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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3/06 09:09:23
Name JokeR_
Subject 팬 그리고 시청자.
최근 협회와 방송사간의 갈등 사이에서 게임단의 권리에 대해서도 심심치 않게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히 이에 대한 팬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청자' 가 등장합니다. 단순히 보자면 팬과 시청자는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에 따라 그 차이는 분명해집니다. 리그의 '재미' 만을 추구하는 조건이라면 팬보다는 시청자라는 의미가 강하고, 리그에서의 팀이나 선수의 권리를 추구하는 조건이라면 팬이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따라서 이번 논쟁은 크게는 협회와 방송사간의 갈등이고, 작게는 팬과 시청자간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선 두 의견은 굉장히 다른 것 같습니다. 시청자, 즉 재미만을 추구하는 계층이라면 개인리그든, 프로리그든, '즐기기만 하면 된다' 라는 개념이 강하므로 특정 팀이나 선수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죠. 보고싶을 때 보고, 보기싫을 때는 꼭 챙겨보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팬층은 다릅니다. 기간이 길든, 짧든 특정 선수나 팀을 응원하는 팬은 리그의 재미도 재미지만 팀이나 선수의 권리가 있어야 리그가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대개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가 나오면 열렬히 응원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시청자와 팬의 생각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둘다 사실 틀렸다고 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팬이지만 텔레비전 앞에서나 무대 좌석에서는 '시청자' 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리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나, 프로리그 주5일제에 대해서나, 개인리그 24강에 대해서 머리에 핏줄이 서도록 열변을 토해도 우리는 선수도, 코치진도, 협회나 방송사의 관계자도 아닙니다. 따라서 협회나 방송사가 시청자들의 의견을 듣고 관심을 가질지언정 실상 그 의견이 적극적으로 단시간에 적용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텔레비전이나 좌석에서는 시청자이지만 특정 팀이나 선수를 놓고 보았을 때는 '팬' 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스타리그가 발전하는데 물론 방송사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그동안 경기를 치룬 팀과 선수들의 공헌은 당연히 큽니다. 그래서 그들의 공헌을 인정할 겸으로 그들의 권리를 인정할 필요는 있기 때문에 갈등이 더욱 가열되는 것 같습니다. 온게임넷과 엠비씨게임이 스타리그를 중계함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스타리그를 즐겨보게 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것은 온게임넷과 엠비씨게임이 아니라 임요환의 드랍쉽이요, 김동수의 질럿이요, 홍진호의 저글링이었습니다. 즉 대중의 관심은 방송사가 아니라 선수들과 팀이라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지금까지 '공생' 한 것이죠. 그리고 이제부터 공생이냐 공멸이냐의 길에 서있는 것입니다.

내친김에 개인 스폰서, 팀 스폰서에 대해 제 의견을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둘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는 감히 말씀드리진 못하겠습니다. 객관적으로 흥행이나 선수 개인의 커리어의 성공의 비중을 두자면 개인리그 > 프로리그입니다. 우리는 T1의 오버트리플크라운보다 이윤열 선수의 골든마우스나, 마재윤 선수의 로얄로더에 더욱 열광합니다. 우선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개인 스폰서로 운영이 될 경우 많은 선수들이 게이머 생활을 접어야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연습량의 부재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배넷에서 지인과 연습을 온라인 상이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겠죠. 하지만 죽치고 게임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게임하기에 부족하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환경적인 조건을 맞춰야하고 그것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스폰서를 받는 선수와 받지 못하는 선수의 차이는 우선 환경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차이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하향평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요. 선수들이 적을수록 새로운 패러다임이나 어떤 전략이 대중화되는 것이 쉽지 않을테니까요.

팀 스폰서를 받을 경우를 보겠습니다. 현재 운영되는 시스템이죠. 현재 11개 팀이 모두 스폰서가 있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팀은 좋은 환경 속에서 좋은 성적을 가져오고, 회사는 팀을 통해 회사를 홍보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게이머들의 수에 비해 실상 스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은 팀당 평균 2, 3명입니다. 이 점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A팀에 6명의 선수가 있고, B팀에 10명의 선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A팀과 B팀 모두 3명의 스타리거를 배출했다면 상대적으로 B팀은 A팀보다 성적이 좋지 못하게 된 것이 됩니다. B팀에서 나온 스타리거가 우승을 하게 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두 팀 모두 스타리거가 초기에 탈락할 경우, 팀의 입장에서는 성적의 저조로 프런트의 눈총을 받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결과가 생깁니다. T1 의 선택과 집중도 이런 과정 때문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분들께 묻고싶은 것은 '우리들이 해야할 일' 에 대한 것입니다. 팬이든, 시청자든 스타크래프트를 오래 전부터 즐겼고, 지금까지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스타리그가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스타크래프트의 이펙트는 한국 내에서만 크게 자리잡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워3 나 카운터스트라이크 등의 리그들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객관적으로 현재 이스포츠를 이끄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뿐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실 저처럼 스타리그를 접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런 갈등은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냥 지켜보자니 더욱 문제가 커질 것 같아 걱정이고, 뭐라고 반발하고 싶지만 지식이 얄팍하여 마음 속으로만 화가 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아직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한다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협회와 방송사간의 갈등이지만 이미 여러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에서는 흥분되는 주제가 되어 논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특정 팀과 선수를 응원해서 직접 찾아가 응원하는 '팬' 이든, 그냥 텔레비전 앞에 앉아 과자나 먹으면서 경기를 보는 '시청자' 든,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스타크래프트가 있는 것입니다. 방송사가 돈을 벌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든, 협회가 자신들의 권리를 추구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든, 이것 하나만 기억해주십시오. 지금 그 성공 뒤에는 항상 우리가 있었고, 앞으로도 우리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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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식
07/03/06 10:53
수정 아이콘
맞는말이긴한데 ㅇ_ㅇ.... 그렇게 쉽게 해결될만한 일은 아닌거같네요.. 몇억씩 오고가는 세상이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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