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2/07 07:25:50
Name 시퐁
Subject 악플에 대한 후회, 그리고 요즘의 논란들에 대해서.
하나.

안녕하세요, 시퐁입니다. 사실 쓰고 싶은 글도 많았고 명경기를 볼때마다 경기 감상문도 꼬박 꼬박 제출하고 싶었습니다만, 원체 글재주가 뛰어난 편이 아니고 이런 저런 일에 치이기도 하다보니 결국 제가 글에 가끔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적은 것들을 지키지 못한 경우가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약속을 중시하는 성격이고 주변에서 융통성이 없다고 평가받는 사람이라 그런지 덧붙이듯이 한 약속들이지만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더욱 글쓰기 버튼을 누르기 힘들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한달에 한번 가는둥 마는둥 하는 '스갤'이란 곳에서 가장 감상적인 생각에 물들어 있던 시간에 제 생각과 반대되는 글을 보고 울컥해서 '악플'이란 것도 달아보았습니다.(한달전의 이야기입니다) 그 일때문에 몇날을 밤새며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그런 쪽으로는 융통성이 확실히 없는 편이라 심한 경우에는 그 후회가 꿈에서까지 나옵니다. 글 쓰신 분이 'PGR21에서 활동한다면 닉네임 밝히고 떳떳하게 말해라'라는 코멘트를 달아주셨고 그 순간 저는 제가 지켜왔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저 자신에게 패배한 것과 같다고 느꼈고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을 견디지 못해 이곳에 글 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순간이나마 키보드를 눌렀던 손이 가벼워진 것에 대해 스스로 질책했고 코멘트 하나 하나에 무게를 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그 노력은 제 코멘트들을 보신 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겠지만요.

저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저를 결정짓는 것은 저 자신의 시선이지 타인의 그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다른 사람이 그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존중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곳 저곳에 쓴 글에 어떤 불쾌한 답변들이 올라와도 그냥 웃곤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정당하다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부당하다고 지적해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그리고 제가 아무리 이런 저런 도리를 따지더라도 제 글에 코멘트 달아주신 분에게 아닌 일이라면 저는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게 제가 쓴 글에 대한 '책임'입니다. 그 어떤 논란이 일어나고 그 어떤 불쾌한 답변이 달려도 저는 웃을 수 있었습니다. 제 글에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 악플 하나로 저는 저의 시선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살면서 실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살겠다'라고 결심한 이후에 그 삶의 원칙에 위배되는 실수는 두렵습니다. 제가 만든 '언어'의 송곳이 타인도 찌르고 저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는 사실이 괴로웠습니다.

'니 관점의 글 잘봤네요, 니 관점이라 재미없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그랭킹님..PGR의 fourms님(저는 저그랭킹님이 이분이라 들었습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Pgr의 명분석가 중 한분이시고 이 분의 글은 언제나 깊게 들여다보았기에 후회가 더 깊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지난 일을 쉽게 잊는 성격이 아닙니다. 특히 제 개인적인 후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fourms란 이름을 볼때마다, 스갤이란 단어를 볼때마다 가끔 연상하고 또 다시 후회하곤 합니다. 제가 만든 감옥이고 제가 깨기 어려운 감옥입니다. 저는 저의 이런 성격을 탓하지 않습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죄책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

제가 관심 가지고 집중하고 있는 논란이 있습니다. 하나는 T1의 서바이버 리그 예선 전날의 불참 선언에 대한 것이고 하나는 PGR21 설문 조사 결과를 자사의 이익을 위해 무단으로 이용한 온게임넷에 대한 것이며 하나는 협회의 랭킹과 관련된 것입니다. 요즘 한참 뜨거우니 모두들 잘 알고 계시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무수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 잊혀져 버린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요즘만큼 이런 과거의 선례들에 대해 안타까웠던 적이 없습니다.

과거에 보여주었던 대처방식 그대로 논란의 대상자들은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정석처럼 여겨질 것을 경계합니다. 그들이 '식을때까지 기다리자'라고 생각할까봐 두렵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이런 저런 합리적인 이유 들어가며 아무리 압박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습니다.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성명은 가끔 올라오지만 '공식적인' 그 무엇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지금의 이 모든 것들이 '대처방식'의 '공식'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팬의 관심을 이용하고 팬의 애정을 호소하면서 정작 이런 부분에서 팬을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질까봐 두렵습니다.

