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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8/14 20:37:41
Name 민경진
Subject 역사의 뒤안길...온게임넷 선수소개의 역사
99년 봄 쯤으로 기억되는데...아마 그때부터 게임방송이란 것이 시작된 것 같다. 아니, 그때는 그냥 일개 프로그램이였는데...투니버스의 게임플러스 시간을 빌어서 특집으로 몇번 방송 내보내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시 게임프로 제작이 무지하게 힘들고 열악했다는 걸 정일훈님께서 쓰신 회고글에서 볼엿볼 수 있었다...

게임프로용 세트 제작도 없어 탁구대 붙여놓고 흰 천으로 가리고 그 위에 컴놓고 촬영했던 것, 스타크래프트 유통사에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하니 스타 CD몇장 보내달라는 부탁에 돌아온 싸늘한 유통사 직원의 한마디..."그쪽 분들이 알아서 사서 만들으세욧!"(나중에 정일훈 캐스터는 그 쪽에 대해 나름대로 통렬한 '복수'를 한다)

이렇게 어렵사리 게임방송은 제작되고 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가운데 여러가지 게임프로가 생겨나고 급기야 게임전문채널이 생기고야 마는 감동스런 일이 있었다...

흘...옛날 기억은 이쯤에서 접어두고....얼마 전부터인가 스타리그 선수 소개가 그냥 현장에 선수 모습 잡아 주면서 역대 전적이나 격문 보여 주는 것으로 끝나고 있었는데, 아쉬운 것은 예전부터 정말 '골때리던' 선수 소개 장면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일견 기억나는 것은 평범하게 선수 사진 조그맣게 나오고 그 밑으로 프로필이 나오던 것...

그리고 선수소개 장면의 '대 격변'이 일어난 것이 바로 '뺑뺑이 의자'였다. 의자에 앉아 뺑뺑이 돌았던 선수들의 모습이 얼마나 웃겼던지 아직까지 그 기억이 생생하다.... 더구나 기욤선수 소개때 김도형 해설위원의 한마디, "기욤선수는 몸 뿐만 아니라 눈까지 같이 도네요"

그리고 나서 엽기대전에서 '뺑뺑이 의자'를 패러디 했는지 이번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도는 엽기적인 장면까지...이건 대회 이름부터 시작해서 의상은 마치 바퀴벌레를 연상시키는 색깔과 디자인에다가 하기 싫은데 pd가 시켜서 할 수 없이 돈다는 표정이지만 그래도 '재밌다는'선수들의 표정까지 정말 엽기적인 장면이였다.

그 후로 더 이상 엽기적인 소개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왠일, 코크배때 선수들이 일제히 상반신을 드러내는 장면을 연출...더구나 뺑뺑이 의자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차원이였는지 전-후-좌-우 누드사진을 다 찍어놓고 '화면에서' 돌리는 모습까지...이런건 과연 누가 생각해내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당시 선수소개 촬영갔던 선수가 남겼던 글 중에서, pd님이 갑자기 "웃통 다 벗어!"란 소리에 모든 선수들이 어리둥절 했다는..)

거의 같은 시기에 등장했던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선수소개는 최상용-김도형 콤비가 진행했던 팀플최강전...두명이 한꺼번에 나오는 프로그램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오~터프한 음악이 일단 '두둥,두둥,' 하고 나오는데, 선수 얼굴이 천~천~히 어디론가 시선을 향하는 걸 보고 뒤집어질 뻔 했다...특히 세상의 온갖 고뇌와 파괴본능을 자기가 다 가지고 있다라는 표정은, 화면보다 그 촬영 현장 모습이 더 궁금해지게 하는 장면이였다..

