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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01 03:45:18
Name Ace of Base
Subject 여러분은 어떤 선수를 좋아하십니까.
여러분은 어떤 선수를 좋아하십니까..?

저는 그 이전에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싫어하는 선수는 단 한 선수도없습니다."
"모든 선수를 좋아합니다. 다만 더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 것입니다."

제 회원정보를 보면 "모두가 사랑이예요"라는 소개글이 적혀 있습니다.
공부해서남주자와 더불어 저의 두가지 좌우명이죠 -_-...
여기 가입했을때부터 적어온것입니다.

모두를 좋아한다는건 미움도 없다는 뜻과 함께 공존되는 뜻이지만...
참으로 현실이 되기에는 어려운 이상입니다.
가장 흔한 예를 들면, 연예인 팬들간의 싸움이랄까요?


저의 오래전 얘기를 꺼내볼까합니다.
제가 이런 커뮤니티 게시판에 발을 들여놓은지 어언 4년 정도되었군요.
사운드펌프(구 이수영 홈페이지), 수영닷컴, 감성시대(라디오프로),
MBC축구게시판,인조이제팬,사커월드..그리고 pgr.

모두 아이디를 보유하고 오랫동안 활동했던 커뮤니티 사이트였습니다.
그러면서 겪고 겪다보니 느낀것도 많았구요.
저 역시 상대글에 발끈해 서로 비방하던적도 있습니다.
요즘도 아얘그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거의 참아가며 인내와 인내속에 그냥
무시하고 게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피지알 논쟁글을 볼때면...글을 읽고 그냥 '뒤로'버튼을 누릅니다.
그 속에 휘말려봤자 장기간의 논쟁속에 유추되는 '해답'은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매너를 내세워 서로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피지알에서 그런다면 다른 곳에서는
더욱 그렇겠죠. 여기서는 악화되면 운영진께서 선을 그어주시지만 다른 곳처럼
프리스타일에 가까운 곳에서는 육두문자는 물론이거니와 심한 딴나라말을 들춰내며
서로가 상처를 입어갑니다.


제가 느끼는 것 하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찬반 토론'의 테이블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것이 좋습니까? 저것이 좋습니까? 하는 의문의 제시는
밑으로 달리는 유저들의 생각을 여론으로 하는 토대로 정말 좋은 토론이 될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가 잘하고 누구는 못했는가? 이 선수가 잘하는가 저 선수가 잘하는가?
이러한 애매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여간 쉬운게 아닙니다.
해답은 하나로 좁혀지지 않으나 그 많은 논쟁속에서 대세는 이렇다. 여론은 이렇다는
어느정도의 민심과 그들의 주관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 토론에서 항상 문제시되는 '서로간의 입장 차이'를 가장 먼저 느끼는건
여전히 아쉽지만요..
커뮤니티 사이트는 더욱 그렇습니다.

서로간의 입장차이만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바로 '토론'입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중 하나가 토론 게시판입니다.
(피지알 게시판을 두고하는 말은 아닙니다^^)


제가 느끼는 것 둘.
"아무리 좋은 필력과 설득력이 있는 몇 글자라도 상대의 입장을 바꾸기는 어렵다."

어찌보면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일수 있겠습니다.
상대가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
특히 커뮤니티사이트의 특성상 이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만약 1+1을 다른 상대방이 3이라고 우겨대서 생각을 바꾸게 하려면 적절한 예시와
그와 관련된 수학 공식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도 당연히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수긍을 할 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정답이 없는 문제들.  "저 물은 깊은가? 얕은가?"
이러한 문제에서 상대방이 자신과 정답이 틀리다해서 설득하려 하는건 도화선의
불을 짚이는 시작이될수도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보이지 않게 크게 작용하는 것이 '자존심'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날아오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 속에서 자신만은 끝까지
이거다라고 몰아갑니다. 바로 자존심때문이겠죠.
그 자존심을 조금만 낮추어 상대방의 설득을 문제에 대한 진실로써 받아들인다면
이러한 저의 생각이 오판이 될수도 있겠죠.

제가 생각하는 것중 하나가 인터넷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99%의 유저들이 등을 돌리고
1%만이라도 나를 따른다면 내 주장은 옳은것이다."

만약 1%마저 반대로 흐른다면 100%의 반대여론이 형성됩니다.
그러면 자신의 주장은 고립되는 현상이 나오고 그제서야 수긍을 하게되겠죠.
하지만 이러면서도 끝까지 자신이 옳다라고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만큼 인터넷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게 얼마나 힘든가 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억지로 바꾸려할필요 없습니다.

저는 프로게이머들의 모든 선수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위치가 저의 부러움이기도 하구요.

