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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15 23:53:09
Name 깃털달린뱀
Subject [일반] 다른 세대는 외계인이 아닐까?

'MZ 세대'라는 말을 아시나요?

사실 모를 수가 없습니다. 요즘들어 온갖 매체에서 MZ세대가 온다느니 특징이 어떻니 지겹도록 떠들어대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전 정확한 뜻은 몰랐습니다. 그저 뉘앙스를 보고 '요즘 어린 것들' 정도로 이해했을 뿐이죠. 자의적으로 대충 세대를 묶는 걸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또 X세대니 Y세대니 하는 세대 구분법이 너무 올드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MZ 세대는 80년대 이후 밀레니얼 세대와, 대략 90년 중후반부터 10년대까지,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해진 시기에 성장한 Z 세대를 합친 말이라네요.


저는 세간에서 말하는 Z세대 입니다. 그 중에서도 M세대의 끝과 멀지 않은, Z세대의 초반부의 인간이지요.
저는 제 스스로를 끼인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Z세대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전 세대의 맛을 어느 정도 본 세대이지요. 어쨌든 20세기 맛 정도는 본 사람 아니겠습니까? 기억은 전혀 없지만요.



제 스스로가 느끼기에 Z세대와 이전 세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탈민족주의, 탈전체주의'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전 어린 시절, 그러니까 대략 초등학생 때까지 민족주의의 색채를 어느정도 경험하며 큰 사람이기도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까지는 한국의 민족주의가 꽤나 강했습니다. 인터넷 상에는 '고이즈미 괴롭히기' 같은 플래시 게임이 만연하기도 했고, 2010년 삼일절엔 2ch와 '사이버 전쟁'에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민족이 어떻느니, 환빠들이 설쳐대기도 했고, 세계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의 발로로 '떡실신 시리즈' 같은 국뽕물이 전방위적으로 유행하기도 했지요.


대략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이러한 흐름이 점차 바뀌기 시작합니다.

국기에 대한 맹세가 개정된 게 2007년도였습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로 시작하는 그거요. 제가 어릴 땐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였습니다. 아마 이 버전으로 기억하고 계신 회원님 분들도 있겠군요. 어쨌든 이 문구가 '조국과 민족의' '몸과 마음을 바쳐'가 삭제되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가 추가되었지요. 당시에야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의미도 모르고 따라 읊었을 뿐이라 그냥 '외우기 귀찮게 바뀌었네' 정도의 인식이었지만, 지금 보면 당시 시대상의 전환을 잘 나타내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교과과정 또한 이러한 흐름을 따랐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는 우리나라를 [['단일민족']] 국가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중, 고등학교를 들어가니 '단일민족'이라는 표현이 교과서에서 사라졌습니다. '한국인은 북방계와 남방계의 혼합을 통해 탄생했고, 이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라고 배웠지요. 연구결과와도 맞는 말이고, 또 당대 화두였던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반영의 결과였을 겁니다.

대외관계 인식도 크게 변했습니다. 이전의 대외인식하면 '한민족' 북한이 최우선, (반미가 흥하기도 했지만) 큰형님 미국, 그리고 불구대천의 원수 일본 정도였지요. 솔직히 그 외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저 한반도를 중심으로한 좁은 세계에 머물렀을 뿐이죠. 중국이야 뭐 죽의 장막 드리운 미지의 국가였고. 그러다 급속성장하던 중국이 시진핑 집권을 계기로 도광양회를 깨기 시작했고, 주변국에 온갖 어그로를 끌며 위협했습니다. 사드 보복은 그러한 위협을 우리 뇌리에 각인 시킨 대표적인 사건이죠. 이렇게 광복 이후부터 우리의 영원한 아치 에너미였던 일본을 제치고,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관련해서 흥미로운 기억이 있습니다. 00년대 말, 10년대 초 정도에 '일본보다 중국이 더 나쁜놈 아니냐? 일본은 우리나라를 35년 정도 지배했을 뿐이지만 중국은 6.25에 개입해서 우리를 학살하고 수십년째 분단하게 만든 장본인인데 왜 중국에 우호적이냐?' 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얘 도대체 뭔 개소리를 하는거야?'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하긴 당시 중국은 우리 돈벌이 공장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거기서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젊은 세대는 못해도 반절은 이 주장에 동의할 걸요? 이걸 떠올리며, 저는 나라 분위기가 180도 변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보신 바와 같이, 제가 느끼기에 대한민국의 민족주의는 00년대 중후반쯤 정점을 찍고 물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그러한데, (저를 포함한) 그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민족'이라는 정체성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이죠.

[[집단보다는 개인]].진부한 결론입니다만, 굉장히 중요한 차이이기도 합니다. 경술국치 이후부터 살펴봅시다. 우리의 가장 큰 정체성이 뭐였죠? 내지인과 구분되는 '조선인'이었습니다. 광복을 생각해봐요. 광복은 (인식상) '일본인'에게서 독립한 '조선인(한국인)'의 사건입니다. 그리고 군부독재 시대는 어땠죠? 경제발전은 '우리 모두 잘 살아보세'이기도 했지만, '조국의 발전'이라는, 동질적인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렇기에 국가의 '동원'하에 스스로의 노동력을 바쳐 새마을 운동을 이룩했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뎌내었으며, 국가 발전을 위해 온갖 명목의 회비, 기금 내기를 강요당했고, '외화낭비'라는 표현 아래 기본적인 소비조차 제한 당하는 것을 용인했습니다. 이 모든 희생을 국가를 위한 것이었지요.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깔고 갔기에 가능했지, 외국 같으면 타 부족에서 들고 일어나 내전 찍는 게 당연한 상황입니다. 어쨌든 이러한 민족주의는 IMF를 거쳐 금모으기 운동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독립, 농촌사회, 산업화, IMF 등 사회 상황은 전혀 달랐지만, 근본적으로 깔린 '민족주의'는 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하나의 동질적인 키워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Z세대는, 여태까지 모두 뿌리부터 공유하던 '민족주의'부터 약하기에, 이전의 세대차이를 생각해서는 안 될 정도로,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그래서 왜 이토록 진부한 이야기를 길게 길게 늘어 놓았냐 하면... 제가 얼마 전에 세대차이를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학생은 세대차이를 직접적으로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만나는 윗세대래봐야 부모, 선생, 교수 정도? 그런데 부모는 자연스러운 가족의 일부고, 선생도 학생들과 부닥치며 어린 세대를 이해하며 행동합니다. 교수쯤 되면 느낄 법도 한데, 사실 이 분들은 이전 세대라기보단 폐쇄적인 학계에서 살아가는 '교수'라는 집단으로 읽히기 쉽지요. 본격적으로 느끼게 되는 건 취직 이후가 아닌가 합니다.


