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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10 20:04:47
Name 온리시청
Subject [감상] 2003 마이큐브 스타리그 결승전
박서 때문에 스타를 보게되어서 처음에는 테테전을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다 테란의 중흥기를 맞아 테테전을 너무 자주 보게되어서 질릴때쯤 되니 조용호, 홍진호, 박경락 선수의 저그 대 저그전을 보면서 저그전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는 플토 대 플토전을 본적도 별로 없거니와 가끔 봐도 맨날 중앙 힘싸움밖에 안나오는 것 같아서 별로 안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예전 첼린지리그 1위결정전 ‘강민 vs 박용욱’ 경기를 보고 난뒤에는 ‘조금 볼만한데?’라는 생각이 들다가 이번시즌에 들어서 초반부터 치열하게 치고받고 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플토 대 플토전도 즐겨보게 되었습니다.....결국 모든 경기를 좋아한다는.....쿨럭~~
암튼 이번 결승전도 기대가 되더군요....

제가 결승전을 보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말을 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직까지 스타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제가 보는 관점이 다른분들과 많이 다르고 틀릴지 모르니 이해해주세요...

제가 강민선수의 대 플토전 시합을 보면서 느낀점은 대부분 상대보다 멀티를 조금 빠른 타이밍에 가져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상대적으로 병력이 적은 타이밍을 전략과 컨트롤로 넘기죠....
정말 어제의 드라군 컨트롤은 예술이었습니다.
저 몸치가 저렇게 부드럽게 움직이다니....놀랬습니다....+_+

강민선수에게 제일 아쉬운 시합은 1차전일 거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내 앞마당 언덕을 장악당했지만 넥서스에 피해는 없었고 멀티도 빨리 가져갔기 때문에 그 때까지 캐놓은 자원도 있었고, 상대방의 멀티는 파괴했으면 약간은 수비에 치중하고 체제전환해서 잡아놓은 승기를 이어갔었으면 아마 1차전은 강민선수가 승리할 수 있었을 겁니다.
첫 번째 리버에 의한 피해는 금방 복구했지만 이후에 다크템플러에 드랍에 의외로 너무 많이 휘둘리더군요...
1차전을 내주면 박용욱 선수는 심리적으로 많이 쫒기게 되었을 테니 강민선수에겐 너무 아쉬운 1차전이었죠....

반대로 2차전은 박용욱 선수가 너무 신내다가 역전을 당했죠...
첫 리버가 성공한 이후 강민선수 입구에서 달려들게 아니라(김도형님은 안된다고 하셨고 엄재경님은 이때 3분의 1만 줄여줘도 성공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이 병력은 그대로 본진으로 회군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리버, 셔틀을 생산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이니(실제로 싸움도 제대로 못하고 죽은 병력이 많았습니다.) 본진으로 후퇴하는 동안 본진에서 생산되는 병력과 추가해서 싸웠으면 쉽게 막았을 거고 이후에 추가되는 물량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으니 그 순간의 선택이 승부를 갈랐다고 봅니다.
그 순간에 다시 한번 리버공격을 가는 것과 상관없이 입구에서 병력을 손실한 것이 너무 크게 작용한것 같습니다.

3차전은 박용욱선수의 파일런 & 게이트 러쉬가 승부를 결정했다고 봅니다.
이것은 엄재경님이 너무 설명을 잘 해주셨으니....^^;;

4차전은 게릴라에 집중한 나머지 중앙장악의 중요성을 간과해버린 강민선수의 전략선택의 실수라고 봅니다.
강민선수의 셔틀이 틈새를 찾으러 방황하는 동안 박욕욱 선수의 셔틀은 중앙에 게이트를 건설할 프로브를 날라주고 있었죠....이게 승부를 결정지은 것 같습니다.
물론 게릴라를 성공하는 전술의 운용은 아주 훌륭했지만 결과적으로 박용욱선수에게 비슷한 피해를 입었고 박용욱선수의 수비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강민선수에겐 패러독스에서 다크아칸은 악몽이 될 듯 합니다....
다음에는 맞다크아칸을 해보시면 어떨지???

말 해놓고 나니 어제 엄재경님이 말씀하신것과 거의 흡사하군요....^^;;
그냥 게임정리였다고 생각해 주세요....^^

온게임넷의 결승전 진행에 대해서는 평균점을 주고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때문인지 몰라도 온게임넷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특별전이 별로 어필이 안된 것 같고 예전에도 자주 느꼈지만 경기중에, 그것도 교전이 막 일어나서 중계진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순간에 화면에 나오는 것은.....관중석....그것도 카메라가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왜 항상 중요한 순간에 그러는지.....-_-;;
그럼에도 훌륭한 선수들과 중계진이 게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김도형님....‘합의했죠’, ‘다 말했습니다..’....원츄...>.< )

