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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0/17 17:20:05
Name 아난
Subject [일반] 인류세 시대의 자본 (번역)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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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구가 1.263억명 (2019년) 인것을 감안해도 마르크스에 관한 책이 40만부 이상 팔렸다는 것은 놀랍습니다(아래 글에서는 30만부 이상으로 되어있지만 2021년 10월부로 40만부가 넘었다고 합니다). 인구대비로 따지면 한국에서는 20만부 이상 팔려야 같은 비율입니다. 저는 한국의 2,30대가 마르크스에 관한 책을 20만부 이상 집어드는 것을 상상하기 힘듭니다. 한국 청장년층에게 책을 읽을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일본 청장년층과 같은 정도로 있을 리 없다는 점을 고려해서 그 절반 정도로 낮추어 생각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이토 고헤이가 겨우 34세라는 것도 놀랍습니다. 마르크스주의 학술 분야에서는 가장 권위있는 상인 아이작 도이처 기념상을 받았을 때는 30을 갓 넘긴 나이였다는 얘기가 됩니다. 저는 그에게 최연소 아이작 도이처 기념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겨준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를 나이 지긋한 교수가 연구년 기간에 독일에 가서 집필한 책이라고 지레 짐작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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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부 이상 팔렸다는 그 책과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 두 권 다 번역되어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0956349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 기후 위기 시대의 자본론  
사이토 고헤이 (지은이),김영현 (옮긴이)다다서재2021-10-19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 - 자본, 자연, 미완의 정치경제학 비판  
사이토 고헤이 (지은이),추선영 (옮긴이)두번째테제2020-01-30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832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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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팬데믹, 기후위기 와중에 마르크스에 눈길을 주고 있다

* 출처: 마이니치 재팬 / 2021년 5월 6일
https://mainichi.jp/english/articles/20210506/p2g/00m/0et/009000c

도쿄 (교도) - 기후변화의 세계적 도전이 증대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 경제적 불평등을 확대함에 따라 자본주의의 모순과 한계를 지적한 카를 마르크스가 일본에서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찬탄자들을 획득하고 있다.

붐은 작년 9월에 출판된 베스트셀러 책에서 환경보전의 관점에서 그 19세기 독일 사상가의 독창적인 <자본>에서 개진된 이론을 재고한 오사카시립 대학교의 34세 조교수에 의해서 점화되었다.

그 책에서, 사이토 고헤이는 UN이 설정한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의 실현은 현대의 자본주의 아래서는 "둥근 삼각형 그리기"만큼이나 불가능하다고 논변했다.

이 책의 성공으로 고헤이는 일본의 공영방송 NHK로부터 1월에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영어 풀 제목 <자본: 정치경제학비판>으로 알려진 마르크스의 기본적인 이론적 텍스트에 대한 해설을 제시하도록 초빙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와중에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만 괴로워하는 것을 보았을 때 자본주의의 모순을 깨달았다"고 사이토는 교도 통신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말했다.

냉전이나 1960년대의 학생 대중들의 항의에 대한 기억이 없는 젊은 사람들은 사이토가 그 프로그램에서 논구한 아이디어들에 강한 관심을 보였다. 방송에 앞서 마르크스의 읽기 어려운 저작을 사이토가 간략화한 텍스트북을 출간한 NHK 출판국으로 20대와 30대 사람들이 보낸 편지가 쇄도했다.

어떤 미혼모는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한 것에 관해 썼다. 거기서 그녀는 지금 농민으로서의 새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녀는 "나는 대량소비의 가치들로부터의 이탈을 실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이토는 마르크스에 의해 영감받은 "탈성장 공산주의" 이론을 제시하는데, 그 이론에서 그는 사회는 경제성장보다 사회적 및 생태학적 웰-빙을 우선하는 보다 인간적인 경로를 추구함으로써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영속적 사이클들을 멈출 수 있다고 논변한다.

이 책의 성공은 마르크스주의 사상에 대한 관심의 부흥을 촉발했다.

도쿄의 마루노우치 지구에 있는 서점 체인 마루젠 본점은 "마르크스의 부활"이라는 제목의 특별 매대를 개설했다. 마르크스 책 코너를 맡고 있는 사와키 노부야 씨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 갇힌 사람들의 수요가 인류에 대한 이 어려운 책들을 선택하라고 그들을 밀어대고 있다"고 말했다.

