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 다른 하나가 꽤 크게 다가옵니다. 바로 불펜, 특히 필승조 운영이 큰 차이가 납니다.

현재 올시즌 LG 트윈스 불펜 요원 중 시즌 75이닝 이상 페이스를 보이는 투수는 딱 하나입니다.

82.2이닝의 송은범인데요. 송은범이 롱릴리프 역할도 겸하고 있는걸 생각하면 다소 높긴 하지만 작년 정우영처럼 이해하기 힘든 페이스는 아니죠.

그 뒤를 74.1이닝 페이스의 이정용이 뒤따르고 있는 중이죠.

지난 2년간 65.1이닝(부상으로 한달 이상 결장)-74.2이닝을 소화했던 정우영은 현재 65.1이닝 페이스에 불과합니다.

김대유는 더 합니다. 62.2이닝 페이스를 기록 중이고, 고우석은 61.1이닝 페이스를 기록 중이죠.

그리고 정우영이 다소 불안하긴 하지만, 이 필승조 셋은 세부지표까지 훌륭한 피칭을 선보이며 감독의 관리와 기대에 부응하고 있죠.

심지어 고우석은 지난 2년간 심심치 않게 했던 8회 등판이 아직까지 0입니다.

정우영, 김대유의 3연투 횟수도 당연히 0고요.

제 기억에 올시즌 LG 불펜의 3연투는 지난달 진해수가 터진 경기 수습하려다 한거 1번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만 해도 보통 어제 선발과 내일 선발이 들어가는 출전 불가 리스트에 고우석, 김대유가 이름을 올렸죠.

개인적으로 이 관리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이 팀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실종된 야수놈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보들과 4월 내내 수아레즈랑 일주일에 한번 등판 가능한 정찬헌 빼고는 다들 선발들이 노답 상태였다는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꾸준히 승리를 쌓으면서도 필승조들을 필사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뭐 3년 이상 잘하는 불펜 드물고, 그 천하의 오승환도 굴림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안식년을 보낼 수 밖에 없는게 불펜의 숙명이긴 합니다.

다만, 적어도 올시즌에 악조건 속에서 이 악물고 핵심 불펜 3명은 특히 더 관리해주는 류지현 감독의 이 운영은 가을에 빛을 발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키울만 합니다.

감독님 근데 야수 엔트리는 한 번 좀 생각 좀 해주세요(...)

여담으로, LG 트윈스의 이번 시즌 현 시점까지 빠따들이 답이 얼마나 없는지 느껴보려면, 고우석 세이브 상황 등판 유형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고우석은 올해 10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9번 성공 1번 실패를 기록 중인데요.

월요일 블론 세이브때 고우석 욕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이유 또한 여기 있습니다.

저 10번의 세이브 기회 중 3점차 세이브 기회는 단 1회였고, 2점차 기회 또한 단 1회였습니다.

나머지 8번은 1점차에 등판이였고, 6번 잘 틀어막다가 1번 블론한게 월요일이였으니 딱히 고우석 욕하기도 뭐한 상황이였죠.

마무리가 시즌 내내 블론이 아예 없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어쨌든 올해 고우석의 더할 나위 없는 세부지표에도 불안감이 느껴지는건 고우석 잘못이 아니라 거의 매번 터프세이브 상황을 만든 타자놈들의 잘못이 큽니다.

올시즌 리그에서 1:0 승리가 총 다섯번 나왔는데 그 중 LG가 3승을 차지하고 있는건 덤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