얼마 전에 외부 교육을 들었습니다. 강사는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은퇴하신 노장이셨습니다.
강의 중 분위기 환기용 잡담을 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나는 아직도 신라가 같은 민족을 팔아먹고 통일한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아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저분에게는 그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저러한 생각이 흔했습니다. '삼국은 하나의 민족이었고, 신라는 민족을 배신한거다.' 본격적으로 그러한 인식이 변한 것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5살의 10년과 55살의 10년은 같은 물리적 단위일진 몰라도 체감은 전혀 다르지요. 15살에게 10년은 정말로 많은 것을 겪고, 가치관마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바뀔 수 있는 세월입니다. 반면 인격 형성이 거의 끝난 성인에게는, 10년 전의 나나 오늘의 나나 그렇게까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요.

이외에도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였고, 이러한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저 분들과 나는 사실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게 아닐까?]


같은 공간에 살기에, 같은 세상에 산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어린 시절에 형성한 인격을 거의 평생 가져가니까요.

어, 그러면 현대 아프리카 수준의 세계 최빈국에서 성장하였던 사람과, 이미 선진국에서 자란 저는 뿌리부터 전혀 다른 사람 아닐까요? 민족 얘기 뿐 아니라 자본주의, 법에 대한 인식, 세계관 등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는데요. 그냥 평범하게 일상에서 보고, 같은 말을 사용해서 몰랐는데, 사실 그 간극은 어쩌면 저와 현대 미국인 사이의 간극보다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본 빠니보틀 LA 한인타운 영상이 생각났습니다. 8, 90년대에서 멈춘듯한, 촌스러운 폰트와 간판, 거리.

또 88올림픽 관련 유튜브 영상도 기억이 나는군요. 88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인프라나 시민의식 등이 전혀 다른 나라로 탈바꿈했지요. 이전엔 한강은 치수도 잘 안 돼서 한강변엔 썩은내가 나고, 도로는 좁은데다 구불구불 개판이고. 그 영상을 보고 느낀 건, '아니, 여기가 대한민국이었다고?'였습니다. 과거의 신비함보다는, 낯섦과 경악에 가까운 감정. 감정적인 가까움만 따지면 과거의 대한민국이라기보단 여행 간 개도국, 혹은 북한 같은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백날 역사 시간에, 책으로, 부모님 얘기로 들어봤을 때는 실감을 못했는데, 영상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제가 볼 땐 과거의 한국은 거의 이세계에요.

그러고보면, 우리 윗세대와 아랫세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딪히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서로 전혀 다른 세상을 살다 왔는데요. 거기에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다보니 완전히 다르다고 느끼기도 어렵습니다. 차라리 외국인이었다면 서로 전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려 노력할텐데. 애매하게 공통점을 공유하다보면 서로의 차이는 그저 '버릇없음' '꼰대'가 되기 십상이지요. 세대간 이해는 변화가 극히 느린, 과거의 농업사회 시절에서야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세대간 교류는, 서로 같은 생활 공간을 공유하는, 외계인끼리의 대화가 아닐까요?


그래도 사실 저는 그 분들을,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까 제가 저는 '끼인 세대'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어쨌든 저는 민족주의 광풍 한가운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경험해보았습니다. 스스로도 꽤 그러기도 했고요.
그렇기에 비록 제가 윗세대에 대해 '공감'하지 않더라도, 겪어보았기에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생각으로 행동하는지 어느정도 '이해'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제 뒷세대는?

이러한 제 경험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말 늦어도 중학교 저학년 때 끝났습니다. 그러면 저보다 불과 몇 년만 뒤에 태어난 세대는, 이러한 것을 전혀 겪지 못하고 성장했겠지요. 그렇다면 앞세대의 사고방식은, 정말로 스스로는 겪어보지 못한, 오로지 외부에서 비롯된 타인의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힌두교도 인도인을 마음 깊이 이해하진 못하는 것처럼?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더더욱 심하게 부딪히겠지요.

그 왜, 여러 이슈에서 20대보다 요즘 10대가 훨씬 더 '매운맛'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꼭 그런 한정된 주제가 아니더라도, 한 5년, 10년쯤 뒤, 제 뒷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정말 전방위적인 세대갈등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존재들의 부딪힘이니까요.

비록 같은 세대로 묶인다만, 저도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무섭습니다. 메이플 대신 브롤스타즈를, 마인크래프트 대신 로블록스를 하는, 저들을 과연 제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매운맛과 미래에 가져올 파장은 과연 어떨까요?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론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되네요.


사실 세대라는 넓은 대상을 주제로 삼은지라, 개인차는 있을 수 있겠지요. 국뽕에 빠진 10대라거나 누구보다 민족에 냉소적인 50대라거나...
그리고 또 잘난듯이 쓰긴 했지만 결국 제 경험 베이스인 글이기에, 성급한 일반화로 인한 완전 틀린 얘기일 수도 있어요.
거 고대 수메르 점토판에도 나온다지요?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어쩌면 제가 그런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같은 한국에 살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기에, 그 간극은 제 생각보다 작을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짧고 간결하게 쓰고싶지만, 제가 투머치토커다보니 벌써 4600자가 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을 꽤 짤랐는데도 이런 거 보니 답도 없습니다 흐흐흐흐. 쓰고 보니 굉장히 진부한 글인데 너무 길기만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여기까지 힘내서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좋은 대체공휴일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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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6 00: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90년대 중반에 태어났는데 초등학생땐 확실히 민족주의 정서가 더 강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당연했던것들(통일, 국가에 대한 맹세, 일본총리 부수기 게임 크크) 등이 지금은 고루한 걸로 인식이 많이 바뀌었죠. 10년간에도 이렇게 많이 변했는데 30년40년 간격은 말그대로 이세계에 가깝다는 본문의 주장에 매우 공감이 갑니다 크크

개인적으론 이러한 탈민족주의 변화에 아주 만족하며 "한민족"이라는 말이 하루빨리 사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통기한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대한 컴플렉스도 극복해 냈으면 좋겠구요.
사과별
21/08/16 00:0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여러모로 공감이 많이 되네요.
깃털달린뱀님도 좋은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피잘모모
21/08/16 00:08
수정 아이콘
작성자 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게, 아마 지금 젊은 세대가 가장 탈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세대가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제 주변을 봐도 느껴지더군요 흐흐
배고픈유학생
21/08/16 00:18
수정 아이콘
이제는 대한민국의 압축성장도 끝났죠
60년, 70년, 80년. 90년, 그 10년 단위로 보더라도 대한민국은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만
2011년과 올해 2021년의 10년 동안, 지난 과거 10년이랑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보기 힘들거든요. (1인당 GDP증가율만 봐도..)

