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아래 4줄 요약 있음



스연게에서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드에 있던 자료를 털어봤습니다.

현지 기준으로 2009년 9월 12일 경기입니다. 이제 13년이 다 되어가네요.



일단 이 역사적인 경기의 양팀 선발 라인업.

이제 왠만한 아저씨들이 아니라면 알아보기 힘든 이름들이 많습니다. 물론 피지알 아재들이면 추억의 선수들이겠지만요.

















무려 6골이나 터진 경기였습니다. 물론 후반 중반에 균형추가 무너지면서 아스날이 대패를 당한 경기에 가깝지만...

해당 시즌은 맨체스터 시티가 본격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클럽으로 도약을 시작하는 시즌이었습니다. 이전 시즌들에서 9-10위를 머물다가 가레스 베리, 카를로스 테베스 등을 영입하며 해당 시즌에 5위를 찍게 되죠. 만시니는 시즌 도중에 부임하기 때문에 이 시점에는 마크 휴즈가 감독이었던 상황.





아데바요르 세레머니가 골 장면에서 짤려있었죠? 여기에 풀버전으로 갖다놨습니다. 참고로 요건 BBC MOTD 코멘터리라 당시 라이브 중계 코멘트는 아닙니다.

인상에 팍 남는건 부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세레머니가 그냥 웃어넘어갈 수 있는 유쾌한 사건 정도로 기억되는게 꽤 의아하긴 합니다. 이게 특정 클럽 팬들의 입장이 아니라, 일반적인 선수와 팬 사이의 관계에서 바라본다면 분명 문제로 삼아야만 하는 일이거든요. 경기장을 가로질러서 원정팬들 앞에 간 다음에 대놓고 도발성 세레머니라...

만약 제시 린가드가 웨스트햄으로 이적해서 맨유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다음에, 경기장을 가로질러 원정팬 앞까지 뛰어간다음 피리 세레머니를 한다면... 뭘로보나 그게 아데바요르 건보다 훨씬 수위가 낮다고 봅니다만 다음 시즌에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제 생각에 신문 1면에 도배되면서 저게 팬들을 존중하는 행위가 맞냐며 아주 큰 논란이 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징계는 안받는게 맞겠지만 징계 여부가 언론이나 팬들에서 언급되기는 할 수준 아닐지.







그리고 사실 저 골이나 세레머니 장면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에 가깝습니다. 이건 1-1로 동점인 상황에서 아데바요르가 반 페르시에게 범한 파울성 장면.

이게 퇴장이 안나왔다는게 흠좀무죠. PL 주심이 PL 주심한 대표적인 판정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고의성이 없을 수도 있는 장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 이 장면에서 경고는 커녕 심지어 노파울로 넘어갔습니다. 진짜 흠좀무.... 당시에도 MOTD 패널로 앉아있던 앨런 시어러는 사고일 수도 있지만 무조건 레드 카드 여부를 고려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코멘트를 달더군요.

참고로 해당 경기에서 아데바요르가 옐로우 카드를 받긴 했는데, 이 장면이 아니라 위에 있던 그 전설의 세레머니를 하다가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반 페르시와의 접촉에서 적어도 경고라도 받았다면 아데바요르가 저 세레머니를 용감하게 할 수는 없었을 가능성이 크죠. 아니 카드를 받아놓고도 똑같이 달려나가서 퇴장 당하는 역대급 플러스 장면이 되었으려나...



어쨌든 저 발길질에 빡친 반 페르시는 해당 경기 이후 성명문을 발표.

생각해보면 또 웃기는 이야기지만 정작 아데바요르는 경기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해당 세레머니에 대해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자기도 직후에 생각해보니 그건 좀 아니었다는 느낌이 든 건지...





참고로 아스날이 이 경기 직전에 가졌던 리그 경기는 바로 이 짤방을 남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이었습니다. 여러모로 벵거의 주름이 몇개 더 생겼을 시기.





그리고 저런 패배들에 딱봐도 엉망진창인 것 같은 스쿼드를 가지고 아르센 벵거는 해당 시즌 3위를 했습니다. 이건 또 뭐시냐...





사족이지만 저 경기 바로 1주일 후에 있었던 경기가 바로 또 전설의 맨체스터 더비, 마이클 오언의 퍼기 타임 결승골 경기입니다. 다음에는 이 경기 골 장면을 한번 따볼까 싶네요.

오프시즌이라 축구 이야기거리도 별로 없는데 뜯어볼 레전드 경기 추천 받아봅니다.



4줄 요약

1. 맨시티의 도약이라는 나름 상징적인 경기
2. 확실히 그냥 웃고 넘어갈 세레머니는 아니었다
3. 아데바요르는 골 넣기 전 진즉 퇴장감
4. 벵거는 저러고도 4위...가 아니라 3위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