마지막으로 김창선-전용준-엄재경 진행의 라이벌전에서의 '특별 컷'들은 그 때가 선수 소개시간인지 무슨 시간인지를 구분 못하게 했었다.. 그 때에는 4~5장의 사진을 가지고 한장씩 한장씩 내보내는 것이였는데, 사진들이 나올 때마다 재경님의 그 터져나오는 웃음은 차라리 선수소개 시간이라는 이름을 빌린 코미디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엽기적이고도 놀라웠던 모든 것들도 이 프로그램의 선수소개는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되는데...(이정도 됐을때 아마 짐작하신 분들도 계실 듯)
바로, 김대기-최상용-김창선의 라이벌리벤지의 그 성우선수소개...비록 엄밀히 말하자면 선수소개라 할 수 없는것 아니냐 하겠지만, 당시 라이벌리벤지의 프로그램 성격에다 현장 분위기까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반응이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 이제는 더이상 그런 기발하고 기억하고 싶은 선수소개는 다시는 없을 것인가...아쉽기도 하고 앞으로 언젠가 한번은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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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테란김
02/08/14 20:40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라이벌리벤지의 성우선수소개 나올때마다 꼭 봤는데(가장 재미있었던 소개는 역시 강도경선수와 최인규선수의 라이벌리벤지...)지금은 볼수 없는게 안타깝네요.
그런데 그 '복수'가 무슨 일인가요?
02/08/14 20:45
수정 아이콘
성우소개가 가장 재미있었던 듯 하군요. 솔직히 웃통 벗는 장면의 모습은 별로 와닿지 않더군요. 그리고 이전 스카이배였던가요? 선수들이 고개만 싹 돌리는 모습에서 안형모 선수였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너무 갑자기 휙 돌리는 바람에 오히려 무섭게 보였던 기억이^^

