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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0/24 10:09:53
Name 식별
Subject [일반]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밥도둑이 되었나



중세초에는 인근에 어장이 있는 자급자족 수도원이 아닌이상 해산물을 먹기가 쉽지 않았다. 물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은 귀족계층의 특권이었다. 특히 철갑상어는 당시의 최고급 사치 물고기로서 임금님 식탁에나 진상되는 존재였다. 



지중해의 물고기



FSO5UqrWYAEFvg_.jpg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국민 물고기가 되었을까


 지중해 세계에서 로마 제국이 몰락함에 따라 근해 수역에 대한 통제와 어획량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염장 처리가 되지 않은 신선한 물고기는 부자나 귀족, 혹은 식량을 자급하는 몇몇 운좋은 이들만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단백질은 주로 육고기를 통해 보충되었다. 제국 시절 다양한 이름으로 일컬어졌던 바다 생물들은 오직 '물고기'라는 이름 하나로 환원되었으며, 어업의 중심지는 유럽의 북쪽 지역으로 옮겨갔다.


 기후가 따뜻해지는 중세 온난기(MWP: c. 950~c. 1250)에 접어들자, 인구 폭증으로 인해 남쪽 지역에서도 물고기를 잡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도로와 시장을 따라 유럽 전역으로 절인 생선들이 운반되었으며, 내륙일지라도 귀족들의 양식장에서는 잉어와 창꼬치가 뛰놀았다. 



1024px-Cyprinus_carpio_2008_G1_(cropped).jpg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국민 물고기가 되었을까


 물레방아 기술 개선에 따라 내륙 지역에서의 양어지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유라시아 잉어(Cyprinus carpio) 양식은 특히 14세기 중반 이후 수도사와 귀족들에 의해 확대되었고, 15세기의 잉어 가격은 1킬로그램당 소고기 9킬로그램에 해당하는 상당한 고가였다. 잉어는 한동안 황금알을 낳았지만, 15세기 이후에는 북쪽의 바닷물고기 어업이 번성함에 따라 자연스레 쇠퇴했다. 




북유럽의 청어



Clupea_harengus.png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국민 물고기가 되었을까


 잉어를 값싸게 대체하며 급부상한 북쪽의 물고기는 대서양 청어(Clupea harengus)였다. 대서양 청어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유명하여 '바다의 개미'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복잡한 산란주기에 따라 북해 주위의 근해를 찾아오고, 어부들은 어획기에 맞춰 배를 타고 그들을 맞는다. 청어 떼는 알을 낳기 위해 파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밀려오고, 일대의 수면은 청어의 정액으로 부예진다. 


 북해와 발트해 지역에서는 알을 낳으려 근해를 찾아온 수천의 청어떼가 인간들에게 잡혀 곧바로 소금에 절여지곤 했다. 노르웨이 북쪽의 로포텐 제도는 대구와 청어의 어장이 분포해 있어 중세시대 이전부터 어업이 발달했다. 이곳 군장들의 옛 무덤에서는 철기와 함께 막대한 양의 청어가 함께 출토되며, 전사들의 유해에서도 염장 청어가 확인된다. 청어는 수도원의 회계장부에도, 이교도들의 사가에도 등장했다. 심지어 바이킹의 진출 경로와 청어의 회유 경로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주장마저 존재한다.


 청어는 매우 기름지기에 금방 썩어버리고, 바람에 말려 건조시킬 수도 없다. 청어를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은 염장이었는데, 원시적인 당대의 소금 생산법으로는 청어를 염장하기 위한 소금 수요를 맞출 수 없었다. 따라서 조잡하게 염장된 청어는 겨우 2주 정도밖에 버틸 수 없었다. 청어를 먹고 식중독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꾸준히 속출했다. 



1024px-Heringsfass.jfif.ren.jpg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국민 물고기가 되었을까
청어의 가공: 청어의 내장을 제거한 뒤 소금에 절여 통 안에 채워넣는다. 열흘간 숙성되어 부피가 줄어들면 그만큼 청어를 추가로 절여 넣는다. 크기가 지나치게 작거나 산란 직후의 저품질 청어는 솎아내 구별되는 통에 담는다.