저는 이런 짓을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합니다. 팬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소리칩니다. 몇몇 분들이 주장하는 '뒷거래'니 '몰아주기'니 하는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는 결코 생각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발전해 나갈 여지가 있음을 경계합니다. 팬과 선수, 그리고 E-SPORTS라는 단어의 가능성을 믿고 노력해온 분들이 일구어낸 이 판이 더러워질것을 경계합니다.

국내 워크래프트3 리그가 침체된 것에 일조를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맵조작 사건인데요, 그 누구도 그런 일이 벌어질줄은 상상조차 못했을 것입니다. 팬도, 선수도, 리그를 중계하는 해설진도, 리그를 받쳐주는 방송국이나 스폰서들조차도
!! 정말 끔찍한 일이었고 이런 저런 일들이 겹쳐 워3 리그가 되살아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다른 분야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는 그런 일이 절대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논란을 일으키려 합니다. 물론 PGR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은 이런 논란을 싫어하실 수도 있습니다. 논란성 글들이 아닌 기분 좋아지는 글들, 혹은 잘 쓰여진 멋진 글들을 보러 오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팬이 화도 내지 않고 마냥 웃고 즐기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부당한 경우에는 화를 내는 것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오히려 이 판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맹렬한 비판을 가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이때까지 논란의 대상이었던 기관이나 단체가 묵묵히 자신의 일들을 해온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 칭찬받아야 할 것들이 묻힌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좋은 일을 해왔다고 하더라도 공정함을 침해하고 도덕성을 의심받게 할 가능성 있는 일들이 용서되진 않습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논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Pgr21의 운영자분들은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이런 논란들때문에 '여론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곳은 엄연한 개인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 곳은 그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곳입니다. 그래서 운영자분들에겐 정말 죄송하지만 저는 논란을 일으키겠습니다. 해명이 되고 해결이 될때까지 이곳을 포함한 각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겠습니다. 그들에게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하나의 해결책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힘이 작은 팬의 한 사람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기 때문입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고 한들 진정으로 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님을 저는 믿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12/07 08:43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꼭 논란이 일어나면 묻어버리려고만 하는 곳이 PGR21인거 같아요.
CJ-처음이란
06/12/07 08:52
수정 아이콘
가장최근의 일이 있은지 몇일이나 지났죠?.네?몇일이나요?...
후. 제가 생각했던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고있네요. 저도 마음정리를 좀 해야겠네요. 결과는 뭐 이미 예상하고있지만요.
06/12/07 10:01
수정 아이콘
문제가 있으니 비난이 있고 비판이 있는것인데... ...

그 문제 자체를 인식 못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
나두미키
06/12/07 10:09
수정 아이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고 한들 진정으로 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님을 저도! 믿습니다.
TicTacToe
06/12/07 11:32
수정 아이콘
협회라고 생각이 없는건 아니겠죠.. 지금 하는건 생각이 있는사람이 하는짓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신뢰받아야 할 랭킹이 이렇게 논란이 되는데 해명한번 안하고..
지포스2
06/12/07 11:42
수정 아이콘
이러다가 은퇴한 모 유명 프로게이머가 익명으로 파포에 투고해서 발칵 뒤집어진다던지.. --
워크도 그꼴나서 거의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You.Sin.Young.
06/12/07 12:57
수정 아이콘
관계자 한 분 오셔서 글써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다들 '오셨습니까~ 발라당~ 넙죽~ 아이 조아~' 하면서 좋아하고 그 글은 추천게시판에도 가고 에이스게시판에도 가고 다시 모두 화목해지고 조용해질텐데 말이죠.. 하하..
06/12/07 13:00
수정 아이콘
문제가 있으면 답이 있겠죠.
06/12/07 13:18
수정 아이콘
You.Sin.Young.님 // 예의를 지켜 주세요.
비꼬며 무시하는 리플이 본인의 모습은 아니시라고 생각합니다.
관련하여 경고 드립니다.
블루팅
06/12/07 13:23
수정 아이콘
음...근데 관계자 와서 글남기면 스므스하게 넘어갈까 걱정이 되는건 사실입니다-_-;;
saem_Nang
06/12/07 13:50
수정 아이콘
블루팅님 댓글에 동감... 관계자분들이 글 남겨도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걸 항상 봤는걸요... 그럴때마다 차라리 남기지 말지 란 생각을 했어요....
You.Sin.Young.
06/12/07 14:04
수정 아이콘
homy 님//
네, 자제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경고는 반갑네요.

