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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19 20:37:46
Name 소년
Subject 프로토스 발상의 전환!(오영종, 박정석, 박지호 선수의 경기)

  방금 오영종 선수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 '가을이 오는구나'하고 스타크 팬으로서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프로토스 애호가 분들의 탄식이 많았음에도
프로토스는 꾸준히 주요 대회에서 활약해 왔고 이번 스타리그에서는 최다 종족이
되기도 했죠.




  이제부터 완전 스포일러입니다.주의!

  

  오늘 가장 빛나는 경기를 꼽으라면 오영종 선수의 다크 템플러 러쉬를 꼽겠습니다.
  제가 알기로 지금껏 그 어떤 토스도 방송경기에서 저런 압도적인 다템의 활용을 보여
주지는 못했습니다. 드라군 한마리로 저글링들을 유인해서 다템이 러쉬한다는 사실을
최대한 숨기고 다템이 먼저 출발하고 질럿 둘이 약간의 시간을 두고 뒤쫓았습니다.
  (맵은 알포인트입니다, 대각선 위치)

  아마도 모두 의도되고 계산된 플레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혹자는 홍진호 선수가 방심
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타이밍상 이제 막 히드라가 쏟아져 나올 타이밍이었지만 홍
선수의 병력이 늦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질럿4기 드라군 2기 다템1기 정도였다면
병력을 보고 홍선수가 러쉬오는 것을 보고 맞춰서 뽑았겠지만 타이밍이 빨랐습니다.

  1업 질럿이 출동한 것도 아니었고, 발업 질럿도 아니었고, 가끔 쓰이는 아콘+질럿 러쉬도
아니었기에 그런 타이밍이 나온 것 같습니다. 오영종 선수만의 극명한 색깔이 박지호 선수의 색깔 만큼이나 찬연히 빛났습니다. 방어력이 약하기에 주력으로 쓰기에는 어려운 다템을 그 공격력만이 찬란히 빛날 수 있도록 정확한 타이밍을 노린 것이 주효했습니다.

  두번째로 멋졌던 것은 서지훈 선수 상대로 박지호 선수가 보여준 리버 이후의 빠른
캐리어! 리버로 살짝 괴롭힌 이후에 앞마당을 몇분은 일찍 먹은 테란 상대로 드라군 두기와 리버 한마리로 배포 좋게 캐리어로 바로 넘어갔습니다. 리버가 신경쓰이기도 하고 테란의 입장에서는 앞마당을 먼저 먹었기에 팩토리를 늘린 이후에나 올 것이라는 타이밍 계산이 맞아 떨어졌습니다.(맵은 네오 발키리)

  비록 워낙 서퍼펙트 선수가 차분하게 대응을 했기에 박선수가 패배하기는 했지만 그의 과감하고 남자다운 면모의 하나가 '꼬라박'인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만약 상대가 조그만 실수라도 해줬더라면 더 멋진 경기가 나왔을 것 같습니다(명경기라는 게 두 선수가 실수 하나 없이 최고의 경기를 했다는 뜻은 아니기에..).

  세번째 - 사실 박정석 선수의 완성형 프로토스를 뒤늦게 소개하는 것은 망설여지는 판단이기는 합니다 - 경기에서 박선수는 이주영 선수를 상대로 완벽한 수비형 프로토스를 보여줬습니다(맵은 815, 위치 대각선). 초반에 가스 러쉬를 세차례나 성공 시키면서 저그가
답답하게 만든 이후에 리버의 활용을 통해서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리버와 커세어를 추가하고, 커세어가 7기 정도 모인 시점에서 웹 개발을 해서 강민 선수가 주로 보여줬던 완벽한 수비형 토스를 구사했습니다. 비록 히드라가 많았지만 저그는 심리적인 압박 때문인지 경기 내내 이끌려다니며 리버에게 폭사하다가 결국
남는 미네랄만 안고서 GG를 선언했습니다.



