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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9/14 05:58:38
Name 人形使
Subject [眞잡담]스타크래프트와 인간성
예전에 평화운동을 하던 선배가 스타크래프트를 하면 안된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선배의 요지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쟁시뮬레이션게임(커멘드 엔 컨커, 삼국지 등)은 인간의 호전성을 높이기에 평화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선배의 그 주장에 대한 제 반론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게임은 단지 게임에 불과하다. 장기나 바둑의 승패에 개인적인 감정을 이입하지 않듯이 스타또한 그렇다. 단지 장기나 바둑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룰이 존재할 뿐이지 그 또한 하나의 게임에 불과하다고. 그런 게임에 사사로운 감정을 싣는 짓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입니다.

많은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플레이를 가슴설레이며 바라보고, 뛰어난 전략에 경탄을 하며 이기면 기뻐하고 지면 아쉬워합니다. 베틀넷에서 좋아하는 선수의 전략과 플레이를 해보기도 하며, 중요한 리그들은 빠짐없이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도를 넘어서서 프로게이머를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 신봉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이런 프로게이머의 안티를 자처하며 근거없는 비방을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을 접할때마다 전 그 선배의 말이 생각납니다.

과연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인간의 호전성을 높이는 것인가.
PC나 콘솔게임들의 몰입성을 극복할 수는 없는가.

예전에 PC방에서 비록 연패하기도 했지만,
베틀넷에서의 패수가 승수의 10배를 넘지만,
그냥 웃으면서 즐겁게 스타를 하던 저는
그때 선배가 하던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ps)어제 작성했던 G.O팀과 오나라의 비교는 다시보니 넘 부족한 점이 많은것 같네여... 요즘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하다보니 집중있게 쓰지 못한것 같습니다. G.O팀 분들이나 팬들께서 혹여나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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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저그
02/09/14 06:33
수정 아이콘
아니죠... 인간이 누구나 외롭기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항상 비어있기 때문이죠. (헉.. 내가 뭔소리를~~ )
그런 부분을 채워줄 뭔가가 절대 필요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존재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신봉하는 분이 많다고, 그래서 부작용이 많다고, 스타크래프트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스타 없으면, 다른 것으로 삶을 채울려고 할 것입니다.
게임은 게임일뿐이지만, 우리는 그런 게임을 게임으로써 제대로 즐기기에는 너무나 외롭습니다.
그래서 광적으로라도 매달려서 외로움을 잊을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저만 그런가~~ 하하하하하하하하)
블루 위시
02/09/14 11:03
수정 아이콘
사과하실 글은 아닌데요..
잘 쓰셨는데 왜 그러시는지.. 난-_-감..(재미만 있더구만..)
나의꿈은백수
02/09/14 11:09
수정 아이콘
불멸의 저그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솔직히 인간은 무언가에 '몰입'하지 않으면 불안해 합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스타팬보다 축구에 광분하는 유럽 홀리건들이 더 위험하죠..)
목마른땅
02/09/14 12:15
수정 아이콘
저의 친한 선배 한분도,,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쟁게임을 주위 사람에게 권장하는 것은 평화운동의 관점에서 올바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 하셨지요... 그분은 지금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고 계신 선배인데,, 그 때 그 선배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게임이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잠재적인 폭력성을 일깨운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동의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지적한 것은 게임을 비롯한 인간의 즐거움 자체를 봉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게임 문화 자체의 혁신 가능성을 고민하는게 보다 생산적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지요.. 승부라는 자체에 집착하게 되고, 전쟁의 미학에 심취하게 되는 것,, 분명 올바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인간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믿어보려고 합니다. 근데,, 조금 두려운 것은 '서바이벌 게임'류의 전쟁 시뮬에 심취하고 있는 친구들이 갖는 전쟁에 대한 인식입니다. 제가 아는 선배가 서바이벌 클랜의 마스터로 있었는데, 9.11 테러라든지, 미국의 보복 전쟁에 대해서 직접 참전하고 싶다는 류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선배랑 심하게 다툰 기억이 있는데 여러분은 어떠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황무지
점점 '전쟁'이 '게임화' 되고... 인간의 생명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나 간단한 일이 되어버리죠... 버튼 하나로 레버 하나로 수천명 수만명이 죽는... 그리고 지금의 전쟁이란... '미디어전쟁'이라... 미국인들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이랍시골마을 사람들의 죽음은 미국 언론은 다루지도 않습니다 (특히 폭스 티비... 미국에 불리한 내용은 웬만하면 안나오죠) 현상들, 세계의 존재들을 '미디어'로 접하는 사람은, 그리고 그 미디어로 접한 세계를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이 '미국의 전쟁에 참전하고 싶다'라고 말하는거라 여겨집니다. 하긴 그 전쟁에서 자신은 죽지는 않을거라고, 게임하듯이 즐기는 거라고 여길지도 모르지요.

게임 플레이...역시 엔딩이 있는 게임이 더 정이 갑니다. 오랫만에 스타크래프트 싱글..캠페인이나 해볼까 싶네요
人形使
02/09/15 02:48
수정 아이콘
중학교때 친구녀석 슈퍼패미콤으로 하던 파이널판타지VI가 생각나네요. 감동적인 스토리와 엔딩으로 학업을 거의 포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16명이 제각기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넘 가슴에 와 닿았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에는 그런 게임이 흔치 않아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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