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5/18 23:14:11
Name 발그레 아이네
Subject 저희 엄마는 5 · 18 부상자이십니다
80년 5월 21일 엄마는 당시 22살 아직 처녀적이 이야기 입니다

무등경기장 근처에 있는 일신방직을 다니셨는데

마침 쉬는 날이라 그 근처에 있는 친한 언니집에 갔답니다

집에는 친한 언니와 아기가 있었는데 언니는 잠깐 외출하고 아기랑 있는데

갑자기 한순간 한발의 총탄이 오른쪽 가슴에 날아와 꽂혔다 합니다

그때 그 집은 2층이었는데 3층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총소리와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들어오셔서 아기 기저귀로 피범벅이 된 가슴을 틀어막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합니다

무의식 속에서 상무대로 후송되었다가 다시 통합병원으로 가야 된다는

우왕좌왕 하는 목소리들만 들렸다고 합니다

수술을 받고 정신을 차린지 보름만에 깨어난 병원에는 백여명의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파열이 된 의대생, 임신한 상태에서 총상을 입은 새댁 등등

그때 엄마와 연락이 안됐던 외가댁에서는 엄마가 죽은줄만 알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연락이 되어 찾아오셨던 외조부모님들은 면회마저 통제돼 엄마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셨다고 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여기까지가 엄마의 기억속의 그 날 입니다

이젠 제 기억을 말할까 합니다

어렸을때 엄마랑 목욕탕에 가서 등을 밀때마다 궁금했어요

등 뒤에 난 기다란 상처는 무엇인지, 가슴은 왜 상처가 있는지...

철 없던 어린 시절에도 감히 물어보지 못했던 궁금증이었습니다

엄마는 비가 오기전에 자주 자리에 누우셨습니다

어린 저는 그런 엄마가 참 싫었지요 어느날은 너무 아파 점심을 못 싸주실때도 있었습니다

국민학교 고학년때 저는 알았습니다 엄마의 몸속에 파편이 있다는 것을...

4번의 수술을 이겨냈다는 것을...

오늘은 5 · 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매년 날씨가 좋아 눈물 짓게 하더니 올해는 비가 오더군요

그동안 고생했던것에 비해 식은 짧게 끝나버렸습니다

며칠전 묘지 비석을 닦았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많은 분들이 가슴에 담은 한을 담고 자식을, 형제자매를, 친구를, 심지어 아버지를  땅에 묻은 5월

참으로 씁쓸한 날입니다 억장이 무너지지요
      
사진속 그 아이는 이제 어른이 되었는데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연금도 못 받고 치료비가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계십니다

육체적인 상처와 정신적인 충격으로 사회 생활을 못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시고요

부디 빨리 법이 통과되어 어려운 가족들이 빨리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1 : 눈물이 앞을 가려 글에 두서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2 : 주변에 국가유공자 자녀인 아는 사람이 있다면

             "넌 좋겠다 가산점 있어서" 이런 말은 절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말을 들은 전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던지... 상처가 됩니다

