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의 직구는 작년 평속 96.7마일로 선발 투수 중 4위의 구속을 가지고 있었는데,  54%의 스윙 유도율과 32%의 헛스윙/스윙률을 보이며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디그롬보다 구속이 빠른 투수도 있었고,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도 있었지만, 헛스윙을 유도해낸다는 측면에서는 디그롬이 최고였습니다.

2. 슬라이더

작년부터 디그롬은 슬라이더의 무브먼트를 조금 희생하고 구속을 끌어올려 평속 91.6마일, 최고 95마일의 하드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전환은 성공적이었는데, 17년 구종가치 16위였던 디그롬의 슬라이더는 구속을 더한 후 18년 구종가치 6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3. 체인지업

사실 이 글을 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윗 짤은 말린스전 한경기에서 던진 디그롬의 세 구종을 오버레이 시킨건데, 투구시 팔을 주목해 보시면 패스트볼을 던질때나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질때나 완벽히 똑같은 팔각도, 완벽히 똑같은 팔의 회전 속도를 보여줍니다. 

더 놀라운 점은 커맨드인데, 세 구종 모두 시작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모서리에서 시작합니다. 98마일의 직구는 바깥쪽 모서리에 꽂히고, 95마일 슬라이더는 살짝 흘러나갑니다. 89마일의 체인지업은 바깥쪽 엣지에서 시작했는데 타자 몸쪽으로 흘러나가네요. 타자 입장에선 지옥의 3지선다일겁니다. 

아, 참고로 이 3가지 A+급 구종과 딜리버리에 더해서 디그롬은 투심과 커브 또한 플러스피치로 구사할 수 있습니다. 

투수의 커리어는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디그롬이 남은 커리어를 어떻게 보낼지, 심지어 올해도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디그롬이 지금의 폼을 유지할 수 있다면, 밥 깁슨 외에 다른 레전드들 몇명도 기록으로 소환해내긴 충분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