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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5/28 01:04:10
Name XoltCounteR
Subject [기타] EPL판 갈락티코의 시작?...그리고 고뇌하는 무리뉴
3년전, 초1류의 네임벨류위주 스쿼드 구성보다는, 네임벨류는 비록 2g 떨어지지만 실력은 확실하고, '떡잎이 푸른' 다시 말해 검증이 완전 끝난 A급선수들을 싹쓸이하다시피한 첼시는 지난 2년간의 EPL정복으로 그 성과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유럽 무대에서의 성적은 좀 아쉬었을 지언정 말이다.)

페레스회장시절 지름신이 강림하면 대책없이 일단 '지르고 보자!'라는 식의 갈락티코 정책으로 인해 감독과 서포터들의 맘을 상하게했던 레알과는 달리 첼시의 이적은 의외로(?) 합리적인 부분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첼시는 돈을 엄청나게 많이 쓰는 사치스러운 구단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본인의 경우엔 필요한곳에 적절한 선수영입, 확실한 물량공세등으로 생각보다는(?) 합리적인 구단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줬던 것이 첼시이다. 예를 들어 조콜, 에시앙, 드록바, 마케레레, 로벤등을 영입해올때 레알의 갈락티코 영입 시절처럼 '괜한 영입이다...'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그저 '와...더 강해지겠군...약점이 없잔아!!'정도의 생각이었지...(물론 첼시 역시 사치스런 영입도 몇차례나 있었지만...확실한 센터백과 홀딩맨이든 앵커맨이든 수비형 미드필더가 급한 상황에서도 오웬을 포워드진용에 추가하는 삽질은 하지 않았다고 본다...)

여름은 길고...돈은 남아돈다...
근래의 몇년간 첼시의 서포터들에겐 아름다운(?) 이적시장이 문을 연지 1주일이 지났다.
지난 시즌 내내 러브라인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던 발락-첼시라인은 결국 공식 발표를 해버렸고, 밀란의 공격에 끝엔 늘 가장 큰 존재감을 주던 쉐브첸코 역시 밀란과 결별을 선언, 첼시와 염문을 뿌리고 있는 중이다.
이적시장이 시작됨과 동시에 첼시가 이 정도 임펙트가 있는 영입을 해줄것은 사실 예상된 바이긴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첼시의 행보에 다른 의미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동안 첼시의 스쿼드 구성의 행보를 살펴보면 '검증이 끝난 미래가 거의 보장된 월척들'을 쓸어담아버리는 식의 이적이었다면, 올해의 이적시장에서 첼시의 움직임에는 그야말로 월척을 넘어서 포경선을 몰고있다는 느낌이다.

이적시장은 아직도 까맣게 남았지만 일단 SWP, 구디, 델, 크레 등은 내년전력에서 제외된 상태인듯하고 (갈라스가 수차례 다른 클럽들과 연결되고는 있지만 아마도 잔류하리라 본다...) 첼시의 영입 리스트에 올라와있는 발락, 쉐브첸코, 카를로스가 무리없이(?)영입이 완료된다면 확실히 첼시스쿼드의 무게감은 더 해질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묘한 이질감을 느낀다. 영입이 이미 완료된 발락, 사실상 첼시외엔 합당한 대우가 불가능한 쉐바, (본인은 안 올것같다고 보지만) 카를로스등은 그동안 첼시의 스쿼드 구성 공식과는 다른 '최고 수준의 네임벨류와 실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고 보여진다.(카를로스의 경우는 내리막임이 확연히 들어나긴 하지만...)
이것을 EPL판 갈락티코의 서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필자의 과대망상인 것일까....?

