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엘리미네이션 게임을 맞은 최악의 상황서 믿었던 에이스는 불안불안한 출발을 하고 타선은 꽉 막힌 채 질질 끌려가는 줄 알았던 2회말, 채은성과 유강남이 연속 볼넷을 얻어 출루했고, 이걸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정주현이 적시타를 치며 한점을 빠르게 따라잡습니다.

그 덕분인지 켈리는 이후 페이스를 찾으며 호투를 이어갑니다.

추격은 했고, 켈리도 정상 궤도에 돌아섰지만 좀처럼 활로를 못 찾던 4회말, 채은성이 좌중간을 살짝 넘기는 기가 막힌 홈런으로 동점을 만듭니다.

키움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저 근처에서 직관중인 저는 단 1초도 홈런임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노란봉 맞는걸 정확히 봤거든요. 다만 저 공 잡으려던 아저씨는 하아 LG팬인 저 아저씨 때문에 홈런이 2루타로 둔갑 될 뻔 했습니다.

진짜 야구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는 관객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켈리는 자신의 초반 난조를 극복하고,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합니다.

투수의 급을 나누기 위해서는 안 좋은 날을 봐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정확한 예가 오늘의 켈리 피칭이였다고 봅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였는데 결국 실점도 최소화하고 6이닝까지 먹는 모습은 정말 칭찬 받아 마땅했습니다.

7회초 진해수가 2차전의 안 좋은 기억을 깔끔히 털어버리는 좋은 수비를 보여주며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지만 무사히 이닝을 마무리합니다.

그렇게 맞은 7회말 선두타자 정주현이 원바운드로 펜스를 맞추는 타구를 날렸고, 상대 수비가 실수하는 틈을 타서 3루까지 내달리며 무사 3루 찬스를 만듭니다.

그리고 5회부터 등장한 오지환이 가볍게 고급야구를 시전하며 드디어 역전에 성공하는 LG입니다.

2차전은 진짜 주자 3루에 있을 때 이걸 못해서 졌다고 봐서 참 반가웠습니다.

8회초 등판한 정우영은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걸 포함 깔끔하게 0.2이닝을 막아줍니다.

오늘 경기 전에 최일언 투수코치가 정우영, 고우석, 김대현을 불러서 '너희들이 내 자랑이다. 너희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다. 자신감 있게 던져라'라고 주문했다는데, 그걸 가장 잘 수행해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맞은 8회말 페게로가 타구 속도 185km/h 짜리 초대형 홈런을 뽑아내며 한발짝 더 도망가는 데 성공하는 LG입니다.

9회말, 고우석이 천신만고 끝에 경기를 마무리하며, 일단 벼랑 끝에서 한발짝 나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류감의 승부사가 잘 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3점째랑 4점째 모두 류감이 빠르게 교체 시킨 타자들이 만들어냈으니 말이죠.

오늘 경기 전에 최일언 투수 코치가 고우석, 김대현, 정우영 불러놓고 '너희들은 내 자랑이다. 여기까지 온 것도 너희 덕분이니 믿고 쓴다.'라고 말해줬다는데, 이 말 잘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저 셋 아니였으면 간당간당 5위 싸움하다 잘 해야 와카 광탈이였을겁니다.

자신들이 낸 실적에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으면 합니다.

우석이야 뭐 막판에 좀 무리했다고 볼 여지라도 있지, 우리 대불딱이는 쩝(...)

어쨌든 힘내길 바래봅니다. 올해만 야구할 거 아니니 말이죠.

내일의 선발은 임찬규-최원태입니다.

사실 LG는 내일 여차하면 벌떼야구 하겠죠. 윌슨 빼고 아마 다 대기 중일겁니다.

홈에서 탈락하며 시즌을 끝낼 수 없다. 고척으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