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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27 01:39
휴리스틱이 뭔지 몰랐는데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때 김유현씨가 역으로 가는 걸 생각하지 않은건, 그게 손해일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도 맞지만 저번 게임에서의 경험(대각선 윗부분을 통한 승리)으로 인해서 무의식중에 다른 방법은 고려하지 못한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것도 휴리스틱 일까요..? 자기 속에서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선입견에 의존해버리는거요.
14/11/27 08:56
넵. 그러한 현상을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고 합니다. 이전의 강렬한 경험이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죠. 예를 들자면 이전에 중고차를 샀을 때 핸들이 고장나서 고생 깨나 했던 사람이 다음에 중고차를 살 때는 "중고차를 살 때는 핸들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생각해서 다른 부분보다 핸들에 훨씬 더 신경을 쓰는 현상이 있겠네요. 만약 핸들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다른 부분을 소홀히 본다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생기겠죠.
14/11/27 01:42
그쵸 계단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바깥을 돌든 대각선을 돌든 실제 거리는 같습니다.
더군다나 지난 회차, 이번 회차 모두 가운데가 완전히 막혀있었구요. 하연주의 전략의 승리였습니다. 김유현의 멘붕은 그저 덤이었을 뿐... 지니어스 3에서 전략 대 전략의 상황에서 한 사람의 전략이 다른 사람의 전략을 완전히 쌈싸먹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14/11/27 02:0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김유현 입장에서는 5x4에서 3면이 전부 막혀있었죠. 거기서부터 약간 멘붕한것 같습니다. 자기가 하연주까지 가기로 전략을 수정하기에는 너무 손해보는것같고 상대방 실수가 없으면 이기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하연주에게 힌트안주는 선에서 대각선으로 가려고했는데 3면이 막혀버렸었죠. 그때부터 우왕좌왕하면서 길을 잃은 느낌이었어요. 위쪽방향은 하연주와 경로가 겹치고, 대각선 방향은 막히는게 확인된상황.. 글쓴이분 말대로 남은 길은 하연주쪽으로 가는방법밖에없는데 하연주가 오는걸 유심히 안봤던것도같습니다. 하연주가 몇번이나 왔던길일텐데도 갈때 몇번 틀리더라구요.
14/11/27 07:44
좋은 글 잘봤습니다.
데스매치 시작할 때 인터뷰에서 하연주 씨가 "벽을 타고 가는게 좋겠다." 라고 말했는데 이게 상당히 유효한 전략이었습니다.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새로운 칸에 진입할 때마다 3가지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이동해야 하지만 벽을 타고 가게 되면 한 면이 '보이는' 벽으로 막혀있어 2가지 방향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되죠. 김유현 씨는 하연주의 전략을 이용해서 위 쪽 방향으로 따라간 뒤에 위에서 벽을 타고 도착지까지 이동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4/11/27 08:12
하연주씨가 정보를 제공한 순간 그걸 이용해야 하는데 가장 기본인데 그걸 놓치는 순간 김유현씨가 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연주씨도 상대의 루트를 타는 전략은 좋았지만 상대에게 정보를 주는 실수를 했죠.
14/11/27 09:04
말씀하신대로 처음에 하연주씨가 같은 칸으로 접근했던 그 때가 최고의 기회이자 거의 유일한 기회였는데 그 때 상대의 전략을 역이용하지 못한 시점에서 승기가 넘어가버렸죠.. 하연주씨가 벽에 걸린 순간 김유현씨가 그 벽 피해서 냅다 왼쪽으로 가버리고 이후부터 한 턴씩 앞서가는 게 하연주씨 전략의 최대 맹점이였는데(물론 이렇게 돼도 하연주씨가 그렇게 불리한 건 아닙니다. 엄대엄 또는 한 턴 밀리는 정도...제가 하연주씨 전략을 정석이라 생각하는 이유가 이거죠. 리스크가 있긴 한데 그 크기가 작습니다.) 거기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긴 순간부터는 하연주씨도 마음이 참 편해졌을 것 같습니다.
14/11/27 18:04
하연주씨가 마지막 도착점에서 틀렸을때 전 김유현씨가 이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맨붕상태가 심했더군요.. 하연주씨가 김유현씨쪽으로 길을 앞서서 뚫기 시작한 상황에서 한번만 틀리면 김유현씨가 압도적으로 유리한데 그걸 안보고 있었다니 좀 의외였습니다. 전 미인계가 제대로 먹혔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분이 그렇게 다가왔었으면 정색하고 머리 굴렸을겁니다.
14/11/27 18:26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김유현이 하연주가 간 쪽의 길 정보를 다 획득해서 앞서 나가도 김유현은 절반만 간겁니다. 하연주는 이미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파악한 상황이구요. 둘의 골인 지점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세요.
