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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6/23 05:15:32
Name 無痕
Subject [기타] 대한민국 따위가 4강에 올라 죄송합니다.
그저 조신하게 1승만 거둬보자고 아둥바둥 거리다 1패에 1무 하고
마지막 경기 1승이라도 해보려
또 다시 피터지게 덤벼들고 몸으로 공 막아대다가
겨우 1점 따라가서 비기던지,
아니면 그것도 안돼서 0점으로 지던지 해야할 팀이
감히 2승 1무의 성적을 거둬 죄송합니다.
좀 적게 뛰었어야 했는데,
좀 느리게 뛰었어야 했는데
4년만의 월드컵이다보니 노장들이 적응이 안되서 그랬습니다.
젊은 선수들이 철없이 달리는 것을 막지 못해 그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 다음이 또 축구강국이라니 16강 오른 것만으로 감지덕지 끝을 내야 할 텐데,
덜컥 끝나기 2분전에 골을 넣어버렸습니다.
연장전 골든 골로 지는 게 더 처절할 테니 그래줘야 할 텐데
또 연장전 끝나기 3분전에 골이 들어갑니다.
팔꿈치에 맞아 코뼈가 내려앉든지 말든지
다리에 걸려 무릎이 박살이 나든지 말든지
멍들고 긁히고 피가 터져도 그저 그 강국이라는 나라와 뛰어본 게 어디냐 감사하며
골문 열어줬어야 할 텐데 감히 이겨버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제
감히 94년 미국월드컵 때 2:2 로 비겼던 나라에
또다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감히 한 선수도 실수하지 않아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해서 아예 일본까지 쫓겨나 가버릴 랍니다.
그럼 더 죄송하겠죠?


=============

재밌는 경기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와의 그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고작 3일의 휴식이 너무 짧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만약 그 시간도 길다 라고 느꼈던 분 계시면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그랬다는 겁니다.)
너무도 어중간한 그 시간에 휴식을 끝내고 다시 몸 추스려서 나온다라,
정비창에 로보트 맡기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뛸 수 있을 리가 없죠.
그게 전반전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후반, 그리고 다시 연장
선수들은 다시 뛰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앞의 경기보다는 분명히 못하더라도
질질 끌리는 발에 보는 사람 가슴이 답답해와도 분명히 뛰고는 있었습니다.
그게 승리의 이유의 전부라고 받아들여주시면 안되는 겁니까?
마지막까지 걷거나 쉬거나 주저앉지 않고 끝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뛰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대고 너네 승리는 다 음모로 꾸며진 거야,
니네가 이기면 월드컵이 재미가 없어,
그러니 당당하게 져버려.
라고 외칠 용기를 가지신 분이 정말 계시긴 한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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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좀 쓰네요.. 씁쓸.. --;
헤르만
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 너무너무..... 감동적입니다...
김태영 선수가 상대 공격수랑 몸싸움하면서 목숨걸고(?) 따라가서
골아웃 시킨 장면....이 개인적으로 제일 감동적이었습니다........
16강전의 혈투후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듯한 우리선수들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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