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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07 19:56:55
Name 티오피
Subject [일반] 박근혜후보! 만화 26년을 한번 읽어 보시지요.(스포 있습니다.)
강풀의 만화 26년 많은 분들이 아실텐데요. 요즘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의 원작입니다.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장면이 워낙 많은 만화이지만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미진의 아버지가 죽기 직전 미진에게 한 말입니다.

만화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하면 미진의 아버지는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부인이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지고, 그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리게 됩니다.
유일하게 하는 말이 전두환이 tv에 나올 때 `놈을 쏴 죽여야 혀`이 말만 반복할 뿐 다른 때에는 아무 말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랬던 사람이 죽기 직전 딸 미진에게 `미진아, 넌 너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이렇게 말하고 죽습니다.
미진은 아버지의 `저 놈을 쏴 죽여야 혀`란 말을 제외하고는 처음 듣는 말인것입니다.

이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바로 그것은 계엄군의 한명이었던 김갑세라는 사람이 죽기 전날 찾아와서  진심으로 사죄하기 때문입니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고 미진의 아버지는 그 동안 마음쏙에 쌓아왔던 증오심과 복수심을 버리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죠.

미진의 아버지가 평생안은 듣고 싶었던 것이 바로 당사자의 사죄였건 것입니다.
저는 박정희 시대를 이해하는 편입니다. 산업화의 가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시기였던만큼 그 만큼 인권은 무시될 수 밖에 없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죠. 지금은 경제 발전을 위해 인권을 희생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닙니다.
김갑세처럼 진심으로 인혁당 유족이나 당시 고문을 당한 많은 사람들에게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은 못 보일망정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 판결은 2개이다 이런 헛소리나 해대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박정희 독재시대때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정말 제정신으로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97년부터 대통령 투표를 했는데 이렇게 떨어지기를 바라는 후보가 있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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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07 20:08
수정 아이콘
저도 박정희 시대를 이해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 대한 진정한 사과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불가피한 면이 있었는 데 왜 사과를 해야 하는가? 이해면 이해 사과면 사과,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항상 가지고 있고, 그 둘 중 하나만 선택하게 되면 흔히 말하는 두 진영 중 하나에 합류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당파인 것 같고요.
세츠나
12/12/07 20:30
수정 아이콘
저는 사과 뒤에 이해가 따라와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위화감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네요.
일종의 스토리? 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요.
경제발전을 위해 총대를 매고 '내가 지옥에 가지 않으면 누가 가겠는가'의 심정으로 집권을 했다고 받아들이려면
그 주역은 모든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야하죠. 그러면 사람들은 영웅을 인정하기 쉽겠죠.
영웅설화의 전형적인 스토리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권력에 집착하게 되면 영웅이 마왕이 되는 디아블로 스토리가 되는거죠.
제 역사관 속에서 박정희는 영웅이 되려다가 실패하고 마왕이 된 그 시대의 주인공이고, 후속타로 바알과 메피스토까지 몰고왔죠.
이 설정 속에서 박근혜는 마왕의 딸 이상이 될 수 없고요.
박근혜가 마왕의 유산을 계승하고도 영웅의 자리에 서려면 과거에 대한 청산과 진정한 용서를 구하는 제스처가 필요하죠.
혹은 영웅 진영을 설정하고 그쪽과 손을 잡던가요. 계속 마왕의 유산을 끌고가는 이상은 이해를 구해선 안된다고 봅니다.
Kemicion
12/12/07 20:52
수정 아이콘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와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저는 사실 불가피하다는 면도 100%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민주적 의사결정체계를 무시해도 괜찮은 건가?' 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전쟁 등의 이유로 가끔은 용인되는 경우는 있지만, 그당시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그 정도였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이어서요.

이런 것까지 바라는 건 사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요.
윗 분의 말씀처럼, 만약 그가 중도에 스스로 정권을 내려놓았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을 겁니다.
푸른꿈
12/12/07 21:08
수정 아이콘
제시카랭 주연의 뮤직박스 또한 박근혜 후보가 꼭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모든것을 역사에 맞길 것이 아니라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은 지금도 늦었습니다.
아버지가 나치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반성하지 않는 아버지를 결국엔 자신의 손으로 제보하여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는 영화로 보고 나면 박근혜 후보와 대조되어서 씁쓸함을 갖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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