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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4/15 20:35:54
Name 내일은태양
Subject 자신만의 스타일 + 알파 = 승리 - 2005EVER스타리그 2주차 4경기 리뷰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선수는 그만큼 상대와 싸울때에 유리하다.
상대 선수는 그 스타일에 대처하기 위해서 무리한 수를 두기도 하고, 또 스타일리쉬한 선수는 그것을 역이용해서 다른 방식의 플레이를 통해서 이기기도 쉽다.
임요환,이윤열 선수와 경기를 하는 저그가 항상 긴장하는 이유는 양 선수 특유의 대 저그전 스타일리쉬한 플레이때문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경기중 자신도 모르게 무리수를 두게 되고, 선수들은 그것을 놓치지 않는다.

2005 EVER 스타리그 2주차 4경기 홍진호 선수 VS 송병구 선수 네오레퀴엠.
분명 송병구 선수는 연습시 홍진호 선수의 스타일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나온것이 너무나 잘 드러났다. 투게이트 이후 본진 몰래 게이트를 통한 3게이트 질럿 올인러쉬.
앞마당을 먹은 홍진호 선수의 폭풍스타일 러쉬를 당해내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송선수는 그렇게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일찍 경기를 끝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홍선수의 초반 플레이는 송선수의 생각을 무력화시켰다.
몰래시도한 세번째 게이트를 오버로드로 발견하고, 앞마당을 먹는 대신, 본진 투해쳐리와 성큰 3개, 소수저글링으로 초반 들어온 부대단위의 질럿을 막고, 몰래 빼둔 5~6기의 저글링으로 소수 프로브를 잡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송병구선수의 컨트롤에 의해서 많은 드론을 잃게 되고, 경기 중후반까지 끌려가게 된다.
프로토스와 거의 동시에 시도한 앞마당, 조금 빨랐던 세번째 멀티. 홍 선수는 계속 찔러보려 하지만, 프로토스의 단단한 방어라인에 분명히 허점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홍 선수는 프로토스의 단 하나의 빈곳, 그 허점을 계속 파고 들었다. 앞마당 완성되고, 캐논이 완성되려는 타이밍에 뮤탈과 럴커로 앞마당 프로브를 많이 잡아주고, 지속적인 뮤탈 게릴라로 상대의 진출타이밍을 늦추고, 그사이에 성큰을 부대단위로 만들어서 방어 태세를 갖추게 된다.
홍선수가 섬멀티를 먹었을때, 송선수는 9시 멀티를 시도하게 되는데, 3시 멀티의 캐논이 3개쯤 지어졌을때 홍선수의 뮤탈이 멀티를 발견하게 된다. 그 소수 뮤탈로 멀티를 깰 수도 있었을 타이밍이였지만, 홍선수는 안전하게 본진에서 새로 나온 뮤탈과 저글링, 럴커 드랍을 통해서 9시 멀티를 완벽하게 정리한다. 송선수의 지원병력이 도착하기 전에..
참다참다 못한 송선수는 그동안 모아놓은 전병력을 이끌고 진군을 시작한다. 하지만, 송선수는 홍선수의 저글링 뮤탈이 계속 돌아다니는 것에 신경이 쓰여서 바로 진격하지는 못하고 약간의 시간을 더 헌납하게 된다. 그 사이 홍선수는 럴커, 스포어콜로니 등으로 모든 방어라인을 갖추게 된다.
결국 송선수는 무모하지만, 과감하다고도 볼 수 있는 총공격을 실시하고, 부대단위의 성큰이 하나하나 깨어져 나가게 된다. 하지만, 옵저버가 계속 터져나가면서, 보이지 않는 럴커를 막기가 어렵고, 차근차근 꾸준히 모아놓은 뮤탈에 의해서 그 많던 병력이 하나 둘씩 제거되어갔다. 한부대가 넘는 질럿, 족히 두부대가 넘어보이는 드래군, 4~5기 정도 되던 아칸, 그리고 5~6기정도의 하이템플러를 성큰 13개, 뮤탈 소수, 저글링 소수, 럴커 소수와 맞바꾸게 된다. 그 후 상황은 홍선수에게 유리하게 되고, 송선수의 7시 미네랄 멀티로 뮤탈에 의해서 파괴되고, 송선수의 마지막 총 공격 또한 때마침 나온 가디언과 성큰, 럴커와 저글링에 의해서 막히면서 송선수는 GG를 치게 된다.

