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포함 4연승을 마감하고 무승부를 기록한 아스날. 사실 졌어도 아무 말 못할만한 경기였습니다. 이런 경기는 뜬금포 한 방으로 이겨야되는데 그 뜬금포 하나를 만들어낼 만한 역량이 나오지 못했네요.

안그래도 경기 시작 전에 풀스쿼드 아스날이라고 설레발을 치더니 목전에 와서 티어니와 파블로 마리가 바로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티어니 대신 나일스가 나왔는데 진짜 어마어마하게 못했습니다. 나일스는 첫 20분동안 패스를 17개 시도해서 6개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네요. 제 체감으로는 첫 10분동안 어이없는 턴오버를 5개 가까이 한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 마음가짐이 덜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쯤되면 마음가짐이 문제가 아니라 기량 문제...

크리스탈 팰리스가 중원을 타이트하게 막아버린 것에서 아스날이 많은 고전을 한 것 같습니다. 측면은 좀 비워놓더라도 미들서드부터 중앙 쪽 루트를 단단하게 잡고 있던데 스미스 로우는 계속해서 측면으로 빠질 수 밖에 없었고 라카제트는 고립되는... 이러면 경기가 잘 안풀린다는걸 아스날 팬분들이라면 경험적으로 잘 아시겠죠.

그래도 측면 공략은 나름 나쁘지 않았는데 박스 안에서의 패스 연결과 크로스가 수비수들에게 많이 차단당하면서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실패했습니다. 아주 위협적인 슛팅도 많이 만들지 못했어요. 아스날도 별로였지만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비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자카와 세바요스의 폼과 퍼포먼스는 오늘 꽤 좋았는데, 오히려 그 한계점을 노출한 경기이지도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 다 주 활동범위가 너무 낮고, 전진성이 부족하거나 혹은 앞으로 나가면 부족한 기동성 때문에 복귀가 늦거나 올라가더라도 박스 근처에서는 위력이 좀 떨어지거나 이런 점들이 오늘 경기에서 아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토마스 파티가 들어오면 이런 점에서 좀 나아질까 싶었는데, 오늘도 그렇지만 이상하게 아스날와서 종적으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게 지나치게 적지 않나 싶습니다.

니콜라 페페는 교체로 들어와서 뭐 한게 없고... 오바메양의 폼이 많이 회복된 것을 확인한 것이 위안거리가 되었던 것 같네요.

윌프리드 자하를 보면 물론 페페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라는 것은 확인이 되는데, 이 친구가 당시에 언급되던 이적료와 주급을 받고 빅클럽에서 뛰었더라도 그 돈 값을 하는 좋은 선수가 되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리봐도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아스날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물론 오늘 꽤 위협적인 모습이긴 했는데, 그 때 거론되던 돈 액수가 한두푼도 아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