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기다니.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라 좀 어벙벙하네요. 져도 지금까지 선전이 빛이 바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겨버렸습니다.

역시 이탈리아는 강팀이더군요. 예선에서 한국을 상대했던 팀들과 달리 어떻게 하면 이긴다는 것을 확실히 아는 팀인 듯합니다. 한국 언론과 전문가들이 지적을 비웃기나 하듯이 박지성-송종국, 설기현-이영표로 이어지는 측면돌파를 완벽히 차단하고 예선전에서 한국팀이 상대방을 위축시키는데에 큰 역할을 했던 거친 몸싸움을 오히려 우리 선수들을 상대로 하더군요. 전반전에 완전히 페이스가 흐트러진 것은 물론 페널티킥 실패에 이은 심적 부담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이탈리아 선수들의 기술적인 반칙(이건 실력입니다.)과 거친 몸싸움(특히 비에리는 역시..-_-)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듯이 축구 역시 상대적인 경기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역시 상대 선수들이 강하기 때문이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전혀 협력수비가 안 되면서 수비는 1:1 상황에서 계속 뚫리고 공격 역시 공간 돌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엄청난 고전을..

하지만 역시 축구에서 골들어가는건 순간입니다. 이탈리아 수비수의 실책 하나가 88분의 리드를 날려버렸네요.(94년에는 반대로 이탈리아가 16강에서 나이지리아에게 0:1로 지고 있다가 바조가 88분에 동점골을, 그리고 연장전에서 역시 바조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서 이겼지요.) 설기현 선수 그동안 욕많이 먹어서 서러웠는지 골 넣고 거의 울먹일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이후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서 실수로 1:1찬스 한번 준 것 이외엔 예선전의 플레이가 완전히 살아나서 주도적 경기를 했죠.(토티의 퇴장은 논란이 좀 될 듯 합니다.)

어쨌든 기분 좋습니다. 잠이 올런지.. 출근하려면 자야되는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