어제 결승전에서는 전체적으로 컨트롤은 강민선수가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적 선택도 크게 잘못된 것 같지 않구요...
단지 박용욱선수의 ‘힘’과 ‘집중력’이 아주 조금이나마 우세했다고 생각이듭니다.
좋은 경기 만들어주신 두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박욕욱선수 축하합니다.
강민선수 오늘의 실패를 잊지않겠다는 말씀대로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 보여주세요....^^


P.S. 이미 결승전에 대해 많은 글이 올라온 것 같은데 이미 써놓았던 거라 올립니다...(제 글을 죽일 수는 없어서....ㅠ.ㅠ) 식상하시더라도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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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10 21:1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승패를 떠나 좋은 경기 보여주신Nal_rA와 Kingdom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hardcore_z
03/11/10 21:18
수정 아이콘
본문과 연관은 있지만 별 관계가 없는 댓글을 하나 달겠습니다^^조금전에 sbs 스포츠뉴스에 어제 결승전얘기가 나오더군요.잠깐 지나가는 형식이 아니라 취재도 제대로 했더군요.결승전경기장면,관중석모습,관중입장모습,특별전경기모습,임요환선수 취재 등등..그리고 야구시즌과 비교하는 잠실구장의 어제의 열기와,바둑과 비교한 프로게임계의 저변확대 등등..그리고 게임중독문제의 대처방안을 제시한다면 앞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을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전 개인적으로 공중파던지 케이블이던지 방송국을 비롯한 언론매치를 벼로 좋아하지도 않고 신경도 잘 쓰지 않습니다만..어쨋든 공중파에서 프로게임계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를 보니 기분이 꽤 좋더군요^^앞으로 더욱더 발전하는 프로게임계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혜영
03/11/10 21:18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저의 생각과 비슷하시군요^^
패러독스에서 강민선수가 조금더 모았다가 본진드랍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요. 강민선수가 2:1로 뒤져있는 상황이었고..
마음적 여유가 조금은 없었다고 보여지네요.
중앙을 뻿기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너무 휘둘리신듯요.
아쉬웠던 부분들도 많았지만.. 명경기들이었고.. 재밌게봤네요.
hardcore_z
03/11/10 21:20
수정 아이콘
아!그리고 기왕 취재하는거 우승자의 인터뷰도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습니다^^
불가리
03/11/10 21:24
수정 아이콘
온리시청님 글 잘 읽었습니다. 동감하는 내용이네요~ 완벽하진 않았더라도, 정말 많은 준비를 한 결승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TheInferno [FAS]
03/11/10 21:45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요... 제목 잘못쓰셨네요. 마이큐'브'입니다. ^^;
온리시청
03/11/10 21:57
수정 아이콘
헉....죄송....수정하겠습니다....^^;;
03/11/11 00:50
수정 아이콘
햐~ 정말 스타를 한번도 안해보셨나요? 거의 천연기념물 이시군요~!! (적어도 스타 방송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는..)
못다한이야기
03/11/11 01:45
수정 아이콘
경기 내용에 있어서는 대부분 공감하고요^_^.. 개인적으로는 악마의 "준비"와 "기싸움"의 승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체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에 있어서, 악마는 날라의 플레이를 잘 그리며 그에 대한 카운터를 하나 하나 준비한 느낌인 반면, 날라는 악마의 플레이 이미지에 대해서, 결과적으로는 틀린 방향으로 예상을 해온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특히 2차전의 숨긴 로보틱스는 비록 날라가 따낸 경기이긴 하지만, 오히려 전략적으로는 완전히 허를 찔린 꼴이었죠. 그 이후 더 자신감이 붙은 듯 매너 씨리즈도 팍팍 해가며, 자유롭게 찌르고 빠지는 악마의 모습.. 결국 날라가 많이 쫓기는 듯한 인상이였습니다. 패러독스에서도 조금은 흥분한 듯한 플레이가 있었죠(물론 처음의 템 드랍 셔틀 격추에서 이미 많이 접고 들어갔지만..).. 어쨌든 경기 참 재미있었습다~ 무엇보다도 악마의 조용하고 은근한 독기와 승부욕 + 잠재력 그리고 날라의 패배 후의 멋진 얼굴과 왠지 더 센 선수가 될 것 같다는 느낌.. 을 갖게 된 결승전이었습니다.~.
p.s : 악마의 그간의 마음 고생과, 그의 주위 분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그래도 아직은 프로게임계에 "정"이란게 크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감동이에요 ㅠ.ㅠ...-_-;
온리시청
03/11/11 10:33
수정 아이콘
못다한이야기님 말씀대로 박용욱 선수는 승패와 상관없이 모든 경기에서 자신이 준비한 전략을 성공시킨것이 자신감으로 이어진것 같습니다.
그것이 결국 강민선수에게 압박감을 준것이겠죠....

Schol님// 천연기념물 까지야....^^;; 스타를 워낙 늦게 관심을 가졌고 제가 조금 매니아적 성향이 강한 편이라(노는 쪽에 집중력은 장난 아닙니다...-_-+) 인생 망가질까봐 아직까지 꾹~ 참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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