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7/27 02:55:59
Name 처음
Subject 진정한 팬이 되기 위하여...
언제부터인가 스타라는 게임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자의가 아니었고 좋아하기는 커녕, 남편이 스타하는 걸 지긋지긋해 했죠.
남편이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게임이란게 이런 매력이 있구나 느낄즈음엔  저 역시 스타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동수 선수의 팬이 되었습니다.
올해 4월 남편이 사업을 정리하고 (망했음~ㅠ ㅠ) 컴퓨터를 집으로 들고 오자마자 김선수의 카페에 가입하고 피지알에도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팬이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듯 합니다. 일반적인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 역시 그렇겠지만, 프로게이머의 팬이 된다는 것은 더욱 그러한듯 싶군요.

김선수가 랜덤전을 하고나서 그의 카페에는 하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짐작하시듯 실망스럽다는 내용의 글이었지만 저는 그 글을 읽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니 좋았다고 표현하기엔 부족한 뭔가 충만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그 글의 말미에는
"나는 냄비팬이 아니며, 이기는 게이머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김동수 선수를 보며 실망할 일이 종종 있겠지만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며 또 김동수 선수에게 걸고 있는 기대를 포기하지도 않겠다"는  내용이 써 있었습니다.
저는 그 랜덤전을 아무 생각없이 재밌게 본 사람이었기에 그 이후의 반응에 대해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습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수선이지 하고 잠시나마 생각 했었는데 저걸 읽고나니 부끄러워 지더군요.
한 프로게이머의 행동에 대해 팬들은 게이머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 같은걸 보고도 다르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실망했을 수도, 재밌을 수도, 대수롭지 않을 수도....
프로게이머 역시 팬들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팬들이 원하는 정정당당한 정면대결을 외면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어떤것을 위해 팬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게이머와 팬 모두에게 실망이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그 무엇이 남겨질 겁니다.
그렇다면 한가지 숙제가 남겨집니다. 서로의 다른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가 바로 그 숙제겠지요.
진정한 팬으로 남고 싶은 저는 인정하기로 결정합니다. 존중하기로 결정합니다. 나아닌 다른 사람들이 내 생각과 똑같이 해주길 바라는 것은 과욕이며, 이미 실현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팬들은 게이머에게 충고도 비판도 격려도 할 수 있으며, 게이머 역시 사람이기에 때론 어긋난 선택도 실수도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당신의 이런 모습에 실망이야 하면서 훽 돌아서는 게 아니라 실망했지만 당신에게 건 기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팬의 모습...이것이 제가 바라는 팬입니다.
그리고 조금 과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팬따윈 필요없어(물론 모든 프로게이머들은 그렇지 않겠지만)가 아니라 그들의 다양함을 인정할 수 있는 프로게이머의 모습....이것이 제가 바라는 "그"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2/07/27 03:47
수정 아이콘
빼먹은 말이 있어서 댓글로 답니다.
팬들의 다양함을 인정할 수 있는 김동수 선수가 되길 바라지만 선택은 항상 마음이 시키는대로.... 다른 사람 눈치 보지말고 소신있게 하시길 바랍니다.
궁금플토
02/07/27 09:25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를 보고..딱 이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애증이 교차한다고나 할까요.. ㅡㅡ;(이상한 오해하심..)
저또한 냄비팬이라면 제기준으로는 이번사건으로
돌아섰을텐데..
어제 경기를 보고는..정말 가슴이 아팠고, 아쉬웠습니다.
정말 겜으로 모든걸 말하셨으면 하고,
보란듯이 이기시기를 바랬습니다.

예전의 게이머파티인가요? 연수원애서 보인 그 모습은 분명
아닙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때의 자신감을 회복하셨으면 합니다.
02/07/27 10:01
수정 아이콘
사실 요즘의 김동수 선수는 왠지 모르게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것 같아 그냥 보기에도 버거워 보였거든요.
그러다가 벌려놓은 일은 많고 어느것도 확실한 것은 없고 ....
그럼 많이 지칠텐데, 걱정 스러웠죠.
지금도 맘 고생 꽤나 하고 있을듯...
다 털어버리시고 좋은 경기 보여주심 좋겠네요.
궁금플토님 말씀처럼 게이머는 게임으로 말하는 거니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402 어제 본 '그것이...' 광신도에 열 받으신분만 보세요...^^ [6] 김태윤1382 02/07/28 1382
4400 프로게이머와 NBA스타.. [9] 마요네즈1743 02/07/28 1743
4399 김동수 선수대 박정석선수 랜덤전은... [1] 이현우1525 02/07/28 1525
4397 김동수 대 박정석(?)... [6] 요정테란마린1423 02/07/27 1423
4396 불법복제에 대한 한 기자의 단상. [15] 낭천1375 02/07/27 1375
4395 [잡담] 김동수-박정석 랜덤전에 대한 단견. [18] addict.2213 02/07/27 2213
4394 아비터와 캐리어 [19] 김연우1653 02/07/27 1653
4393 네오 엠파이어에 대해 ....... [4] 박지헌1533 02/07/27 1533
4392 김동수 vs 베르트랑전의 의문점... [2] 박지헌1795 02/07/27 1795
4391 아아...최프로.... [1] 설탕가루인형1370 02/07/27 1370
4390 [잡담] 워3에 대한 단상. [8] addict.1594 02/07/27 1594
4389 워3를 하는 이유... 레인1500 02/07/27 1500
4385 제가 지금 테란억압맵을 만들고 있는데... [10] 로베르트1247 02/07/27 1247
4384 김동수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랜덤전.. [23] 감각테란1726 02/07/27 1726
4379 김동수선수나 박정석선수나 겜비씨에서의 랜덤전 때문에.. [1] 요정테란마린1556 02/07/27 1556
4378 베르트랑 그는 아마도.... [6] 이세용1738 02/07/27 1738
4377 워3 에서도... [3] Rodeo_JunO1307 02/07/27 1307
4376 온겜넷 16강 남은 경기중에 가장 기대되는 매치... [5] 두번의 가을1555 02/07/27 1555
4375 진정한 팬이 되기 위하여... [3] 처음1288 02/07/27 1288
4374 바로뒤에서 지켜본 김정민, 박정석 선수 경기 후기. [6] 하수태란1936 02/07/27 1936
4372 현재 A매치 본선전적 다승, 승률, 전적 Top 10 [2] Dabeeforever2199 02/07/27 2199
4371 기억에 남는 랜덤전 국기봉테란:김대기저그 [1] 민경진1443 02/07/27 1443
4369 요새 김동수 선수 너무 안타깝네요 [8] 질럿캐리어잡1651 02/07/26 165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