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서 심판들의 오심 문제는 하루이틀이 아니고 (당장 어제만 해도 손아섭의 홈런에 대한 비디오판독 오심이 있었죠)
그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는 바로 스트존에 관한 문제입니다.
심판들마다 본인만의 스트존 기준이 다 다르고 심지어 한 경기내에서도 같은 코스가 볼이 됐다 스트가 됐다하는 일들이 발생하곤 하죠.

최규순 전 심판의 매수논란으로 시끄러운 요즘에도 스트존 문제로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거 보면 매수나 토토를 떠나서 단순 심판들의 기량문제도 크다는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스트존이 좁다고 이야기 나오는건 좌우가 아니라 높은볼을 유독 안잡아줘서 나온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시즌 스트존 확장 때 좌우로만 넓어졌던 이유는 홈플레이트라는 기준이 있어서 비교적 쉽게 판별할수 있는 좌우스트존과는 달리 상하스트존은 판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타자의 키에따라서 기준이 바뀌기도 하고 포수들의 프레이밍에 쉽게 낚일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본인이 가지고 있던 기준에서 변경하기가 어려워서 스트존 확대에도 상하 스트존은 변동이 없던거였죠. 그나마도 시즌 중반 넘어서는 예전 스트존으로 돌아왔지만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주장하시는 내용이 기계를 통한 스트존 판정이고 실제로 실전에 도입할수 있는 어느정도의 기술자체는 갖춰진 상태입니다. 미국에서도 마이너리그를 통해 스트존 기계판정을 시범운용해보기도 했고요. 그러나 몇가지 이유로 인해 메이저리그에는 도입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단 경기를 치뤘던 선수들의 반대가 컸습니다.
반대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일단 위에서 말했듯이 원칙적으로 스트존은 타자의 신장이나 체격에 따라 변동되는게 맞는데 아직 기술적으로 그정도까지 발달되지 못한점도 있겠고 또 기계가 스트존을 판단한다면 프레이밍이라는게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포수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술하나가 사라지는 점도 있겠죠. 투수입장에서는 스트존이 정확히 고정된다면 모든 경기마다 다 똑같아 지기 때문에 타자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공략하기 쉬운 이유도 있을거고요.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그동안 겪었던 경기와는 달리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뤄야했기 때문일겁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스포츠는 보수적이고 야구선수 또한 다르지 않죠.

2.심판노조의 반대가 큽니다.
이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심판의 역할중 가장 큰 부분인 스트존판정을 기계가 하게 된다면 결국 언젠가는 심판의 모든 역할을 기계가 대체할 가능성이 크고 그게 아니더라도 심판의 권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트존판정을 심판노조가 쉽게 포기할리가 없죠. 그렇다고 그냥 무시하고 강행하자니 스트존은 기계가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1루심-2루심-3루심-주심은 필요한데 단체파업이라도 하면 리그가 아예 돌아갈수가 없거든요. 스트존판정만큼 어려운일은 아니더라도 나머지 역할을 익히게 하는데도 오랜시간이 걸리는 만큼 아무나 데려와서 맞길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결국 도입을 위해선 심판노조를 설득시키는 방법뿐인데 이들도 기계 도입이 가져올 판정을 알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을 일일겁니다.

3.비용문제도 있습니다.
이건 1,2번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고 자금 여유가 있는 mlb 측에선 더욱 그렇겠지만 어느것이든 신기술 도입에는 어느정도 투자가 필요하죠.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kbo에선 문제가 될수 있겠지만 이건 사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mlb와 kbo 둘다 열심히 보는 사람이고 응원팀도 있는 입장에서 심판들의 스트존 장난-오심에 화나는거 생각하면 하루빨리 스트존기계판독이 도입됐으면 하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는 힘들다고 봅니다.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서 정치적인 이슈가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꽤 오랜시간이 지나야 도입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가급적이면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