 그러나 중세 이후, 덴마크의 어부들은 청어의 아가미를 떼낸 뒤 즉시 염장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는데, 이 방식을 사용하면 청어의 혈류 속에 스며든 염분이 내장 곳곳에 퍼져 훨씬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었다. 소금 품질의 지속적인 개선 또한 보존을 용이하게 했다. 마침내 통 속에 넣어 보존하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자, 청어 보존 기간은 최대 2년으로 늘었고, 본격적인 청어 교역의 시대가 열렸다. 


 사순절 시기에는 금욕을 하며 식물성 식품과 물고기만을 먹어야한다는 기독교의 새로운 전통은 물고기 수요를 늘렸는데, 중세 후기에 이를수록 연중 금욕일이 계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물고기의 수요도 그에 맞추어 늘어났다. 북유럽에도 기독교 전통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자, 물고기를 잡는 것은 교리상 성스러운 일이라는 의식이 탄생했다. 말하자면 어부들은 생업에 종사하는 동시에 죄도 씻는 셈이었다. 종교적 의무가 더 위험한 어장으로의 항해를 불렀다. 



스코네 시장과 뤼베크


Olausmagnus_scaniamarket.jpg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국민 물고기가 되었을까


13세기 이후 청어 어획은 규모가 훨씬 더 거대해졌고, 이렇게 절여진 청어가 900마리씩 들어가있는 통은 검열관의 품질 보장 마크가 찍힌 채로 내륙 지대로 운송되어 거대한 물고기 상업 네트워크의 북쪽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내륙 도시의 끝모를 수요를 맞춰주기 위해 북유럽 어부들은 매년 예닐곱 명 정도의 크루를 꾸려 그물을 가지고 바다로 갔다.


 북유럽의 스코네 청어 어시장과 한자동맹의 뤼베크 자유시가 발트해 청어무역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스코네 어시장의 정확한 위치는 청어의 산란 위치에 따라 매년 바뀌었지만, 주로 스코네 지방의 스카뇌르와 팔스테르보 사이 어딘가에서 두 달간 장이 열리곤 했다. 팔스테르보의 어원 자체가 생산좌판과 관련 있었다. 


Nuremberg_chronicles_f_265-66_(Lubeca).jpg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국민 물고기가 되었을까


 뤼베크의 상인들은 뤼네부르크에서 소금과 청어용 통을 수입해, 스코네 어시장에 제공했다. 상품과 함께 많은 뤼베크 여성들이 청어 손질을 위해 노동력을 제공했다. 협동이 긴밀해질수록 청어 무역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부를 축적했다. 이러한 당대의 상황을 두고, 뤼베크의 연대기 작가 아르놀트는 "덴마크인들이 스카니아 해안에서 매년마다 청어를 잡아와서 모두가 부자가 되었다."고 기술할 정도였다. 14세기에 이르면 뤼베크는 이 때부터 쌓은 부를 통해 한자 동맹의 여왕이자, (신성로마)제국의 다섯 영광 중 하나로 불리게 된다. (나머지 네 영광은 베네치아, 로마, 피사, 피렌체)


Ubena_von_Bremen_Kiel2007_1_(cropped).jpg 청어는 어떻게 북유럽의 국민 물고기가 되었을까


 이 시기에 한자동맹의 무역에 쓰였던 배는 코그(Cog)라고 불렸던 소형 범선이었는데, 클링커 방식으로 건조된 이전 시대의 바이킹 선박 크나르(Knarr)를 대체했다. 코그선의 화물 적재량 증가가 13세기 중반 이후부터 급격하게 진행되었고, 그것이 한자 무역의 발달을 이끌어내는 주된 동인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 오늘날의 정설이다. 이 배들은 심지어 잉글랜드나 이베리아 반도에까지 가닿아서 청어를 팔았다.


그러나 한자 동맹의 청어 독점 세월은 영원하지 못했다. 청어떼가 회유 경로를 갑작스레 바꾸었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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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오늘
24/10/24 10:20
수정 아이콘
재밌다. 빨리 다음 편 올려주세쇼.
에이치블루
24/10/24 10:21
수정 아이콘
하...

너무 재밌는데 무슨 K드라마도 아니고 왜 이런데서 끊으세요 선생님...