요즘 첼시의 영입행보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사실 이번 시즌 첼시의 에시앙-마케레레 듀오는 세계최강급의 장악력을 보여줬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럽무대에서 이 라인을 막아낼 경우 램파드의 고립이 의외로 약점으로 들어났던 첼시이기도 하다. 과거 아스날의 비에이라-질베르투 라인...그리고 올시즌 유벤투스의 비에이라-에메르손 라인이 가진 '사기스런 장악력에비해 떨어지는 창조력'이라는 공통분모가 첼시에게도 겹쳐보이는 것은 아마도 에시앙-마케레레 라인 역시 점유율은 보장해줄수 있지만 킬패싱과 중거리슛팅 등 공격에서의 '창조력'결여라는 문제를 첼시 역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거리 슛만 좋아도 비에이라는 완전 무결한 미드필더일텐데....)
이러한 '홀딩'은 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조금 떨어지는 라인에 활력을 넣기위한 방법으로 발락을 선택했다면 사실 좋은 영입이라고 생각한다.

포워드진용의 경우 올시즌 첼시가 구성했던 4-3-3라인의 최전방에 위치했던 드록바는 사실상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본다. 이타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던 드록바이지만 쓰리톱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그는 모든것을 '골'로 말해야하는 자리에 있다. 리그 최고수준의 화력지원을 등에 업고있는 드록바의 올시즌 성적은 사실 그리 탐탐치 않아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쉐브첸코의 영입...이 역시 좋은 영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발락과 쉐바가 추가된 첼시의 차기시즌 전술 운용은 어떨까...?
올시즌과 같은 4-3-3이라면 최전방 원톱의 위치를 쉐바와 드록바가 나눠서 맞겠고 3자리인 미드필더진을 에시앙, 마케레레, 발락, 램파드가 시즌내내 돌려가며 자리를 맞을 것이다...(정말 사치스럽구만....)
그러나 이 경우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첫째, 서브로 쓰기엔 너무 성장해버린 드록바가 문제다... 만약 쉐브첸코가 성공적인 EPL정착을 한다는 가정하에 지난 시즌에 준하는 성적만 내줘도 드록바는 벤치행인데, 드록바가 이게 과연 성에 찰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드록바는 차차기시즌엔 주전자리가 보장되는 팀으로 이적은 생각하게 될것은 자명한 일이고 이것은 이번 이적시장에 나온 크레스포의 전례를 답습하는 결과다.
둘째, 3명의 미드필더를 두는 4-3-3에서 발락과 램파드가 공존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실 발락은 수비가담이 뛰어나고 다이슬러가 천재소리 듣던 시절만해도 뮌헨은 발락은 수비형 미들로 돌릴 생각을 할만큼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하긴 하지만 그럴경우 그의 공격재능을 버리는 것이 되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자니 램파드-제라드처럼 역시너지 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혹자들이 생각하는 4-2-2-2형태의 구성은 어떠한가?
마케레레-에시앙,발락-램파드의 2-2라인의 미드필더를 구성하고 드록바와 쉐바를 투톱으로 내세우는 구성은 상상만해도 황홀한 전술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4-3-3의 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첫째, 지금 한창 잘나가는 로벤, 약간 하향세를 그리긴 하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윙어인 더프, no.10 조 콜 은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다...4-2-2-2는 위어를 배제한 전술이기 때문이다. 그남아 조 콜은 본래 부터 윙어출신은 아니기때문에 미들진에 합류할수 있다 할지언정 로벤과 더프는 포워드와 미들 어느한곳도 만만해보이는 곳이 없다. 4-2-2-2는 로벤과 더프를 완전히 배제해버리는 전술이다.
둘째, 4-2-2-2는 올시즌처럼 마케레레와 에시앙을 시즌내내 풀로 돌려줘야하는 전술인데 아무리 체력적으로 훌륭한 마케레레지만 이제 그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당장 발락과 쉐바의 영입만으로도 머리가 아픈 경우의 수가 수없이 나오는데 이는 흡사 피구가 있음에도 베컴을 영입하던 레알의 모습과 묘~하게 겹치는 면이 없지 않다.(결과적으로 피구를 내보내면서 일단락 되었지만....)
무리뉴는 아마 고뇌하고 고뇌해야 할것이다. 이런 행복한 스쿼드가 가지는 딜레마는 결국 올시즌 SWP와 구드욘센이라는 똘똘한 플레이어를 내보내게 되고, 차기 시즌에도 차차기 시즌에도 이러한 대형 선수 영입이 반복된다면 양질의 플레이어가 거인에게 등떠밀리듯 방출당할텐데 이것은 선수들과 구단사이의 '로열티'형성에 긍정적일리가 없다.(자신이 조금만 늙고 조금만 부진해도 전혀 기다려주지 않고 자신의 경쟁자를 덜컥덜컥 영입해 대는 구단에 충성심을 느낄수 있겠는가?)

