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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6/15 00:04:57
Name 몽땅패하는랜
Subject (잡담) 기분이 울적해서 시 한편 올립니다^^:::
관심 밖
      박상천님

멀리 산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서서
겨울의 추위를 생각하다가
나는 보았습니다
그 산 속에서 서성거리는
하얀 토끼 한 마리

우리들이 난로불이나마 쬐고 앉아 있을 때
눈동자 빨간 토끼는
축축하고 추운 산 속에서
이 겨울을 지낼 것입니다
우리들이 호주머니 속에서
잔돈 몇 푼 만지고 있을 때
도토리를 찾아
눈밭을 뒤척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관심 밖
아, 우리들의 관심 밖
겨울은 우리들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
그 곳에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너와 내가 서로의 관심 밖에 있을 때
너와 내가 서로의 겨울인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들의 관심 밖의 공중에는 아직도
눈보라가 된 이 겨울의 하얀 토끼들이
무수히 무수히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좋은 생각2001.1월호에 실린 시입니다)

오늘 하루 게시판을 보고 있자니 우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릴 것 없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 오가는 것을 보니(다른 사이트의 게시판도 마찬가지이지만요^^) 잘난 것 하나 없는 제가  괜히 안타까와서 주제 모르고 여기저기 답글도 달아보고 쪽지도 보내보았습니다(지금 생각하면 후회막심입니다).
그렇다고 이 시를 뭐 지금 상황에 빗대어 올린 것은 아니구요. 그냥 우연찮게 읽다보니 마음이 따사해지더군요. 고구마 굽는 화로 곁에 앉은 기분처럼요
지금 이 시간 게시판에 접속하신 많은 분들에게 그냥 이런 따스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도 괜찮다 싶어 올려봅니다.(마음에 안드셔셔 더 화가 나시면 어쩌죠 ㅠ.ㅠ)
가입한 지 한 달이 조금 안 되는 기간이지만 여기서 많은 좋은 글들을 읽고 감동하고 즐겁고 안타깝기도 한 여러 가지 경험을 겪고 있습니다.
운영진 여러분들, 이런 좋은 사이트를 운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공룡님, 해원님,  후추에서도  좋은 글을 올리시는 두더지님 좋은 글 정말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빛노을님 혹여 제 쪽지에 더욱 마음 상하셨을까봐 걱정이 되는군요. 다른 뜻은 없습니다. 혹 오해가 있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또 다른 많은 피지알 회원님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꼭 떠나는 분위기 인데 그건 아닙니다^^)
제 글에 좋은 답글 올려주신 분들(특히 틸드님(맞나?)께서 주신 답글은 정말 기분좋은 답글이었습니다)
이제 힘든 하루가 어제로 변했군요. 오늘은 좋은 얼굴로 많은 좋은 글들을 읽으며 웃음짓고 싶습니다.(다만 자꾸 피지알을 들락거리느라 꿈꾸는 습작소설의 진행이 지연된다는 ㅠ,ㅠ)
   참 Bar Sur님을 빠뜨렸군요!!!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생판 모르는 인간이 왜 내 이름을 부르며 친한 척 하느냐!라고 기분 상하시지는 마십시오. 전 그냥 여러분들의 글이 좋아서 나름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려고 하는 것이니까요.
그럼 좋은 휴일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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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marion
03/06/15 00:21
수정 아이콘
몽땅패하는랜덤님도 즐거운 휴일 맞이하세요.
그리고 시 잘 읽었습니다.
왠지 마음 한 구석 뜨끔하고 찔려버렸내요[웃음]
03/06/15 01:03
수정 아이콘
저는 습작 소설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중 3때부터 3년간 계속해 오다가 고3 때 겨우 단편을 하나 완성했다죠?(웃음) 어떤 일이든지 마찬가지겠지만, '꾸준히'가 중요합니다. 특히나 소설의 경우에는 꾸준히 하지 않았을 경우에 생각의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 글을 계속 쓰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다른 생활을 아예 접으라는 건 아닙니다.(웃음) 단편이라면 기간을 정해두고 거기에만 매달리는 끈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장편이라면 정말 고된 작업이 되겠지만요. 저도 곧 그런 작업에 돌입해야 하겠군요. 서로간에 건투를 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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