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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1/01 11:04:09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삼황 오제 사천왕 -第二十七章-
[태안맹 앞]


"맹주!!!"

"사부님!!"


재천검황(在天劍皇) 수달열(水達悅)과 상승검황(常勝劍皇) 관광운(關廣運)이 휘청거리면서 쓰러지는

비뢰검황(飛雷劍皇) 구분(具奮)의 몸을 재빨리 부축했다. 어떤 공력의 충돌도 없었지만 비뢰검황의 입에서는

한줄기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상승검황은 비뢰검황을 보면서 생각했다.



'심혈(心血)........'


무공을 익히는 자라면 가끔 경험하게 되는 현상이 바로 이 심혈이었다. 보통 상대의 공격으로 내상을 입은 경우에

입으로 선혈이 흘러나오는 것과는 달리 이 심혈은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나 깨달음을 얻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화경의 벽을 뚫을 때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때도 경험한다고 한다.



"아아....그가...그가....아니야. 그것은 언제지?"


그 심지 굳은 비뢰검황은 횡설수설하면서 손을 허공에 허우적거렸고 그런 그를 보면서 재천검황과 상승검황은

그를 부축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이곳에 진영을 설치한다. 그리고 안전한 곳으로 맹주님을 모셔라!"


비뢰검황에 전혀 뒤지지 않은 배분과 실력을 가진 재천검황이 재빨리 웅성거리는 태안맹의 무사들을

지휘하여 태안맹 앞에 진영을 세우는 사이 상승검황은 축 늘어진 비뢰검황의 몸을 두 손으로 받들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80년 전]


"쿨럭........."

"그 정도로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이 될 수 있다 생각하나"

"큭....너의 검은...."

"나의 검은 바람의 검이다"

"바람의 검...."

"너처럼 천마매화검법(天馬梅花劍法) 1)만을 극성으로 인혀서는 최강이 될 수 없다"

"난 포토수(圃土水)의 도인들 틈에서 호흡과 내공을 쌓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적우(赤雨)에 잠입하여 신분을 속이고

잠행술과 경공을 익혔지. 그리고 태안맹(太安盟)의 정교한 검법역시 익힐 수 있었다. 때문에 나의 검에는

초식이 없다. 바람과도 같지"

"......"

"더 정진해라. 나는 지금 너를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간 다시 겨룰 날이 있겠지"




[70년전]


"크악!!!!!!!"


폭풍권(爆風拳) 호지농(胡持濃) 2)이 끔찍한 비명을 지르면서 피분수를 뿜어내는 오른팔을 감싸쥐는 순간,

그의 무릎이 꺾이며 차디찬 대리석 바닥에 닿았다.



"이번 무림대회의 우승은 매화검군(梅花劍君) 3)구분이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사자후(獅子吼)4)의 수법으로 자신의 공력을 자랑하기라도 하는 듯 온현대사(穩賢大師)5)

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러나, 매화검군의 모습은 찬란한 승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폭풍권과의 엄청난

격전으로 도복은 피걸레가 되어있고 몸 역시 만신창이였다. 이미 강호를 출두한 이후로 수많은 적우들을 쓰러뜨린

그였고 수많은 적우를 경험해보았지만 이렇게 악독하고 질긴 녀석은 처음이었다.


"음?"


그의 감각은 익숙하고 차가운 무언가가 주변에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았을 때, 그러한 기운을

풍기는 자는 찾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기운을 풍기는 자는 방금 경공을 통해 그 자리를 피했기 때문이다.



'천하제일검.....그것은 역시 태안맹에서 나오는 건가'

초고검(超高劒) 조로(趙露)는 경공을 전개해가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얼마 후, 매화검군은 수타배(修陀盃)6) 무림대회 2연패에 이어서 새로이 신설된 비시배(備試盃)7)에서도 폭풍권을

맞아 우승을 차지하며 화경의 벽을 깨고 비뢰검황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그 대회 후 폭풍권 역시

극마의 벽을 깨고 폭풍마제(爆風魔帝)의 칭호를 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60년전]


"태안맹에 귀속되길 청합니다"

"...허가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도움을 청하는 자나 무관심한 얼굴로 수락하는 자나 비굴한 기색이나 오만한 기색은 전혀 없다.

이미 며칠전부터 계속 생각해오던 것이었으니까.



[60년전[며칠전]]


"안됩니다! 녀석의 속을 알 수 없습니다"

"녀석은 승냥이와도 같은 자입니다."

"안에서부터 태안맹을 좀먹을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 초고검의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거니와, 그가 적령으로 있는 임의적(林義賊)이

부당하게 부를 챙긴자들의 재물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줄 때 피해를 받은 사람 중에는 태안맹의 인사들도 꽤나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실력으로도 자신들의 위이며 배분도 높고, 재산을 홀랑 빼앗긴적도 있던 중진들의 반대는

당연한지도 몰랐다. 비뢰검황은 이럴때면 늘 그랬듯 오른쪽에 앉아있는 한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피부. 길고 높은 코. 귀족의 자제처럼 품위있게 생긴 남자.



"받아주십시오. 그는 지금 태안맹에 꼭 필요한 인재입니다"


순식간에 장내가 조용해진다. 정석검군(正石劍君)8)의 발언권은 맹주에 이어서 바로 다음의 무게를 가진다.



"내 맘이 꼭 그렇소. 이의 있으신 분 계시오?"

"..."


