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4/02 00:21:0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402742737
Subject [일반]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 B급이지만 풀팩입니다.
괴수물, 더 정확하게 '거대괴수물'은 일종의 딜레마를 항상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를 만듬에 있어서 '거대괴수물'은 보는 사람들이 조금은 정해진 감도 없잖아 있거든요. 그러면서, 또 문제는 거대괴수만 가지고 두 시간 짜리 영화를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사의 전개든, 영화의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든, 인간은 필요하고, 또 그에 걸맞는 서사도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레전더리 픽쳐스의 '몬스터버스'가 있습니다. 저는 항상 몬스터버스의 영화들은 기대치를 벗어난 영화들이었다고 생각해요. 2014년 판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가 괴수영화를 빙자한 재난영화였다면(별개로, 저는 이 영화 좋아하긴 합니다.) 그 이후 등장했던 <콩: 스컬 아일랜드>는 굉장히 짙은 <지옥의 묵시록>식 전쟁물이었죠.
그 이후는 그 편차가 조금 더 심해집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즈>는 기대 이상의 묵직함과 경외감, 기대 이하의 서사와 관계가 있었고, <고질라 vs 콩>은 기대 이상의 깔끔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를 보고왔습니다.

일단 달라진 건, 영화가 가장 가볍습니다. 일단 전반적으로 액션씬의 리듬이 빨라졌구요. 워낙 많은 타이탄들이 존재하는 세계관이라 그런지, 육중함과 거대함을 많이 뺀 느낌입니다. <고질라 vs 콩>의 오프닝을 기억하시나요? 토너먼트 식으로 하나씩 지워가던 오프닝이 괴수 대결전의 챔피언스리그에 가깝다면, 이번 <뉴 엠파이어>는 따지자면 클럽 월드컵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우승컵도 달렸고, 나름대로의 권위가 없는 건 아닌데, 전작이 유치하지만 진중함과 무게감을 가지고 있던 영화라면, 이번 영화는 훨씬 전반적으로 가볍습니다. 이는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아요.

영화 자체는 꽤 깔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오락영화에서 '응?' 싶은 순간이 많으면 안좋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영화에서 응?이 안 나오진 않습니다만 나쁘지 않았어요. 특히나,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악당이 등장하는 걸 생각해보면 이 모든 패키지를 두 시간에 적절한 격투 분배와 함께 제공하는 건 특가 패키지 느낌은 좀 납니다. 물론 그 모든 게 특가인 만큼 아주 잘 만든 수준은 아니지만요.

그리고, 영화는 꽤 B급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영화들이 인간은 천대하더라도, 괴수들은 그에 걸맞는 경의를 받았다면, 이 영화는 꽤 '쌈마이'합니다. 어찌보면 특촬물과 같은 뿌리를 공유하기에 당연한 맛이긴 한데, 이 또한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래서, 최근작들에 비해서 가장 '예측가능한 영화'가 나온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인간놈들 다 죽이고 괴수물로만 채우길 바랬던 <킹오몬>, 깔끔하게 생각보다 준수했던 <고대콩>의 딱 중간 지점의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 새로이 도입되는 요소들마저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이미 보셨을 테고, 만약 그게 아니여서 아직 안보셨다면 계속 안보실 것 같긴 합니다만.

