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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 03:54
그런 의견에 납득하는 사람도 조금은 있겠다 싶은 정도의 동의...근데 어느 프로스포츠나 (게임 포함해서) 최상위권 가면 비슷하지 않나 싶네요. NPB는 안그런 것도 아닌데 굳이 MLB를 말하는 것도 미묘하고
20/12/08 03:57
좀 꼰대같은 발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비꼬면서 이상하다고만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위에 이정재님께선 이치로를 안타갯수경연대회로 아는 분이라고 지칭했는데, 사실 그것 또한 이치로가 하는 말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요? 이치로가 생각하는 진정한 야구를 하는 어떤 리그에서는 누군가는 그렇게 (이치로 본인처럼) 극단적인 똑딱이 노릇도 하고, 그 와중에 미친듯이 도루도 할 겁니다. 어떤 선수는 극단적인 당겨치기를 선호하는 홈런타자로 성장할 것이고, 한편 다른 선수는 볼이 어떻게 오든 다 쳐내버리는 배드볼히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나치게 정형화된 세이버메트릭스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이상적인 발사각과 스윙궤적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그것에만 자기 자신을 맞춰버린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본인의 개성을 잃어버린 것 아니냐' 라고 이치로는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스1으로 따지면 황제테란 임요환, 폭풍저그 홍진호, 천재테란 이윤열, 물량토스 박정석, 악마토스 박용욱, 몽상가토스 강민, 괴물테란 최연성, 퍼펙트테란 서지훈, 투신 박성준, 목동저그 조용호(+그 시대를 풍미했던, 본인의 닉네임에 걸맞게 각자의 색깔이 넘쳤던 수많은 선수들).. 이런 선수들이 활약하던 소위 말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저물고 난 후 점점 극한으로 가는 피지컬 싸움과 빌드 최적화로 인해 어느 정도 큰 틀에서 모든 선수들이 정형화 되어가는 과정을 거쳤었죠. 이치로가 말하는 현재의 메이저리그가 이런 시점이라고 보고요. 이게 단순히 좋고 나쁘고, 맞고 그르다는 이야길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는 사람에 따라 좀 더 특색있던 과거를 그리워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의 가장 진화된 야구를 흥미롭게 보는 사람 또한 있겠지만요. P.S. 전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도 1.5세대 쯤 되는 프로게이머 분들 중에 매지컬저그 임정호 선수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선수가 활동하던 시대가 판에 찍어낸 듯한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주를 이루던 시대였다면, 그리고 제가 그 선수들을 단순히 성적순으로 쭉 나열하며 1등부터 50등까지 커트라인을 메겨 기억했다면 이 선수가 제 머리속에 남아있기란 쉽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그리고 이 선수를 기억하는 다른 분들도 이런 제 말에 아마 동의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2/08 09:38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스타1으로 비유해주시니 잘 이해가 되네요..
자신만의 고유 스타일을 유지했던 선수들이 사라지는 현상은 모든 프로스포츠에서 진행되는군요 ㅠㅠ
20/12/08 04:24
바둑이 알파고의 등장으로 초반이 몰개성해진 것처럼, 야구도 '정답'에 비슷한 값을 찾아가다보니 다 비슷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누군가는 그걸 진화라고 부를 거고, 누군가는 그걸 노잼화라고 부르겠지요.
새삼 바둑이나 야구만 그런게 아니라 현대의 프로스포츠는 갈수록 '트렌드와 효율'이라는 명목하에 비슷해져가고 있지요.
20/12/08 05:16
메이저가 잘못했죠..
155 못던지면 불펜에 자리도 없고 .. 그런 볼에 대처안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선수가 되는거죠. 근데 야구에서 홈런만큼 재밌는건 없습니다. 이건 팩트에요.
20/12/08 06:42
프로스포츠가 다 그렇긴 하죠. 그런데 야구는 워낙 데이터가 발달해서 더 그런면이 있는거 같아요. 수십년간 모든 데이터를 취합하여 보니 공 멀리 날려보내는게 짱이다로 귀결...
20/12/08 07:52
야구판에 낭만이 사라졌네 너드(세이버메트릭스)에 미쳤네 뭐네 하는데 그거 요즘 스포츠판이면 다 그런 거 아닌가 싶긴 합니다. 좀 다른쪽으로 바둑판, 스타판, 롤판도 비슷한 것 같고요.
20/12/08 08:10
워딩을 야구가 아니다 보다 '개노잼' 으로 바꾸면 동의합니다.
플레이의 다양성이 있어야 재밌는건 맞죠. 근데 모든 스포츠가 보면 선수들의 몰개성화가 결국은 궁극의 이상향이 되는건 똑같은거 같네요. 야구는 턴제스포츠 / 1:1스포츠라는 조합때문에 이게 더 심화되는거고.
20/12/08 09:12
요새 메이저에서도 저 이야기가 꽤 꾸준히 나오는거 같아요. 보통은 인플레이 상황이 너무 줄었다라고 하더군요. 안 그래도 박진감이 비교적 약점인 야구인데 타자들이 볼넷과 홈런만을 노리다보니 진짜 턴제 비슷하게 흘러간다고..
20/12/08 09:25
잘하는것과 재밌는것은 다르죠
야구는 게임과 달리 룰이 잘 안 바뀌는 스포츠인데 그 안에서 메타를 바꾸려면 새로 지어지는 구장은 홈런이 덜 나오게 크게짓는 방법도 있긴 하겠네요 다른 방법들도 나와서 언젠가는 야구도 모습이 많이 달라지겠죠
20/12/08 09:31
저는 주변 지인들한테 크보가 메이져보다 인기가 우월할수밖에 없는 이유로 크보는 에러가 많이 나온다! 를 꼽습니다
야구를 좀 못하더라도 각종 개그상황에서 나오는 불확실성, 그로 인해 생기는 긴장감, 이런 것들이 재미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서요. 전 진지합니다 이치로의 발언과 좀 일맥상통하는바가 있는거 같네요.
