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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7/09 20:55:44
Name 티티
Link #1 영상 유튜브
Subject [스포츠] [해축] Farewell to Wayne Rooney
루니가 맨유를 떠난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처음 해외축구에 제가 관심을 갖게 된 때가 02 월드컵 이후였고, 맨유에는 03-04 정도부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04-05 때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중계도 찾아보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시즌에 루니가 막 영입되고 활약하기 시작했으니 루니와 함께 해외축구팬질을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크게 3개의 시기로 나누어 루니의 맨유 커리어를 다루어볼까 합니다.



04-05 ~ 08-09 - Wayne Rooney Rises

04-05 43경기 17골 PFA 올해의 유망주상
05-06 48경기 19골, 리그컵 우승, PFA 올해의 유망주상, PFA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PFA 시즌 베스트 11
06-07 55경기 23골, 리그 우승
07-08 43경기 18골, 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08-09 49경기 20골, 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클럽월드컵 우승

PA-9644489.jpg

웨인 루니는 2004년 여름 맨유에 25,6m 파운드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에 입성하게 됩니다. 1985년생인 루니가 당시 18살에 불과했다는 걸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금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대 이하 선수로서는 최고 이적료 기록이었는데, 유로 2004로 인해 루니의 주가가 한창이던 걸 감안하면 크게 이상하지는 않은 금액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시 에버튼은 주급 5만 파운드의 재계약을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하고, 루니가 이적요청을 하자 20m 파운드 상당의 뉴캐슬 오퍼를 거절하고 맨유 오퍼를 받아들였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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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bc.com/sport/football/26287482

에버튼에서 맨유로의 이적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모예스가 맨유로 부임하면서 계약이 얼마 남지 않았던 루니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게 됩니다. 결과는 재계약이었습니다.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는 합리적인 결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예스의 맨유내 입지는 불안한 상황이었고, 이적시장에서의 실패 경험과 당시의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모예스는 루니를 보내고 나면 이에 상응하는 대체자를 구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을겁니다. 반 페르시가 관리 측면에 있어 모예스와 트러블이 발생하면서 다시 부상에 시달리게 됐고, 모예스가 믿을만한 선수가 루니밖에 없는게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13-14 시즌에는 예전만 못할지언정 나름 제몫을 해주기도 했구요. 주급 30만 파운드짜리 5년 반의 재계약이었습니다. 당시 루니의 나이가 28에 불과했고, 나쁘지 않은 기량으로 3~4년 정도의 서비스 타임은 기대할 수 있었으니 나머지는 팀의 레전드 대우 차원에서 보장해주는 부분이라고 이해할 만한 계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만 해도 이 정도로 루니가 빨리 무너질지는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루니의 하프라인 골이 13-14 시즌에 터집니다. 마침 베컴이 보고 있던 경기라 더 의미 있는 골이었죠.

루니는 14-15 시즌에 반할의 부임으로 이전보다 더 다양한 위치에서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팔카오, 디마리아의 영입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페르시, 마타까지 활용하기 위한 수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다르게 루니가 실제로 미드필더 자리에서 뛴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톱 아래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활동폭을 넓게 가져가는 형태를 취한 적이 많았을 뿐 중앙 미드필더 자체를 소화하기 시작한건 거의 없었다고 봐야합니다. 반할 강점기에 와서야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는 횟수가 좀 늘었죠. 퍼기, 모예스 시절에는 정말 극단적인 공격형태를 취할 때 외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루니는 중앙 미드필더에 정착하지도 못했고,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기도 거의 없습니다.

어쨌건 14-15 시즌은 루니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굉장히 불안정한 시즌이었습니다. 괴짜 반할이 온갖 시스템을 시즌 내내 실험했지만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었죠. 포메이션상 기억나는 것만 해도 4-4-2, 4-1-2-1-2, 4-2-3-1, 3-5-2, 4-3-3 정도네요. 경기 안에서 선수들의 롤 변화까지 생각하면 실제 선수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더 했겠죠.


이때의 경기 중 기억나는 것으로는 아스날전이 있네요. 경기 내내 3백으로 눈물겹게 수비하다 디마리아의 패스를 받은 루니가 득점했던 경기입니다.



이쨌건 유럽대회가 없는 일정상의 유리함에 힘입어 아슬아슬하게 리그 4위를 고수하다 맨유는 시즌 막판을 맞이하게 됩니다. 문제는 남은 일정에 토트넘전, 리버풀전, 맨시티전이 있었다는거죠. 공교롭게 이 죽음의 일정 직전에 있던 아스날과의 FA컵 경기에서 디마리아가 퇴장당하고, 팔카오, 페르시가 부상으로 아웃된 상황에서 시즌 중 처음으로 루니 원톱이 가동됩니다. 그리고 맨유는 루니의 활약으로 이 일정을 잘 버텨내고 챔스 진출에 성공합니다. 토트넘전에서는 쐐기골을 성공시키고, 맨시티전에서는 마타의 골을 어시스트하죠. (2분 46초) 이 시기가 그야말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기 이후 루니의 경기력에 만족해본 적이 없네요.