다음글이 시급합니다 선생님..
루크레티아
24/10/24 10:23
수정 아이콘
뤼베크라는 도시가 대항해시대에서 왜 중요하게 등장하나 싶었는데 저런 역사가 있었군요.
24/10/24 10:25
수정 아이콘
빵도둑 아닐까요?(소신발언)

청어에서 고등어까지 물코기가 북해쪽과 연관이 많은것 같습니다.
24/10/24 10:30
수정 아이콘
200년 전부터 이 부근에 전해오는 전통적인 배요. 요즘 이런 배를 타는 괴짜는 없겠지.
자두삶아
24/10/24 10:57
수정 아이콘
실물을 보니 게임할 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배네요.
대사가 세삼 실감되는...
오키델리움
24/10/24 10:31
수정 아이콘
대항해시대2 한자 콕이 한자동맹의 코그 였군요 우왕
사업드래군
24/10/24 10:54
수정 아이콘
청어 다 좋은데, 가시가 너무 많아요...

중세유럽에서 청어 -> 대구로 흐름이 바뀌면서 패권국의 흥망이 갈리는 것도 재미있죠.
24/10/24 19:11
수정 아이콘
흑백요리사에서 청어 파스타 했다가 가시 제거 못해서 보류 먹은 사람 생각나네요
24/10/24 11:09
수정 아이콘
청어는 안 먹어봤는데, 꽁치랑 비슷한가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4/10/24 11:10
수정 아이콘
꽁치랑 비슷한데 살이 좀더 무른거 같은데..

