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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0 17:01
찾아보니 당시에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쪽의 국제 친선 축구 컵대회가 많다보니 A팀은 월드컵 예선이나 중요한 대회를 뛰고,
B팀은 동 시기에 열리는 다른 국제 컵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원화 운영 했다고 하네요.
22/04/20 17:19
그래서 아직도 잊지못하는게, 한국A팀, 한국B팀이 이집트에 준결승, 결승에서 다 졌죠.
희대의 빽패스를 골키퍼가 손으로 잡고 심판이 휘슬 부니까 바로 공내려놓다가…. 바로 앞의 이집트가 공 낚아서 빈 골대에 넣어서 졌죠, 차리리 계속 쥐고있었음 맞고다쳐라식의 간접프리킥 벽이라도 세웠을텐데
22/04/20 17:23
그거 코리아컵인데 아마 루마니아 상대였을거에요.
한국 B팀 경기였는데 고인이 되신 조진호 감독님이 두골 넣어서 무승부 됐던 걸로 압니다.
22/04/20 17:37
저는 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봤습니다
이때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린다면 90,94월드컵은 최종 예선전을 풀리그 전으로 해서 1,2위 팀만 진출하는거였습니다 당시에 우리는 이길 경기 비기고 일본에게 패하면서 3위가 되면서 월드컵 본선 자력진출 불가능해졌습니다 북한한테 3골 이상 이겨야 하고, 일본이 이라크와 비겨야 우리가 2위가 되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해지는거였습니다 뒷이야기 영상 유투브에서 보니까 북한 선수들한테 우리 선수들이 경기 중 살살해달라고 하니까 우리도 어쩔수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북한이 봐주면서 경기한건 사실이었습니다 경기하던 곳은 중동이었는데 심판 판정을 일본에게 유리하게 하더군요 이라크 선수들이 어차피 본선 진출 안되니 기운빠진 것도 있었고 일본이 열심히 뛰기도 했고 심판 판정은 일본에게 유리했습니다 이라크 선수가 쓰러져버린 상황에서 계속 경기 진행해서 일본이 2번째 골을 집어넣는거 보면서 이제 틀렸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경기 막판에 이라크의 동점골이 들어갔는데 보시는 것처럼 다들 기뻐하지 않아서 저는 골이 안들어간줄 알았습니다 골이 들어갔다는걸 깨달은건 일본 중계진이 골이 들어가고는 몇초 동안 침묵을 지키고 아무말을 하지 않아서였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널을 한국중계로 돌리니까 우리가 진출했다고 선수들 좋아하는거 보고서 우리가 진출했다는걸 알았습니다 다시 nhk채널로 돌리니까 경기는 끝났고 일본 선수들 주저앉고 일본 서포터즈들 우는거보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생방송으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경기였습니다 아버지가 동창들과 모임하면서 같이 축구본다고 해서 저 혼자서 티비볼수있어서 가능했지 아버지가 계셨다면 아마도 일본 경기 본다고 등짝 스매싱 여러대 맞았을겁니다
22/04/20 17:51
이때 기억나는게 지금은 버거운 상대로 평가받는 이란을 첫경기에서 3대빵으로 떡실신 시키고 경기력차이와는 별개로 거의 매번 고전하는 북한에게도
비교적 쉽게 이겼는데 나머지 팀에게 전부 고전......특히 사우디인가?에 종료직전 동점골 먹힌게 뼈아팠습니다 북한과의 경기전 북한 코치가 "그래도 같은 동포가 진출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을 했다는게 뭔가 의미심장했어요
22/04/20 18:10
이라크에게도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허용했었죠. 충분히 쉽게 갈 전력이었는데 이상하게 꼬여서 고전했고 그만큼 극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22/04/20 19:24
그래서 일본의 충격이 더 컸었죠.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월드컵에 나간드아~~~ 아.... 아........? 아.... (하얗게 불태움 짤)
22/04/20 20:18
맞아요. 일본이 처음 월드컵 나온 대회가 98 프랑스 대회죠. 사실 그것도 거의 구사일생으로 진출;; 그 뒤로 일본이 빠진 월드컵은 없었네요.