격변의 시기를 거친 기성세대들과 21세기의 MZ세대가 다른 세상을 사는 또 다른 이유라고 봅니다.
(2011년은 갤럭시2가 나왔고. 멜론 순위곡이 롤리폴리, 바람났어, 좋은날 이었네요 ㅜㅜ)
실제상황입니다
21/08/16 00:19
수정 아이콘
민족에서는 탈피했을지 몰라도 국가주의와 집단주의에서 탈피한 것 같진 않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고 코로나와 관련된 규제에 대한 반응을 보더라도 저희 나라는 아직도 집단적이고 집권적인 정서가 만연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해요. "저희 나라"라는 표현에 알레르기 반응 일으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지금 10대인 분들은 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깃털달린뱀
21/08/16 00:33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꽤 그렇게 생각합니다. 민족주의는 거의 벗어 던졌는데 전체주의는 약화되긴 했지만 다른 방향으로 튀어나오더라고요. 글에는 '저와 미국인의 간극~' 어쩌고 했지만 결국 한국인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동아시아적인 사고방식이 튀어나오더군요. 제도와 사상을 그대로 가져왔다기보단 한국인이 거기에 맞춰 적응한 느낌. 물론 전 이걸 마냥 부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8/16 00: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저도 장단이 있다고는 봅니다. 근데 또 마냥 그렇게 동아시아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집단주의에서 탈피하진 못했지만 동아시아적인 와중에도 꽤나 다원주의적이라고는 보거든요. 요즘 이런저런 이슈로 얼마나 갈등이 첨예합니까. 중국이나 일본도 갈등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한국만큼 분열적일까 싶습니다. 본문에도 나와 있는 거지만 10대들은 더 매운맛이라고도 하니까요. 그쵸 꼬우면 뭐 한번 싸워보는 거지요. 이게 과거에는 군부vs시민, 독재vs민주주의 뭐 이런 이분화된 구도였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계속 다원화되고 복잡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와중에도 집단적이고 집권적이고 하여튼 뭐 그렇게 동아시아적이긴 하겠지만요.
RapidSilver
21/08/16 05: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중립충을 자처하는 제가 생각하는 요즘의 한국사회는 전혀 다원주의적이라고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갈등을 유발하는 주제가 더욱 더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에 더더욱 그렇게 느낍니다.

많은 화제거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튀어나오기에 갈등의 양상이 복잡해 보이는것일 뿐, 하나하나의 주제들을 뜯어보면 지독하리만큼 둘중 하나의 편을 정하기를 요구하는 사회인것 같습니다. 오피니언의 스펙트럼이라는걸 인정하지 않고, 어느 한쪽 편을 안들면 착한척한다고, 현실감각 없다고, 아주 별의 별 이유를 들어가며 두드려맞아요.
젠더갈등, 세대갈등, 정치, 국제정세, 문화 등등의 다양한 쟁점에서 하나같이 마찬가지지요. 편을 가르는 유행어는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요.

개인적으로 다원주의는 먹고 살기 바쁜 다수에 대중에겐 전혀 매력이 없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jjohny=쿠마
21/08/16 06:45
수정 아이콘
좀 다른 얘긴데, 이 댓글 맥락에서는 '저희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맞기는 할 겁니다.

우리나라를 낮춰도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고, 화자와 청자가 같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을 경우에는, 그 집단을 낮춰서 부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실제상황입니다님과 PGR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실제상황입니다님께 '저희 PGR'이라고 하지 않고 '우리 PGR'이라고 하는 것이 어법상 자연스러운 것과 같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8/16 11: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문법적으로는 그렇죠. 근데 이건 문법과 실생활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서요. 저희 동네나 저희 마을 같은 게 청자 배제로 쓰이지 않는 용례가, 해당 표현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현저히 적냐 하면 저는 그건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희"라고 하는 단어의 섬세한 어감을 문법이 제대로 다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며 (저희 동네보다는 저희 집이 훨씬 덜 사용된다는 직관에 비춰봤을 때, 이는 소속 집단 구성원끼리의 거리감 때문인 것도 같고 발화 상황에 따른 미묘한 의미적/언술적 차이가 있다 할 수 있겠는데 뭐 어쨌든) 그렇듯 오직 문법대로만 옳고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실제언어생활의 다양성을 억압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문법대로만 생각하면 우리의 존재방식이 지나치게 협소해지고 지나치게 규정되어갈 것입니다. 규정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요. 지나치다는 거죠. 가령 저희 학교, 저희 회사 같은 표현을 그렇게 쓴다고 저희 나라 쓸 때처럼 알레르기 반응 안 나타내거든요. 그 표현이 틀렸다고 생각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죠. 딴죽을 걸더라도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 안 하구요. 근데 저희 나라라고 그러면 두드러기를 일으킵니다. 청자 배제로 쓰였을 때조차, 즉 외국인에게 썼을 때조차 저희 나라 그거 왜 쓰냐고 법석을 떨곤 하죠. 여담이지만 이렇듯 실생활과 문법이 괴리된 예가 더러 있습니다. 가령 "웃기다"는 문법상 동사로만 쓰이는데, 실제로는 형용사로 볼 수밖에 없는 용례가 꽤나 많거든요. 가령 "저거 진짜 웃긴 놈이네"처럼요. 이건 뭐 사족이고 하여튼... 그렇습니다...
21/08/16 12: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하신 전체적인 논지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예로 드신 알레르기 반응의 경우에는 지칭하는 사람이 달라지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희 집, 저희 회사'는 보통 말하는 화자 쪽이지 상대편까지는 포괄하지 않지만, '저희 나라'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상대편까지 포괄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죠.
실제상황입니다
21/08/16 12:0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청자 배제로 쓰이지 않더라도... 라는 단서를 달았던 거죠. 저희 동네 저희 마을 저희 학교 등등은 그렇게 쓰더라도 별로 알레르기 반응 안 일으키거든요. 저희 나라에 대한 반응은 유별난 게 맞다고 봅니다.
21/08/16 12:13
수정 아이콘
저희 동네 마을 학교도 그에 소속된 집단 구성원들끼리 은근히 신경쓰이는 사례는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교나 직장, 지역의 경우엔 나름 자부심을 갖는 사례하고 연결될 수 있는 듯해서요.
'저희'로 지칭되는 대상에 대한 자존심/자부심 문제와 연결될 경우 그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합니다 흐흐.
실제상황입니다
21/08/16 12: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런 경우도 꽤 있겠죠. 근데 그게 달리 말하자면, 국가는 낮춰선 안된다!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크.. 물론 선후를 따지자면 국가를 낮춰선 안된다가 나중에 생긴 변형이긴 할 겁니다. 저희라는 단어가 피수식 집단을 낮추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하도 하고 화자 겸양 표현으로만 쓰이기도 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이것도 수차례 논쟁된 거지만) 그런 이중성이 반드시 제한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물론 분명한 의사전달이 이뤄지는 게 좋겠죠. 근데 그렇다고 모호한 표현 쓰면 안된다!가 성립하진 않으니까요. "화장실이 예쁘네요" 같은 거랑 비슷한 문제입니다. 이게 결국 미덕과 미덕을 따르지 않을 자유라고 하는, 더 큰 주제에 포섭되는 거라 할 수 있겠는데 반드시 따라야 할 만큼 해당 표현의 적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가 하면 저는 그건 절대 아니라고 봐서요. 하긴 뭐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는 갬성의 영역이지요. 하여튼 안돼!라고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관습적 규범성이 생기는 것이겠습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사실 그 정도는 아니야, 그거 유별나게 구는 거야 라는 게 저의 생각이구요. 적어도 논리적으론 반론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갬성으로 따지면야 국가주의나 집단주의가 아직도 판치는 것처럼, 별 수 없는 문제겠죠.
라흐만
21/08/16 00:2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성야무인
21/08/16 00:25
수정 아이콘
이야기하는 방향만 바뀌었을 뿐

