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02 09:36:29
Name Laputa
Subject 어제 듀얼토너먼트를 보다가...
전날(월요일) 밤을 새었습니다.

새벽 즈음에 졸음이 오길래 지금 자면 혹시나 듀얼토너먼트를 못볼까 싶어서 졸음을 쫓기위해 등산을 하러 갔죠.
헥헥 대면서 대모산의 가장 높은 약수터인 성지약수터에 가서 물한모금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잠은 약간 쫓았지만 힘이 너무 없더군요.

결국 아파트내 주차를 하다가 체어맨을... 그 비싼 체어맨을 살짝 박고 말았습니다 -_-;
너무 당황해서 재빨리 좀 떨어진 곳에 후다닥 주차를 하고 나와서 체어맨을 보니 별다른 흠집은 없었지만 걸리면 몇 십만원 물어줘야 할지도 모르기에.. 그냥 집으로 냅다 뛰었습니다 -_-;;
(음 좀 찔리는...)

등산을 갔다 오는 길에 단골인 김밥xx에서 산 모듬김밥 2줄을 먹고 나서 보니 아직도 듀얼할때까진 12시간이 넘게 남았고.. 시간은 너무 느리게 간다는 것을 원망하고 있었죠.
평소에는 절대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생각은 안하지만 듀얼토너먼트나 기대되는 스타리그를 하는 날은 그런 느낌이 종종 들기도 한답니다.

게임방송을 보기 위해 밤새고 잠도 안자면서 저녁 7시까지 기다린다.. 저도 납득하기 힘든 폐인 짓이군요.. 흠.

거기다가 김밥을 먹은 뒤로 밥도 저녁7시까지 굶었습니다.
식욕과 탐욕(?)을 참았다가 동시에 통쾌하게 해결하려는 말도 안되는 저의 습관이죠 -_-;
저녁때 듀얼을 보면서 마실 맥주 두 병과 안주거리로 먹을 삼겹살은 냉장, 냉동고에 잘 들어있었습니다.

이제 7시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는데, 얼마전부터 가기 시작한 질럿 서버에 기분좋게 접속을 했습니다.
사실 게임아이를 즐기던 저로서는 게임아이가 유료화 될때부터 질럿 서버에 관한 소문을 들었지만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게임아이가 있는한 다른 곳에 갈 필요를 전혀 못 느꼈던거죠, 그 곳이 설령 무료일지라도.
게임아이가 중단된 이후, 웨스트 아시아를 전전긍긍하며 돌아다녀도 게임아이 때 그 스릴감을 느끼기 힘들었고, 스타에 대한 열정이 점차 식어가던 차에 pgr에서 어떤 분의 '질럿 서버가 과연 게임아이보다....' 하는 글을 읽고 질럿서버에 접속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실 게임아이 시절 꽤 높은 점수를 유지하던 저에게 질럿 서버를 한 첫 느낌은 '고수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였습니다. (1450점까지 1패로 올라갔.. 음, 좀 민망해지는군요;;)

그런데 이 날 접속해보니 점수 리셋이 됐더군요.
오오 좋아좋아 하면서 열심히 저녁때까지 중간에 야인시대 재방송 한번보고 계속 했습니다 -_-;

드디어 저녁7시, 듀얼토너먼트가 시작되고...
맛있게 구어진 삼겹살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조용호 vs 김선기 전을 봤습니다.
정말 김선기 선수 응원단들이 강렬하게 인상에 남더군요;
보통 인기있는 프로게이머를 응원할때보면 'xxx선수 화이팅~~ 꺄아아아~~~'
이런식인데, 그 날을 그런 여성분들은 어디로 갔는지 남자들의 굵은 톤의 응원 소리만 크게 들리는데.. 하하, 왠지 모르게 그 응원을 들으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첫 경기까지는 먹으면서 봤기 때문에 똑똑히 봤는데.. 먹을거 다 먹고 나서 느긋하게 쇼파에 누워서 보기 시작한 두번째 경기부터는 사실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_-;
얼마나 피곤했던지 눕자마자 졸음이 쏟아지는데 눈 뜨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그래도 여태까지 기다려 와놓고 겨우 2경기째에 뻗을 순 없다! 하는 불굴의 의지로 잠들었다가 깨었다가 하기를 수십번 반복했지만,
2경기가 끝나고 게임 플러스인지 뭔지 할때 드디어 뻗었습니다.