사와키씨에 의하면, 주로 젊은 남성들과 여성들이, 마르크스를 테마로 한 책들을 2개월 사이 약 1,600부 구입했다고 한다.

자본주의가 대두되던 1818년 독일에서 태어난 마르크스는 1867년 첫 권이 출간된  <자본>에서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경제적 기반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의 착취와 환경파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회를 분석했고 그 귀결로서 대참사를 예측했다.

그는 애초 프랑스에서 나온, "홍수가 일어난다고 해도 내가 죽은 뒤라면 신경 쓸게 뭐람"으로 해석되는 표현을 사용해 자신이 사라지고 없는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 한편 자신 앞에서 즉각적 이윤만을 보는 자본가들의 오만함과 이기주의를 냉소적으로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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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는 <자본> 제1권 제3부 제8장 제5절 표준노동일을 위한 투쟁에서 "내가 죽은 뒤, 대홍수 après moi, le déluge! 이것이 모든 자본가, 모든 자본주의 국가의 좌우명이다. 따라서 자본은 사회가 강요하지 않는 한 노동자의 건강이나 수명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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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는 최근 별세한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같은 영향력 있는 사상가들이 임박한 "홍수"의 징후인 양 부가 상위 1%의 손에 집중되는 균열의 확대를 지적하고 있다.

반면 언론인 나오미 클라인처럼 재갈을 물리지 않은 자본주의에 의해 야기된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것들 모두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들이 된 최근 저작들이다.

전도자의 열의를 가진 생태 사회주의자로서 사이토는 마르크스에 관한 그의 생각을 NHK의 <100분만에 걸작을>에서 설명했다. 한 달 동안 매번 25분씩 네 차례에 걸쳐 방영되는 포럼 형식의 그 프로그램은 전문가에게 유명하고 종종 어려운 저작을 해설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류세의 자본>이라는 제목이 붙은 그의 일본어 저작은 25만부 이상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는 30만부 이상] 판매되었고, 그로 인해 그는 편집자들, 서점 직원들, 그리고 신문 기자들이 선정한 "2021년 신간상"을 수상했다.

그 책의 편집자는 "국가들과 기업들이 환경 파괴에 관여하고 있다고 비난한 그레타 툰베리의 영향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그 책을 집어 든것 같다"라고 말했다.

2018년에 원래 독일어로 출간한 책을 손수 영어로 번역해 출간한 또 다른 저작으로 명예로운 아이작 도이처 기념상을 받았던 사이토는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 환경위기가 고유하다고 보았지만 정치경제학비판을 미완성으로 남기면서 그 부분에 대한 논구 역시 미완성으로 남겼다고 논변한다.  

사이토는 마르크스가 말년에 환경에 대한 자본주의 체제의 파괴적 결과를 절감했다고 논변한다. 사이토는 "대사균열 metabolic rift"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이용하여 자본주의 아래서의 생태학적 위기경향을 설명한다.

사이토는 자신이 비폭력적 항의를 통해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변화를 가져오는 소수 "3.5% 룰"의 옹호자임을 시사하면서 "우리는 미래에 부담을 전가하기의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사이토는 "인구의 3.5%가 비폭력적으로 들고 일어나면, 사회가 바뀔 것이다. 나는 행동을 재촉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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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커서된게나다
21/10/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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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난 또 뭐라구요