MZ세대로 별차이가 없을거라 봅니다.

X세대로 불리우는 70년대생이 지금 MZ세대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였는데

IMF세대이후에는 말 그대로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냥 세대가 처해진 상황에서 좀더 활달하냐 아니다 그정도로 봅니다.
트와이스정연
21/08/16 01:35
수정 아이콘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게 다소 양립 불가능한 가치들이 더 중요했던 시기라고 봅니다. 가부장제, 권위주의, 집단주의, 지역주의 등등이 있겠죠.

다시 말해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21/08/16 00:30
수정 아이콘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민족주의가 사라진 (혹은, 매우 약해진) 지금, 한국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고, 하나로 묶어주는건 과연 뭘까요? 한국인이 (어느정도 암묵지로서) 함께 지향하는 가치는 뭘까요? 이 좁은 한반도의 남쪽 절반에 모여 살고있는 우리들의 공통분모가 도대체 뭔가요? 이걸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만약 그런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작금의 수많은 갈등과 대립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릅니다.
깃털달린뱀
21/08/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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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이 글을 쓰기 이전에 (한국인의) '민족'과 '정체성'에 관한 글을 써보려 했는데...
도입부만 5천자쯤 되는 대하드라마가 펼쳐지길래 집어 던졌습니다. 도저히 엄두가 안나요...

댓글로 짧게 써보자면 현재 한국인의 정체성을 묶어주는 부분이 크게 흔들리고 있고, 외부 집단의 유입은 늘어나는데 심지어 동질감을 느끼는 범위는 더 축소되고 있어서 곧 아노미 상태에 빠질 것이다. 정도일까요.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과정에서의 진통은 정말이지 장난이 아닐겁니다.
21/08/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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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이제 명백한 선진국에다가 준 열강이라 그런지 현대 한국은 일본같이 탈아입구 하는걸로 정체성을 굳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현대 한국을 하나로 묶어주던 반일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일본이 밥....이 되면서 설득력을 잃어버렸고
반대급부로 요즘 세대를 그나마 하나로 묶어주는건 BTS가 양인들한테 먹힌다...류의 국뽕이라든가
교양있는 해양세력 -한, 미, 구, 일 - 을 노리는 적대세력에 대한 공포감(중, 북)이 아닌가 해요.
아라온
21/08/1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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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국민의례 입에 안붙어요. 기존 구절이 세뇌된건지, 뜻과 상관없이 입에 착착 붙는 임펙트 때문인지…
아니면 마치 어느순간 독수리오형제 노래가 [슈파 슈파 슈파 슈파 우렁찬 엔진소리 독수리 오형제~] 로 불릴때 생기는 방어기작인지.. 저에게 각인된 가사는 분명히 [누구냐 누구냐 그 누구냐 하늘 저편에서 춤을 추는 불사조~] 였기에..
21/08/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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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파슈파가 누구냐누구냐보다 먼저입니다
21/08/1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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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렇게 큰 차이가 있나 싶습니다. 어차피 사람 생각하는게 다 거기서 거기고 본성이 다 그러할진데 말이죠.
다만 사회구조적으로, "IMF"로 촉발된 이른바 '성장만이 있던 미래'(625겪으신 어르신분들께는 정말 죄송스러운 얘기이지만..)가 없어진 것이 가장 크다고 봐요.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본인 개인이 더 우선일텐데, 적어도 산업구조 면에서 보면 '집단'으로 모여서 일을 해야만 했던 시기라서 이전에는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보고(농경산업, 초기 방직 산업, 그 후 공장 산업 등..),
지금의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에서는 정년도 없고 이직도 잦아졌기에 '개인주의'가 강해졌다기보단 '집단'의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가 맞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먹고사니즘'인 것이고, 새마을운동이든 그 이후든 이 먹고사니즘의 힘은 '공동체에서 나온다'였는데(사실이기도 하고..),
지금은 과거보다는 덜해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올해는다르다
21/08/1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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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외계인이면 오히려 나을 거 같은데..
공유하는 가치가 있기는 있는게 더 슬픕니다.
조선족 혐오 같은거는 나이대, 계층 안가리고 모든 곳에서 공유하더라고요. 공유하는 가치가 없는거보다도 절망적임.
Arabidopsis
21/08/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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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중국인 혐오겠죠. 중국이 하도 그러니 그 정서은 이해하지만 아직 기분나쁜 짓을 하지 않은 개개인에게 혐오를 표출하는 사람들의 뇌구조는 궁금하긴 하더군요.
21/08/1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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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도 이웃한 타인종 혐오는 인류 역사상 기본값에 가깝죠.
인터넷에서 혐오의 시대다 하는데 시대에 따라 혐오의 총량이 큰 차이가 나나 싶습니다.
그 혐오의 주된 대상이 때로는 외부의 적인가 내부에서 치고 받느냐는 바뀌지만...
애초에 외부/내부 구분도 관점에 따라 달라지고요.
앙겔루스 노부스
21/08/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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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아예 다른 민족이니 그런가보다 하는데, 조선족은 유리할때만 동포고 아닐떄는 중국인처럼 굴어서 그 쪽에 대한 혐오가 더 심하죠. 중국인 혐오하고 결이 좀 다릅니다.
Your Star
21/08/1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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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민족-탈전체주의라… 저와는 생각이 다르시네요. 제가 너무 깊게 생각하면 깊게 생각해서 문제겠죠.
21/08/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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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편으로는 MZ세대야말로 국내 지향적인 성격이 짙어진 세대라고 봅니다.