              같은 여자라서 때리지 못한게 지금도 맘에 걸리는군요

              맞아야 정신 차릴 말이었습니다

             편성표가 좀 늦겠습니다 맘의 진정을 찾을려면... 이해해주시겠지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we get high !
05/05/18 23:18
수정 아이콘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날들이죠
제가 태어나기 몇 년 전의 일이라 그렇게 실감은 나지 않지만 말이죠
그런 억압과 독재의 시대에 살지 않고 있는게 감사하네요
쥬뗌므~
05/05/18 23:18
수정 아이콘
후..전두환 장세동 노태우 등.. 이 호로들..
분노가 끓어오르는구나!!!
정말 이자식들은 국민의 힘으로 총살시켜야 함..
05/05/18 23:19
수정 아이콘
논란이 될게 없어보이는...
어쩄든...정말 그 때는 무고히 피해받은 사람이 많아서..
정말 슬픈 일입니다.
훈박사
05/05/18 23:22
수정 아이콘
오늘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세요. 어머니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청보랏빛 영혼
05/05/18 23:24
수정 아이콘
정말...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발그레 아이네꼬님...울지 마세요.
05/05/18 23:25
수정 아이콘
에구.. 진짜 어떻게 광주얘기가 논쟁이 될수가 있는건지.. 참..
울지마세요 -_-..
05/05/18 23:2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그 어떤 단어로도 그 어떤 위로로도 님의 감정과 동화될 순 없으니 제 진심은 오로지 '힘내세요'뿐입니다. 하지만 '진심'입니다.
푸른바람부는
05/05/18 23:26
수정 아이콘
오늘 강풀만화보고 또 울었습니다. 다 알고있는 내용인데도. 또 눈물이 나더군요.
秀SOO수
05/05/18 23:27
수정 아이콘
이게 논란이 될만한 글이라면 세상 그 어느 글이 논란이 될 수
있겠습니까? 발그레 아이네꼬님의 부모님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그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에 우리가 자유와
민주의 땅을 밟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아직도 진정한
자유와 민주는 실현되지 않았기에 우리 후손들이 그 길을 이어나가야
하는겁니다.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씀 전해드립니다.
carolina IV
05/05/18 23:27
수정 아이콘
흠 강남의 손모선생은 그걸 가르칠때 박정희 소새x 전두환 대머리 10새x 요렇게 가르치더군요
My name is J
05/05/18 23:32
수정 아이콘
뭐라고 드릴말씀이 없네요.
가끔 사람들은 자신들이 휘두르는 가장 큰 무기가 말이고 글이란 사실을 잊고는 합니다.
무책임한 누군가의 주절거림에 아프지 마세요.
그 역사를 살아오셨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네꼬님의 부모님은 존경받으실만합니다.
당당하고 자랑스러워하셔도 됩니다. 예...진짜로요.
05/05/18 23:37
수정 아이콘
Carolina IV님 // 그렇게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인데 -_-;;
푸른바람부는
05/05/18 23:38
수정 아이콘
제가 광주에 출장갈때마다 항상 느끼는게 님의 어머님같은 분들에대한 죄송함과 감사함입니다.
셋쇼마루사마
05/05/18 23:45
수정 아이콘
아이네꼬님//
앞으로 밝고 희망찬 미래가 함께 하시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그날 광주에 있지 않으셨던 분들은 모릅니다.( 저 또한 생존자이신 부모님을 통해서 알고 있는게 전부지만...)
사진은 극히 일부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1980년대 후반 들었던 "빨갱이"소리보다 애도의 답글이 달리는 지금 모습이 참 좋습니다.
이제 좀 더 나아지겠죠....서로서로가......
DeaDBirD
05/05/18 23:48
수정 아이콘
아이네꼬님.. 게임리포트 게시판에서도 그렇지만..
참 좋으신 분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05/05/18 23:58
수정 아이콘
삼가 위로를 표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비극에 안타깝고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라는데 동감합니다.
http://www.518.org/ 518기념 재단 사이트
헤롱헤롱
05/05/19 00:00
수정 아이콘
5.18도 국가유공자 인정되었나요? 다행이네요.
저도 공무원시험 볼꺼지만, 그런 분들은 가산점 당연히 드려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철없는 말들에 상처받지 마세요~
그리고 5.18은,, 아마도 대한민국 역사상 몇 안되는 위대한 사건으로 뽑힐 겁니다.
그 자리에 있으신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아무쪼록 하루 빨리 진상규명되고, 제대로된 보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youreinme
05/05/19 00:34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뭔가 잔뜩 빚이 있는 것 같아서, 저 역시 매년 5월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해마다 오는 5월이지만, 오늘은 정말이지 울고만 싶군요.
05/05/19 00:42
수정 아이콘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계시는 분에게 이런 아픔이 있었다는것을 ..

휴~~ ..

슬픔은 나누면 나눌수록 작아진다고 합니다 .. 우리모두 한조각식 나눠서 우리의 슬픔을 바로 알았으면 합니다 ..

