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8/18 12:08:18
Name Go-_-Zealot
Subject [잡답] 스타크래프트
내가 스타크래프트를 위한 마우스를 다시 잡은것은 2002년 1월달...
소위말하는 스타붐이 끝나가는 시절이었다.

피시방을 찾아가도 리니지와 포트리스만이 보일뿐... 더이상 스타크래프트는 설곳이 없는듯했다.
이사와 특별히 할일도 없이... 나른한 오후를 보내며 TV를 이리저리 돌리는중...
온게임넷 이라는 채널을 보게 되었다.

"네! 임요환 선수... 아아...아!! 벙커 깨졌습니다아..."

누군진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시원하고, 또 재미있게 해설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게임은 본진까지 거의 밀릴뻔 했던 임요환선수의 역전승이었다.
임요환이 1위라는 소리를 많이 듣긴 했지만, 관심이 없었기에 '아 그렇냐' 정도로 넘어갔던 나에게
그것은 새로운 도전이자 충격이었다.

컴퓨터를 키고, 옛 상자를 뒤적거려보았다.
'스타크래프트'

약간의 먼지가 쌓인 스타크래프트 시디케이스를 보고.. 잠시 그때를 떠올려보았다.

'야! 3시 지원좀 해봐!'
'야 빈집털이 들어왔어 으쓰'
'nuclear luncher detected'
'앗싸 이겼다!!'

철없던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마친후 근처 피시방으로 달려가 3:3 4:4로 플레이를 하며 즐겼던
그때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짜식들... 요즘 잘지낼려나'

난 한번 쓴웃음을 지어주곤 시디를 꺼내 설치를 시작했다.
몇일전에 구입한 새 컴퓨터.
딱히 할일도 없이, 그저 장식용으로 사용되던 컴퓨터가 처음으로 나에게 있어 필요한 존재가 된듯했다.
Brood war 까지 인스톨 하고 난후, 패치를 시작했다.

"1.08 이라... 많이 나왔네'

적응되지 않는 마우스 컨트롤.
컴퓨터와 약 2판정도 플레이한후, 게임을 접기 전 주종족이었던 프로토스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배틀넷이나 한판해보자"

결심을 한 난 여러 프리배넷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백업시디다-_-;

nzeo, ygclan, gamepds...

약 3개정도의 프리배틀넷 서버를 찾아낸 나는 nzeo 라는곳에 들어가보았다.
108명이 플레이중...
사람이 적은 서버군.

그다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타자로 채팅창에 글을 올려보았다.

"초보.. 1:1 모집합니다. 고수님들도 한수 가르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님... 저랑 하죠?"

아이디 Mutal. 107승 2패.

"예...살살해주세요^^;;"

결과는 나의 참패.
질럿 몇마리로 놀고 있을때즘, 날듯 달려온 벌쳐모두에게 잡히고... 게임을 나와버리고 말았다.

배운다고 생각했는데, 왜 화가 나는것인지.

아직 난 인간이 되려면 멀었나보다.

그후 약 2-3달간 친구들과 연습게임을 하며, 실력을 늘렸다.
친구들중에선 그럭저럭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자만심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접하게 된것이 gamei 서버...
아이디를 만들고 들어가, 내리 6판을 졌다.
900점대의 점수.

그때 알았다.
이곳은 전쟁터구나.
그후론 무슨방에 들어가든, 초보방이라는곳에 들어가도...
난 강퇴를 당할뿐이었다.

화가 나고, 신경질이 났다.

"제길... 뭐 이런데가 다 있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이리저리 전략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던 중... ygclan 이라는곳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친분을 쌓아 여러 고수들과 연습을 할수 있었다.

다시 재도전한 게임아이.
새로운 아이디로 새로운마음으로 시작한 게임아이에서
난 1600점대를 만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한판 붙자며...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고,
게임에 들어가면 huk 이라는 등의 타자를 쳐 나에게 쓴웃음을 짓게 한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리셋되어버리고 없는 아이디지만, 나에게 있어 그것은 매우 불쾌한 추억이다.

고작 점수 하나에 있어, 사람을 모시고, 쫓아내고...

어차피 멀티플레이라는것 자체가.
두명의 user 가 한곳에 만나 플레이하는, 게임.
게임이다.