과거 세대는 국외에 대해 아는게 없어서, 국내 지향이라면 MZ세대는 국외에 대해 필터링 되어 들은(언론) 것에 세뇌되어 국내를 지향하는 세대처럼 보입니다.
21/08/1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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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 20대가 z세대라면 지금 10대는 포스트 코로나 세대라 불리지않을까 생각합니다. m세대인 저는 초중고 무려 12년을 개근했습니다만 현 10대는 중학교 교사인 친구 애기를 들어보면 말그대로 혼돈과 카오스더라구요. 기초교육과정도 과정이지만 사회성이 길러져야하는 시기에 다른 친구들과 교류를 못하다보니 이 여파나 후유증은 이들이 어른이 됐을때 분명 어마어마할거라고요. 그밖에는 태어나보니 디지털, 로보트가 당연히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있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한국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메인스트림이 되어있는 세상에서 10대를 보낸다는건 어떤느낌일까 글을 읽다보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1/08/1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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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비슷한 글을 정치파트에서 썼는데, 군데군데 같은 느낌이 나네요.
최근에 화제가 되는 탈민족 정서 및 MZ세대가 이전과 특징적으로 다른 부분에 대해, 저는 그 사이의 많은 연구를 통한 결론들이 공개되고, 특히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누구나 팩트체크를 할 수 있게 된 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금 시점의 정보들과 비교해보면 80년대, 90년대, 00년대 중반까지도 많은 잘못된 정보(말그대로, 쇠말뚝, 환단고기 등)들이 진실인 것처럼 만연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전문지식들을 00년대 후반부터 당연하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미신과 함께 사라진 현상이 되었습니다. 민족주의적 정서도 그런 사실확인의 시대에 많은 부분이 오해,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일종의 미신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죠. 민족주의적 가치관이 점점 사라지면서 한가지 우려되는 점이 생겼는데, 이제는 한국의 정체성을 민족(한민족)이 아닌 국가(대한민국) 자체에서 찾는 방향성이 증가하는 쪽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가장 큰 차이는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한 점...등이죠. 그런데 또 국가 안에서의 주도 세력으로서의 민족성은 남아 있어서 점점 증가하는 외지인의 유입에 민감해지는 경향도 보입니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야 하는데 점점 팍팍해지는 청년층의 생활도 이런 배타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구나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정보들은 적당히 왜곡된 내용을 포장해서 편향성을 강화하고 있죠. 적당한 무지와 취사선택은 양념이고요. 이전 세대의 잘못된 지식은 배격하는데 성공했으나, 느끼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는 중이죠. 요약하면 참... 어느 세대든 항상 그렇듯 우리 세대도 걱정이 됩니다. 크크.
StayAway
21/08/16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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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를 보면서 요즘 젊은 것들은..
MZ를 보면서 요즘 젊은 것들은..
뭐 또 한 20년 지나면 비슷하지 않을까요?
변하지 않는 사실은 세대갈등은 언제나 존재하고 앞으로 있을것이다 정도?
트와이스정연
21/08/16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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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라는 단어도 사실 한민족만큼 사어가 되어야할지도 모릅니다. 사전적으로는 '우리 한민족이 세운 나라를 스스로 이르는 말'이라서요. 한민족 아닌 사람들이 쓸 수도 없고, 한민족이 어디까지인지 애매해지니까요. 그전에 방송에서라도 실수로 우리나라를 저희 나라라고 말한다고 죽자고 달려드는 분위기도 점차 사라지겠죠
doberman
21/08/16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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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을 직접 겪은 부모님 세대 얘길 들어보니 강제부역에 가까웠습니다.
공문이 내려오면 마을 이장이 할당을 하고 죽도록 하기 싫어도 마을 길 닦는데 동원된다는 식이죠.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는 온갖 매체나 방법을 동원하여 머리속에 주입시켰습니다.

70~80년대 노동환경은 전태일 열사의 예에서 그렇듯이 근로기준법, 노동법을 무시하고 어기면서 노동력 착취를 통한 고도성장이 있었고, 내가 나라를 위해 온 몸 바쳐 열심히 일해야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런 자각을 할 교육도 받지 못하고 분위기도 아니었고 사업장 대부분이 산업화의 기초 단계에서 마치 유럽의 산업혁명 초기와 같은 과도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모습이었죠.

국민학교 다닐때 매주 폐품을 걷어 학교에 냈는데, 그 어린 몸으로 제법 먼 학교까지 종이, 신문, 박스등을 모아서 들고가서 내야했고 가장 많이 모아 온 친구들이 칭찬을 들었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무겁고 귀찮지만 하라고 하니 들고가긴 하는데 그걸로 순위까지 매기니 자연스레 이게 올바른 것인줄만 알았죠.

제 생각으론 어느 세대나 기본적인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과거 수메르인, 이집트인부터요.
다만 <정보의 차이>가 그 세대의 특징을 나눌 수 있다 봅니다.
나리미
21/08/16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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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일단 한국에서 지혜가 아닌 지식 면에서는 적어도 젊은 세대가 평균적으로 훨씬 낫다는 건 깔고 들어가야 이해가 쉬워질 듯 합니다. 인터넷 세대가 그 전 세대보다 평균적 지식이 못할 수 없고 스마트폰/유튜브 세대가 그 전 세대보다 평균적 지식이 못할 수 없죠
21/08/1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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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도 엄연히 말하면 인종차별 아니냐고 하는데 뭐라고 할말이 없더군요.
21/08/1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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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21/08/1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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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를 극복대상으로 놓고 구한말, 일제시대, 광복이후를 관통하는 어떤 단일한 실체로 이해하는 것은 사실 헤겔식으로 이야기해서 민족주의의 간계(간지)에 빠지기 쉽죠. 민족주의나 민족정체성이 그런 어떤 단일한 역사적인 실체를 부여받고 숭고한 대상으로 자리매김한 것 자체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거든요. 대충 70-90년대 사이 어느 지점? 물론 그 전에 민족주의가 없었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를테면 40, 50년대 생존을 지상과제로 삼고 생존을 위한 매일의 실용적인 선택을 최우선시했던 절대다수의 '코리안'들이 가졌던 막연한 민족정체감과 386세대의 어느 정도 종교화된 민족주의 사이의 질적 차이가, 후자와 현재 급상승중인 한국의 제노포비아 정서 차이의 질적 차이보다 과연 작을까요?

민족주의의 극복이 어떤 형태의 세계시민성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개인적으로 매우 반가워할텐데, 현재 보이는 이분법적 세대단절의 논리가 과연 역사적으로 유효한 성찰을 동반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8/1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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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의 어머니의 할머니는
[라디오]를 처음 접하시고
이런 평을 남기셨답니다.