좋은 공산주의 하십시오

근데 전 따로 살 생각은 없네요
ism이 생활이랑 일치하지도 않으시는거 같고
솔직하지도 않으신거 같고
믿고싶은대로 생각하시는거 같기도 해서요

많이 파십시오
인스네어리버
21/10/17 17:56
수정 아이콘
저녁 뭐먹지
21/10/17 17:59
수정 아이콘
전 간단하게 파스타 먹을까 합니다. 소스 다 만들어져 있는걸로 할수있는 ;;
Janzisuka
21/10/17 18:15
수정 아이콘
낮에 굴떡국 먹었는데...아직 애매하네요
어제 연지홍게 라면 먹고 아직 두마리 남은걸로 뭔가 해야겠어요
janajana
21/10/17 19:07
수정 아이콘
저는 짜장입니다 히히
21/10/18 16:12
수정 아이콘
ppl 아닙니다. 귀찮으시면 편의점 강된장 컵밥 추천드려요. 맛있습니당
현명빌런
21/10/17 17:58
수정 아이콘
"대사균열 metabolic rift"는 신진대사균열로 번역하는 것 같더라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자본론의 정확한 번역은 그냥 '자본'이 맞다고 합니다. 별도의 경제학 이론이 아니라 당대 정치경제학 이론에 대한 비판이라는 측면에서요.
antidote
21/10/17 18:10
수정 아이콘
원 제목이 Das Kapital 이었던가요?
사실 한국어로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이라 번역된 책도 아마 저 식으로 썼다면 21세기 자본론이었을겁니다.
현명빌런
21/10/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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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원제는 그냥 Das Kapital 이었죠. 제가 이제 가물가물하긴 한데 본래 '정치경제학 비판'이라는 가제 하에 책을 쓰다가 집필 계획이 변경되면서 토지나 노동처럼 그냥 하나의 챕터 명이었던 자본이 앞으로 가고 정치경제학 비판이 뒤에 부제로 붙게 되었다고 기억하고 있어요. 자본론이란 이름은 아마도 일본식 번역이 어쩌다 관례화된거 아닐까 추측합니다 흐흐흐
21/10/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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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국역본 제목도 '자본'으로 되어 있죠. '자본론'보다 '자본'으로 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은 당대 정치경제학 이론에 대한 비판이기 때문이 아니라 (물론 별도의 경제학 이론이 아니라 비판이라는 것은 그 책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아주 결정적인 사실입니다) 그 책의 서술이 흡사 '자본의 자기 전개'를 추적하는 것 같은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그 경우라면 '론'을 붙이지 말고 그냥 주인공 이름으로 끝내는게 더 어울리죠. '몽테크리스토 백작론'보다는 그냥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더 어울리는 것처럼 말이죠..
현명빌런
21/10/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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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네요! 이부분은 아난님 말씀이 맞으신거 같아요.
21/10/17 18:11
수정 아이콘
맑스주의라는 것을 어떤 '가르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주로 경제학사, 철학사와 관련된 중요한 주제로 받아들이는 관점에서는 맑스주의 관련 서적이 굳이 잘 팔려야 할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판매량의 고/저 여부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탈성장 공산주의'와 같이 어떤 사상을 가르침 내지는 교리로서 받아들이는 방식을 통해 영감을 얻어서 나온 이론은 원리주의적인 것이 되기 쉽고, 그런 이론이 현실에서 힘을 얻으면 극단적인 경우에는 아프가니스탄과도 같은 형태가 됩니다.
그보다 살짝 덜 극단적인 경우에는 중국 공산당, 그보다도 살짝 덜 극단적인 경우에는 한국의 민주진보진영정도가 되겠죠.
소독용 에탄올
21/10/17 20:08
수정 아이콘
맑스주의 서적이 잘팔린다=마이너한 학술사조 책자에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 교약서적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 의미는 있긴 합니다...

