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조추첨이 끝난 현 시점 객관적으로 봤을때 가장 힘든 조와 널널한 조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다가 elo ratings 가 생각나서 한번 데이터를 만져서 끄적여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elo rating은 무엇인가?
축구 클럽 elo 는 위 스샷의 출처인 clubelo.com 사이트에서 운영중이라 참고 가능한데, 산출 방식은 나무위키에 가면 대략적으로 나와있으니 한번 알아볼까요?
.... 그만 알아보자
그냥 단순히 말하자면 이길수록 점수가 오르고 상대적 강팀을 이길수록 점수가 많이, 상대적 약팀을 이길수록 점수가 조금 오르는 레이팅 방식이고, 롤 랭크게임 MMR 과 비슷한 개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고, 일종의 전투력 측정치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롤같은 게임의 랭겜은 이길수록 상대 매칭도 강해지는 식이지만 리그는 그런거 없기 때문에 그냥 최근에 기존 강팀상대로 가장 많이 이긴 팀이 강해지는 구조라고만 생각하면 크게 무리없이 이해 할수 있습니다.
일단 시작하기에 앞서 elo rating 은 그저 팀별 경기 결과 만에 의존해서 랭킹을 산정하는 방식이고, 스쿼드의 질적 강함을 나타내는 수치가 아님을 밝힙니다. 온전히 강팀 상대로 많이 이기면 레이팅이 올라가는 방식이라, 챔스 상위라운드 진출팀이 많은 리그일수록 동일리그 팀들이 elo도 덩달아 올라가는 현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챔스/유로파 등에서 결과가 나쁘지 않았던 리그의 팀들이 상위순위에 많이 등장하는 특성이 있고, 레이팅의 특성을 이해하고 재미로만 봐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요약하자면, 대륙대항전을 최근에 잘 치룬 리그의 레이팅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데 그게 오늘의 주 논점은 아니니 그냥 재미로 봤으면 합니다.
이번 챔스 조별 진출팀들의 Elo rating
일단 이번 챔스 진출팀들의 오늘자 기준 Elo 현황입니다. 특징이라면 아까 말한거처럼 상위에는 PL 팀들이 많이 분포되어있고 변방리그는
대체로 순위가 많이 뒤로 밀려있죠. 빡세다 vs 널널하다 의 기준을 가장 쉽게 정할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싶어서 그냥 단순하게 상위 50% (빨강) 와 하위 50% (초록) 를 나눠보았습니다:
그럼 조별로 나눠보면 어떤 모습이 될지를 보겠습니다:
평균적인 Elo는 1786 정도가 되고 elo의 편차 (SD) 는 115정도가 되고 있습니다. 수학적인건 생략하고 그냥 쉽게 설명하자면:
1. 평균 Elo 보다 높다 = 비교적 어려운 조
2. 평균 Elo 보다 낮다 = 비교적 널널한 조
2. SD가 낮다 = 서로 할만한데? 라고 느끼는 조
3. SD가 높다 = 강팀입장에선 좋고 약팀입장에선 헬조
그럼 사전설명은 이쯤 하고 조별현황을 볼까요?
A조:
일단 A조는 무난하게 뮌헨과 맨유가 미소를 짓고 있을 조입니다. A조의 elo 는 평균과 큰 차이가 안나는 대신 SD가 살짝 높은편이죠. 무난하게 뮌헨과 맨유의 진출을 예상해볼수 있을것 같네요.
B조:
B조는 서로 할만한데? 라고 느낄만한 조입니다. 평균 elo 보다는 높긴 하지만 대신 편차가 비교적 작습니다. 뭔가 여기서도 4스널이 눈에 띄긴 하지만 어쨌든 아스널이 토너먼트 진출은 충분히 할것같은 조편성처럼 보입니다. 치고박고 싸우다가 PSV 아스널이 올라가고 세비야가
3위로 또 유로파를 갈것 같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조 같습니다.
C조:
C조는 3포트 입장에선 거의 최악을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1포트, 2포트 4포트 전부 상위급 팀을 뽑았고 SC 브라가 입장에선 차라리 F조가 나았을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전반적으로 보면 빡센 조는 아니지만 그건 나폴리랑 레알 입장인거고 SC 브라가 입장에선 최악의 조가 여기가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F조에 이목이 집중되어 있지만 이번 조추첨 최대의 피해자는 SC 브라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D조:
여긴 숨겨진 죽음의 조가 탄생한 곳입니다. 평균 elo를 보면 좀 빡세보이긴 하지만 서로 할만하지 않나? 싶을것 같아 보이는데 실제로도 낮은 SD를 보면 사실 누가 진출해도 이상하지 않을 조 같습니다. 예상이 가장 어려운 조를 뽑으라면 나중에 서술할 F조와 여기를 꼽을것 같네요.