22/04/20 22:33
이때는 사실상 거의 확정 수준이었습니다
일본은 94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서 대표팀 지원에 무지하게 신경썼습니다 외국인 감독, 브라질 유학파 미우라와 브라질 귀화선수 라모스를 축으로 해서 선수구성, 경기력등 모든 분야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거기에 프로축구리그인 J리그를 출범시켰죠 그래서 92년에 열린 다이너스티컵이라고 지금 동아시안컵의 전신이 되는 대회에서 한일전이 2번 있었는데 한번은 비기고 결승에서는 일본이 승리하면서 다이너스티컵에서 우승합니다 이러면서 일본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에 부풀어 오르게 되고 상대팀 전력분석하고 아무튼 대표팀에 많은 지원을 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어딘가 축협으로부터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대표팀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팀이 최종 예선에서 맞붙은겁니다 일본에게는 한국이 일본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막은 중요 걸림돌 중의 하나였는데, 한국을 이기면서 2위를 확보합니다 한국을 이겼으니 일본은 사실상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이라고 본겁니다 게다가 일본의 마지막 경기가 이라크인데 이라크는 탈락확정이라서 열심히 하지 않을테니 일본이 무조건 이긴다고 봐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일본이 이라크한테 이길테니 망했다고 봤지만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일본이 마지막 문턱에서 넘어진겁니다 98월드컵보다는 대표팀 분위기가 더 좋았고 상황도 더 좋았는데 일본 입장에서는 믿기지 않게도 탈락해버린거죠 반면에 99월드컵은 일본이 고생 고생하면서도 본선진출은 성공했으니 축구는 정말 알수없는겁니다
22/04/20 21:12
93년이 j리그 출범 첫해였죠. 국가적으로 축구키우겠다고 선언했고 j리그에도 유명 감독이나 유명 선수들 영입해서 뛰기도 했고요. 유망주들 브라질 유학 대거 보내고 이때 유망주들이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일본 황금세대를 열기도 했었죠.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이 축구에 투자하는 거 보면서 이러다가 우리나라 축구가 일본에 따라잡힌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당시 걱정만큼 일본 축구는 성장하진 못했고 우리나라도 뭐 그때 위기의식이 축구 저변에 좀 더 관심을 가지거나 하는 계기가 되었죠.
22/04/20 21:27
저 최종예선 경기들이 한국 해설로 유튜브에 다 올라와 있더군요. 심지어 화질도 좋음.
한국, 사우디, 일본, 이라크 4강이 겨루는 구도였는데 처음엔 이라크를 최강으로 예상했다가, 뚜껑을 열어보니 사우디가 수비면에서 제일 안정적이었다.. 뭐 이런 평이더군요. 이란은 자국 리그에서 사고(?)로 주전급 다수가 징계를 받아 전력이 약화된 상태... 북한은 자타공인 최약체. 실제로 한-일-사우디-이라크 4개팀간의 경기에서 승부가 난건 한일전에서 0-1로 패한 경기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경쟁팀들이 다 이긴 이란에게 1-2로 패한 것이 결국 한일전 승리를 상쇄되게 만들었고 이라크는 역시 다른 팀들에 다 패한 북한을 상대로 첫경기 2-3 역전패(2-0 리드 상황에서 한명 퇴장 후 리버스)한 것이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았죠. 사우디는 이겨야 할 두팀(이란, 북한) 확실히 잡고 경쟁팀들에게 승점 잃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1위에 안착했구요. 한국은 기대했던 김주성과 황선홍이 부진하면서 어려운 레이스를 이어갔는데 첫경기 이란에게 의외의 3-0 대승을 한 것이 골득실에서 일본에 우위를 가져다 줌. 당대 아시아 최고 수준의 팀들이 풀리그로 단 2장의 티켓을 놓고 겨룬 정말 치열했던 예선전이었습니다. 저 이후로는 사실 월드컵 예선의 긴장감이 갈수록 떨어져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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