올시즌까지의 첼시의 행보는 그래도 아직까진 나름 합리적인 면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허나 첼시는 이 점을 기억해야한다. 성적이 가장 중요한 빅클럽도 결국 사람이 만들었고 사람이 플레이하고 사람이 운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힘...그것이 바로 팀스피릿이고 팀의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내고 있는 첼시지만 갈락티코의 암운이 도는 불안감을 왠지 나는 지울수가 없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나의 불안감은 쓰잘데기 없는 걱정일수도 있다.
무리뉴가 수차례 자신이 구상하는 최고의 미들라인은 '발락-램파드'라고 했던 발언들로 미루어 보아 차기시즌 또 한번 마법같은 시즌을 보여줄것으로 기대되는 첼시다. 세계최고의 스타들을 톱니바퀴처럼 맞춰낸 무리뉴 아닌가?

부디 무적함대의 전처를 밟지 말고 끝없이 강해지는 로만군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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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06/05/28 02: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첼시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좋은 선수들을 골고루 사용해야 하니
더 고민이 되더라구요
06/05/28 02:47
수정 아이콘
람파드 발락 두 공격 미드필더가 빠른발도 아니고 와이드하게 플레이 하는 선수도 아니고 심지어 킬패스를 남발하는 선수들도 아닌데다
풀백들이 오버래핑이 특급도 아니니 결국 중앙만 틀어막아버리면 끝이라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네요
차라리 4-2(발락-마케)-2(윙어2)-2(투톱) 이 낫아보임...
뒹굴이
06/05/28 04:31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의 무감독님을 생각하면 이 문제도 잘 해결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발락과 램파드 를 그렇게 쉽게 틀어막아버릴거 같지 않은데요.
풀백들은 올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잖아요. 갈라스는 공격수다 라는 말을 들었고 페레이라도 꾸준히 모습을 보였고 델오르노는 수비에서 삐끗했지만 공격력이야 좋은 선수고 임대복귀할 브릿지는 잉글 국대.. 이정도면 특급 풀백 아닐까요? 갈라스는 첼시가 잡으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고 델오르노와 브릿지를 내년에 경쟁 시킨다는데 두고 봐야겠죠.
람파드는 지금 첼시의 상징처럼 되버렸는데 빼기는 쉽지 않을듯 합니다.괜히 람반장이겠어요
Grateful Days~
06/05/28 06:05
수정 아이콘
감독만 안바뀌면 선수장악과 전술효용성엔 문제가 없을겁니다.
새벽오빠
06/05/28 08:53
수정 아이콘
추게로(응?)
06/05/28 09:47
수정 아이콘
천하의 발락-람반장이 중앙에서 틀어막힐거란 생각은 거-의 안드네요. 둘다 그리 이기적인 (볼을 오래 소유하는) 선수들이 아닌데다, 피지컬은 왠만한 홀딩같은 선수들입니다. 어떤 팀과 만나도 중앙에서 처발릴 미드는 아니죠. (마홀딩 혹은 에시앙이 서포트하는 이 미들이 중앙에서 밀릴거란 생각은 더더욱 하기 힘드네요.) 유럽 어떤 클럽도 람반장을 벤치에 둘거란 생각은 안듭니다. 괜히 무링요가 '람반장이 넘버원 미드다' 라고 추켜세우는게 아니죠. 무링요는 자기가 데리고 있는선수라고 립서비스하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06/05/28 09:55
수정 아이콘
하긴 바르샤 팬들이 그렇게 자랑하는 바르샤의 중원이, AT마덕리와의 in 누캄프 경기에서 우주관광 탄 기억. 유베팬들이 세계 최강이라던 에메이라 라인이, 밀란과의 어웨이 경기와 홈 경기에서 두번이나 리노에게 처발렸던것을 생각하면 알수없는것이긴 합니다.
06/05/28 10:2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팀 구성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글이네요^^
후..물론 막강한 자금력 하의 묘미이지만..
맨유는 어쩌나요 ㅠ_ㅠ
뢰탭옵하
06/05/28 15:43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FM을하면서 자주이런고민을하는데..