우째 저서 사람 목소리가 나노?
[사람 모가지를 짤라 여어가(넣어서) 만들었나]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닌갑네

저의 부모님께서는
몇 년 전 [설빙]에서 저와 동생이 주문한
딸기빙수 초코빙수를 지금도 얘기하십니다.
숟가락으로 파도 파도
[빙수에 팥이 보이지 않는 게
직원의 실수가 아니었다]
는 점을
저랑 동생이 설득시키던 일을요.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번개맞은씨앗
21/08/1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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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주의 + 민족주의]였던 거라 생각합니다.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이죠. 박정희 정권을 놓고 볼 때 오히려 본질은 국가주의이고, 민족주의는 수단에 가까웠던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원주의 사회에서 어느 정도는 [타인을 외국인으로 여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이해는 타문화에 대한 이해]인 것입니다. 세대도 마찬가지인 것이고요.
그랜드파일날
21/08/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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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냥은 아닙니다만,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낀 세대라 생각하더군요. 흐흐흐.
무려 80년대 말부터 낀 세대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모든 역사는 과도기라 그런 건가 봅니다.
21/08/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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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 이래서 안 돼요~
21/08/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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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세대의 사람이 사실상 외계인이나 다름없이 느껴진다는 데 저도 공감합니다. 자라는 과정에서 보고 접해온 것들이 근본적으로 너무 다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라면 보편적으로 지닌 무언가'가 세대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할텐데, 그게 무엇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

한편으로는 의문이 생기는 점도 있는데요, 과연 민족주의로부터의 탈피가 개인주의로 이어졌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단일민족신화가 깨지면서 점차 민족주의적 사고가 '구린 것', '촌스러운 것'(?)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맞지만, 'K-○○'로 대변되는 국가적 성취(?)에 대한 열광, 반중 정서의 강화, 이민과 다문화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등을 고려하면 민족주의가 없어졌다기보다는 다소 변형되었다고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우리가 '민족주의를 타파하자'라고 할 때 상정하는 이상적인 귀결점은 세계시민주의, 인종이나 국가에 관계없이 세계시민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겠지만 실제로는 그렇기가 어렵겠죠(코로나 사태도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구요). 결국 개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자신이 속해있는 어떤 집단의 근거(고향, 학교, 계층, 국가 등등)를 끌고 올 필요가 있는데 거기서 민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지 않은 것 같아요.

이 또한 진부한 얘기겠지만, 나와 다른 것을 '부정'함으로써 내가 옳다는 것을 인정(나아가 나의 정체성을 공고히 유지)하려는 태도가 모든 갈등의 원인인 것 같습니다. 깃털달린뱀님이 경험을 공유해주셨듯, 나와 다른 세대는 서로 쌓아온 경험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사고도 다르다…라는 것을 알고 나와 다른 것을 (마음으로 이해는 못하더라도) 인정해줄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데, 지금 우리는 일단 자기자신을 유지하는 것부터가 너무 위급하기 때문에 일단 다른 것들을 부정하고 봄으로써 자기를 긍정하는 사고에 바빠지기 쉬운 게 아닌가 합니다(윗세대에게는 '꼰대', 젊은 세대들에게는 '라떼는'인 식). 좋은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21/08/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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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에서 탈피해 [나와 비슷한 집단]주의로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집단들의 종류는 처음엔 아주 다양하다가 사람 성향이 얼추 비슷하다 보니 이제 주류가 되는 몇몇 동류집단들이 슬슬 생겨나는 느낌이랄까요..
Eyelight
21/08/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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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
1. 외계인과 세대차
일단 저는 MZ 딱 가운데쯤 8ㅣ9 경계에 걸려있고요.

요즘 드는 생각인데 다른 세대여서뿐 아니고 우리는 애초에 모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똑같은 하늘 아래 있는데 각자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다르게 판단해 다른 양태로 살아가니까요. 다만 예전보다 지리적(물리적) 근접성의 영향이 줄어들고, 지식을 얻고 네트워킹하는 창구(인터넷, 모바일)가 크게 확대되었으며, 세상과 기술의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집니다. 그래서 나와 '유사성'을 가지는 가족, 친구, 지역 등 카테고라이즈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하나의 운동장 안에 서있게 된 셈이라 그 세대간 비유사성이 더 두드러져보인다고 봅니다. 앞으론 더욱 그럴 것이고요.

2. 매운맛 젊은 친구들과 세대전쟁
저는 세대전쟁 없을거라고 봐요. 우석훈의 저서 88만원세대(2007년) 에선 이미 586세대(부모, 베이비붐세대, 57~65년생)와 88만원세대(자식, 80년대 중반 이후 출생) 간에 10~20년 내 갈등이 생길거라 예견은 했습니다. 다른 기준과 비교가 안될 수준의 비동질성을 가진 세대 간 갈등이 화두가 될거란 얘기였구요. 집에선 부모/자식이지만 사회에선 일자리와 권력을 놓고 싸우는 관계가 된다 했죠. 그 예상이 거진 맞고 있습니다. 갈등은 있어도 결국 세대전쟁은 일어나지 않을거라 했고 아직까지 실제로 그렇습니다. 몇년 전에는 90년대생이 온다 라고 책이 있었죠? 사회에 많이 들어왔고 실제로 바뀌고 있지만 속도는 매우 더딥니다. 그럼 왜 세대전쟁은 없느냐?

그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의 머리수/결집력과 기득권, 시스템은 후배세대들의 힘을 압도하고, 파편화된 후배세대 개개인은 이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저 개인적으론 586세대가 일방적으로 후배세대의 기회를 뺏고 학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만큼 현 시스템에서 기득권은 공고합니다. 국회의사당 보면 노인정이죠? 안바뀝니다. 변하고 있다지만 대기업들 한번 볼까요? 요즘 젊은 친구들 능력주의 좋아하죠? 그런데 세상은 어떤가요. 대기업 임원은 빨라야 40대 중반에야 달까말까 하고, 60대 고위임원 수뇌부가 지능이 의심되는 수준의 비상식적인 헛소리를 합니다. 저학력 50대 생산직 노조는 요즘 안잘리고 능력계발 없이 단순한 일 정년까지 하고 싶어해요. 회사들은 공채를 없애며 몇명 뽑지도 않는 똑똑한 신입들의 연봉까지 깎습니다. 그 시스템 밖에 있는 스타트업요? 그사람들이 더 꼰대에요.

이런데 MZ가 주도해 막말로 2~30대 총파업이라도 해서 뒤집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안될걸요. 저도 그렇지만 MZ의 특징은 개인주의입니다. 똑똑하고 합리적이지만 단합해서 목표나 성취를 달성한 경험이 없는 세대이기 때문이죠. 내가 좀더 노력해서 성과내고 경쟁에서 이기면 된다. 그렇게 배워왔거든요. 하지만 세상은 반드시 그렇게 돌아가진 않더라구요. 우린 줄어든 일자리보다는 취직못한 나의 부족함을 탓하면서 도서관에서 인턴과 토익공부를 더 했고 그 결과 취직은 더 어려워졌고 신입사원 대우는 박해졌습니다. 그때 우리 아버지 세대인 중장년 택시기사들은 단체행동으로 시대를 역행시켜 우버와 타다의 도입을 막았습니다. 누가 승리했고 누가 패배했을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 무슨 논리가 있었나요? 힘과 실력행사가 있을 뿐이었죠. 그렇게 살지 않았던 세대의 관성이 있는데 반드시 합리와 효율, 논리와 당위, 토론으로 설득해서 이길수 있진 않더라고요.