마르크스주의라고 해도 학술영역에선 비주류라 하는 사람이 굉장히 적다는 차이 정도만 있을 뿐 다른 사조들하고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상을 가르침 내지 교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야 마르크스주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기도 하고요.
자유주의나 자유지상주의 같은 간판을 걸고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는걸요....
21/10/17 19:27
수정 아이콘
당연히 이미 읽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시작했네요.
호머심슨
21/10/17 19:50
수정 아이콘
홍콩은 비폭력으로 들고 일어나도 안바뀌더군요.
그리고 사회주의는 극한의 인본주의이지
전체주의는 아닌것 같습니다.
antidote
21/10/17 21:55
수정 아이콘
사회주의에서 말하는 이상향을 실현하려면 인간이나 인간사회의 본성 내지는 자연발생적인 특성과 상반되는 것이 많아 이것을 강제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강한 정부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주의의 극단을 지향했던 공산주의 국가가 공산당 1당 독재국가였고 통제가 강한 국가였죠.
결국 이게 당과 국가를 위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나치즘과 방향만 다르지 전체주의적으로 흐르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번개맞은씨앗
21/10/17 22:24
수정 아이콘
사회주의가 극한의 인본주의라니, 처음 듣는 해괴한 말이군요. 저는 박정희 군사정권이 '국가사회주의'였다고 생각합니다.
호머심슨
21/10/17 23: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으악 이럴줄 알았다.
어설프게 툭던졌고 아는것도 없지만
제가 말한 극한의 의미는 개개인의 허들이
너무 높다는 의미에서 썼습니다.
이타적이면서 지적이기까지한 인간들이
넘쳐나야 사회주의가 이상적으로 작동할텐데
대중은 커녕 엘리트계층에서조차 그런 인간은
드무니 극한의 미션이라는 생각.
사회주의가 이상적으로 작동하면
굉장히 인간적이잖아요?흐
현실에 없어서 그렇지.
21/10/18 00: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어려운 주제인데 간단히 말씀드리면 사회주의가 잘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 '이타적이면서 지적이기까지 한 인간들이 넘쳐남'이라는 생각 또는 사회주의적 인간상에 '인간 본성과 상반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은 표준적인 반공 이데올로기입니다. 교과서들과 언론매체들이 하도 그렇게 얘기해대니 부지불식간에 갖게되는 생각이죠. 사회주의 사회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게되는 사람들은 타인들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중시하는 이들도 활동가들이나 학자 수준으로 사회가 어찌 돌아가는지 이론적으로 통찰하고 있는 이들도 아닙니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자신을 못살게 구는 것을 뼈에 사무치게 경험하고는 못살겠다고 갈아보자고 나서는 사람들입니다. 자신보다 처지가 나쁜 이들에 대한 절실한 동정에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정당한 권리 -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 - 가 침해되는 것에 분노해서 일어나는 사람들입니다. 사회주의론에 경쟁보다는 협동과 연대를 강조하고 인간에게 타자의 고통/불행에 공감하는 능력이 있음을 주류 부르주아 사회과학/인간학보다 강조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적 사회주의론에서라면 사회변혁의 기본 메커니즘은 계급투쟁이고 계급투쟁은 나의 행복한 미래의 삶을 위한 것이고 협동과 연대가 강조되는 것은 나 혼자만의 투쟁으로는 사회가 변화될 수 없기 때문에, 나와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조직적으로 힘을 합쳐 운동해야 사회가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한에서 그 연대와 협동은 이타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일단 실현된 사회주의가 잘 작동하는데도 딱히 이타주의는 필요없습니다. 자유자본민주주의 사회에서 기본 교육과 계급투쟁과 다소간의 개인적인 공부로 이미 기초가 형성되고 사회주의 사회가 실현된 다음 더 조직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사회주의적 정의에 대한 감각과 이해를 갖추면 됩니다. 물론 그 사회주의적 정의는 절대 이타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정의가 아닙니다. [자유자본민주주의 사회가 자신 속에 이미 실현되어 있다고 선전하지만 사실은 실현되어 있지 않은 바로 그 정의]입니다. [일한 만큼 받을 권리를 핵심으로 하고 어느 정도 결과적 평등 개념으로 보완되는 정의] 말입니다. 사회주의 사회가 잘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나머지 감각과 이해는 통치 엘리트들과 지식인들의 몫입니다.
번개맞은씨앗
21/10/18 07:22
수정 아이콘
저는 '이타적'이라는 말은 주의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것은 사회가 개인을 착취하려고 할 때 쓰는 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기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어원을 보면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말로서 그것은 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기적이란 말을 부정적으로 쓰면,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은 잘못된 거란 뉘앙스가 들어가게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 역시 사회가 개인을 착취하기 위한 의미부여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과 타인(또는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은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것이고, 그 조화가 유도되는 시스템이 좋은 시스템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그럭저럭 잘 돌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시장에서 거래라는 것이 자신과 타인을 모두 이롭게 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타적이면서 지적인 인간이라 할 때, 저는 명예와 평판이 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그의 관점에서 이기가 될 것입니다. 개인은 사회를 이롭게 하고, 사회는 그를 더 대우해주고(또는 더 잘 먹이고) 그럴 때 이기와 이타가 조화가 되는 것이고, 그런게 순리인 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한 인간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서로 다른 욕망들을 조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건강도 추구해야 하고, 입맛도 추구해야 하며, 두 욕망을 조화시키는게 순리라 할 것입니다.