E조:
여긴 뭔가 서로 2위정도는 킹만하지 않을까? 라고 느낄것 같은데 모든 조 중에서 elo가 거꾸로 2위로 낮은편입니다. 라치오 입장에선 3포트중 베스트픽을 받은것 같고 셀틱 입장에서도 이정도면 이변을 노려볼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셀틱 코리안리거들이 토너먼트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는 입장에서 이변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F조:
이번 조추첨이 꿀잼이 되도록 만들어준 주인공인 F조입니다. 평균대비 괴랄한 elo 와 미친듯한 황밸을 보여주는 낮은 SD가 보여주듯 누가 진출할지 예상하기가 정말 힘든 조가 될것 같습니다. 정리하면서 발견한 신기한 점이라면 모든 조중에서 유일하게 elo가 포트대비 역순인 조입니다 (역대 이런 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 괜히 PSG가 최약체 같아 보인다는 말이 나오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물론 elo는 재미로 봐달라고 초반에도 이야기했으니 이게 진지하게 PSG가 최약팀이라고 말하는건 아니라는걸 알아주세요...
빨간색 4팀이 몰린 조 답게 이번시즌 최고의 꿀잼조로 예상하지만, 역순으로 최종 순위가 결정나도 elo 상으로는 전혀 이상한게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것 같습니다. 뉴캐슬 팬 입장에서 봤을때 아 왜 이런 혹독한 조에 배정되었을까 싶으면서도 보면볼수록 킹만하지 않나 싶은 느낌이 드는데, 아무튼 경기는 다 재밌을것 같아서 기대중입니다.
제발 토너먼트 진출좀 ㅠㅠㅠㅠㅠㅠ
G조:
맨시티 입장에서는 최고의 추첨... 2포트 입장에서도 무난, 가장 결과가 예측가능한 조를 꼽으라면 여기가 될것 같습니다. 특이점으로는 SD가 가장 높은 조이고 맨시티 입장에서는 진출 못하면 속죄의 삼보일배 하면서 에티하드로 돌아와야할 정도로 3,4포트 팀과의 격차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 맨시티는 적당히 로테돌리면서 넘어가야 성공했다고 말할 정도의 조에 배정되지 않았나 싶은 조편성입니다.
H조:
마지막으로 H조입니다. A조와 거의 비슷한 양상이지만 elo를 보면 알수있듯 난이도는 조금 더 낮습니다. 맨시티를 제외하고는 가장 좋은 조추첨을 마무리한 바르샤 정도로 요약할수 있겠습니다.
번외 (I조?):
진출을 하지 못한 팀들중에 가장 elo가 높은 4팀입니다.
이런 팀들의 꿀잼경기를 매주 볼수있는 리그가 있다고요...?! (다시 말하지만 elo의 특성상 전시즌 유럽대항전 결과가 좋았던 리그 순위가 높을수밖에 없습니다)
....는 농담이고 같은 리그팀들이 참여 못하는 조건으로 하면 이런 조가 탄생하게 됩니다:
일단 F조 제외 하면 여기보다 어려워보이는 조가 거의 안보이네요...흐흐;
사실 이 글을 적어보게 된 이유는 레딧에서 이 그래프를 보고 직접 스탯을 뽑아보고 싶어서 해보게 되었습니다:
출처: https://www.reddit.com/r/Gunners/comments/166imle/average_elo_of_champions_league_group_opponents/
[3줄요약]
1. F조는 포트순과 elo 순서가 역순이다. 이변확률이 가장 높다
2. F조를 제외하면 D조가 가장 진흙탕싸움 확률이 높다
3. 가장 좋은 추첨은 맨시티-바르샤, 최악은 SC브라가-PSG (위 레딧자료에선 SC브라가가 무슨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짤림. 직접 계산해보면 상대평균이 1861로 PSG를 제치고 전체중 최악이다)
그리고 elo는 그냥 최근 폼 기준으로 재미로 볼만한 지표일뿐 절대적인 실력기준이라고 여기지 말것을 당부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