  참 프로토스라는 종족은 아스트랄한 것 같습니다. 묘한 맛이 있습니다.
  우직하게 하면서 상대 테크에 이끌려 다녀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시기에 따라서
어떻게 해도 진다는 식으로 보여지다가도 묘하게 그렇지 않다는 경기들이 나옵니다.
  가장 화려한 마법을 가진 종족이면서도, 오로지 질럿 드라군 스타일도 통하곤 하는
요상한 종족. 쓰고 보니까 모든 종족이 다 그런 식이기에 스타크가 이렇게 장수의
인기를 누릴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

  더 이상의 새로운 전략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서 군대 갔다오고도 몇년이 흘렀네요.
  이제 그런 말은 안하렵니다. 바둑이 그렇듯이, 더이상 전략이 없을 것 같은 때가 나와
도 아주 작은 타이밍 하나하나가 새로운 전략으로 비춰질 만큼 성숙해지는 때가 올 것
같습니다. 바둑도 이미 몇백년간 수만 수십만의 대국이 있었기에 새로운 포석이라는
것은 없을 것 같지만(초반에 돌 몇개 놓는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아직도 새로운 연구가
계속되고 있듯이 말이죠. ^^  세 선수 모두 좋은 경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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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19 20:39
수정 아이콘
네. 이런맛에 플토 좋아하고 또 응원하죠. 프로토스 화이팅!!
남자의로망은
05/08/19 20:40
수정 아이콘
2000왕중왕전 딥퍼플맵에서 기욤의 16다크-_- 드랍 아니 그 이상의 전율이었죠.
05/08/19 20:41
수정 아이콘
2경기 맵 네오발키리가 아닐텐데요, 그냥 예전 버젼 쓰고있습니다
에너자이져
05/08/19 20:43
수정 아이콘
저두 이래서 플토를 못 놓는거 같아요!!
☆FlyingMarine☆
05/08/19 20:44
수정 아이콘
16다크는 진짜-_ -;
가을의전설
05/08/19 20:46
수정 아이콘
아스트랄!!!
사랑해요
05/08/19 20:46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왜 캐리어까지 갖다박는겁니까 박지호 선수...-_-;;
정현준
05/08/19 20:48
수정 아이콘
박지호 선수는 참 아쉽네요~ 초반 리버 컨트롤의 절반만 캐리어에 신경써주지 -_-;;
05/08/19 20:48
수정 아이콘
그게 전 의도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언덕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말이죠. 만약에 위치가 서로 반대였다면 캐리어는 어차피 상대 병력 잡으려고 대주려는 듯 했습니다. 프로게이머도 어쩌다가 착각하는 게 아닐까요.
아니었다면 그 정도 컨트롤도 안했다는 것은 의아합니다..
05/08/19 20:50
수정 아이콘
아... 아무튼 아쉽네요... 상황 좀 좋은거 같았는데요... 아 눈물난다...
비타넷 토토 박지호에 걸었는데...-_-..
커트의가디건
05/08/19 20:51
수정 아이콘
8월들어서 처음으로,,,쌀쌀함이란 기운을 느꼈습니다, 오늘 바람이 차네요. 가을이 온다는 걸 온 몸으로 체험한 오늘^^ 오영종 선수의 기막힌 플레이에 또하나의 전설이 탄생할 것을 기대해봅니다.
서정호
05/08/19 21:01
수정 아이콘
오늘 비가 내리니 날도 조금씩 선선해지고...
정말 가을이 오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이제 또 새로운 전설이 이뤄지는 걸 기대해 봐야겠군요.
☆FlyingMarine☆
05/08/19 21:06
수정 아이콘
나중엔 프로브까지 꼬라박는게 아닐지-_-
05/08/19 21:17
수정 아이콘
프로브라... 생각하기 싫군요...-_-;;
먹고살기힘들
05/08/19 22:04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이런 경기를 보면 정말 벨런스가 깨진 거 맞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깨진 것 같으면서도 오묘하게 맞는 벨런스... 이런 것을 보면 스타라는 게임이 대단해 보입니다.
05/08/19 22:15
수정 아이콘
혹시 옛날에 '싸우론 저그'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테란 상대로 확장 엄청나게 가져가는 저그 말입니다. 한때는 대테란전에 대세였는데 임요환 선수가 이런 '싸우론'을 드랍쉽으로 잘 깨뜨렸습니다.