20/12/08 10:07
그냥 만화를 많이 봐서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점점 더 세밀하게 분석이 될수록 정답에 가까운 지점을 찾아가게 되어 있죠.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라고 하면 갈 수가 없어요. 승리를 위한 더 나은 길이 빤히 보이는데요. 종목이 발전하는 단계에 있어서이고, 만약 더 극한으로 발전한다면 거기에서 룰과 환경에 변화를 주는 쪽으로 재미를 추구해야죠. 마냥 옛날이 좋았다며 고교 야구만 보고 있는 건 지나간 세대가 되어버린 자신을 증명하는 꼴 밖에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0/12/08 10:39
중요한 건 발사각 중시에 따른 홈런 메타로 인해서 인플레이 상황이 줄어들고 저평가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요?
전문을 보지 않아서 조심스러운데 저 스샷들에서 스토리텔링이나 낭만, 열정, 혹사 관련 이야기로 이어지는 건 다소 핀트가 어긋난 해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12/08 16:52
저도 그렇게 이해를 했습니다. 인터뷰 전문을 봐야겠지만요. 삼진 아니면 홈런식의 가위바위보 싸움이 되버렸고 그에 대해 앱스타인이 '내가 야구를 망쳤다'라는 식의 말을 하기도 했죠. 이치로의 의도가 어찌되었든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죠. 진성 야구팬들이야 상관없지만, 인플레이 시간이 줄어들면서 볼거리는 사라졌고, 안그래도 경기시간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엄청나게 길고..
https://n.news.naver.com/sports/wbaseball/article/109/0004312467
20/12/08 10:55
공감되는 얘기네요.
저는 MLB보다는 NBA를 좋아하지만, 종종 보면 (특히 플옵) 이건 농구를 넘어선 지구 대괴물 선발대회가 아닌가 싶을때가 있는데,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추어 경기에서만 느껴지는 순수한 스포츠적인 느낌이 있죠.
20/12/08 11:21
스포츠의 본질이 무엇이냐.... 에 대한 시각차이에 따라서 이치로 말이 맞다고 느끼는 분도 계실것이고 꼰대가 개소리한다 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네요.....
20/12/08 11:50
1940년대나 지금의 2020년이나 야구의 지향점은 언제나 장타, 홈런이었습니다. "타격왕은 포드를 타고 홈런왕은 캐딜락을 탄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20/12/08 12:11
솔직히 열정이 보이는게 가장 재밌긴하죠 그게 일본 고교야구고
일본인들이 대부분 학창시절을 부활동으로 보낸다고 하니 추억팔이 +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열정이 보이는데 수준은 몰라도 몰입하면 재밌을거 같긴합니다
20/12/08 21:34
이게 가장 큰 문제지요.
세이버시대가 오면서 타자들의 목적은 첫째는 홈런 둘째는 볼넷입니다. 공을 많이 보고, 홈런을 노린 풀스윙을 주로하게 되니 삼진도 당연히 늘었죠. 홈런+볼넷+삼진이 늘어나니, 타구가 인플레이 되어서 수비하는 플레이가 많이 줄어든 겁니다. 이치로의 지적도 이 점이 가장 중심이 아닌가 싶고요.
20/12/08 13:28
지금이 마냥 최적화된 야구라 보기엔 사무국이 대놓고 공에 손을 댔죠
지금의 홈런붐은 환경자체가 누구나 홈런을 칠수있으니 다들 그런 타격 접근법을 가진 결과인겁니다 벌랜더나 슈어저 디그롬 다르빗슈 등 투수들도 공이 분명히 바뀌었다고 확신하고있습니다 야구는 분명 여러가지 요소가 결합된 스포츠임에도 홈런더비화를 사무국이 추진했고 많은 재미를 잃고있습니다 이치로는 자기같은 유형의 선수가 틀리고 비효율적이라 등장할수없도록 만들어가는 현 상황을 좋아할수없겠죠 다른 유형의 어프로치도 틀린게 아닌 다른게 될수있도록 어느정도 손볼 필요는 있다 생각합니다 결국은 출루와 장타가 중시되는건 당연한 귀결이었지만 10홈런도 못칠 선수들이 2 30개씩 까대고 미끌어지는 공때문에 타인타르 사용이 정당화되가는 상황을 작위적으로 만들었습니다
20/12/08 15:16
외려 세이버와 스탯캐스트같은 기술의 발달로 그동안 저평가받아왔던 유형의 선수들도 빛을 보게 된 거고 역으로 공갈포 원툴의 가치는 바닥을 친 것 같은데요..
20/12/08 17:38
저도 여기에 한표.
기존에는 클래식 지표만 좋으면 좋은 선수고 연봉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생산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많이 도입되었고 구단들이 이걸 보고 선수 계약 및 운용을 합니다. 수비 안 되는 선수들 혹은 1루수나 코너 외야 하나만 보는 선수들의 인기가 많이 줄었죠.
20/12/08 16:02
하필 타격 논란이 가장 많은 선수 중 하나인 이치로가 저 말을 해서... 크크크
켄 그리피쯤 되는 선수가 얘기하면 다들 그러려니 했을 듯.
20/12/08 16:35
웬만해서는 열정과 서사, 그로부터의 긴장감과 감동 등을 체험하기가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에 어쩌면 예전에 비해 리그전보다 토너먼트전이 더 각광을 받고, 일반 대회(경기) 대비 주요 대회(경기)의 위상과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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