p.s. 고질라와 콩이 오해를 푸는 장면은 조금 실소가 나왔는데, 뭐, 마사를 찾은 것도 아니니까요. 그 정도는 넘어갈 수 있을 듯.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인민 프로듀서
24/04/02 00:52
수정 아이콘
콩이 only one에서 one of them으로 되어버린게 아쉬웠습니다. 그 거대한 타이탄 유인원들이 한 화면에 같이 잡히니까, 이건 혹성탈출이지 타이탄의 거대함이 아니더라구요.
aDayInTheLife
24/04/02 04:02
수정 아이콘
확실히 주인공 서사를 몰빵 받은 거에 비해선 좀 아쉽더라구요. 특히 말씀하신 원 오브 뎀에 공감합니다.
세인트루이스
24/04/02 08:13
수정 아이콘
뭐랄까 따로 두고 보면 졸라 쎄지만 슈퍼맨 앞에서는 작아지는 배트맨과 비슷한 냄새가 고질라 앞에서의 콩에게 나서 단체활동이라는 고릴라 치트키를 쥐여준거 같아요
43년신혼1년
24/04/02 11:0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느낌을 받은 1인 입니다.
아무리 인간에 비해 거대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무리지어 있으니까 그냥 유인원 집단으로 보이더라고요.
거대 괴수들의 정상결전이 아닌 유인원들의 대장 정하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뭔가 집단전으로 규모가 커졌는데 오히려 작아진듯한? 느낌을 받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고질라까지 그냥 덩치 큰 고양이 느낌이 들었습니다.
24/04/02 08:46
수정 아이콘
버틸만큼 유치하고 기대한만큼 잘 뿌시는 영화라서 저는 좋았습니다.
aDayInTheLife
24/04/02 08:49
수정 아이콘
저도 딱 그정도인거 같아요 크크
SAS Tony Parker
24/04/02 09:11
수정 아이콘
울트라 4DX 한정 탑건 보다 고질라가 정신 없었습니다 쉴새가 없음 크크
aDayInTheLife
24/04/02 11:37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산밑의왕
24/04/02 09:12
수정 아이콘
고질라 첫편은 코즈믹호러 분위기였는데 점점 분위기가 밝아지더니 이번편 포스터는 그냥 버디무비 같더군요...
aDayInTheLife
24/04/02 11:38
수정 아이콘
많이 변하긴 했죠. 더이상 경외감을 보여주긴 그러니까요.
배수르망
24/04/02 09:22
수정 아이콘
오늘 보러 갑니다! 이런 영화는 킹룡과 킹콩이 쿠아아앙 울부짖는거 보러가는거죠 크크크
aDayInTheLife
24/04/02 11:38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세요!
파르셀
24/04/02 09:30
수정 아이콘
제가 평소에는 영화 스토리를 많이 따지는 편인데 괴수영화 볼때만큼은 스토리보다 액션과 괴수들이 치고받는걸 더 좋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고엑콩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는 사람 관점이었는데 이번엔 콩에 초점을 맞추면서 굇수가 더 많이 나오는 것도 좋았고