14/11/27 09:19
김유현의 인터뷰에 나온 내용대로라면 지난주에 신아영이 너무 못하는 바람에 김유현은 오히려 상대방의 길을 기억을 안해버렸죠.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이것도 휴리스틱인가요? 그리고 김유현은 애초에 하연주를 신아영과 같은 도시락쯤으로 여겼구요.(이것도?) 차라리 김유현이 이 게임을 처음 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죽은 신아영이 산 김유현을 잡은 꼴인가요..
14/11/27 09:27
사실 제가 앞에서 든 사례들은 휴리스틱으로 인한 오류가 자주 일어나는 대표 유형들일 뿐이고, 대략적인 짐작을 통한 판단들 모두 휴리스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통계학과 전공생인데 전공수업을 듣다보면 기존 함수를 특정 조건 하에 쓰기 편한 함수로 근사해서 증명이나 문제풀이를 이어나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께서 휴리스틱을 활용해서 넘어갈 수 있다는 표현을 쓰시더라고요. 김유현씨가 별 생각 없이 '연주나 아영누나나 뭐 거기서 거기겠지' 정도의 판단을 한다면 그 역시 휴리스틱에 의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판단이 결과적으로 옳은지는 까봐야 아는 것이고 까본 결과 그 판단은 완전 잘못된 판단이었던 걸로... 뭐 하연주 피했어도 오현민이니 그것도 또 문제였겠네요.
14/11/27 10:57
이게 핵심이기도 하죠.
인터뷰만 보더라도 지난주는 길을 외웠지만 외운 길을 활용하지도 않았기에 이번엔 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죠. 확실히 지난주 경험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느낌입니다. 방심도 분명 했고요
14/11/27 11:5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9화에서 멘붕한 김유현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에서 나는 나와 신아영의 길을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경기 결과를 보고 '남의 길까지 외울 필요는 없겠구나'라고 생각해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연주의 길을 역이용해 왼쪽 하단에서 다시 시작할 생각을 안해본 게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 전에는 하연주의 생각을 짐작할 생각도 아예 없었고(이번 시즌 내내 나만 잘하면 된다는게 김유현의 최대 약점이었고, 결국 그렇게 됐죠), 이후에는 멘탈이 아예 터져서 자기 길도 제대로 개척하지 못할 정도가 됐죠. 보시면 김유현이 대각선으로 가는 길을 새로 개척하려고 합니다. 하연주의 길을 이용할 수 없으니까 옆쪽을 안 타고 대각선 쪽으로 향하죠. 멘탈이 터져서 그것도 제대로 못했을 뿐... 윗 댓글에서 유정현vs임요환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확히 그 상황과 같다고 봅니다. 임요환은 유정현이 전화에서 쓴 전략을 그대로 카운터쳤습니다. 하연주도 마찬가지죠. 반대로 유정현과 김유현은 자신이 이겼던 그 길에 대한 맹신이 눈을 가린 셈이고요.
14/11/27 12:47
남의 길을 외울 필요가 없다는 김유현씨의 판단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결정적인 실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도 공유구간의 정보가 상대방에게 넘어가서는 안되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았을 때,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공유구간의 정보가 넘어갔을 때 문제가 되는 경우는 '상대방이 나의 길을 외우고 있을 경우'라는 사실까지 도달했을 텐데.. 지나치게 약한 상대와의 사전 경험이 독이 되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14/11/27 14:17
김유현의 가장 큰 실책이라면 하연주를 신아영과 동급이라고 봤다는 게 아닐지...
그 사이에 하연주는 최선의 정석 전략을 구사했고, 김유현은 불리해진 게임에서 멘붕까지 오며 참패..... 차라리 장동민이나 오현민과 붙었다면 달랐을 거 같아요.
14/11/27 14:25
만약 장동민이나 오현민이 상대였다면 혹시나 하면서 상대 경로 다 외우려 들었겠죠 흐흐.. 이래저래 이번 데스매치에서 하연주는 김유현에게 최악의 상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14/11/27 14:30
네.. 크크.. 더군다나, 한 번 게임 경험한 것도 있고, 포커 플레이어 특성 상 암기에 굉장히 능숙할 것이며, 본인도 공간지각능력은 자신있어 했으니, 충분히 이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튼 뭐랄까 지니어스 시즌3는 처음에는 밋밋한가 재밌는가 하다가.. (전 나름 재밌게 봐왔습니다만) 회차가 지날 수록 뭔가 숙성된 스토리들이 꿀재미를 계속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14/11/29 15:19
김유현이 대각선으로 간 이유는 고정관념에 의한 착각이라기 보다는 규칙 설명할 때 예제로 보여준 미로가 대각선이 최단거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현민과 장동민이 대각선으로 가라는 조언을 해 준 것도 같은 이유였고 보고요.
그리고 김유현이 매몰비용의 오류 때문에 새 판을 짜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하연주가 자신을 앞지른 시점에서 김유현은 작전을 바꿔서 상대 진영 쪽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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