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EMP, EMP 하다가 뒤에 쇼크웨이브까지 붙이니 어색하군요.

테란의 마법들 중에서 뛰어난 유용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쓰이지 않는 마법이 EMP라고 생각합니다. 메딕의 경우는 옵티컬 플레어 가끔, 레스토레이션은 손꼽아 셀만큼 쓰이지만 하나씩 걸어줘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죠. 손이 많이 가니까요. 고스트의 락다운. 정말 좋은 기술입니다. 대 플토전 캐리어에게 사용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죠. 하지만 워낙 하이크테크를 요구하는데다가 가스의 압박이...

예전에 메카닉 테란을 운용하는 리플들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왜 메카닉 테란은 업그레이드에 소홀할까? 캐리어가 뜨기 전에는 아머리 짓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정말 초중반 타이밍으로 밀어야 하는 메카닉 테란으로서는 아머리와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는 돈이 아까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플토의 유닛들과의 싸움에서 점진적으로 밀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최근에는(솔직히 최근은 아니죠) 물량전에 능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메카닉유닛의 업그레이드를 충실히 해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테란유저들이 업그레이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죠. 조금만 장기전으로 가면 공3 방3 의 시즈탱크를 종종 보기도 합니다.(얼마 전 임요환 선수와 도진광 선수의 경기도 업그레이드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죠.)

메카닉 테란에 대응하는 프로토스의 전략이 계속 발전하면서 이제는 테란도 새로운 카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 메카닉 테란이라면 이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겠죠. 업그레이드를 2단계 이상하기 위해서는 싸이언스퍼실리티가 필수적입니다. 물론 테그상 스타포트도 있어야겠죠. 그렇다면 조금만 가스를 나눠서 베슬을 뽑고 EMP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에...그 가스로 탱크 뽑는게 낫지."
"가뜩 가스부족한데 베슬뽑고 업그레이드할 돈이 어딨나?"

라고 하실분이 분명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단 생산만 한다면 중반 이후 물량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중후반 물량싸움에서 테란에게 가장 껄끄러운 유닛은 질럿과 하템입니다. 질럿이야 워낙 유명하고 천천히 전진하는 형태가 아닌 이윤열식의 탱크 웨이브를 할 때는 하템의 싸이오닉 스톰이 정말 강력합니다.

하지만 질럿과 하템에게 EMP를 날릴 수만 있다면 정말 승부를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습니다.

EMP를 첫번째 타이밍 러쉬에 준비하는건 불가능하고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패 이후 천천히 조여나갈 때, 아님 물량으로 한방에 밀때 베슬이 있다면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앞으로 메카닉 테란이 더 발전할 방향이 있다면 베슬의 활용이 아닐까요?

이렇게 말한 저도 실은 가스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낍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빠른 섬멀티나 극단적인 트리플커맨드입니다. 물론 도박적 전략이고요. 베슬을 쓰기 위해서 도박적인 전략을 쓴다는 비합리적인 면도 있고요.

어찌되었던 저는 가능성을 말하고 싶습니다. 정말 거한 물량전을 하려는 테란이라면 베슬하나 정도 조합해주는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