가까운 선후배들 보면요. 다들 스물다섯~서른까지 공부 열심히 하고 많이 배우고 패기있고 똑똑한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은 내가 여기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겁니다. 새파란 놈이 세대차 나는 꼰대들 못바꿉니다. 집에서 부모님의 작은 습관조차 설득해서 바꿀 수 있던가요? 꼰대는 어쩔수 없는 상황에선 이해하는척 할뿐 결코 본질을 바꾸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서른다섯이 크게 깨닫고 바꿀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 봅니다) 그래서 사회에 나오면 초년생인 내가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딱 대여섯살 위까지였던것 같네요.

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 은퇴한 후 세상에 나오면 다를까요. 그 시스템에 이미 80년대생들이 35~40씩 나이먹고 약간 달라지긴 했겠지만 많은 부분 수용하고 타협해 있을 거고요. 어떤 미래 세대도 출산률 저하로 머리수 게임이 안됩니다. 저는 그래서 앞으로 후배세대들은 계속해서 선배세대에 패배할거라고 봅니다. 한국의 기성세대가 관성으로 최대한 버티다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하지 못하고 성과를 못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 자력으로 승리하는 길은 요원하죠.
메디락스
21/08/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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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평소 생각과 비슷하시군요. 파워밸런스가 선배 세대에 너무 유리합니다. 후배 세대가 선배 세대를 이기는 모습은 향후 몇십년 동안은 볼 수 없을 겁니다. 사회변화는 일본처럼 정체할 것 같구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8/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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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을 그래서 방관하는 걸까요? 국가의 미래보다는 꼰들의 권력이 공고화되는게 더 중요한거겟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1/08/1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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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마르크스가 말하던 '생산수단을 지배하는 부르주아' 모델하고 되게 비슷한 형태의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봅니다.
21/08/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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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건모르겠는데, 586세대나 X세대들은 '우리는 이러이러한 점이 다른세대랑은 다르다' 는 말을 하지않는 세대였어요

좀더 디테일하게 말하면 밖에서 그세대를 분석하는 말과 글 >>> 본인들이 자신의 세대를 분석하고 규정하는 말과 글

그런데 mz세개, 요즘의2030은 우리는 이러이러한 세대다. 다르다! 라는 의식이 매우 강한것 같습니다
21/08/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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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규정당하는 세대는 약자고, 약자의 이야기가 안들리다가 인터넷의 발달로 들리는게 아닐까요?
저 중 586세대 같은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강자여서 개중 자주 들렸던것 같습니다.
21/08/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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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에 대한 '분석'은 많았죠. 지금의 mz세대에 대한것보다 훨씬

그런데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그 것이내부에서 이루어졌는지, 외부에서 이루어졌는지거든요

586에 대한건 분석은 많았지만, 그들이 스스로를 말로써 설명하는건 딱히없었어요 (물론 행동이 많았죠)

mz세대는 분석보다는 그들 스스로의 '선언'형식이 많아요 그부분을 주목한 겁니다
21/08/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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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세대는 자신들 군집을 지칭할때 그냥 나때는이지 우리때는 이 아닌데
MZ는 개인주의 성향이라고 하는거에 비해 자신들을 하나의 군집으로 표현하는걸 많이 본거 같네요.
21/08/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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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그점이 매우 아이러니 하죠

또한 자신들은 반드시 '선택하는 위치'에 있다고 강하게 믿고있다는점도 특징이라고 봅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8/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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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81년생인데 전혀 제경험과 반대인식이신게 신기하네요. 엑스세대나 586세대가 자기 세대에 대한 대책없는 자부심이 강한 세대라고 전 봐요. 그런면에서는 mz세대나 똑같이 자기세대가 다르다는 의식은 강하죠. 전 오히려 저처럼 80년 전후 출생 세대가 .. 인터넷 수혜도 못받고 그렇다고 민주화운동같은것도 못 겪어봐서 제일 무색무취한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21/08/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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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리플에도 보충설명했는데 '자부심'의 유무는 중요한게 아닙니다

표현양식을 말하는거에요

자부심으로 따지면 586세대가 지금의 mz세대보다 매우많이 강하겠죠

사실 mz세대의 '선언'이 많은것은 불안감이 그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니까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8/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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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비슷한 인식일수도 있겠네요. Mz 세대의 내세움은 불안에서 기인한 것이지 우리가 다른 세대와 다름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1/08/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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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들도 딱히 '백인 문화란 이런 것이다~'라고 떠들 필요가 없다고 하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기득권에는 수식어가 필요없는건 동서고금 모두에 해당되는 사항인것 같습니다.
21/08/16 11: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젊은세대는 다르다.. 라는 말은 아주 예전부터 나왔었죠.. 우리 사회의 예습지가 일본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00년대 초반에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하네 마네 하던 시절에 일본관련 서적을 읽어보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세대차이 수준이 아니라 그냥 '신인류'다 이런식으로 표현하던걸 본 적이 있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일본은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시점이어서 그랬던 것 뿐이지요. 우리나라도 일본이랑 비슷한 말이 나오지 않습니까..
개인적으로 인간의 가치관이나 생활양식을 결정하는건 결국 경제적 조건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기에 딱히 요즘세대들이 너무 개인주의적이다 이런 생각은 안듭니다. 그냥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생활패턴인거죠. 그렇게 국가주의 강조하는 중국도 요즘은 '당평족'같은게 등장한다니 말이죠..
21/08/16 11:09
수정 아이콘
사실 선진국이라는게 망한 번역인게 실제 용어는 Developed Country(발전완료국)이죠....
90~00년대 생들이 발전이 끝나버린 한국에서 살아가는 첫 세대라고 생각하는데, 고성장 시대에서 살아오던 사람들과 저성장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본질부터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21/08/16 11:17
수정 아이콘
네 동감합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라고 생각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8/16 11: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일반탭에서의 정치 언급으로 제재합니다(벌점 4점)
브루투스
21/08/16 11:47
수정 아이콘
별로 좌파 꼰이랑은 상관없는것같지만