지금껏 글이나 리플에 대한 지적을 받거나 그것들에 대한 삭제를 당한 적이 없는데도 강등만 두 번씩 당해서 말이죠. 운영자 중 한 명이 정말 나 싫어하나보다.. 그런 생각까지 들더군요. 어쨌든 지적을 받았으니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경고는 제대로 받았습니다.
06/12/07 14:37
수정 아이콘
관계자 분들이 오셔서 유야무야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
시간이 지나면서 감자가 식어버릴 따름이죠.

저같으면 글 안 남기렵니다. 무슨 글을 쓰든간에 한번 믿은 것을 바꾸는 것은 어려우니까요.
06/12/07 16:01
수정 아이콘
SK의 공식사과는 도대체 언제쯤 볼 수 있는 겁니까? 마재윤선수의 랭킹 1위 탈환이 된다는 1월의 포인트 산정 방법은 또 뭐구요. 그냥 지나치고 넘어가기엔 영양가가 너무나도 풍부한 떡밥이라서.
카고아이봉
06/12/07 17:12
수정 아이콘
이글을 추게로 ..

부드러운 비판이란 이런 글인듯 ..
여자예비역
06/12/07 17:56
수정 아이콘
온겜 설문결과 무단 사용은 법적으로 알아보고 있는중입니다. 운영진들께서 법적인 자료가 첨부된다면 온겜측에 정식항의와 함께 법적제제까지도 하신다고 하셔서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836 저그 대 테란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 [17] 아유4008 06/12/08 4008 0
27835 배부른 저그와 배고픈 소크라테스 [10] happyend3813 06/12/08 3813 0
27834 [실화]제 친구 이야기 [5] 막강테란☆3626 06/12/08 3626 0
27833 롱기누스에서의 저테전...단상 [15] hi3871 06/12/08 3871 0
27832 맵이야기(1) 섬맵.(스페이스 오딧세이를 향해) [2] 信主NISSI4003 06/12/08 4003 0
27831 osl 신한은행2005~시즌2 msl 당골왕~프링글스2..... [24] 워3나해야지3826 06/12/08 3826 0
27830 e스트로의 험난한 개인리그 도전사 [20] 카뮤3728 06/12/08 3728 0
27829 매력없는 팀이 되어버린 T1 [54] 리마리오6038 06/12/08 6038 0
27827 신성등장! 테란진영 새 왕자의 탄생?! [11] 종합백과3983 06/12/08 3983 0
27824 친구와의 종족간 밸런스에 관한 짧은 이야기 [18] Northwind4094 06/12/08 4094 0
27823 오늘 최연성 선수를 보고 느낀점... [7] 뽀록~4378 06/12/07 4378 0
27821 [잡담]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한다. [20] 백승3542 06/12/07 3542 0
27818 최연성 선수 인터뷰中 [69] juny8106 06/12/07 8106 0
27817 협회입장이 명분을 가지기 힘든점 ~ [60] CJ 원종서4013 06/12/07 4013 0
27816 오늘 저그 몰락에 대한 단상 [64] 아유5030 06/12/07 5030 0
27815 테란이 저그를 이긴다는 것. [13] naphtaleneJ3773 06/12/07 3773 0
27814 지금, 뭔가 해야하지 않을까요 .. [80] 4254 06/12/07 4254 0
27813 [협회의 변명] 상식을 뛰어넘는 비상식적 해명에 한숨 쉬다. [44] 다크포스4235 06/12/07 4235 0
27812 듀얼토너먼트 H조가 곧 시작됩니다. [268] 솔로처5910 06/12/07 5910 0
27811 곰 TV 10차 MSL 16강 1주차! [449] SKY927047 06/12/07 7047 0
27810 [잡담] 게임머니 현거래에 대한 단상... [5] AhnGoon4222 06/12/07 4222 0
27809 협회측의 랭킹발표관련 뉴스를 보고 [17] Aqua4343 06/12/07 4343 0
27808 세상이 넓음을 깨달아 갑니다.. [11] indego Life3780 06/12/07 378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