디마리아, 반페르시, 팔카오, 루니, 마타의 조합은 시즌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이 중에 리그 최다 득점자는 전방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한 루니가 됐습니다. 리그에서 14골을 기록한 루니는 팀내에서 리그 최다 득점자가 됐으나 이는 1982년 이후 맨유 리그 최다 득점자 최악의 기록이었다고 합니다.

14-15 리그 말미의 활약에 고무됐는지 반할은 15-16 시즌 원톱으로 루니를 낙점하고 팔카오와 재계약하지 않고, 페르시를 내보냅니다. 그리고 마땅한 대체자도 없이 시즌에 돌입하고 이게 15-16 시즌의 패착이 되죠.(아예 쓸 선수가 없던 덕분에 래쉬포드 발굴에 성공했습니다만..) 시즌 내내 루니는 부진했고, 스탯으로 이를 세탁하는 경기력만을 보여줬습니다. 마땅히 기억나는 골조차 없는 그런 시즌이었습니다. 시즌 득점 기록은 15골이 찍혀있습니다만 리그에서는 맨유 입단 이후 최초로 한 자리수 골인 8골을 기록했고 나머지 7골이 챔스 3차 예선에서 만난 벨기에의 클럽 브뤼헤나 하부리그 상대로 넣은 골임을 생각하면 이 시즌의 루니는 descent를 넘어 downfall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상태가 됐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16-17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즌 초부터 무리뉴는 루니가 6번이 아닌 8번이나 10번으로 뛰어야하는 선수라고 말하며 전방에 기용할 것을 천명했으나 몇 번의 기용 이후 루니가 더 이상 자신이 영입하려던 그 선수가 아님을 깨달았는지 루니를 선발에서 빼기 시작합니다. 시즌 중반 중국으로의 이적설도 있었습니다만 루니는 맨유 잔류를 선택했고, 무리뉴도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유로파 결승에서 루니를 교체 출전시켜주며 마지막까지 예우를 갖춰줬습니다. 리그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시즌 통틀어 맨유 입단 이후 최초로 10골을 기록하지 못한 시즌이 됐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될 만한 것은 어찌어찌 맨유 올타임 최다 득점자가 됐다는 점이겠네요.


이 장면이 루니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장면일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 올리자마자 공교롭게 오피셜이 떴네요.)


2011년의 이적파동 이후 더 이상 루니를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고 말하지는 않게 됐습니다만 여전히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16-17 시즌 도중 중국 이적설이 떴을 때 잔류를 결정했다고 하니 무척 기쁘기도 했구요. 루니 같은 선수가 돈 때문에 중국 같은 곳 가서 말년에 험한 꼴 보이는 걸 보기 싫었거든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리시즌을 일찍 시작해 몸을 만들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고 해서 내심 설렜는데, 결국 이렇게 떠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에버튼이라 좀 맘이 편한 것 같습니다. 계속 EPL에서 볼 수 있는거니까요. 가서도 보란 듯 활약해주면 더 좋겠네요.

이렇게 몇 시간 들여서 글을 쓰고 나니 더 섭섭해지네요. 이 선수 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서 기뻐했던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새삼 자각하게 됩니다. 몇 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남은 커리어에서도 좋은 일만 있길 바랍니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루니 스페셜 2개와 함께 글 마치겠습니다.





뱀다리)
여러 자료를 참조했습니다만 기억에 의존한 부정확한 정보도 존재합니다. 혹시 틀린 부분 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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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22/03/01 16:40
수정 아이콘
자유 게시판에 올라왔어야 할 양질의 추억의 글.... 자유 게시판에 올리셨으면 사람들 더 많이 보고 댓글도 더 많았을 텐데..

탈퇴하셨나 닉네임 바꾸셨다면 지금 닉네임은 무엇이신가 봤더니 왜 12레벨이신가요 아쉽네요. 이때 좋은 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완전 추억추억

벌써 거의 5년이라니 시간이 꽤 빠르네요. 이 글 즐겨찾기 해 놓고 기억하겠습니다.

이 댓글 보실 수 있다면 이 하루 전 제 글도 볼 만하니 한번 보십시오. https://pgr21.net../spoent/9149

맨 아래 짤린 영상 저화질 버전 = https://youtu.be/MiNEecjbkeI
최종병기캐리어
17/07/09 22:19
수정 아이콘
루니의 절구통 드리블이 사라진게 아쉽죠..
꿈꾸는사나이
17/07/09 22:52
수정 아이콘
맨시티 간다고 땡깡만 안부렸어도 더 사랑받았을 텐데...
떠나라 떠나라 했지만 막상 간다니 이상하긴 하네요.
맨유 라인업에 루니가 있는게 당연한게 십년이 넘는 세월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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