21/10/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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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자본주의는 그 본성상 그럭저럭 잘 돌아가기 힘든 경제체제입니다. 그 본성은 마르크스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고 피상적으로지만 경향 자체는 정확히 읽은 토마 피케티식으로도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보장되어 있지 않은 장기호황, 냉전/전쟁과 같은 특수 상황, 역시 보장되어 있지 않은 노동자들의 잘 조직화된 거센 투쟁, 이미 발전되어 있는 생산력, 통치 엘리트들의 능력을 조건으로 해서만 - 논자에 따라서는 신식민주의적 착취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 자본주의는 보통 사람들 다수에게 괜찮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 시기는 오래갈 수 없고 그 시기 동안에도 환경파괴는 계속됩니다.
번개맞은씨앗
21/10/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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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르크스를 잘 알고 그를 대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공산당 선언>은 읽어본 적이 있고, <자본론>은 읽다가 처음부터 선동적인 수식어를 잔뜩 쓰길래 읽다 포기했고요. 그래서 마르크스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 마르크스를 대변해서 합리적인 발언을 하면, 그걸 경청할 생각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런 식으로 생각합니다. 자본주의가 파우스트라면, 메피스토펠레스는 마르크스라 생각합니다. 마르크스를 파괴만을 즐기는 악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대안이 없습니다. 자본주의에 이런이런 문제가 있다고만 비판할 뿐, 대안이 없습니다. 대안을 뇌에 비유하자면, 무뇌증 환자인 것입니다. 현실에서 그 뇌에는 독재자들이 들어차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재자들은 대안을 갖고 있으니까요. 마르크스만으로 안 되니, 민족주의를 이용하곤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요. 민족주의는 질서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토마 피케티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경제학 지식이 부족해서, 읽었다기보다는 상당부분은 구경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책을 구입하고 꾸역꾸역 읽었습니다. 피케티 교수가 대안을 제시했고, 그 대안은 바로 강력한 초국가 권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즉 세계 통일을 전제로 한 대안인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전세계에 단 하나의 국가를 만드는 것은 안 되더라도, 강력한 국제기구를 만드는 건 가능하다 주장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이렇습니다. 경제를 좌우할 정도로 강력한 초국가기구라면, 환율이며 세금이며 복지며 그런 것들을 일일이 결정하고 통제할 권력이라면, 이 역시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그걸 실현한다면, 선진국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반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마르크스 및 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는 이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근대의 합리적 이성에 의해 이뤄놓은 온갖 성과들이 마르크스 때문이라고 그 공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은 법을 만드는 등을 할 때 관념을 써야 하고, 그로인해 평등이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시간이 걸리는 것이죠. 인간은 평등하다 해놓고, 노예는 인간이 아니다고 하면, 노예해방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의 과도기적 평등인 것이니까요. 게다가 평등이란 것은 많은 부분 기술발전에 따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평등이라며 가리키지만, 실질은 인간존중인 온갖 것들이 있고, 마르크스는 인간 정신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에 수많은 철학자들이 있었고, 그들은 인간 정신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했고, 그 결과로 인간존중사상이 강화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과실로 사람들이 평등이라 생각하는 온갖 것들이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마르크스는 공을 갈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성과 기술과 인간존중에 돌아가야 마땅한 공을 마르크스가 가져가고, 사람들을 마르크스에 주목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마르크스에는 미래가 없는데요. 사람들이 이성과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 텐데, 마르크스가 공을 갈취하는 바람에 미래에 희망이 없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르크스에 진정으로 깊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헤겔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르크스가 헤겔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신현상학>으로 대표되는 헤겔 사상에 정신적인 면을 숙청한 것이 마르크스라 생각합니다. 유물론이니까요. 그러나 마르크스 운운하는 사람들 중에 헤겔을 읽은 것 같은 사람은 극히 드문 듯합니다. 그러면 발전 가능성은 더욱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평등주의자들을 바라볼 때, 저는 중요하게 보는 하나가 있습니다. 그가 과연 '인간존중사상'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평등주의는 사이비라 생각합니다. 평등을 외치면서 인간혐오에 찌들어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껏해야 사회를 전복시키고 자기들이 독재자 위치를 차지하는데 그치게 될 것입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공산주의 지배계층 돼지들처럼 말이죠.