어쨰뜬
마법사무링뇨의
전술이뭘지 궁금해지네요
ChojjAReacH
06/05/29 00:05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도 FM통해서 05-06 시즌 전에서부터 첼시 팬이었는데..
실제로 하는거 보고 완전 팬 되버린..
어쨌든 내년에도 무링요 감독께서 잘 해주실거라 믿고 있습니다.

----↑------세브첸코-------↑---
---로벤------------------조콜---
↑------발락------램파드------↑
│----------마켈렐레----------│
델오르노--테리--카르발요--갈라스
--------------체흐--------------

내년엔 대략 이런식?? (FM....)
XoltCounteR
06/05/29 11:14
수정 아이콘
ChojjAReacH님//
저도 그 진형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여기고는 있습니다만
마케레레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전술이고...(올해 마선생도 34일껄요?)
올시즌과 같은 볼점유율을 보장해줄지는 미지수라서...
게다가 무리뉴감독은 일단 확실한 점유율을 바탕으로한 지공을 선호하는 감독이라...
지금의 더블볼란테를 포기할지도...미지수...'_';;
그렇다고 발락을 센터미드필더로 돌려서 마선생과 램파드의 가교역할을 시킬지도....미지수...'_';;(즉 지금의 에시앙보다는 더 공격적인...)
지켜봐야겠네요...
근데 무리뉴는 왠지 실망감을 주지 않을듯...ㅎ잘하겠죠^^
리드비나
06/05/29 13:42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너무 배부른 소리일꺼라 생각했는데 좋은글을 읽으니 이럴수도 있게꾸나란 생각드네영
XoltCounteR
06/05/29 17:45
수정 아이콘
덧붙여...이건 완전 제 사견입니다만...
가장 대표적으로 4-2-2-2를 쓰는 팀은 바로 브라질 국대죠...'_';;
브라질의 미들진은 에메르손-제호베르투라는 경기의 리듬을 풀어주는 선수와 호나우딩요-카카라는 경기의 템포를 올려주는(경기 리듬을 비틀어주는) 좋은 조합이라 기대가 됩니다만...

에시앙-마케레레-발락-램파드...이 넷의 경우 돌파를 통해 팀의 템포를 올려주고 동적인 공격을 해줄수 있는 자원이 없습니다...
이것 또한 제가 첼시의 4-2-2-2에 회의적인 이유이기도 하구요...
정적인 것과 동적인것...모두 중요합니다만 활동량과는 무관하게(활동량은 이 4명의 미드필더들은 최강이죠...)경기의 리듬을 올릴수 있는 볼러가 없습니다...'_';;

지금 현재 첼시에서 이런 역할을 맡아주고 있는것이 로벤과 조콜인데...
ㅅㅂㄻ라인을 모두 돌리는 4-2-2-2는 이게 불가능에 가깝다 보니 경기가 답답해지고 패싱에만 의존하는 전술이 될수 있다는 점이 의문이라는 거죠...'_';
06/05/31 00:05
수정 아이콘
하하... 꽤 오래 전부터 CM, FM을 통해 느껴오던 제 고민과 비슷하네요..
돈은 점점 남아돌고 선수는 꽉차있고 이적시장에 네임벨류 A++인 선수보면 바로 사오고 싶고 사오고 나면 전술이 바껴야 하는 압박...
그러다 전술 상성때문에 약체에게 덜컥 지고났을때의 압박...
그리고 혹시나 주전 한명 부상당하면 좋아라 하는 내모습의 압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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