일식집가면 나오는 등푸른 생선 초밥이 보통 청어초밥입니다?
24/10/24 11:15
수정 아이콘
아하~ 그게 청어였군요
にゃるほど
24/10/24 13:53
수정 아이콘
스시가게에서 보통 나오는 등푸른 생선은 고등어나 정어리 전갱이 이런것들이죠.
청어(니신)은 본적이 거의 없는데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4/10/24 15:37
수정 아이콘
어.. 그런가.. 제가 자주가는 오마카세집은 청어 꼭 주던데.. ..
にゃるほど
24/10/24 16:24
수정 아이콘
한국의 오마카세에서는 자주 볼수 있는 네타인 모양이네요.
전 일본에서 고급스시집을 많이 가본건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대중 스시가게에서 니신이 나온다고해도 아부리나 야키같은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워낙 쉽게 상해서 청어알 빼고는 그냥 말리거나 염장해서 판다고 들었어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4/10/24 16:55
수정 아이콘
님말씀이 맞는거 같아요. .생각해보니.. 회전초밥집은 청어 초밥이 아니라 정어리나 전갱이를 봤던거 같아요.. 오마카세집에서 청어초밥은 저는 참 좋아해서.. 등푸른 생선 초밥 중에 청어면 좀 고급인거군요.. .... 청어 자체가 구워먹는게 많았다보니.. 초밥네타로 고급이라는 생각을 미처 못했네요..
이부키
24/10/25 09:35
수정 아이콘
전갱이나 학꽁치 고등어 정도가 한국 오마카세에서 주로 나오는 등푸른 생선들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무룩
24/10/24 12:34
수정 아이콘
등푸른 생선 특유의 퍼석퍼석함이 굉장히 적고 살이 연하고 기름기가 많아서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안에 엄청나게 잔가시가 많아서 호불호가 좀 크구요
구웠을때 보통의 등푸른 생선들이랑 차이가 많이 커요
복타르
24/10/24 11:15
수정 아이콘
유로파 게임할 때마다 효자도시였던 뤼벡...
어우송
24/10/24 11:16
수정 아이콘
철새는 나를 떠도는 항구요
24/10/24 11:18
수정 아이콘
다음화 유료 결제는 어디서...??
나무위키
24/10/24 11:2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페스티
24/10/24 11:33
수정 아이콘
잔가시가 많아서 싫던데... 저렇게 염장 오래하면 다 삭아서 맛있나? 맛없을 것 같은데
다람쥐룰루
24/10/24 12:05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먹는 꽁치 과메기가 옛날에는 청어 과메기였다고 하더군요 본문 내용 중 청어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있는걸로 봐서는 과메기처럼 수율이 별로 안나와도 육질이 단단해지는 효과가 있었나봅니다.
근데 청어과메기 먹어본 바로는 매우 비리던데...아무튼 잘 먹었나보네요
cruithne
24/10/24 11:35
수정 아이콘
현기증나요 다음편 주세요
24/10/24 11:45
수정 아이콘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다람쥐룰루
24/10/24 12:08
수정 아이콘
저런 범선류의 가장 큰 장점이 필요선원수가 줄어들었다는건데... 저 배를 보니까 그래도 장정 10명은 있어야 운용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24/10/24 12:32
수정 아이콘
다음편... 다음편!!! 부탁드립니다. 빠르게!!! 현기증 납니다.
시무룩
24/10/24 12:36
수정 아이콘
청어회랑 청어구이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 청어 어획량이 많이 줄어서 아쉽습니다...
친가가 동해라서 추석에 내려가면 가장 흔하게 나오는 생선이라 정말 많이 먹었는데 요즘은 비싸더라구요
24/10/24 13:07
수정 아이콘
동해에서도 마찬가지로 산란장소가 바뀐 케이스입니다
아래 댓글처럼 원래 과메기는 청어로 만들다가 어획량이 줄어서 꽁치로 바뀌었었는데 근래에 청어 어획량이 좀 늘긴 했죠. 그런데도 편차가 좀 심한 상태입니다.
일제강점기때는 정어리가 그렇게 많이 잡혔었는데 싹 사라져버린 이야기도 있죠.
가이브러시
24/10/24 12:59
수정 아이콘
으 갑자기 청어 과메기먹고 싶네요. 청어가 귀해져서 꽁치 과메기가 주로 나왔었는데 요새는 청어 과메기도 보이더라고요.
덴드로븀
24/10/24 13:02
수정 아이콘
계속이라니...부들부들 빨리 다음편을 내놓으시오!
VictoryFood
24/10/24 13:13
수정 아이콘
대항해시대 한자 코그 가 저거였군요.
회색사과
24/10/24 13:29
수정 아이콘
뤼베크 정도면 과메기 만들만 했을 것 같은데… 
성공했다면 수르트뢰밍 보다는 훨씬 맛있지 않았을까요
취급주의
24/10/24 13:36
수정 아이콘
뭐야 내 한자문화권 돌려줘요
duck orion wkl
24/10/24 13:52
수정 아이콘
좋은데요, 절단신공까지 완벽...
오징어개임
24/10/24 13:57
수정 아이콘
네덜란드 길거리에서 파는 청어통조림?회?에 레몬찌익 뿌리고 양파랑 챱챱.. 맥주랑 먹으면 너무 맛있던데 흐흐
Honestly
24/10/24 14:25
수정 아이콘
선생님, 도요토미히데요시도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매번같은
24/10/24 14:49
수정 아이콘
올초에 청어회를 좀 먹어봤는데 의외로 제 입맛에 매우 맞더라고요. 지방도 적당히 올라와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문제는 청어도 고등어처럼 환경에 매우 민감한 놈이다보니 노량진에 청어가 많이 들어와도 횟감으로 쓸만큼 신선한 놈들을 못 구하는 날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청어회는 특정일에만 판매 공지가 올라옴...;; 매일매일 체크해야 하는 귀찮음이. 이제 좀 있으면 겨울이니 방어랑 청어좀 제대로 노려봐야겠네요.
24/10/24 15:04
수정 아이콘
청어구이 극호죠.
제랄드
24/10/24 16:35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근데 본문에 '청어는 매우 기름지기에 금방 썩어버리고, [바람에 말려 건조시킬 수도 없다.]' 라고 되어 있는데 과메기는 원래 청어로 만드는 게 원조거든요. 과거 어획량 감소로 꽁치로 대체했었는데 몇 년 전부터 다시 청어가 잡히기 시작해서 구룡포 등지에서는 다시 청어로 하는 과메기 전문점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택배 주문으로 몇 번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당시 유럽인들 입맛에는 과메기가 입맛에 맞지 않았거나, 해풍에 오래 말리는 방식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뭐 그런 이유였으려나용?
율리우스 카이사르
24/10/24 17:00
수정 아이콘
청어는 유럽에서도 전통적으로 중요한 어종으로 소비되어 왔습니다만, 한국처럼 해풍에 말려서 섭취하는 방식인 과메기와 같은 형태는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로는 몇 가지 문화적, 지리적, 그리고 기후적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기후 조건의 차이: 한국은 겨울철에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부는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어, 해풍에 청어를 말리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유럽의 많은 지역은 겨울에도 한국처럼 차갑고 건조한 바람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자연적으로 해풍에 말리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보존 방식의 차이: 유럽에서는 청어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주로 소금에 절이는 염장 방법이나 훈제 방식이 더 일반적이었습니다. 스칸디나비아와 네덜란드, 독일 같은 지역에서는 청어를 염장 또는 훈제하여 보관하고 먹는 전통이 깊이 뿌리내려 있었습니다. 이는 기후 조건과 더불어 오랜 기간 청어를 보관하고 운반하는 데 적합한 방법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차이: 한국의 경우 건조한 해풍에 말리는 방식으로 고유의 식문화를 발전시켰지만, 유럽은 각기 다른 요리법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염장 청어(솔티드 해링)나 훈제 청어(스모크 해링)는 유럽인들에게 익숙한 보존 및 요리 방법입니다.

