 맛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작품들은 그 맛을 살려내는 다양한 시도가 있을 수 있지만, '조제'는 마치 일본 미소된장국처럼 '엷고 담백한' 맛을 기본으로 하면서 또 일본특유의 허무주의같은 것도 잘 느껴지는 작품이라 이 작품을 어떻게 재해석할지 저도 궁금하기는 합니다. 저도 재해석이 무조건 실패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재해석이 어려운작품인것은 분명하다고 느낍니다.
19/04/04 16:50
리틀 포레스트는 흥행면으로 보다 비평적으로나 되게 성공했다 봐야합니다.
저는 크게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작년 한국 영화들 사이에서 top 5 ~ 10 정도에 꼽히는 작품인데다 손익분기점이 80만명이었는데 150만명이 봤으니까요. 아무튼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작년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메이크를 생각해보면 좀더 유머 요소가 가미될 뿐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리틀포레스트도 그렇고 애초에 '일본영화 리메이크작'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말씀하신 담백한 느낌인지라 그걸 제작사들도 인지하고 그런 방향으로 만드는 것 같더라구요.
19/04/04 15:37
저는 남주인공만 봐도 이 영화가 그렇게 성공적일 것 같지는 않네요.
'츠마부키 사토시'가 나름 잘생긴 배우이기는 하지만, 조금 아담한 체구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마이너 감성 '일상의 찌질함'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이 느껴지고, 그런 현실적 '찌질함'과 사랑이라는 '이상적'감각이 영화안에서 안타깝게 충돌하는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보는데, 거기에 비해 리메이크되는 배우의 이미지가 너무 존잘에, 헌칠한 것이 딱 '엄친아'의 느낌이라 적절한 배우를 캐스팅한 것인지 잘모르겠네요.
19/04/04 15:49
눈이 부시게를 본 입장에서 남주혁이랑 잘 어울릴거 같네요. 남주혁 특유의 쓸쓸하고 자포자기한 분위기가 있더군요.
리메이크라고 원작 남주랑 완전 똑같은 설정일 필요는 없잖아요. 그럴거면 왜 리메이크를 하겠습니까.
19/04/04 16:54
같은 작품을 보고도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있네요.
전 시간 관계상 '눈이 부시게'를 끝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눈이 부시게에서 나오는 남주혁은 할머니와 함께 나름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로 나오죠. 그런데 그 작품에서 남주혁은 전체적으로 블링블링한 느낌입니다. 시간멜로물이라는 환타지색깔로 치장한 작품이라서 특별한 이질감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런 환경속을 살아가는 젊은이 특유의 '현실적 피곤감'같은 것은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비해 아저씨의 '아이유'는 같은 환경을 살아가는 (할머니 한명을 모시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 특유의 다크하고 어두운 색깔이 잘느껴지는 연기를 보여줬죠.'조제'는 장르적 특성과 주제의식등에서 그 색감이 아저씨와 비슷한 작품이라고 보기때문에 오히려 저는 주인공의 캐스팅이 잘된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죠. 다크에도 여러가지 다크가 있고 '치즈인더트랩'의 주인공같은 만화적 느낌의 다크와 아저씨에서 나오는 현실적 느낌의 다크는 전혀다른 것인데, 남주혁은 기본적으로 조금 만화적 다크에 잘어울리는 인물같다는 느낌이 있어서 '조제'의 색깔과는 안맞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뭐 재해석을 통해서 원작과 전혀 다른 색깔의 작품을 만들수도 있겠죠. 하지만 '올드보이'가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를 통해 망한것처럼 어떤 것들은 그 고유의 색깔을 벗어버리면 작품적 의미 자체가 사라지는 영화도 있기때문에 모두 '조제'의 리메이크에 조금 부정적인것 같습니다.
19/04/05 11:04
리메이크라는 게 충분한 작가적 의도(연출우선)를 가지고 시작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를 목적으로(제작우선) 시작되는 경우가 있죠. 연출자의 인터뷰라도 나오면 판단을 시작할 수 있겠지만 뭐 지금 단계야 기대가 된다/안된다 정도밖에는 말할 수가 없네요 흐흐.
저는 어느 쪽이냐면 기대가 안되는 쪽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저 이야기를 되풀이 혹은 변주하는 것에 의미를 찾지 못해서요. 만일 제 좁은 식견을 깨고 멋진 성과를 내면 박수를 치게 되겠죠. 기분 좋은 배신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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