But, 운좋게 3경기 중간쯤에 다시 깨더군요 -_-;;

눈은 안떠지는 상태고 귓가에 엄재경님이 머라머라 외치는 소리만 들리는데 '박정석 선수가 잘싸웠지만 졌다' 라는 소리 듣고 좀 실망을 했죠.
사실 조용호 선수도 싫진 않지만 성학승, 박정석 선수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성학승 선수는 플레이 스타일이 저와 비슷하고 모범이 될만한 게임을 자주 보여준 게이머 이기에 예전부터 제일 좋아하던 선수였고 박정석 선수는.. 프로토스 였기 때문이죠 -_-;

4경기도 비몽사몽 간에 몇 마디 듣고 지나가고..

5경기만은 진짜 한 번만 보자! 하고 눈을 부릅뜨고 봤는데 5분도 못가서 다시 쓰러지고 말았죠..
다시 비몽사몽간 헤매다가 끝나기 바로 전에 눈을 떴는데 성학승 선수의 망연자실한 표정이 나오면서 리버가 스캐럽 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스캐럽을 러커에게 쐈는데 러커가 후다닥 사거리 밖으로 도망가봤지만 결국 끝까지 쫓아가서 스캐럽이 명중해서 러커가 터지더군요 -_-;

아니 저게 뭐야, 스캐럽이 어떻게 저럴수가!!! 하면서 경악을 하다가 곧이어 성학승 선수의 gg.
아아 끝나고 화면에 잡히는 성학승 선수의 안경을 벗고 땀을 닦는 그 모습...
정말 안타까움을 금치못하고 있는데,, 뒤에 비치는 박정석 선수의 모습과 귀에 들리는 '박정석 선수 꺄아~~' 하는 큰 응원 소리, 그 때 만큼은 너무 얄밉더군요.

그리고 그대로 뻗어서 잠을 잤는데 글쎄,
제가 훈련소 생활하는 꿈을 꾸게 된것이었습니다.
(몇 주 뒤에 군대 갑니다)
어이없게도 이재훈 선수와 기욤패트리 선수, 그리고 성학승 선수와 같이 훈련소 생활을 하게 된것이었습니다 -_-;;;
(대체 기욤 선수는 왜 -_-?)

원래 이 꿈에 대한 내용을 한번 써볼까 해서 write 버튼을 눌렀는데 엉뚱한 잡소리만 늘어놓게됐군요.

참 황당한 일이 훈련소에서 그 선수들과 생활하면서 많이 일어난 꿈이었는데... 뭐 밝히기엔 좀 그런 사건도 많이 일어난 만큼 글로 쓰기는 좀 힘들어지는군요 -_-;
이미 글이 꽤 길어진것 같고..

자고 일어나니까 잠을 잔게 아니라 마치 간밤에 훈련소를 겪고 퇴소한 느낌.. ㅎㅎ;;

일어나고 하도 기분이 묘해서 두서없이 막 쓴 글이라 어지럽군요 ㅠㅠ;

하여튼 아깝게 탈락한 성학승 선수,  꼭 좋은 모습으로 다시 방송에서 보길 바라고 통과한 조용호,박정석 선수도 성학승 선수 몫까지 차기 스타리그에서 열심히 해줬으면 합니다.