실력이야 어찌되었건, 비뢰검황을 싫어하는 자들은 꽤 많았다. 그의 극단적인 승리지상주의나 독단적인 문제 해결방법,

파격적인 구결의 해석에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비뢰검황은 그 전까지 높은 지위를 지니고 있던 원로들에게

미움받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정석검군을 싫어하거나 험담하는 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는 꼭 필요할 때만 검을 휘둘렀고, 매사에 공명정대하고 진지하게 임했다. 자신의 맞수인 구분이 화경을 깨달아

맹주를 차지했을 때 가장 먼저 축하해준 사람 역시 그였다. 그런 정석검군의 말인데 누군들 반대하겠는가.


[60년전]

그러나 비뢰검황의 속은 결코 가볍지많은 않았다. 포토수와 적우와의 기나긴 전쟁은 한 명이라도 많은

고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그를 받아들이긴 했지만.....


'녀석의 목표는 천하제일검이다. 그런데 왜....?'



[두달 보름 전]

"반드시 애수지검(哀秀支劍)의 비급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존재한다면 절대 빼앗길 수 없습니다!"



평소의 냉정한 모습과는 달리 열렬하게 자신의 의견에 찬성하는 초고검을 보면서 비뢰검황은 환하게 웃었다.


[두 달전]

"아니, 초고검군께서 왜 이곳에 계시는 것이오?"

"실은...길을 잃었습니다"


자신보다 5일이나 늦게 출발해야 했을 초고검이 자신과 마주친것은 의아했지만 험한 주무랑마에서

지도에 알려져 있지 않은 지름길을 발견했다는 그의 말에 비뢰검황은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느낌이었다.



[오십오일전]


"맹주!!쿨럭! 그건 아니되오"


포토수와의 연합을 생각한 비뢰검황의 의견에 가장 반대를 심하게 한 것은 초고검군이었다.

태안맹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그에게서 비뢰검황은 태안맹의 원로로서의 자존심과 긍지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태안맹과 포토수의 연합은 성사되었다.



[이십일전]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들에게 약조를 했지 않소? 정파의 집단이라는 사람들이 약조를 어긴 것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거요. 그건 어떻게 할꺼요?"


진퇴를 놓고 벌인 비무에서 적우진영에 패배한 연합군에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총공세를 결정했을 때,

초고검군은 세상사람들의 비판을 무마할 방법을 물었고, 비뢰검황은 태안맹주에서 물러날 것을 공표했다.


"하핫! 역시 그 기개는 따를 자가 없구료. 맹주가 그렇다면 이 조아무개가 선봉에 서서 적우의 쓰레기들을

쓸어버리겠소!!"


그리고, 초고검군은 신속한 결정을 칭찬하며 최전방에서 싸울 것을 약조했다.




[십칠일전]


정신없는 난전중에 가장 큰 부상을 입은 것은 초고검군(超高劒君)과 진광법사(眞光法師)였고 그들은

재빨리 태안맹으로 후송되었다. 비뢰검황은 높은 배분을 가진 그들이 최전선에서 싸운 것에 고마워했고

그들을 부상입힌 적우들에 대해 강렬한 적개심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현재, 막사안]


"이.....이 모든게.............."


비뢰검황은 무의식속에서도 지난 수십년간의 기억을 더듬어 초고검군의 행동을 연결시켜보았다.

그리고 당시의 상황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그의 행동들에 묘한 우연이 많이 겹침을 알 수 있었고

그 우연들역시 연결된다는 점을 추리할 수 있었다. 그의 눈이 머무는 막사의 천장위에서 초고검군의

차가운 미소가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註)

1)천마매화검법 : 적우에 대항하기 위해 천마강권(天馬剛拳)과 화산파의 십사수매화검법(十四手梅花劍法)을
                        중심으로 응용해서 만든 대저그공용검법. (=마린메딕)
2)폭풍권 : 폭풍마제가 극마를 깨닫기 전에 얻었던 별호, 폭풍과도 같이 몰아치는 그의 장법에서 유래
3)매화검군 : 비뢰검황이 화경을 깨닫기 전에 얻었던 별호. 천마매화검법을 12성까지 익힌 데서 유래
4)사자후 : 본래 절의 큰 스님이 읊는 법문. 본문에서는 일종의 음공(音攻)으로 쓰여짐
5)온현대사 : 온게임넷의 현자, 정일훈 캐스터.
6)수타배 : 스타리그
7)비시배 : MSL(KPGA투어 포함)
8)정석검군 : 김정민 선수. 본인은 초감테란으로 불리길 좋아했지만.....
9)초고검의 말에 대해 : 위에 쓰인 시점 중 [두달전]부터 [현재]까지 나온 초고검의 대사와 행동은 이전 화에
                               쓰여있던 대사 그대로 옮김. 일종의 (유치한)복선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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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에 육회+간천엽콤보로 소주한잔 하느라 업뎃이 늦었네요.

하필 결승이라 조용히 묻히겠지만 ㅠㅠ

정명훈 선수의 우승을 기원하면서 이만 물러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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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_TheMarine
08/11/01 11:57
수정 아이콘
후배님 글 잘보고 있습니다. 정석검군이 등장했네요^^
compromise
08/11/01 12:17
수정 아이콘
잘 보고 있습니다.
Epicurean
08/11/01 14:18
수정 아이콘
랜덤에 또 누가 있더라...
꼬마산적
08/11/02 16:45
수정 아이콘
끄어~~!
육회에 간천엽!!!
꼴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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