제 식견이 부족하니, 틀린 점이 있거나, 혹은 중요한 걸 간과한 것이 있거나 하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혹은 다른 생각도 좋습니다.
21/10/18 13: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마르크스를 잘 알고 그를 대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공산당 선언>은 읽어본 적이 있고, <자본론>은 읽다가 처음부터 선동적인 수식어를 잔뜩 쓰길래 읽다 포기했고요. 그래서 마르크스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 마르크스를 대변해서 합리적인 발언을 하면, 그걸 경청할 생각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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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하더라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정확히 알고서 해야 하는 것입니다. <공산당 선언> 읽고 <자본론> 조금 읽다 때려치운 것으로는 비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유튜브에서는 Richard Wolff 의 강연/인터뷰 등이 꽤 쓸만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마르크스 경제학자입니다. 한글로 읽을 만한 책들은 작란님 댓글에 단 제 댓글을 참고하세요.

씨앗님이 마르크스주의에서 납득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시면 저는 얼마든지 마르크스주의적인 응답을 할 수 있으나 (저는 마르크스주의 쪽을 공부해 온지 35년이 다 되어가는 사람입니다) 지금처럼 처음서부터 끝까지 모든 얘기를 (거의 가르쳐주는 식으로) 해야 응답이 가능한 비판을 하면 시간을 내기 힘듭니다.
번개맞은씨앗
21/10/18 14:00
수정 아이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마르크스 운운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마르크스 책을 읽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읽지도 않고 어디 강의나 듣고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 책을 읽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자신도 이해를 못 한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도 이해를 못했으면서, 남보고 책 읽고 오라고 하는 것입니다. 흔한 일이죠. 이는 방금 아난님이 '한국에는 별로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통해 인정하셨으니, 따로 반론은 없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자! 무례한 얘기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아난님도 one of them 아닙니까?
번개맞은씨앗
21/10/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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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수정하셨군요. 시간을 내기 힘들다는 말씀은 이해합니다. 잘 알고 계시더라도, 귀한 시간을 헛되이 쓰실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에 대해서 저는 다음 두 가지로 설득해보겠습니다.

첫째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대중과 소통을 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것입니다. 현학적으로만 머물러 있으면,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쉬운 말로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들은 마르크스 하면 그냥 평등주의자, 공산주의자 이렇게만 생각하고, 자신의 편견과 취향을 심게 될 것입니다. 그 편견에 따라서 정치적 선택도 이뤄질 것이고요. 아난님이 제가 알아듣게 설명하시다보면, 그게 곧 아난님이 지금까지 쌓아오신 지식과 아난님 나름의 생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둘째로 저는 마르크스 책은 앞서 말했듯 2권 정도에 불과합니다만, 그외 철학책은 여럿 읽은 편입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난님이 무슨 말씀을 하실 때 그것이 세세한 각론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알아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뜻할 것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철학자들이 직접 쓴 책을 읽었습니다.

