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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0/13 16:52:06
Name 귀여운호랑이
Subject [잡담]용기. . . .작은 마음. . .
가을입니다. 부슬비도 조금씩 오는게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게 하네요. 조금씩이지만 어느
새 땅바닥을 적시는 이 작은 빗줄기처럼 제 마음도 차츰 서글퍼지는군요.

오늘 제 친구에게 후배를 소개해 주기로 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사람인데. . .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지만 그렇게 제 친구와의 만남을 저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그 사람을 제 마
음속에 품고만 있기에는 제 마음이 너무 작아서, 그래서 견딜 수 없어, 어쩌면 더욱 후회하
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러고 말았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흔히들 쉽게 이야기 하는 용기란 것이 있어야 이룰수 있다고들 하
죠. 그런데 하필이면 저에게 그게 없나 봅니다. 한 사람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으면서 혼
자 애타하고 그 사람이 웃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내가 줄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혼자 고민만 하다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작은 마음을 가진 저는 그만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말았네요.

그래서 제 친구에게 그 사람을 소개해주려고합니다. 더 이상 그 사람을 제 마음에 품기에
는 힘들어서 그 사람을 제 가슴에서 비우기 위해 그러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정말로 잘 되어서 둘의 행복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제가 견딜 수 있을까
하고 망설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에 그러고 말았습니
다.

소중한 사람을 가슴에 담아두기에도, 소중한 사람이 다른 이와 행복하게 되는 것을 보기에
도 제 마음은 너무 작네요. 그 용기란 것이 저에게는 없어서,  그래서 참 많이 서글픕니다.

곧 두 사람이 만날 시간이 되어가는군요. 둘의 만남을 이루어준 후 그들을 남겨놓고 혼자
돌아서서 갈 생각을 하니 괜시리 스스로 아파하는 제 자신이 미워집니다.



ps1. 글이 너무 푸념조라서 죄송합니다. 괜히 다른 사람들의 마음만 우울하게 만들지나 않
을지 걱정되네요.

ps2. 저번주 수요일날 엠비씨게임 프리미어리그에서 얼핏 본 여자 방청객분의 모습이 일
요일에 엠비씨에서 하는 서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 여자연기자분 같던데
혹시 아시는 분 있나요? 괜히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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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토끼
03/10/13 17:17
수정 아이콘
박아제//아직 경험이 부족하셔서 그런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사랑이란것, 씁쓸할 수 도 있겠지만 달콤하기도 합니다...
백용욱
03/10/13 19:00
수정 아이콘
사랑의 시작은 달콤하지만 끝은 어떠한 것보다 씁니다 ...
헤어진 여자가 아는남자와 이루어질때 ... 두명을 잃습니다 ... 벌써 네명을 잃어버렸군요 ... :-)
03/10/13 19:06
수정 아이콘
우울하긴 하지만 다시 찾아올 두근거림을 생각하면 그리 어둡게만 보이는 세상은 아니지요 :)
03/10/13 19:47
수정 아이콘
음.. 사랑의 달콤함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기도 하지요.. :)
귀여운호랑이
03/10/13 20:11
수정 아이콘
방금 전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왔습니다. 둘 다 저보고 좀 더 있다 가라고 붙잡았지만 저도 눈치가 있지요. 인사만 시켜주고 바로 돌아서 나와버렸습니다. 그런데 웃으며 돌아서는 순간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군요. 잠시 머릿속이 텅비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집에 가서 맥주나 한 병 마셔야겠네요. 그럼 빨리 잠들 수는 있겠죠.
아이리스
03/10/13 20:13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올린 글을 보고.. 잘되길 바라면서 글을 썼던 기억이 나는데.. 결국, 이렇게 결정을 하셨네요.. 이것이 그 여자분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일까? 도피일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너무 아파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시간이라는게 참 웃기더군요.. 정말 죽을것 같았던 마음을 아련한 추억으로 쓴 웃음을 짓게 만들더군요.. 정말 용기낼 수 있는 사랑, 작은 가슴을 키워 가득 채울 수 있는 사랑이 곧 찾아올꺼에요..^^

그리고, 그 여자분.. 저도 보다가.. '진실, 혹은 거짓'에 나오는 여자라고 말했었는데.. 맞나보네요.. 스타의 인기란... 누구보러 왔을까?^^
03/10/14 11:11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작은 가슴앓이를 하고 있답니다. 안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이쁘고 상냥하고 친절하죠.
그녀가 나에게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그녀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곰곰히 생각에 잠기다 히죽히죽 웃곤 합니다.
정말 연애라는 건 젊은시절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아무런 예고없이 찾아온 사랑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사랑이 그렇겠지만..

그럼 사랑하고픈 모든 분들! 용기내시고~~
저도 그녀에게 같이 밥먹자고 연락해보렵니다^^ (같은 대학교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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