대낮에 굇수들이 나와서 싸우다보니 굇수들 움직임이 잘 보여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aDayInTheLife
24/04/02 11:38
수정 아이콘
딱 니즈에 충족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24/04/02 09:40
수정 아이콘
저도 꽤 즐겁게 봤습니다 이야기 전개 속도도 빠르고 인간서사도 간결하게 넣어서 굇수들 실컷 보다 왔네요
다행히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보단 인기가 덜해서 용아맥에서 봤는데 타이탄들이 화면을 가득 채울때 약간 과장 보태서 경외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다만 곤충 징그러워하시는 분들이나 그래비티에서 우주유영 중 빙글빙글도는 장면에서 어지러움을 느끼시면 중간중간 불편한 부분이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중간중간 넣어둔 개그코드는 좀 노잼이긴 합니다 크크
킬링타임으론 제격이었습니다
aDayInTheLife
24/04/02 11:39
수정 아이콘
용아맥.. 재밌으셨겠네요 흐흐
미스터붐
24/04/02 14:02
수정 아이콘
짤보고 충격받아서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인데
킬링타임으로 괜찮을까요?
aDayInTheLife
24/04/02 14:09
수정 아이콘
딱 기대치를 낮춰서 b급 거대괴수 격투물 본다고 생각하시면 그정도는 충분히 해냅니다. 그 이상을 기대하시면 아쉽구요.
환경미화
24/04/02 15:57
수정 아이콘
콩 고질라 괴수들이 나와서 막싸운다고?
피라미드도 때려부순다고? 근데 고질라가 냥모나이트 마냥 콜로세움에서 잔다고? 크크 너무 좋았습니다..
그 모스라는 조금 실망...날개달린 스파이더맨인줄...어? 스파이더맨도 날개가 있었던거같은데??
aDayInTheLife
24/04/02 18:16
수정 아이콘
딱 기대치 같긴 하죠. 니즈 충족 정도?
24/04/02 16:27
수정 아이콘
킬링 타임용으로 나쁘지는 않은데... 킹오몬이나 고대콩에서 보여준 괴수 액션에 비해 너무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질라가 버티컬 수플렉스 같은 프로레슬링 기술을 쓰는게 기존 몬스터버스 작품들과 좀 이질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서사적으로도 콩 단독 영화로 나오는편이 낫지 않을까 싶긴 했습니다.
aDayInTheLife
24/04/02 18:16
수정 아이콘
고질라는 겉돌긴 합니다… 뭐 고질라는 짱세긴 하니까?
아이폰12PRO
24/04/02 17:26
수정 아이콘
뜬금없는데 이 괴수유니버스는 정주행해보려면 어디부터 어떤 순으로 봐야할까요? 영화가 너모많습니다..
aDayInTheLife
24/04/02 18:18
수정 아이콘
고질라 2014년작-> 콩: 스컬 아일랜드 -> 킹오몬 -> 고대콩 순이긴 한데… 킹오몬 고대콩 정도만 보셔도 될 거 같아요.앞의 두 솔로무비(?)는 접점이 별로 없어서..
24/04/03 10:11
수정 아이콘
아쉬운 점이 없냐면 그건 아니지만,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특별관에서 2번 봤네요
aDayInTheLife
24/04/03 10:28
수정 아이콘
육중함, 거대함과는 조금 멀어지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관이면 좋았겠다 싶더라구요. 저는 일반관..
바카스
24/04/03 15:10
수정 아이콘
초3 아들과 머리 비우고 재밌게 봤습니다. 앞으로 몬스터 유니버스는 계속 볼 것 같아요. 유니버스 진행될수록 초기 고질의 무거움 없이 이 정도 가벼움 딱 좋습니다.
aDayInTheLife
24/04/03 15:12
수정 아이콘
흐흐 재밌게 보셨다니 좋네요.
SkyClouD
24/04/03 16:22
수정 아이콘
모스라의 설득으로 고질라와 콩이 오해를 푸는 씬은 삼대괴수 지구최대의 혈전 오마쥬로 보이더군요.
감독이 덕후라서 온갖 씬들이 죄다 오마주 덩어리라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웃어야할지 크크.
모스라 소환춤 그대로 나오는거 보고 극장에서 터질뻔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YkSZC9Rw6c&pp=ygUU44Oi44K544OpIOWPrOWWmiDoiJ4%3D
aDayInTheLife
24/04/03 16:23
수정 아이콘
우와 이것도 오마쥬군요 크크크크
법돌법돌
24/04/03 16:23
수정 아이콘
방금 보고왔는데 호불호 시게 갈릴 것 같네요 크크
스토리는 그냥 거들뿐이지만 전 재밌게 봤습니다 크크
aDayInTheLife
24/04/03 16:24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괴수물 자체가 아주 범위가 넓은(?) 장르는 아니니까요. 호불호는 강할 거 같아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60 [일반] 자동차 전용도로에 승객 내려준 택시기사 징역형 [46] VictoryFood12463 24/04/10 12463 5
101258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7) 시흥의 아홉째 딸, 서초 [5] 계층방정21807 24/04/10 21807 7
101256 [일반] [약스포] 기생수: 더 그레이 감상평 [21] Reignwolf7699 24/04/10 7699 2
101255 [일반] 저희 취미는 연기(더빙)입니다. [7] Neuromancer7595 24/04/10 7595 11
101254 [일반] 알리익스프레스발 CPU 대란. 여러분은 무사하십니까 [58] SAS Tony Parker 14768 24/04/10 14768 3
101253 [일반] [뻘소리] 언어에 대한 느낌? [40] 사람되고싶다8922 24/04/09 8922 13
101252 [일반] 삼성 갤럭시 One UI 음성인식 ( Speech to text ) 을 이용한 글쓰기 [44] 겨울삼각형10178 24/04/09 10178 5
101250 [일반] 일식이 진행중입니다.(종료) [11] Dowhatyoucan't11624 24/04/09 11624 0
101249 [일반] 동방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20] Regentag9841 24/04/08 9841 0
101248 [일반] 뉴욕타임스 2.25. 일자 기사 번역(화성탐사 모의 실험) [4] 오후2시10050 24/04/08 10050 5
101247 [일반] 루머: 갤럭시 Z 폴드 FE, 갤럭시 Z 플립 FE 스냅드래곤 7s Gen 2 탑재 [42] SAS Tony Parker 13434 24/04/08 13434 1
101246 [일반] 인류의 미래를 여는 PGR러! [30] 隱患12377 24/04/07 12377 3
101244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나늬의 의미 [4] meson9915 24/04/07 9915 1
101243 [일반] 2000년대 이전의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 [54] Story12051 24/04/07 12051 16
101241 [일반] [스포]기생수 더 그레이 간단 후기 [30] Thirsha14901 24/04/06 14901 2
101240 [일반] 웹소설 추천 - 배드 본 블러드 (1부 완결) [10] 냉면냉면10724 24/04/06 10724 5
101239 [일반] 로컬 룰이란게 무섭구나... [119] 공기청정기16227 24/04/06 16227 3
101238 [일반] 슬램덩크 이후 최고의 스포츠 만화-가비지타임 [28] lasd24111461 24/04/06 11461 12
101237 [일반] F-4 팬텀II 전투기는 올해 6월 우리 공군에서 완전히 퇴역합니다 [35] Regentag11758 24/04/06 11758 3
101236 [일반] [방산] 루마니아, 흑표 전차 최대 500대 현찰로 구입가능 [69] 어강됴리15189 24/04/05 15189 5
101234 [일반] 재충전이란 무엇인가 [5] Kaestro10498 24/04/05 10498 8
101232 [일반] 제로음료 한줄평 (주관적) [138] 기도비닉14881 24/04/05 14881 11
101231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광선세계의 그리미는 누구인가 [7] meson9651 24/04/04 9651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