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동희(엠스플뉴스 기자)
지금부터 2013 프로야구 시즌 플레이오프 때로 돌아가보겠습니다. 2013년 10월 15일 플레이오프 1차전. 그러니까 두산베이스, LG트윈스의 경기가 있기 하루 전날 두산베어스의 관계자가요. 심판한테 현금 300만 원을 건넵니다. 그 심판은 바로 다음 날 열릴 경기의 심판이었습니다. 돈거래가 이루어진 거죠. KBO는 이 사실을 파악했지만 올해 초가 돼서야 상벌위를 열었고요. 그것도 비공개 경고만 한 채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이 사실이 이제야 드러난 겁니다. 문체부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는데요. 이 내용을 끈질기게 취재해서 밝혀낸 한 분을 지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MBC스포츠플러스 박동희 야구전문기자인데 박 기자는 이게 시작일 뿐이다, 이런 말을 합니다. 무슨 얘기인지 직접 들어보죠. 박동희 기자, 안녕하세요.
◆ 박동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2013년 플레이오프 첫 경기. 그 경기를 하루 앞두고 심판이 두산 관계자한테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요.
◆ 박동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박동희> 그날 오후 11시로 저희는 파악이 되는데요. 심판이 두산베어스 구단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 김현정> 사장에게 직접?
◆ 박동희>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 대뜸 지금 술을 마시다가 다른 사람이랑 시비가 붙어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급하게 합의금이 필요하다. 돈을 좀 빌려달라 이런 요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 김현정> 얼마요?
◆ 박동희> 300만 원으로 이제 진술 결과 나왔는데요.
◇ 김현정> 대가성이 있든 없든 구단하고 심판간의 돈거래는 그 자체가 금지가 되어 있는 거죠.
◆ 박동희> 그럼요.
◇ 김현정> 그렇죠.
◆ 박동희> 야구 규약으로 따지면 아주 중범죄에 가깝습니다.
◇ 김현정> 그런 요구받으면 바로 신고하게 되어 있는 거죠?
◆ 박동희> 신고하라고 가르치는 사람이 심판인데 그 심판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행동이었습니다.
◇ 김현정> 다음 날 열린 그 플레이오프 1차전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 박동희> 두산이 LG에 4:2로 승리를 거뒀는데요. 두산이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러한 돈거래, 은밀한 돈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KBO는 언제 인지를 한 겁니까?
◆ 박동희> KBO는 저희가 지난해 8월에 기사를 냈을 때 그때 비로소 알았다고 했는데요. 저희가 입수한 KBO 내부자료를 보니까 이미 KBO는 이 심판이 주변 지인들로부터 돈을 꾸러 다니고 또 각종 도박에 연루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그때 KBO가 외부에 이 사람 그냥 건강상의 이유로 심판에서 물러난다고만 얘기했었거든요.
◇ 김현정> 2014년에.
◆ 박동희> 강원랜드에서 싸움을 핑계로 돈을 받아서 도박자금으로 쓴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 김현정> 결국 그것도 도박자금.
◆ 박동희> 네.
◇ 김현정> 그러니까 박 기자님은 지금 이미 2014년 훨씬 전에 알았을 거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KBO가 올초에 이걸 알았다는 거잖아요. 한시 바삐 관련자들 다 불러서 진상조사 하고 필요하면 형사고발도 하고 뭐 이렇게 수사를 했었어야 되는데 실제로는 어떻게 처리를 한 겁니까?
◆ 박동희> 저희가 KBO 내부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던 건 KBO는 이미 이 심판이 구단으로부터 돈을 받은 계좌번호를 알고 있었어요. 이 사법기관에 요청을 해서 계좌를 살펴봤다면 다 밝혀낼 수 있었거든요.
◇ 김현정> 계좌를 가지고 있었어요?
◆ 박동희> 더 놀라운 사실은 그해 8월 이 심판과 관련된 기사를 썼을 때 그때 이 심판이 저희 기사를 보고 KBO측에 연락을 걸어서 만나자고 먼저 연락이 왔거든요. 실제로 만났어요. 그래서 만났는데 그냥 이 사람의 해명만 듣고 보내버린 거죠.
◇ 김현정> 아니, 지금 어제 이 보도가 나온 후에 KBO가 입장을 냈는데 KBO는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더 심도기 깊은 조사를 해 보고 싶었지만 그 심판하고 A 심판하고 연락이 닿지를 않아서 못했다.