물론 군대에 있을때라 보진 못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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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02 11:08
수정 아이콘
별로 상관 없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비싼 차 근처에는 웬만하면 접근 안 하는게 좋습니다. 우리 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 한 분이 며칠전에 빗길에 미끄러져서 그랜저 뒤를 살짝 받았는데 좋은 차라 그런지 눈으로 보기엔 별 이상이 없어 보이더랍니다. 바로 요 근처에 어느 학교 교사이고 몇학년 몇반 담임이고 이름까지 다 말해주고 연락처 주고 왔는데 대뜸 학교로 전화해서는 누군지 이름도 안 가르쳐 주더라며 따지더라는 겁니다. 정비소에 맡기니 60만원 나왔다고 달라고 하더라는데 돈이 제법 나와서 보험처리 하려니까 공무원은 그런게 안 좋으니 어쩌니 하면서 계속 현금으로 줄 것을 종용하더라는군요. 아무래도 단단히 잘못 걸린듯. 아무튼 비싼 차는 안 건드리는게 좋죠.^^;
요즘 대박 리버들이 자꾸 나와줘서 좋네요. 그 스탑스캐럽-_-; 때문에 얼마나 애태운 적이 많았습니까. ^^;
03/07/02 11:17
수정 아이콘
어제 저 성학승선수땜에 맘아파서 울었답니다 ㅡㅡ; 안경벗고 자신을 책망하는 듯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정말 어제 5경기는 대체 누구를 응원해야 될지 난감 그 자체였어요~ 성학승선수 다음에 오뚜기처럼 다시 꼭 올라와서 멋진 플레이 보여주길 ..
피카츄
03/07/02 15:12
수정 아이콘
저기 질럿서버 라는걸 처음 들어보는데여, 홈페이지 주소 알수있을까여?
Naraboyz
03/07/02 15:44
수정 아이콘
남자팬이 많은선수들은 XXX선수화이팅 워우워~~ 가되죠-_-;;;;
스위스
03/07/02 16:20
수정 아이콘
하하-- 라퓨타님의 글........너무 공감이!!
저는 요즘 밤에 깨고 아침에 잠드는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어제 눈을 뜨니 7월1일 6시 30분....
아앗.. 큰일날뻔했당...30분 남았잖아....
얼른 밥 먹고, TV앞에 진을 쳤는데,,, 무슨 'DR짱 선발대회'라는 걸
7시부터 하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온겜넷 편성표를 봤는데, 분명히
'7시 듀얼 생방' 표시가 되어있고.......별 다른 공지도 없고,,
이상한 건 게시판에도 아무런 Attack(?)이 없다는 거였죠..
아......다들 조용한 걸 보니, 금요일로 미루어졌나?하고 있는데,,
그런데,, DR짱 중간중간에 7월1일 7시 듀얼 생방 광고가 자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괴이한 일이로고......온겜넷의 착오로 듀얼 광고가 자꾸 나오는 것인가부다 하면서,
에이.....금요일까지 기다려야겠네.. 했죠.

이런저런 일을 하는 사이에 어느새 시간은 9시.........근데, 창밖이 너무 밝았습니다.
또 생각했죠... "여름이긴 한가부다.. 낮이 일케 길어지다니...벌써 하지인가?" 그래도
밤 9시라고 보기엔 너무 밝더군요. 그때서야 확- 일어나는 생각!!!!
아,아,아침이잖앗!!!!!!!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

1. TV 공중파를 함 봤어야했다.......저는 TV를 거의 안봅니다. (일주일에 딱 1-2번 보는 정도)
2. 켜져있는 컴퓨터의 하단 우측을 살펴봤어야 했다...... 오전/오후 표시가 뜨죠 --;;;;;;;;
3. 디지털 시계를 상세히 살펴봤어야 했다..........시간 표시 되어있는 앞쪽에 AM/PM이 표시된답니다.

이 모든 힌트들을 지나쳐버리고, 무대뽀루다가 '저녁이야!'라고 단정짓다니...
정말 바보였습니다. ㅋㅋ
에잇, 한심했다......이러면서 운동하러 클럽엘 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오래간만에 정상인처럼 낮 생활(?)을 했더니 저녁엔 엄청 피곤하더군요.
저도 3경기를 보다가 졸고 말았답니다. 그저 눈이 스르르 감기는 것이.....
박정석선수가 졌다는 소리에 눈 번쩍 뜨이고--
4경기부터는 팔뚝을 막 꼬집으면서 제대루 봤죠.

김선기선수를 응원하시던 '특공응원부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응원소리 들으면서 엄청 웃었더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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