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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6/26 08:59:51
Name kid
Subject [기타] [잡담] 지긴 졌나보군요.. ㅠ,.ㅠ
지긴 졌나봅니다. 이제야 눈물이 흐르는걸 보니 말입니다.

어제는 오후 6 시에 후배들의 농구 시합이 있어 동아대학교에 가서 시합을 보고..
50인치 TV를 마련한 친구집으로 후배들을 몰고 갔더랬죠.
(물론.. 친구가 마련한 거는 아니고.. 친구의 부모님이..ㅡ,.ㅡ)

아.. 무슨 말을 할까요? 그냥.. 경기를 함께 봤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워준 "붉은 악마"들을 보며..
"진짜 쌈쌌네.." 하고 친구가 웃습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이제는 자리를 옮겨 본부석 맞은편으로 태극기가 올라올때..
가슴이 아릿하더군요..
"꿈*은 이루어진다" 라는 문구도 가슴이 뭉클하게 했습니다.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여자후배(언젠가 스컬지 사건의 주인공 - )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 이후에는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모두 열정적으로.. 응원을 했었습니다.
저렇게 점프를 해 대면 체력이 빨리 떨어질텐데.. 하는 걱정이 제일 앞서더군요..
답답한 심판의 판정.. 가장 아쉬웠던 황선홍 선수의 1:1 돌파상황..
이천수 선수의 초반 발리 슈팅.. 정말 총알 같이 상대 진영으로 달려가던 차두리 선수..
미국전 이을용 선수의 센터링 같았던 설기현 선수의 패스...
그리고, 박지성 선수의 안타까웠던 마지막 슛..
그렇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끝났을때..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경기를 중계해 주던 곳은 더 이상 경기장의 모습을 비춰주지 않았습니다. ㅠ,.ㅠ
좀 더 그들과 함께 안타까워해주고 싶었는데..
아쉽더군요.. 몇 잔의 맥주를 더 마시고..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
기사 아저씨는 축구 이야기를 하시면서 너무 아쉽다시면서..
결국 눈물을 보이시더군요.. (으허.. 잠시 택시를 세우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
집에 와서도.. 그냥 담담했습니다.
지면 많이 울것 같았거든요.. 하늘이 무너질 듯.. 그렇게 울 것 같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눕자 마자 잠이 들었더랬습니다. TV도 켜 놓은채요..

아침에 학교로 나와 도서관에 가방을 놓고.. 잠시 전산실에 내려와서 pgr 에 왔습니다.
먼저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겁니다.

한국 축구 열나 못하네.. 그동안 심판덕에 4강까지 왔네..
이제는 자신의 수준을 알고 알아서 찌그러지게...

이런 글들은 하나도 안보이고.. 잘싸웠다.. 우린 진게 아니다.
모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분들의 글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네요..

지긴 졌나보군요.. ㅠ,.ㅠ 이제야 쏟아지는 눈물을 보니까요..
3,4위전에도 더 많은 분들이 거리 응원에 나서시고..
경기장에서의 응원 열기도 더 뜨거워.. 우리의 자랑스런 전사들의
마지막(이번 대회의) 경기를 함께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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