그런데 '수비형 프로토스'란게 '저그상대 싸우론 프로토스'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포톤도배하고 템플러리버 깔아서 도저히 공격할 엄두를 못내게 한 다음에 그 먹은 자원을 바탕으로 다른데 또 포톤깔고 리버갖다놓고 템플러 갖다 놓고~

당시 싸우론 저그가 나왔을때 '프로토스는 싸우론이 안된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이었습니다. 프로토스는 '앞마당 먹고 임성춘씩 한방의 로망'밖에는 없다. 프로토스가 무슨 싸우론이냐?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프로토스도 싸우론이 된다. 누군가 되게끔 만들었다. 어쨋든 프로토스 싸우론 되게 만든 놈은 몽상가다(우연챦게 강민선수의 닉네임과 일치 ^^)' 란 생각이 듦니다.
청수선생
05/08/19 23:10
수정 아이콘
방어토스가 구사하기가 굉장히 힘들다고들 하더군요. 근데 이거 제대로만 하면 저그가 상당히 힘들것 같습니다.

이 방어토스라는게 꽃밭캐논+2~4리버+하템(이후 닥콘등)라서 굉장히 뚫기도 힘들고 비록 뚫는다해도 히드라 저글링 울트라 등을 디파일러의 닥섬에 의지해서 뚫어야 하는데 -_- 뚫어도 피해가 보통 막심한게 아니죠. 장난 아니더군요-_-;(ex_ 스카이 프로리그2005 KTF vs SK 5경기 강민vs박태민 투민록)
게다가 웹까지 개발되서 다수 커세어면 할말을 잃구요. 공중권에서는 거의 지지 않는게 다수커세어니까-_-;

거기다 4리버 정도면 멀티는 순식간에 밉니다. (멀티야 잘가~)
게다가 돈이 꽤 남으면 멀티를 계속 늘리면서 꽃밭캐논.. 저그가 상대하기 어렵습니다.-_- 대놓고 해도 질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여기에 맞춰서 저그가 내놓은 해법이..

멀티를 방어하는 것으로는..
본진,멀티 등에 버러우 히드라나 리버 커세어가 갈 경로에 히드라 버러우 등이 있습니다. 거기다 커세어의 속도를 느리게 해놓고 인스네어 뿌리거나 플레이그를 뿌리는 방법도 있겠죠.

이건 저그가 커세어리버의 기동력에서 히드라가 뒤떨어지니까 그냥 예상경로에다가 갖다 놓는겁니다.
이렇게 안하고 히드라만 가지고 할 경우엔 저그가 플토방어라인을 뚫기가 어려워서 커세어리버 순회공연에 이끌려 다니기만 할 뿐이죠. 기껏 다 방어 하러 오면 싹 빠지는 여우셔틀-_-(ex_ 박정석vs이주영 so1배 스타리그 16강 2주차)

그리고 또 다른 저그의 해법으로는 커세어셔틀리버의 기동력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플토가 방어적으로 멀티를 늘려 나가면 저그가 막멀티 이후 무조건 자원력을 바탕으로 방업뮤탈 디바우러+스커지 인스네어 플레이그가 있는데(헥헥) 이건 자원소모가 엄청나게 심하기 때문에-_-; 가스멀티 4~5개 돌아가지 않는 한 안하는게 좋겠습니다.(ex_ 스카이 프로리그 2005 KTF vs 한빛 에이스 결정전 강민vs김준영)

이후 여러가지 해법이 나오겠지만 방어토스이후 커세어 리버의 대응책으론 이 두가지가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걸 할려면 상당한 장기전과 체력이 필요하겠죠-_-;
특히나 휘둘리지 않는 천년고목같은 뚝심이 필요 합니다-_- 더불어 뒷심또한 덜덜덜

제 생각으로 방어토스의 완벽함은 KTF 강민 박정석 선수들이 제일 잘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그러나 이 방어토스를 구사하는게 되게 어렵다네요 어허허
율리우스 카이
05/08/19 23:51
수정 아이콘
싸우론저그 정말 획기적인 저그였는데 ^^
1. 해처리는 무조건 자원있는데 피자.
2. 미네랄 캐는 드론은 미네랄덩이 8덩이+1~2마리 정도로 유지하자.

같은 타이밍에 정말 엄청난 자원력..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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