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7/01/17 14:58:11
Name caroboo
Subject 담임선생님께 편지가 왔습니다..
이번에 청소년이라는 허물을 벗어내어 매몰찬 사회속으로 뛰어드는 20살 청년입니다. 아직 사회라는게 뭔지도 모르는 햇병아리라 이것저것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마침 담임선생님께서 편지를 보내셨네요...

사실 저희 담임선생님께선 아직도 저희반얘들 이름도 다 못외우셨습니다. 그리고 수시를 쓸때나 축제나 반별소풍등, 여러가지 문제에서 다른선생님들과는 다르게 조금은 무관심한 분이셨습니다.

그런 선생님께서 편지를 보내셨는데... 거 참...-_-;; 저에대해 완벽하게 파악하셨더군요.. A4용지로 빽빽히 순수 친필로 2장씩이나... 저에대한 장단점과 사회에대한 각박함.. 그리고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대한 선생님의 쓴소리...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만 써놓으셨지만... 이런 당연한얘기들을 편지로 보내주시니.. 몸들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아.. 마음이 울컥한게 기분이 이상하네요.

'노력하고 도전하고 시도하는 사람은 많은 실패를 맛본다.. 도전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사라은 실패를 맛보지 않지.. 하지만 성공이란 것은 반드시 노력하고 도전하고 시도하는 사람에게 부여되는 보너스지 아예 무기력하게 주저앉은 사람에게는 그 기회조차.. 그림자조차도 오지 않은다는 것을 말이다...'

20년... 아직 성공도 실패도 모르는 풋내기에 불과하지만 된통 깨지더라도 노력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아직 노력이라곤 한번도 하지 않은 저지만.. 성공이라는 보너스를 위해 노력을 하겠습니다..

p.s 저혼자 묻어두려했지만 감동이 너무 커서 한번 글을 써봅니다.. 앞뒤 두서가 맞지 않더라도 좋게 봐주세요^^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1-1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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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2세
07/01/17 15:00
수정 아이콘
멋진 선생님이시네요^^

저 고3때 선생님은 원서쓰러갔더니 교무실에서 몰래 맥주드시고 계셨는데 말이죠^^;
07/01/17 15:02
수정 아이콘
저런 분도 계시는군요.
제 고3때 선생님은 매일 테니스, 배드민턴.. 그것도 학교에서;
07/01/17 15:07
수정 아이콘
선생님 멋지시네요;;
NeverMind
07/01/17 15:12
수정 아이콘
멋진 선생님 이시군요....

제 고3 담임 선생님은 저희 수능끝나자 잠적하시더니 졸업식날 전근 가신다고 하시더군요... 저희 맡으신게 저희 학교 처음 오신거였는데.... 그거 보고 참 많은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앞으론 선생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존경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wAvElarva
07/01/17 15:41
수정 아이콘
멋진선생님이시네요. 저 이번에 수능을 쳤는데 수능치기바로 전날! ..바로 중3때 선생님께서 전화오시더라구요. 완전감사.ㅠㅠ 졸업한지3년이나 지났는데 수능친다구 전화까지 해주시니 정말 고맙던데요.
풍운재기
07/01/17 15:47
수정 아이콘
참 선생님이시군요...
항즐이
07/01/17 16:05
수정 아이콘
훌륭한 선생님이십니다.

해마다 찾아뵙거나 편지를 드려서, 선생님이 주신 가르침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계속 증명해 나갈 필요가 있겠네요.

가슴이 뜨거워지는 글입니다. ㅇ_ㅇb
07/01/17 18:55
수정 아이콘
멋지시네요....항즐이님 글처럼 꼬박꼬박 찾아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릴리트
07/01/18 10:46
수정 아이콘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시군요..그리고 그렇게 감동받고 노력해야겠다는 caroboo님도 멋진 제자고 말입니다...^^ 저도 저런 비슷한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만..아직도 생각중이죠..네 머리로는 이해합니다 옳아요..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쁜거란 거...하지만 가슴이 말합니다..'상처받고 싶지않아' 라고 말이죠 그리고 어느순간 점차점차 목표점을 낮추는 자신을 발견해요..참 나약한 사람이 되어 버린거죠..그 다음? 고치려고 마음을 먹었죠 '아 이러면 안되는거야!' 그런데 힘들어요..목표에 도달하지못했다는 그 '좌절감'이란거 그러고나니 그냥..도전같은거 안해도... 지금 살고있는 그대로도 만족하며 살수있을것 같은..그런기분이 들더군요 아..이게 바로 [포기]일까요..^^;

글을 보고 그냥 리플을 달며 생각해보니 저는 아직까지 정말 커다란좌절감을 느낄정도의 큰일은 겪어보지도 못한것 같은데...왜 이렇게나 겁을 먹은 걸까요...하하하;; 기운내야겠죠?
07/01/19 00:42
수정 아이콘
이런게 선생님과 선생, 혹은 선생님과 스승님의 차이가 아닐까요.
설탕가루인형
07/01/19 08:54
수정 아이콘
제가 정말 따랐던 중학교때 선생님을 얼마전에 찾아간 일이 생각나네요.
"선생님, 저 이러저러한 대학에 다닙니다."
"니가?" -_-;;;
Timeless
07/01/19 09:08
수정 아이콘
이런 선생님을 스승으로 모셨다는 것은 개인에게 큰 행운입니다. 고등학교 '한 때' 선생님이 아니라 '평생' 스승으로 여기시길^^

그저 부럽습니다~
낭만토스
07/01/19 12:45
수정 아이콘
그 편지 전문을 읽어 보고 싶네요. 요즘 다들 안정성 때문에 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말 저런 사명과 학생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교직에 계시는 선생님이 몇분이나 될지....
두번의 가을
07/01/19 19:20
수정 아이콘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군요
쉽사리 얻기 힘든 인연을 만나셨군요 소중하게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07/01/20 09:26
수정 아이콘
저 또한 부럽네요..
그런 선생님이 왜 저한텐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07/01/20 12:08
수정 아이콘
저런 담임선생님을 만나는것도 정말 복이죠 ..
사람 인연도 복인가봅니다 ..
空想科學少年
07/01/20 21:55
수정 아이콘
참 부럽습니다 존경스러운 선생님을 만난다는것도
제가 다닌 학교는 마계수준이어서 (사립이라서)
고3때 담임선생님은 말 그대로 교육공무원일뿐
촌지 기계에다가
사립고라서 특정대학에 많이보내면 나오는 지원금에 눈이 멀어서
성적과는 상관없는 입시지도까지

덕분에 제자들이 찾아오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그 덕에 제가 교사의 꿈을 순식간에 접어버리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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