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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네이마르의 다큐멘터리 『네이마르 : 더 퍼펙트 카오스(Neymar : The Perfect Chaos)』를 시청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감춰져 있던 인간 네이마르의 생애를 짚어보는 내용입니다. 네이마르의 사건 사고들이 워낙 익히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무난한 다큐멘터리입니다. 그 중 조금 새로울만한 사실들만 골라서 정리해봤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 네이마르는 레알 마드리드에 거의 갈 뻔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브라질의 초대형 유망주였던 네이마르의 영입을 원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진 사실보다 더 네이마르는 레알 마드리드 입단에 근접했었습니다. 네이마르가 14세였던 2006년, 네이마르와 아버지는 계약을 검토하기 위해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넘어와서 유니폼샷까지 찍었습니다. 당시 지단, 호비뉴 등을 동경했기 때문에 네이마르 또한 입단에 매우 흥분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계약은 막판에 파투가 나는데, 이유는 네이마르 본인 스스로가 외국 생활에 적응을 우려해서 고사했습니다. 만약 네이마르가 이 때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으면, 향후 바르셀로나로 가서 전설의 MSN을 구축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축구계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시점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입단 직전까지 갔던 네이마르 (출처 : 넷플릭스 캡쳐)
2. 아버지와의 미묘한 관계
네이마르는 자신의 브랜드인 'NR Sports'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아버지가 운영 중에 있습니다. 네이마르의 아버지는 회사 관리는 물론 네이마르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네이마르가 화려한 겉모습 뒤에 의외로 여리고 예민한 면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네이마르의 이러한 면 때문에, 커리어 초반에는 아버지가 네이마르의 멘탈 케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때만해도 네이마르와 아버지의 관계는 매우 친밀한 부자관계였습니다.
네이마르는 종종 자신의 이미지 구축과 수입에 계산적인 것처럼 언론에 비쳐지는데, 다큐멘터리를 보면 네이마르는 사실 그러한 금전적인 것들보다는 그저 축구와 파티를 좋아하는 단순한 면이 더욱 두드러 집니다. 따라서 아들의 커리어가 길게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항상 아들의 브랜드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아버지와, 그냥 재밌게 하고싶은대로 축구하고 파티하면서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아들의 미묘한 갈등이 잘 드러납니다. 네이마르도 대놓고 '아버지와 지금은 좀 더 일적인 관계다'라고 털어놓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와 관계가 변한 것이 아쉬운 네이마르(출처 : 넷플릭스 캡쳐)
3. 네이마르를 각성시킨 코비 브라이언트의 죽음
2019년 여름은 네이마르의 바르셀로나 복귀설이 언론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아쉽게도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네이마르가 2017년에 바르셀로나를 떠났던 이유도, 불과 2년 뒤에 다시 파리를 떠나고 싶었던 이유도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큐멘터리의 전개상 네이마르는 파리 생활에 상당히 지쳐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네이마르가 파리로 간 이후 부터는 사실 '축구선수' 네이마르보다 '셀럽' 네이마르가 더 부각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매 경기 레알 마드리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피말리는 선두 경쟁을 해야했던 라 리가에 비해 다소 널널한 프랑스 리그 수준,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실패에 따라 프랑스 리그 팬들을 제외한 세계의 대중들은 네이마르의 축구 커리어 보다는 네이마르 주변의 가쉽거리에 더 큰 관심을 둔 것도 사실입니다.
한바탕 이적 사가를 치른 뒤 바르셀로나 이적이 무산되자, 파리 팬들은 홈경기에서 네이마르에게 격렬한 야유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 네이마르의 마음은 완전히 파리를 떠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020년 1월, 코비의 충격적인 죽음 소식이 들려옵니다. 네이마르는 평소 코비를 우상처럼 생각했었는데, 이 사건이 자신의 스위치를 켰다고 이야기 합니다. 다소 여리고, 변덕스러운 성격을 가진 네이마르에 비해 코비는 강철 멘탈로 유명합니다. 어찌보면 일반적인 선수가 아닌 'GOAT'를 노리는 축구 선수로서는 사소할 수 있는 이유들로 팀을 옮기고자 했던 네이마르와는 달리, 은퇴할 때까지 LA 레이커스 한 팀에서 뛰었으며, 대중에게 사랑 받는 만큼 가장 미움을 많이 받았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비판에 절대 굴하지 않고, 평생 농구에 대한 열정을 쏟으며 자신만의 방식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코비의 정신은 '맘바 멘탈리티'로 불리며, 종목을 가리지 않고 많은 운동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코비의 죽음 소식에 충격받은 네이마르 (출처 : 넷플릭스 캡쳐)
코비의 죽음 이후 찾아온 코로나 휴식기 동안 네이마르는 '내가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이미지와는 다르게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코비 또한 시즌 중이나 휴식기나 별반 다르지 않는 훈련 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영향이 크게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휴식기가 끝난 뒤 다른 선수들와는 다르게 완벽한 몸상태로 복귀하여, 안타깝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19-20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그야말로 '하드캐리' 합니다. 이 때의 완벽한 활약을 바탕으로 파리 팬들과의 관계도 회복되었고, PSG와 연장 계약을 맺게 되지요.
4.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엔딩 크레딧에 익숙한 이름이 보입니다. 바로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 입니다. 밑에 매버릭 카터는 르브론 제임스와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라고 하는데, 스페이스 잼의 연출을 맡은 사람인가 봅니다. 앞으로 스포츠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이 형의 이름을 더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