신라의 통일 가지고 아쉽네마네하는 건 지나치게 현대인? 입장이긴하죠
당시 신라입장에선 그렇게 안했으면 나라가 망할뻔했는데
빛폭탄
21/08/16 11:55
수정 아이콘
일반탭에서 좌파 얘기하는 건 어떤 세대의 특징일까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8/16 12:43
수정 아이콘
특별히 정치댓글이라고 생각안했는데요. 정치글이라고 생각하시면 말씀하시면 되지 비꼬실 필요 있나요? 특별히 제말이 틀린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생각이 다른거지. 무례하시네요
데브레첸
21/08/16 12:09
수정 아이콘
그 반발로 등장한 뉴라이트는 민족주의는 부정하고 국가주의는 긍정했죠. 독재정권들이 둘 다 긍정했다는 건 빼먹고...
척척석사
21/08/16 12:11
수정 아이콘
뭔팔육 하는 것도 10년 차이나 나는 사람들을 한 덩어리로 묶은 건데, 제가 거기 안 속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분들도 맨 위랑 맨 아래 있는 인원이 같은 세대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물며 이렇게 변화가 빠른 21세기에 mz라는 이름으로 20년을 퉁으로 묶어버리는 발상은 크크 위아래 4년만 차이나도 말씀하신 대로 외계인 느낌 시작인데요..
미러스엣지
21/08/16 13:12
수정 아이콘
저도 공감하는게 요즘은 불과 4~5년 단위로도 세상이 확확 변하고 있습니다. 2030이니 mz세대니 하는것 자체가 각기 다른 집단을 너무 통으로 묶어버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임전즉퇴
21/08/16 13: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러게요.
사실 MZ라는게 많은 윗세대들은 대충 '그 어느 책에서 온다고 했던 90년대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90년대생은 잘 봐줘야지..하는 힙한 자세가 있되 기득권을 줄이긴 어려우므로 대신 80년대생한테 나이먹고 90년대생이랑 같이 놀려고 하냐? 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물론 90년대생은 같이 놀려 하지 않고, 전략적 인간관계로 따지면 70년대생보다 못한 존재일뿐.. 크크)
21/08/16 12:37
수정 아이콘
[쯧쯧 요즘 애들은...] vs [네다꼰~]
이건 시대를 가리지 않는 만고불변의 진리죠. 크크
21/08/16 12:43
수정 아이콘
개인이 하는 행동이나 주장을
'넌 어떤 특정 세대에 있기때문에 그렇게 하는거다'라고
생각한다면 [꼰]이 되는 겁니다
AaronJudge99
21/08/16 14:12
수정 아이콘
오,..
21/08/16 13:01
수정 아이콘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21/08/16 13: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해외에서 마주하는 한국인들을보면
다른걸 넘어서는 경우를 의외로 흔하게 접할 수 있죠.

특정 시간에 멈춘 채(2002월드컵/국민학교/특정대통령/특정 당 등)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지내다보면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게 자신도 그러고 있지 않을까하는 공포감도 느낍니다.

반대로 외국인의 경우 동 세대의 사람들과는 같은 것들을 공유하기도하니 때때로 한국인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는것도 재미있습니다.
12년째도피중
21/08/16 13:54
수정 아이콘
과거는 낯선 나라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말씀하시는 내용들을 역사담론으로 풀어낸 책이죠. 제대로 읽었냐면 그건 아니지만 그 제목으로 인한 개념은 확 다가왔던 기억이 나네요.
시대변화가 빨라지면서 같은 국가안의 구세대보다 다른 국가의 현세대 간에 공유하는 접점이 더 많아지는 세상이 지금인 것이죠.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것이고.
임전즉퇴
21/08/16 14: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원리적 측면에서는 이런저런 집단 간 차이 중에 세대차이는 제일 순한맛인 것 같습니다.
외계인 같다고 해 봐야 외계에서 온 것들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수메르 점토판이 답인 것이구요. 크크(이집트, 그리스도 나름의 버전이..)
세대론만이 아니라 모든 카테고라이징의 위험한 점은 괜히 가짜 정체성을 심어주어서 방언을 외국어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인데(원래 코걸이 귀걸이지만) 너무 콘텐츠로 소비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21/08/16 15:16
수정 아이콘
자칭 GDP민족주의자의 입장에서 5천달러 한민족과 2만달러 한민족은 큰 차이가 날 법도 하지 싶긴 합니다. 하지만 2만달러 한민족과 3만달러 한민족의 차이는 그보다는 작을거 같네요. 어느시대 어느사회나 세대차이는 생기 마련인데, 20세기말을 전후한 시기의 한국이 사회변동이, 아마 인류 전체를 통틀어도 유례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몰락기 같은거 뺴면) 컸던지라, 그 시기의 격차가 과도하게 사회에 부담을 주고 있지 않나 싶네요. 이젠 한국도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니, 이 전만큼 급격하게 변하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사회에서의 세대차이느낌 정도로 수렴하지 않을까 싶네요.
깃털달린뱀
21/08/16 22:36
수정 아이콘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댓글로 더 깊은 통찰이나, 제가 간과한 부분 등 생각할거리도 많았고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이래서 제가 피지알을 못끊어요 흐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21/08/21 19:01
수정 아이콘
이런 경험은 사실 같은 국가 내의 세대보다도, 다른 나라에서 한 달 정도 지내시면 체감되는 임팩트가 크죠.
똑같이 지구 상에 사는 사람인데 외계인같죠. 동시에 다시 해외로부터 한국을 다시 살펴보면, 또 임팩트가 크고요.

때때로 특정 기업이나 문화에 놓인 이후, 외부 세계를 살펴보면 그렇게 느껴질 때도 있고요.

한국은 60년대만 하더라도 전쟁의 여파까지 더해져 경제 수준은 기록 상으로도 아프리카 빈국과 동일선이었고, 산업도 피폐해서 최대 수출품이 생선과 농산물이어서 2020년대 기준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달랐죠.

지역과 직업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계적으로 일제강점기보다 전쟁 직후 한국이 더 불안정하고 위험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보통 10년 정도 단위로 세대가 바뀌고, 큰 변화가 있던 척도라고 여겼다면 90년대 이후로는 10년이 아니라 5년 또는 그 보다 짧은 단위로 세대 차이가 난다고 느껴집니다.

90년대 이후로는 한국의 한반도 역사상 유례없는 대기업들과 국제화의 버프 덕에 진취성이 돋보였다면, 2007~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후 경제와 문화가 옆으로 가면서 오늘날의 10대는 냉소적이고 심지어 보수화가 심한 경향 마저 나타나며 다소 뒤로 가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면에서 글쓴이와 같이 2000년대 직전 출생자~2000년대 초 출생자의 의견과 문화와 생활이 어쩌면 한국의 기로를 결정한 중요한 세대이자, 끼인 세대 중에서도 가장 끼인 세대라고 느껴집니다.

어떤 면에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 2000년 직전~2000년 초 출생자 정도에서 세계적인 시대 국면 전환을 이끌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70~80년대 초중반생은 안주하는 경향이 크고, 80년대 말~90년대 초중반생은 많이 사회에 진출했지만 이전 세대의 영향력을 너무 가깝게 받는 세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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