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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5/16 10:45:19
Name lunaboy
Subject 나의 화이트데이 성공담...
안녕하세요...

시니어에서두 모름지기 최고령을 자랑하는 루나보입니다.
(생각만 해도 징그런 65생..ㅜ.ㅜ)

얼마전에 시니어카페에서 많은 분들의 닭살을 대패로 밀게 만들었던 저의 화이트데이 성공담을 피지알 재개통 기념으로 퍼올리렵니다.

이나이에 먼 화이트 데이냐고 웃으실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저로서는 심각했답니다.

돈이나 비싼 선물로는 마누라 감동시키기 힘들다는거 예전에 알았고,
현재 주머니 사정상 원초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했지요.

발렌타인 데이 다음날부터 고민만 하다가 덜컥 1주일 앞으로 다가온 화이트데이.....

더이상 고민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압구정동 오가며 봐 두었던 테디베어 전문점에 가서,

귀여운 곰쉑기(정확한 단어는 업로드에 적합치 않다는군요..ㅡ,ㅡ;;;)  한마리를 고르고, 체크 남방에 멜빵 청바지 곰쉑기(왜이리 이 단어가 많은거냐..ㅡ,,ㅡ;;) 의상도 고르고(옷도 따로 팔더라구여...ㅜ.ㅜ),

곰쉑기(또..) 이름도 "롤로"(우리 강아지 미로 동생뻘루다가..ㅋㅋ)라고 짓고,

곰쉑기(윽..많기도 하다..) 몸속에 넣어서 누르면 소리나는 칩에 녹음도 하고,

"여보, 싸랑해, 언제나 당신곁에 내가 있다는거 있지마~~"

이런 닭살스런 메세지루다가 녹음 무사히 끝마치고....

그 곰쉑기(줸장)를 사무실에 모셔놓고 매일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예쁜 50장 짜리 색종이를 사서, 한장 한장 편지를 쓰기 시작했죠.

8년전 우리 처음 만나던 날 부터 올해까지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편지식으로 적고, 색종이를 이쁘게 접어서 곰쉑기(된장..) 옆에 넣었습니다.

마누라가 얼마나 예뻤는지, 결혼식때 얼마나 눈물이 날 뻔 했는지, 미안했던 일들, 싸웠던 일들......

쓰다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더군여.

아무튼 그렇게 며칠을 직원들 다 퇴근한 사무실에서 여중생 같은 작업으로 보내고....

어제 저녁 마누라에게 들고가 안겨줬습니다.

결과는.....

가관이더군여.

곰쉑기(..)를 눌러보며 몇번씩 메세지를 듣고...

곱게 접은 편지를 한장씩 펴보며 울기도 하고....

아까와서 다 못보고 하루에 3통씩만 보겠답니다.

제가 해놓고도 그 효과에 놀라 자빠질 뻔 했습니다.



저보다 멋진 화이트 데이 보내신 분들 계실랑가? 메~~~~~~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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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inmania
03/05/16 10:54
수정 아이콘
흠..기어이 올리셨군요.. 지난번 화이트데이때 느꼈던 아픔이 다시한번 울컥...-_-;;;
Cool-Summer
03/05/16 10:59
수정 아이콘
부럽군요......
저의 화이트데이는.....일찍 들어와 맛있는 저녘 준비해 놓고 기다리는 저에게 걸려온 "나 술먹어서 늦어....먼저 밥먹어라!!"라는 한마디로 끝났었는데.....12시 간당간당하게 귀가한 우리신랑은 그나마 사뒀다는 사탕도 "어!! 차에 두고왔네....내일줄께..."이렇게 끝나고 그 사탕은 일주일 후 끈적이가 되어 저에게 돌아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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