언제나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일훈 캐스터가 어떻게 유통사에 복수를 하셨는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박정석테란김
02/08/14 20:47
수정 아이콘
무섭게보였다기보다는 그때 안형모선수의 선수소개가 나왔을 때 메가웹에서 온 방청객들이 웃는 모습이 더 많았었는데
그 웃음의 의미가 별로 좋지 못한 것 같아서 좀 씁쓸했었죠...
RandomZZang
02/08/14 20:59
수정 아이콘
ㅋㅋㅋ 소개는 라이벌전이 지대점...
최인규 선수랑 강도경 선수꺼가 지대 감동...
너의 그 잘생긴 코를 납작하게 해주마. 이런 대사들이 매력이죠
그리고 챌린지리그 최상용 캐스터의 간간히 나오는 개그스럼도 잼있었구염
ㅋㅋ
천승희
02/08/1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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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챌린지 리그에서 예를 들면 엄재경님이
"저 선수랑 저선수 정말 닮지 않았나요?"
이렇게 물어보면 잠시 2초동안 말을 씹었다가
바로 진행하면 엄재경님은 민망한 웃음을 허-_-허..
상황이 웃겨요..
박승우
02/08/1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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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리벤지의 경우는 정말 웃기죠-_-;; 홍진호 vs 세르게이 하는데
홍진호 선수가 '폭풍저그 홍진호가 간다!!' 하는데 세르게이 '홍진호의 폭풍은 저희 시베리아에선 코바람입니다' -_-;;;
박승우
02/08/1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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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 선수는 나오면 '저는 물오른 프로토스 입니다-_- 보십시오 물기가 좔좔 흐르지 않습니까'(기억이..-_-;)
토스보이
02/08/14 21:12
수정 아이콘
저는 네이트배때 선수사진으로 누구대누구 해서 선수사진나올때.. 대부분의 선수사진이 차렷자세로 정면을 보고찍은 사진인데 반해.. 최인규선수 삐딱하게서서(어감이상하네요;;)오른팔(맞나?)들고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가리키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02/08/14 21:13
수정 아이콘
최인규 선수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사진찍는 자세는 정말 끼가 넘쳐나죠^^ 작년 게이머파티때 조용하던 최인규 선수가 사진찍는 장면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면서 자주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색다른 기분이 들었었던^^
참잘했어요
02/08/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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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전 기욤 대 박용욱선수때도 나오는말이 엄청 웃겼죠
최임진
02/08/14 21:17
수정 아이콘
그 '복수', 제가 기억하기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겜방송 처음할때 겜 제작사에 전화를 해서 게임시디 몇장만 협찬해달라고 했더니
담당자 왈, '사서 쓰세요'라고 했었답니다.--;
한참 뒤에, 겜방송이 굉장한 인기를 끌던 때에 그 제작사에서 백만장 출시 이벤트를 하는데
정일훈씨에게 전화가 와서 그 진행을 맡아달라고 했답니다.
정일훈씨의 카운터 어택, '유명MC 사서 쓰세요.'^^
02/08/14 21:19
수정 아이콘
그냥 라이벌전에서 랜덤최강전 해가지고 최인규선수와 김동준선수
할때 -_- 선수소개 전신사진으로 했는데 김동준선수는 느끼한 티 팍팍 풍기고 최인규 선수는 엽기적인 표정과 포즈를 -_-; 한번 보세요 뒤집어집니다.
참잘했어요
02/08/14 21:21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안형모선수의 고개돌리기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죠 ^^
02/08/14 21:25
수정 아이콘
정일훈님의 한마디가 압권이군용^^
☆캔디★
02/08/14 21:30
수정 아이콘
정말 라이벌리벤지 선수소개는.. 대박이였죠^^
제가 스타리그는 안봐도 라이벌리벤지는 볼정도로 좋아했는데, 그 이유가 스타리그처럼 머리아프게 몇승몇패, 이제까지 전적이 이래서 누가 조금더 우세하고, 누가 이기면 누가 8강 진출하고 이런거 따질것 없이 하루만에 다 끝내서이기도 하지만(제가 머리쓰는걸 싫어해서-_-;;) 선수소개가 너무 재밌어서 그거할때는 TV앞에 앉아서 꼼짝도 안하고 보다가 웃고.. 정말 재밌었는데요^^ 라이벌전이 다시 부활하면 좋을텐데..
02/08/14 21:35
수정 아이콘
라이벌리벤지는 정말로 선수 소개가 너무 재미있었죠...라이벌리벤지에서 그것을 보는 재미로..항상...^^;;다시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이...^^
02/08/14 22:04
수정 아이콘
라이벌 리벤지는 옛날이야기를 흑백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정말 잼잇더라고요 ㅋㅋㅋ 전부 성우써서...특히 기욤대 박용욱..박용욱의 성우를 맡은분의 특유한 경상도 억양"기욤형..형은 내 마음에 비수를 꽂앗어..내이제 수능도 끝나고-펜은 던져버리고 마우슬를 잡앗다고..기욤형 기다려 용욱이가간다!!"이게 대사인데 성우가 하니깐 무척웃기더라고요..거기에 이은 기욤성우 "용욱인 아직 어려요..이번게임 끝나면 용욱인 울꺼에요..헤이용욱 컴온베이베~"ㅋㅋㅋㅋ배아파서 죽는줄 알앗다니깐요...
02/08/14 22:24
수정 아이콘
기욤 선수의 대사도 압권이었죠 ^^; 곳곳에 어설픈영어..
"나의 명성에 블랙칠(?) 아니 먹칠을 하게...."
02/08/14 22:44
수정 아이콘
성준모 선수와 조정현 선수때도 웃겼어요 너의 얼굴에 버터를 발라주마였던가......^^
로베르트
02/08/14 22:45
수정 아이콘
리벤지는 진짜 초반 소개부분이 압권이져.
어찌보면 스타리그보다 더 잼있었던것 같습니다.
jeri2000
02/08/14 22:59
수정 아이콘
음....지금 생각해보니 코크배 때(웃통 벗고 프로필 사진 찍었을 때) 온겜넷 리그에 뚱뚱한 선수가 본선에 못나간 게 다행이지요. 그랬으면 선수가 프로필 사진 촬영 거부하든가 시청자가 프로필 장면 시청을 거부하든가 하는 사태가 발생했을뜻^^;;;
박지혁
02/08/16 01:05
수정 아이콘
국기봉선수가 히드라 흉내내는 장면이 압권 이었음 -_-;
히드라 옆모습 보이면서 혀 내밀고 얼굴 돌린 사진...-_-;
박지혁
02/08/16 01:06
수정 아이콘
작년 여름쯤에는 스타우트배 팀플 최강전도 있고, 여러가지 프로때문에 꽤 재미있었죠^^
요즘 리그들은 무게감 있고, 진지한 느낌은 있지만, 예전같은
유머가 다소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박지혁
02/08/16 01:10
수정 아이콘
그런데, 원년 리그에서 선수들 프로필 보면 약간 촌스러움이...
이기석게이머는 특기가 물량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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