발그레 아이네꼬 님이 다르게 보이는군요 .. 죄송하고도 고맙습니다 .
마음의손잡이
05/05/19 07:18
수정 아이콘
가산점 있어서 좋겠다니... 정말 몰상식한 사람이군요.(같은 여자라도 맞아야 되는거 아닙니까?) 그런 얘기는 절대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되는겁니다.
05/05/19 09:44
수정 아이콘
전두환이 죽일놈입니다
Winterreise
05/05/19 10:33
수정 아이콘
그분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 수 없네요....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 그저 부끄러울뿐입니다.
질럿과뮤탈이
05/05/19 12:11
수정 아이콘
다행히 이글엔 카***님이 댓글을 안달았군요.
전두환은 청산되어야할 대상이고 5.18은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데 그걸 흔들려는 분들이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글에 댓글다신 분들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 굳게 믿습니다. 그리고 아니네꼬님 어머님께 앞으로 더 효도하셔야 겠군요. 그 힘든 세월을 이겨내오신 훌룽하신 분이니까요. ^^
심장마비
05/05/19 15:44
수정 아이콘
어머니께서 앞으로도 쭈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와룡선생
05/05/19 15:54
수정 아이콘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힘내시고 힘든 세월을 이겨내신 어머님께 더 잘해드리고 자랑스러워 하세요.
당신의 어머니가 존경스럽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040 '사랑'이란 뭘까요..? [21] 한방울의비4228 05/05/20 4228 0
13039 생방을 보지 못한 아쉬움 &.. 할루시네이션+리콜의 추억 &잡담~~ [22] 거시기허네요4172 05/05/20 4172 0
13038 會者定離.... [7] estrolls4681 05/05/20 4681 0
13036 저그의 스타일, (인스네어의 감흥) [15] 공공의마사지4294 05/05/20 4294 0
13035 도벽기에 대해서 한마디.. [32] 매탈리카4237 05/05/20 4237 0
13033 최연성, 임요환 선수에 관한 잡담. [11] 헤롱헤롱4177 05/05/20 4177 0
13032 [후기]변은종vs최연성 "미끄러지는 공격!" and "진검으로 승부할 때에는....." [25] 오줌싸개5377 05/05/20 5377 0
13029 스타크래프트팬으로서 한마디 [12] 바둑왕4036 05/05/19 4036 0
13026 오늘의 임요환 vs 조용호 경기에 대하여 (스포일러있음) [63] 승리의기쁨이7017 05/05/19 7017 0
13025 이번 Uzoo배 주목할점.. [31] Aiur5476 05/05/19 5476 0
13024 방심하는 순간 게임은 이미 끝나 있다는 것... [36] 청보랏빛 영혼5131 05/05/19 5131 0
13023 방금 끝난 변은종 선수의 경기 [29] MoreThanAir5390 05/05/19 5390 0
13022 승자8강 최연성vs변은종... 아쉬움... 그리고 예상외의 이변 [91] for。u”6015 05/05/19 6015 0
13021 오늘 승자8강 시작부터 대박경기 터지네요 [14] 초보랜덤4012 05/05/19 4012 0
13020 이번 토요일 모임에 관한 의견조사/참여안내/바뀐사항 알림글입니다^^ [26] 자스민3841 05/05/19 3841 0
13018 듀얼 2라운드 대진이 나왔습니다...^^ [54] Slayers jotang6506 05/05/19 6506 0
13017 이제 여름이 다가오네요... 섬찟한 공포영화를 보고 싶네요. [28] GrandSlammer4080 05/05/19 4080 0
13014 테란이 사기입니까? 최연성, 이윤열이 사기입니까? --- mbc겜 펌 [143] 정테란9287 05/05/19 9287 0
13013 대한민국 진보하고 있는겁니까? [112] 쓰바라시리치!4915 05/05/19 4915 0
13012 E-스포츠. 드디어 공중파 스포츠 뉴스의 정식코너로 자리 잡다. [12] 거룩한황제5137 05/05/19 5137 0
13011 [잡담] 여러분.. 海神(해신) 보시나요..? ^^ [17] iloveus4433 05/05/19 4433 0
13009 G.O에게 스폰서가 생긴다면 난 뭘 할까? [29] 호수청년5134 05/05/19 5134 0
13007 저희 엄마는 5 · 18 부상자이십니다 [25] 발그레 아이네5197 05/05/18 519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