예전에 여기다 글을 올린적이 있을겁니다.
"나는 왜 그를 미워했을까?"
바로 이윤열 선수를 두고 한말이었지만. 처음에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라이벌이라는
이유로(연예인 팬들간의 충돌과 같은 경우) 미워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찮은
자존심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에와서는...
밑에 글에도 썼다시피 동경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유저로써요^^...

그 뒤로는 싫어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지금도 조금은 나의 의지를 꺾게 만드는 선수들이 있긴 합니다만
얼마지나지 않아서는 동료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

이건 아마도 프로게이머라는 그룹의 특성상 모두가 절친한 동료들이고 대부분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오며 이자리에 와있기에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기에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럼 팬들간에도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될수는 없을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시는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선수를 다 좋아할수는 없을수도 있지만 많은 선수들에게 애정을 갖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의 장애물. 커뮤니티사이트에서의 이분법적인 그룹간의 싸움.
2005년에 이러한 아쉬움이 많이 수그러졌으면합니다.


신년초부터 다이렉트로 글을 쓰느라 눈에 힘을 너무줬군요.
특히나 게시판을 떠돌면서 느낀점이 많은데 이제 막 쓰려니 막상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1월1일인 오늘
헥사트론의 비상을 다시한번 기대하면서 이만 물러갈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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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어트
05/01/01 04:04
수정 아이콘
음... 토론보다는 토의쪽으로 좀 흘러가면 좋겠죠...
토론은 찬반으로 나누어 결과를 내기때문에, 누군가 한쪽은 수긍을 해야하고, 토의는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해 나갈까에 관해 의논하는 것이니...;;
BairOn..
05/01/01 04:04
수정 아이콘
글 잘읽었구요..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도 특별히 싫어 하는 선수도 없는 그냥 경기 분위기에 따라서 응원을 하곤 합니다.. 스타에서만 그러는게 아니라 농구나 축구등 타 스포츠를 볼때도 그렇죠.. 그래서 팬들간의 논쟁이 붙을 때면.. 언제나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곤 하죠.. 너무 일찍 커뮤니티란것에 질려버린 저였기에 pgr말고는 다른사이트는 거들떠도 안보는데.. 그런 pgr마저도 요즘에 너무 많이 변한거 같아 걱정입니다.. 한없이 가벼워진 write버튼.. 공지사항을 무시한 글과 댓글.. 안좋게 보면 편협하기까지한 어리석은 논쟁들을 보면서 2005년에는 pgr도 뭔가 변화가 되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쩝.. 이렇게 긴 댓글을 달아보긴 처음이군요.. 아무튼 여러분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한해 좋은일만 생기길 바랍니다..
Sulla-Felix
05/01/01 06:02
수정 아이콘
원래 스타일리쉬한 임요환, 조정현, 최인규, 김동수 ,홍진호, 장진남선수등을 좋아했기 때문에 3세대 혹은 4세대로 불리는 물량형 선수들 이윤열-박정석-조용호 선수에 대한 안티성이 있었으나.. 역시 선수는 경기로 말하는 법, 압도적이고 그들의 플레이에 역시 매료되어.. 안티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결론은 주진철 화이팅!!!
sAdteRraN
05/01/01 06:50
수정 아이콘
글정말잘쓰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한학벌한다고 생각하고 공부두한다고
했지만 왜 필력은 안느는지.. 참부럽네요~
자스민
05/01/01 10:3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마 새해에도 논쟁-_-; 은 사라지지 않겠죠... 아마 인터넷에 제대로된 토론문화가 정착하기란 몇년의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 일 같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1등에 집착하게 만드는 교육방식이 사람들을 너무 1등 아니면 꼴등 식의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몰아가버린걸까요.... 맹목적인 집착, 맘에 안들면 비판(사실 비판이라 하기도 힘들죠. 어이없는 이유로들 그러니까요;;)이 난무하는 스타팬들의 춘추전국시대입니다-_-; 새해에는 좀더 따뜻한 피지알을 기대했는데, 아침에 들어와서 봤던 첫글(이글 말고 다른글이에요;)이 또 편협한 비판글이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_ㅠ 정말 특단의 조치라도 필요한 걸까요.....
05/01/01 11:30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 쓰시네요...이런 글은 쓰기 진짜 힘든데....정말 잘 쓰시네요..
아케미
05/01/01 20:27
수정 아이콘
논쟁은 일어날 수밖에 없지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까요. 그 논쟁이 어떤 쪽으로 흘러가느냐에 달려 있겠습니다만^^
예전에는 "모 선수 미워!"도 제법 했었는데 요즘은 누구를 싫어하고 이런 거 못하겠더랍니다. 모든 선수들이 다 멋진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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