◆ 박동희> 납득할 수 없었던 건 그때 처음 이 심판이 찾아왔을 때 최소한 이 사람의 연락처나 거주지 정도는 알았었다라고 한다면 차후에 보고 나서 조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에 와서 하는 얘기가 상벌위 오라고 했을 때 안 왔고 또 이 사람은 소재파악이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제가 봤을 때 이건 전형적인 조폭들이 꼬리 자르기 할 때 쓰는 이 말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럼 처음에 연락해서 찾아갔을 때 전화번호라든지 주소라든지 아무것도 파악을 안 했단 말이에요?
◆ 박동희> 찾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찾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는 게 더 정직한 발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까지 지금 보시는 거군요. 그런데 KBO는 말합니다. 우리가 이제 올 초에 비공개 조사를 해 보니 A 심판 개인이 저지른 갈취행위일 뿐 대가성 있는 승부조작이나 이런 건 없더라. 게다가 2014년에 이미 심판직에서 물러나 있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그냥 비공개 경고 정도로 넘어간 거지 굳이 덮으려고 한 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요.
◆ 박동희> 그 얘기는 K스포츠 재단 사건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조사하겠다는 말이랑 똑같은데요. 이게 KBO가 이번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지나치게 구단, 심판 위주의 시각인데요. 3월 2일에 상벌위가 열렸는데 상벌위 자체가 뭐냐 하면요. 말 그대로 벌을 주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사태를 조사하기도 하는 곳인데 이때 이 공식적인 게 바로 조사서인데 문서의 제목은 조사서인데 조사서가 아니라 진술서예요. 심판이 한번 잠깐 만나서 했던 얘기. 두산 사장이 했던 얘기. KBO가 조사한 내용은 전혀 없고 양자의 진술만 나와 있어요. 그 사람들의 말이 맞는지 안 맞는지 팩트체크를 해야 되는데
◇ 김현정> 그렇죠.
◆ 박동희> 더 큰 문제는 KBO가 지금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에요. 이 심판이라든가 또 이 두산은 KBO 소속의 심판, KBO리그 소속의 구단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죠, 그렇죠.
◆ 박동희> KBO가 엄정한 판단자가 아니라 그 자신부터 관련자이기 때문에 업무조사나 조사 이걸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고요. 또 KBO 그런 얘기 있잖아요. 우리 다 이 경기를 분석해 봤는데 승부조작에 관련된 건 없다라고.
◇ 김현정> 없더라. 그래서 이제 이렇게 비공개 경고했다는 거거든요.
◆ 박동희> 그런데 이게 사실 저희가 승부조작을 지난해에 취재해서 보도했을 때도 아주 베테랑 야구인들도 이게 승부조작인지 아닌지 사실 찾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 김현정> 야구라는 게 원래 그렇죠, 특성상.
◆ 박동희> 야구가 공 하나로 승부가 바뀌는 스포츠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제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공개를 해 드리면 저희가 취재를 하고 있을 때 한 유력 언론사에서도 이 문제를 취재하면서 직접 강원랜드에서 꽁지, 흔히 말하는 도박자금을 대 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과정에서 이 심판이 승부조작에도 개입했을 수도 있다라는 것을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 김현정> 잠깐만요. 단서를 한 언론이 잡은 걸로 지금 박 기자가 알고 계시다고요.
◆ 박동희> 네, 알고 있는데요. 한 다음 주가 되면 저희 기사만큼이나 흥미롭고 또 심각한 내용의 추가기사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정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신고를 하지 않은, KBO에 신고를 하지 않은 돈거래 자체만으로도 이게 위중한 굉장히 중대한 문제인데.
◆ 박동희> 그렇죠.
◇ 김현정> 이걸 KBO가 비공개 경고 정도로 덮고 넘어가려고 했던 게 하나 문제고. 거기다가 만약 이 돈으로. 이 돈이 대가성이 있고 승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이건 정말 더 어마어마한 사건이 되는 건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취재가 들어가고 있고 단서까지 나왔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동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비공개 경고로 끝나기는 했지만 이제 KBO 조사가 쭉 나온 결과들을 보면 하여튼 의문스러운 게 여러 가지가 있어요. 뭐냐하면 플레이오프 1차전 전날 돈을 요구했고 돈을 건넨 것 외에도 일주일쯤 후에 이 심판이 두산한테 돈을 한 번 더 요구했다면요. 그때 돈을 주지 않았지만. 그렇죠, 이것까지도 이제 KBO가 밝혀내긴 한 거죠?