홍진호 선수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두단어는 폭풍과 게릴라다.
불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끊임 없는 게릴라와 상황을 유리하게 바꾼 후에는 주도권을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폭풍같은 러쉬. 하지만 오늘 홍진호 선수에게는 그의 스타일과 함께 또다른 알파가 숨어있었다. 바로 그가 초반에 자주 무너졌던것을 방지 하기 위했던 본진 투해처리플레이와 한방에 자주 무너졌던 것을 막기위한 앞마당 방어라인.
저그는 진화의 종족이다. 헤쳐리, 레어, 하이브로 진화하면서 유닛들도 그에 따라 진화한다. 오늘 내가 본 홍선수는 전보다 훨씬 더 진화한 형태였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되었고, 그가 이겼을때는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탄성과 박수가 절로 나왔다.
아무리 현존하는 최강 저그에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 홍진호 선수도 그들에 못지 않게 진화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번 리그에서 그것을 보여줄 것이고, 또 그렇게 믿는다.
이윤열 선수가 슬럼프를 빠져나오게 된 계기는 그의 스타일을 다시 잘 살리기 시작하면서 이고, 박정석 선수가 꾸준한 성적을 내게 된 계기는 그의 단단함과 함께 강민 선수의 전략적인 면을 보완하면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지금 박성준 선수가 예전 같지 않는 대테란전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 또한 박성준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노출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한경기이긴 하지만, 난 홍선수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이번 리그, 유난히도 우승운이 없었던 홍선수가 1위 상패와 상금을 받고 우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땐 내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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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5 20:39
수정 아이콘
오늘 거의 다 질거 같았던 홍선수ㅡㅡㅋ 역시 게릴라가 홍선수를 먹여살려주는군요... 간만에 토스의 로망과 홍진호 선수의 예전모습을 보아서 재밌는 한판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칸)사랑해
05/04/15 20:59
수정 아이콘
오늘 4경기 지대로 재밌었음~!
05/04/15 21:02
수정 아이콘
승리했는데다 재미있었으니...^--^
초반3분
05/04/15 21:2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경기를 다시 본것 같습니다..
근데 송병구 선수의 멀티는3시가 아니었나요? 해설자들도 9시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저만 3시로 본건지 궁금해서요...
그리고 15번째줄의 허접을 허점으로 수정해주세요..
fallmagic
05/04/15 21:51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 멀티 3시 맞지요..그 멀티에 넥서스를 없애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홍진호 선수의 판단력이 정말 좋았어요^^ 정말 손에 땀을쥐는 경기였습니다.
05/04/15 21:52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 초반에 약하지 않은데..하지만 조용호 선수의 목동체제를 한건 정말 잘한거같음..
라임O렌G
05/04/15 22:00
수정 아이콘
흑.ㅡㅜ 토쓰가 또 지다니... 토쓰 또 전멸하면 안되는데..
05/04/15 22:07
수정 아이콘
정석선수이겼잖아요
단류[丹溜]
05/04/15 22:26
수정 아이콘
마지막줄에 대공감합니다.
홍진호선수... 아슬아슬한 맛이있어요^^; 너무 재미있는 경기였네요.
snoopy40
05/04/15 22:27
수정 아이콘
오늘 홍진호 선수와 송병구 선수의 경기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송병구 선수의 병력이 계속적으로 우위에 있었지만 번번히 홍진호 선수의 게릴라에 휘둘리게 되었었지요.

극초반 하드코어 질럿 타이밍 때는 저글링의 빈집털이 게릴라로 지속적인 압박을 막아주고...
드라군이 모여 첫 한방 병력이 모였을 때는 뮤탈과 러커의 게릴라로 진출을 막아주고...
승부가 갈린 마지막 대규모 교전 상황에서도 어느새 송병구 선수의 본진에 러커 드랍이 진행 중이었었죠.

송병구라는 걸출한 신예 선수의 그야말로 신예다운 패기 넘치는 플레이에 한수 지도해 주겠다던 홍진호 선수가 진땀을 빼기는 했지만 점점 폭풍이 몰아치면서 한판의 멋진 경기를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훌륭한 경기였습니다. 두 선수 모두 화이팅하세요~
호텔리어
05/04/15 23:08
수정 아이콘
각종인터뷰나 홍진소선수의 카페글을 보아도 2002년부터 저그를 책임져온 그이기에 2004년에는 확실히 심리적 체력적 정신적 여러모로 부담이있고 난조였나봅니다 뒷심이 딸린거죠 하지만 그의 말대로 스토브리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한 모습으로 새시즌동안 벌써 3승무패를
한것을 보니 정말 다시 기대돼는군요 홍진호선수 가는겁니다!!
05/04/15 23:25
수정 아이콘
송병구선수 첫경기 그정도면 정말 잘했습니다... 정말 기대되네요.. 테란 둘잡고 8강갑시다 ^^
05/04/15 23:46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의 단단한 방어라인에 분명히 허점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홍 선수는 그 허점을 계속 파고 들었다.
괜히 태클이요.^^ 허점이 없는데 계속 파고들다니요. 실수요.
홍진호 선수 화이팅!^^
머신테란 윤얄
05/04/16 01:25
수정 아이콘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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