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선수가 온게임넷을 첫 우승하기 이전 시절, 즉 99pko시절부터 기욤의 전성기가 끝나갈 무렵까지는 랜덤은 꽤나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종족을 맵에 따라 바꾸어서 플레이하는 선수들도 많았구요. 그러나 한 종족을 집중적으로 파는 것이 성적 내는 것이 더 용이하다는 이유로 인해 지금은 주종족만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 현재 종족을 바꿔서 플레이하는 선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그러던 것이 현재는 성적 관련 이유말고도 종족을 대표하는 선수로서의 자부심(?)문제로까지 연결되어 불리한 맵에서도 자부심을 지킬려고 종족을 그대로 유지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는 종족을 바꾸는 문제가 단순히 성적 문제만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특성상 종족별 팬이라는 개념도 존재하기 때문에 테란팬, 플토팬, 저그팬이라는 개념까지 있어서 자신들의 팬을 잃을까봐 종족을 맵에 따라 쉽게 바꾸지도 못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마재윤 선수는 테란을 저그보다 더 잘한다는 이야기를 커뮤니티, 리얼스토리 외 뒷담화등에서 들었습니다. 이게 사실인지 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만 이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것은 비단 마재윤 선수말고도 만약 다른 선수들 중에도 주종족보다 다른 종족을 더 잘하는 선수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마재윤 선수는 저그를 상대로는 상성상 유리한 테란을 고르거나, 테란이 유리한 맵에서는 테란을 고르면 성적이 더 잘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해봄직합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마재윤 선수는 저그만 고집해서 해야 할까요?

옛날에 랜덤이 사라진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한 종족만 선택함으로써 연습의 효율을 높이고 완성도를 향상시켜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선택랜덤하면 더 올라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더 이상 주종족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까? 단순히 종족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이미지나 다른 이유때문에 성적을 포기한다는 것은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선택랜덤으로 최강자로 등극하는 선수가 곧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