◆ 박동희> KBO가 밝혀내기보다 두산 사장의 말을 그냥 들은 정도.
◇ 김현정> 진술. 그래요. 저는 그래서, 그래서 여기서 드는 의문이 정말 이 심판이 도박에 빠져 있고 뭐 이런 상황이었다면 두산베어스에게 딱 두 번 돈 요구한 게 다였을까 하는 거하고. 두산에만 요구했을까 이런 의문이 들어요.
◆ 박동희> 아주 합리적인 의문이신데요. 제가 단언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거고요.
◇ 김현정> 전혀 아니다. 두산뿐이 아니다.
◆ 박동희> 지금 저희가 취재를 하고 있는 이 두 구단은 아직까지 확정자료가 없는데요. 수사기관이 만약 수사를 벌이게 된다면 이 두 개 구단 아니, 그 이 이상의 구단도 이 심판에게 돈을 보낸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까 싶고요.
◇ 김현정> 박 기자님이 확보한 건 일단 최소 두 구단.
◆ 박동희> 제가 확보한 건 두 구단이고 그해 제가 이 문제를 취재했을 때 저희가 취재했던 구단은 두산이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요. 이게 참 뭐 충격적인 이야기인데 그런데 저는 이해가 안 가는 게 KBO 측이 이 모든 상황들을 일부러 축소시키고 덮을 필요는 없는 건 아닌가요? 왜 그러는 겁니까?
◆ 박동희> 그렇죠. 늘 생각이 드는 게 어떤 사항에 대한 축소와 은폐로만 일관해 왔는데요. 가장 큰 이유가 본인들과 관계된 사람을 지켜주려고 했다라고 보고 있는데요. 제가 말씀드린 어떤 추가 구단이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부분을 다 광범위하게 한데 종합해서 보게 되면 KBO는 야구구단 아니면 선수들이나 팬보다는 특정인을 지켜주기 위해서 이 문제로서 계속 은폐하고 축소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특정인이 누구입니까?
◆ 박동희> 딱 한 일주일 정도만 기다려주시면 검경이 참여를 하게 된다면 내일이라도 왜 그랬는지 밝혀질 수 있다고 봐요.
◇ 김현정> 그 정점에 누군가 한 인물이 있고 그를 향해서 그를 지키기 위해서 KBO가 어떤 조직적으로 은폐, 축소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 지금 이런 의심을 하신단 말씀이에요.
◆ 박동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뭐 야구를 깊이 아시는 분들은 이미 짐작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장차관 바뀌면서 새로 꾸려진 문체부, 문체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는데 이 부분을 주의깊게 들여다 보고 있는 거죠.
◆ 박동희> 문체부가 들여다보고 있기는 한데 KBO가 어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미 지난해 저희가 이 기사를 썼을 때 이미 문체부에 자료를 보냈다라고 했는데요. 액션이 없었거든요. 그 지금 KBO 사무총장이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신한국당 국회의원을 할 때 의원 보좌관으로 2년간 근무했던 분이
◇ 김현정> 양해영 사무총장이 그러니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보좌관 출신인 거거든요.
◆ 박동희> 보좌관 출신이고 이분은 각종 이력을 표기할 때도 보좌관을 굉장히 자랑 삼아 내세웠던 분이고 만약에 이 그런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이런 두 번이나 대형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는데 이 자리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 정권에서 김기춘, 김종 뭐 이런 식으로 뭔가가 문체부까지 올라가도 권력에 의해서 막히고 막히고. KBO에서 이런 사건이 있었어도 그쪽에서 뭔가 차단되지 않았을까 지금 이런 추정을 하고 취재를 하시는 거예요. 그런 박동희 기자님. KBO의 어떤 이런 뿌리 깊은 병폐, 구조적인 병폐가 있는 거라면 이번에 드러난 이 의혹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겠네요, 이 사건이.
◆ 박동희> 앞으로 더 분노하고 더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런 일들을 계기로 해서 환골탈태를 해야지만 프로야구도 바로 정상궤도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시작일 뿐이다, 이번 건. 이런 말씀. 알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 기자님, 고맙습니다.
◆ 박동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MBC스포츠플러스의 야구 전문기자입니다. 이 모든 사건을 수년 동안 취재해 온 박동희 야구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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