하지만 그들은 gamei 에서의 스타크래프트를 게임으로 보는것 같지 않다.

아마 난 한동안 gamei 서버에 접속하지 않을듯 하다.
또다시 900점대의 기억이 떠오를지도 모르기 때문일까.
덤벼라 세상아 라는 문구따윈, 다른 누구에게 줘버리라고 하지뭐...
내가 프로게이머를 할것도 아니고 말이야.(웃음)

피시방에서, 저금통을 꺼내들어 찾아온 100원짜리 10개로 친구들과
1시간동안 외쳐가며 플레이했던 스타크래프트가 오늘따라 갑자기 그리워진다.


그땐 최소한... 지더라도 화는 나지 않았던거 같은데.



역시 난 인간이 되려면 멀었나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2/08/18 12:36
수정 아이콘
엄청 동감이군요 제가 정배넷만 하는 이유도 점수 하나로 인간차별하는게 싫어서엿는데 정배넷은 그렇게 안하죠

게임아이는 점수에 목숨건 곳, 잘하는 사람들만 모여서그런가 못하면 엄청나게 무시하죠
장동민
02/08/18 14:49
수정 아이콘
그렇군여...겜아이가 조금은 무서운 곳이네영^^*
그렇구 보면..아시아섭에서(물론 실력이 안돼서^^*) 하는것도 절대로 나쁜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드네영.....
어제도, 매너좋은 고수분이랑 1:1 두판 해서..모두 졌지만..기분좋았음다..즐길수 있었기에^^*
은하늘이
02/08/19 02:47
수정 아이콘
gamei pgr21 으로 오세요- 언제나 모든분들을 반깁답니다^-^

채널에만 들어가면 있는 모든 분들에게서 인사가 날아들고- 하자는겜 거절안하는^-^ 좋은 분들이 계시죠-

(게임아이 pgr21채널 활성을 위한-_-; 피나는노력)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155 [잡담]2002년 테란 6인방 테테전 전적 [19] 수시아1674 02/08/18 1674
5154 오늘도연패..테란배우는중입니다.많은가르침을... [1] 김동섭1089 02/08/18 1089
5151 궁금한 것이...... [5] 위원장1151 02/08/18 1151
5146 김희선 '스타크 실력 만만치 않음' [15] Namo2630 02/08/18 2630
5145 [잡답] 스타크래프트 [3] Go-_-Zealot1257 02/08/18 1257
5144 [질문]프로게이머vs일반게이머 [30] Shun Youn1881 02/08/18 1881
5142 다시보는 스카이배 스타리그 결승전 [6] 질럿1256 02/08/18 1256
5141 최인규선수와 이윤열선수의 인연 [3] 랜덤테란2112 02/08/18 2112
5137 pgr채널에..;; [6] Elecviva1290 02/08/18 1290
5135 [경험담]매너없는 사람을 만나다! [10] -_-1730 02/08/18 1730
5134 음 궁금하다 [1] 김요한1193 02/08/18 1193
5133 한빛배 스타리그...... [23] kama2124 02/08/17 2124
5131 재경기 대진표 게임엔컴패니에서 퍼왔어여 -0-/ [5] 영자1300 02/08/17 1300
5132 AMD PG Challenge 대회우승자 리플 [9] 리플지기?1349 02/08/17 1349
5129 Davih님이 꿈에.... 성빈1265 02/08/17 1265
5126 프로게이머 최고의 말발 김동수 [8] 가츠2106 02/08/17 2106
5125 재훈동 foru배 스타리그 개최~ [5] drighk1356 02/08/17 1356
5124 휴.. pgr 여러분들은 다들 게임을 잘하세요 -_-+ [13] Elecviva1699 02/08/17 1699
5120 박정석 선수가 이겼어서 다행이지... [13] 김연우1564 02/08/17 1564
5119 한국산 외계인들....... [1] minyuhee1559 02/08/17 1559
5118 Arang[NC] 박태건 선수... [5] 아무개1581 02/08/17 1581
5117 아름다운 게이머 박정석... [7] gimmi1346 02/08/17 1346
5116 기억에 남는 영화 대사들... [15] 물빛노을3558 02/08/17 355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