결과적으로, 기후와 지역의 특성, 그리고 문화적 차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과메기와 같은 방식으로 청어를 말려서 먹는 전통이 자리 잡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by ChatGPT

==> 겨울해풍이 한국처럼 칼바람이 아니고 눅눅해서 잘 안말랐나봐요?
24/10/24 17:06
수정 아이콘
마침 답글을 달고 있었는데 챗지피티하고 거의 비슷했네요
제랄드
24/10/24 17:07
수정 아이콘
카이사르님의 지식에 감탄하고 갑니다~ ... 라고 댓글 쓰려고 했는데 크크크크
그래도 답변 감사합니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
24/10/25 08:49
수정 아이콘
요새 chat GPT 없으면 업무시작을 못하는 경지에 이르러.. 털썩..
24/10/24 17:04
수정 아이콘
관련하여 아직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서 확답을 드릴 수는 없겠으나, 저의 추측으로는

1. 청어의 종이 다른 탓? : 본문의 청어는 대서양 청어(Clupea harengus)인데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등지에서 잡히는 청어는 태평양 청어(Clupea pallasii)입니다.

2. 기후가 달라서? : 아마 이것이 유력한 이유일텐데, 북유럽 지역은 냉대습윤기후로서 언제든 비바람이 몰아치고 꿉꿉했던 반면, 해풍에 과메기를 주로 말리던 한반도 동해안 지역은 비교적 쾌청했던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옛날에는 과메기도 훈제해서?: 본문에는 염장한 청어가 주로 나옵니다만, 훈제한 청어 또한 영국 등지에서 많이 소비되었습니다. 해풍에 말리는 게 용이하지 않아도 연기에 그슬리면 적당히 보존이 가능했나 봅니다. 그런데 방금 알게된 재미있는 사실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의 만물편에 청어에 대한 언급입니다.

[...썩지 않게 하기 위해 훈연했는데, 이름하여 연관목이라. (薰於煙窓以免餒 名以煙貫目)]

여기서 관목(貫目)이 과메기의 옛 표현이니, 사실 한국의 과메기 또한 해풍에 말리기 이전에 훈제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전통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랄드
24/10/24 17:10
수정 아이콘
그냥 궁금해서 단 댓글에 정성 댓글이 많이 달려서 깜놀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 완전 전문가시네용
24/10/24 17:05
수정 아이콘
실제로 유럽의 바이킹들은 청어를 바람에 말려서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춥고 습한 기후 + 청어의 기름 때문에 청어가 잘 마르질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건조시킬 수 없다' 기 보다는 '유럽에선 상대적으로 건조가 잘 안된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랄드
24/10/24 17:08
수정 아이콘
넵, 답변 감사합니다 :)
크낙새
24/10/24 17:40
수정 아이콘
자주 먹는 생선은 아니지만 어쩌다가 미들급 이상의 스시야에 가서 먹으면 상당히 맛있더군요. 가시를 일일이 처리를 한건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초절임을 해놨는데 입에 넣고 나면 와 맛있다라는 느낌이 확... 청어과메기도 먹어봤는데 저는 꽁치과메기보다 별로였습니다. 저는 비린것도 곧잘 먹는 편인데 그럼에도 쫌 힘들었어요.
24/10/24 19:13
수정 아이콘
아니 청어님 왜 회유경로를 바꾸셨나요?
麴窮盡膵死而後已
24/10/24 21:39
수정 아이콘
알이 너무 맛있던데
가시 너무 많지 않나요?
으촌스러
24/10/26 11:29
수정 아이콘
가시를 보니 이걸 어떻게 먹을까 싶더군요.
외삼촌 따라서 낚시 갔다가 청어가 가득 있길래 뜰채로 퍼담듯이 한가득 잡았다가 구운 청어의 뼈를 보고는 다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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