밀, 로크, 흄, 쇼펜하우어, 니체, 칸트, 헤겔, 들뢰즈, 시몽동, 막스 베버, 에리히 프롬, 비트겐슈타인, 노자의 책을 1~2권씩 읽었습니다. 이중 니체는 여러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왜 도덕인가를 읽었습니다. 멜서스의 <인구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와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저 일독한 것에 불과하고 제가 여러모로 식견이 부족하긴 하지만, 대화를 할 기본 소양이 안 되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말씀하신다면, 위에 '일본에서는 마르크스 책을 많이 읽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보다 마르크스에 관하여 저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아난님의 그동안의 축적을 가치있게 만들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번개맞은씨앗
21/10/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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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빠졌네요. 덧붙이겠습니다. 마르크스가 공을 가로채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한계로 인한 것인데, 그 온갖 것들을 자본주의의 잘못이라 몰아넣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유를 인정하지 않고, 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면, 그건 자본주의는 아니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에 어떤 미래가 있습니까?
21/10/1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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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작년과 올해 마르크스주의 분야, 특히 자본론 해설서가 여러 권 출간되었는데, 판매량만 봐도 그렇듯이 대중적인 수요가 있어 나왔다기보다는 출간이 앞선 느낌이 있죠. 족족 구입은 해뒀는데 시간이 안 나 곧 시작할 틈만 노리고 있어요.
21/10/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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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류의 책들 중 접근용이성이나 대중성 면에서는 아마 사이토 고헤이의 책이 제일 뛰어날 것입니다. 다만 한권으로는 마르크스 경제학 입문이 안 됩니다. 류동민 선생의 저서들(<프로메테우스의 경제학>,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었는가>)을 강추합니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사상 전반과 그 사상의 동시대적 의의에 대한 책으로는 조너선 울프의 <한권으로 보는 마르크스>와 테리 이글턴의 <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 가 아주 뛰어납니다.
올해는다르다
21/10/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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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비한다면야 한국은 이미 자본론 충분히 돌려읽고 (그 책을 통으로 이해하냐는 건 다른 얘기지만, 일본 젊은이라고 그걸 다 이해하진 못할테니)
실제로 사회에서 부딫힌 다음에 정반합을 거쳐서 사회가 변화하는것까지 완료된거 같은데요. 한국은 이미 사회적으로 자본론 책거리를 했는데 왜 자본론 안읽냐고 해봐야..
Promise.all
21/10/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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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학생운동이 사그라드는 2000년대 초반까지,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은 맑시즘 이야기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고 생각하며 동시에 학생운동의 쇠퇴와 함께 맑시즘이 설 자리도 점점 사라졌던 것 뿐이라고 봅니다. 일종에 쿨타임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결국 향후 한 20~30년간 맑시즘에 대해서 핫한 타임이 돌아오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렇지만 그게 맑시즘의 종언을 알리는 건 아니죠. 다만 점점 개인화-파편화되는 사람들이 늘면서 '다수가 향유하는'이라는 수식어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지 않을까요.
21/10/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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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서구의 경우는 2차대전 전후로 해서 1970년대까지 수십년간, 한국의 경우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각각 유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사실 지금까지도 유효기간에 포함될것 같기는 합니다. 원전을 연구하는 학문적 의미가 아니라 운동적 의미의 맑시즘이라는 것은 세계의 어떤 지역에서든 대개 고유의 특징이 있습니다. 한국의 1980~1990년대의 경우 또한 맑시즘 그 자체라기보다는 레닌주의+유교(및 각종 종교의 부산물)+민족주의 등이 혼합된 형태로서 유행을 했는데, 그게 1990년대까지가 절정이었다고 보기도 조금 어렵습니다. 조직적 측면에서는 퇴조했을지 모르나 위에서 말한 혼합된 형태에 담겨있는 각종 가치가 사회적으로 더욱 득세한 것은 오히려 2000년 이후입니다.

또한 그 조직적 측면에서의 퇴조라는 것 또한 단순히 학생운동에 한했을 때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과거의 학생운동 그 자체는 쇠퇴했을지 모르나 그와 관련이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다 어디 이민간것도 아니고 그대로 남아있고 단체로 전향을 한 것도 아닙니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는 그들이 각계각층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나이가 되면서 오히려 과거 어느때보다도 영향력이 강해져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볼때는 역사상 지금이 가장 강합니다.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예를들어 조폭의 전성기라는게 있습니다. 보통은 그 전성기를 1980년대 중반~후반 즈음으로 얘기하며 그 이후에는 많이 퇴조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건 매우 표면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실제로는 2020년대 현재의 조폭이 역사상 가장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조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은 그들이 가진 돈에 비례한다고 봐야죠. 실제 영향을 끼친 개별사례들을 봐도 제 눈에는 좀 심각해보입니다.
위에서 말한 한국의 핫한 타임이라는 것 또한 그와 같은 이치입니다. 1980~1990년대까지만이 아니라 2020년까지도 연장해서 봐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대략 2030년 즈음이 마감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에 다시 핫한 타임이 돌아올지는 매우 미지수입니다.
특정한 하나의 문화나 사상 등을 매우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주목하는 현상 자체가 이제는 성립되기가 좀 힘든 것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 그냥 한번 지나갔으면 끝이지 그게 하필 또 돌아온다고 볼 특별한 근거가 없기도 합니다.
Promise.all
21/10/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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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실 그때 그 사람들이 지금부터 앞으로 10년까지는 메인스트림 정치인의 라인업으로 왕성히 활동할 시기이긴 합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은 사상사조가 정치구도에 메인스트림이 되는, 어떤 피크를 지났다고 봅니다.

다만 좁은 의미의 맑시스트들은 (다시말해 공산주의자 내지 강경한 사회주의자) 재현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맑시즘의 후신과 그로 인해 확장된 맑시즘은 언제든지 재생성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맑시즘적 구도는 - 피억압자-억압자의 도식이 - 너무나도 달콤한 아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맑시즘 사이클은 준비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1/10/18 16:09
수정 아이콘
어떤 주장을 하고 주장으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어떤 생각을 갖도록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댓글란에서 설명을 요구하자 너에게는 자격이 없다고 하시네요 크크

이거 분란조장을 목적으로 하는 네티즌의 전형적인 행동양상인데 아난님께서 진정으로 저 사상에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끈기를 가지고 시간투자를 하시는게 좋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대응하시면 호기심을 가지고 글을 보던 사람도 "에이 뭐야, 그냥 분란조장이네 크크" 하고 넘길 뿐이죠.

만약 이 댓글을 보시고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대중(댓글다는 네티즌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으시면 아난님은 피지알 회원들에게 그냥 한물간 사상 아는체 하고 싶어하는 나이든 네티즌으로 받아들여질 겁니다.
시원한물
21/10/19 09:33
수정 아이콘
근래에 파운데이션이라는 미드를 보았습니다.

원제는 sf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하장편서사시라던데, 책을 좋아하는 저이지만 그 방대함과 올드함이 상상되어선지 차마 읽을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뭐 막상 책을 잡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그 작품에선 '심리역사학'이라는 역사의 패턴과 사회심리를 수학적 방식으로 계산해 미래를 예측하는 가상의 학문이 있는데 사실상 작품의 내용을 이끌어가는 주요측이 됩니다. 은하 제국의 몰락과 그로 인한 은하인류의 암흑기를 예견한 심리역사학자는 이 암흑기를 대비하고 단축시키기 위해 파운데이션을 계획하죠.

책 '자본'도 이 심리역사학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 듯 싶어요. 다만 ai로 인한 노동의 영역 축소와 자본만의 힘으로 재화 생산이 가능해질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엔 도달하지 못한 것 같은데.. 아닌가요? (아니면 일반 노동자 서민층의 암흑기를 미리 예견하고 그 대비책으로 힘있을 때 미리 엎어라고 쓴 건 아니겠죠? 이건 농입니다.)
제가 2000년대 초반 대딩되고나서 공산당선언 읽었을 때 든 생각이 '이거 나중엔 만국의 실업자여 단결하라!'로 외쳐야 하는 거 아냐? 였습니다. 생산수단의 고도화는 분명 맑스도 그 고도의 비상한 머리로 예측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21세기의 AI로 통칭되는 이 흐름과 그로 인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예측을 맑스는 해내었나요?

정말 역사에 패턴이 있다면 어떨까요?
옛날 로마에서 전쟁에 동원되어 뼈빠지게 싸우고 돌아온 서민들이 왜 우리는 전쟁의 결과물들을 분배 받지 못하고 윗대가리만 다 갖지? 라고 의문을 품고 불만을 표출했을 때, 누군가는 결국 시간이 흘러 서민들이 대량의 값싼 노예농장 노예노동과 경쟁끝에 가진 것 없이 거리에 나앉을 것이라는 결과를 예상이나 했을까요? 세월이 흘러 공화국의 전쟁에서 뼈빠지게 싸웠던 진성 로마인의 후손은 감소하고(애를 낳지 못하는 프롤레탈리아가 속출해서 ) 로마의 시민권이 외부인들로 교체되는 꼴을 보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저는 역사의 패턴같은 것을 믿고 싶지 않아요. 어찌 생각하십니까?


Ps. 자본은 그 방대함과 올드함이 상상되어서 차마 읽지는 못했고 오래전 대딩때 공산당선언 읽은 기억이 있지만 그 예리한 통찰에 재미를 느껴서 반복해 읽고 읽었던 기억은 납니다. 짤막한 팜플렛이긴 하지만 정수는 대충 다 때려넣은 듯 싶은데요. 노자의 도덕경도 짤막한 길이지만 그 내용은 심오하지 않습니까. 공산당선언 읽고 자본론 조금 읽은 걸로 비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글쓴님 댓글보고 우려심이 생겨 다는 리플입니다. 핸폰으로 슬금슬금 댓글 다는 거라서 두서는 좀 없겠지만 제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제 의문들을 좀 같이 나눠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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