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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2/18 11:11:18
Name Why
Subject 저그 경기를 제대로 관람하기가 어려운 이유.
테란이나 프로토스는
커맨드가 2개면 2배, 3개면 3배 부자이며, 빨리 하면 더 부자입니다.
그래서 '아 저 놈이 부자라서 이겼구나', '아 저 놈이 자원이 비슷했는데 전투를 더 잘 했구나'
하는 판단을 내리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하지만 저그는
해처리가 3개라고 해서 부자인 것이 아닙니다
'이 선수가 라바를 어디다 썼는가'를 보지 않으면
이 선수가 상대보다 불리한지 유리한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서
가스 중심의 운영을 하기 때문에 (특히 테란전 무탈, 토스전 선무탈/역무탈)
이 가스가 여기 쓰이면 대신 포기해야 될 게 무엇인지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경기를 볼 수가 있습니다

굳이 다른 걸로 비유하자면 격투 관람 초보들이 관절기를 재미없어하는 이유 정도랄까요 (전 그래서 MMA 거의 안 봅니다)
타격가들끼리 싸우면 아 쟤가 쟤를 많이 때렸구나, 혹은 한 방에 때려 끝나는구나 하는 게 보이는데,
누워서 하는 관절기는 이겨도 뭘 잘해서 이긴 건지 모르겠고 둘이 비등비등해서 누워서 섹*나 하고 있으면 안 끝나서 지루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선의 극이 저저전에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Zergology를 쓰신 분조차 '라바관리의 마술'이라고 표현하고 넘어갈 지경이니까요.
대체 시선을 어디다 두고 관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주는 게 저저전입니다.
저글링 컨트롤같은 건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무탈 대규모 싸움은 걍 어택땅하고 하늘 보고 있는 거고
어떻게 해서 9풀이 12풀을 라바관리로 역전하는지 설명하려면 양쪽 진영을 다 보고 있어야 하니까요)

이게 '앞마당 - 시즈업 - 전멀티- 배틀까지 40분만 기다리세요 시청자님들 아 배틀 나오면 20분간 갈등함' 흐름을 벗어나
드랍쉽과 자리잡기로 대표되는 테란전과, 어떻게든 앞마당 먹는 시점에서 결판이 나는데다가 리버와 스톰 혹은 전진시리즈로
볼 게 많은 토스전을 벗어나 동족전에서조차 저저전이 밀리고 '흥행되려면 저저전만은 제발 흑흑'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죠.

더구나 해설진도 무척 열악하구요. (엄재경씨가 유일한 저그 출신 해설이라니!! 그것도 8년이 넘은.. 프로도 아닌 아마추어..)
그래서 결국 저그는 어느 정도 손으로 플레이해봐야 감을 잡고 볼 수 밖에 없는건데
이건 뭐 배넷가면 저그는 플레이할 수가 없습니다. (원배럭 더블 나온 최연성 이후 이미 배넷에선 저그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한술 더 떠서 비수 더블넥 나온 다음엔 더 힘들죠. 그나마 비수 더블넥은 원배럭 더블에 비해서는 운영이 어려워서 좀 낫습니다만..


결국 '저그 자체가 타종족 보다 이해가 어려운 시스템' +
'그게 뭉쳐진 저저전에 대한 방송사들의 두려움으로 인한 저그 견제로 저그 인재풀 박살' +
'저그를 이해하는 혹은 이해하더라도 설명을 해 주는 해설은 없음'
+ '그렇다고 직접 하려니 공방에서 저그는 (특히 테란 상대로) 지기 위해 고르는 종족' 등의 악재가 겹쳐
저그 경기를 제대로 관람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기억에 저그의 특성을 몰라도 눈이 즐거운 저그는 홍진호, 박성준, 그리고 무짤 저그 정도인데
(마재윤은 좀 복합적이죠 게임 내적인 모습보단 최강자와 방송사와 그런 것들을 다 깨부수는 이미지 + 최강자의 경기라는 측면..)
이건 태생적인 저그의 한계라고 생각하구요 앞으로도 저그는 쭉 이 정도 대접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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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던이
08/12/18 11:35
수정 아이콘
중간에mma부분은 표현을 좀 고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전체적으론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08/12/18 11:44
수정 아이콘
저도 전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요즘엔 특히 저그 출신의 해설자가 빨리 나타나서 저그 운영의 세세한 부분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바보소년
08/12/18 11:52
수정 아이콘
그런 의미에서 해변콩... ㅠㅠ
모모리
08/12/18 11:55
수정 아이콘
그렇죠. 토스가 암울하다고 로템이 저그맵이라고 하던 시절에도 공방을 뛰면 테란 천지였습니다.

다만 저때는 테란7 저그2 토스1이었다면 요샌 토스5 테란4 저그1이랄까요.
민트줄립
08/12/18 11:59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저그의 라바관리에 대해 명확히 설명 해줄만한 해설은 없군요. 테란유저인 제가 해봐도 저그는 어려워요.
항상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라바 집중형 생산 시스템과 해처리-레어-하이브 3단계의 상승형 테크 시스템 때문인것 같더군요.
더욱이 기본유닛의 컨트롤에 손이 많이 간다는 것과 생산건물인 해처리의 분산으로 인한 수시 생산의 힘겨움 등등....
결국 관뒀습니다.
08/12/18 12:04
수정 아이콘
엄재경해설이 저그.... 아니었나요;;
라울리스타
08/12/18 12:07
수정 아이콘
공감 합니다. 저그의 고수가 되기위한 기본은 라바관리입니다만,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저그를 가지고 수만게임을 했을 프로게이머들도 제대로 감을 못잡을 정도로 말이지요. 그런면에서 전성기 당대 최고수, 특히 마재윤의 라바관리는 정말 마술과도 같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김명운 vs 이성은 전에서 뮤탈-저글링으로 이성은을 본진 까지 밀어넣은 김명운, 그러나 뮤링을 한타이밍 더 뽑았음에도 공격이 실패하죠.

만약 그 뮤링 병력에서 단 저글링 6기가 드론 3기 었다면,
그리고 5시 멀티 밀릴 때 바글바글했던 드론수를 조금 줄이고, 앞마당에서 뒤늦게 변태하던 다수의 러커가 조금만 일찍 변태하여 다리에 자리 잡았다면,

그렇게 원사이드한 OME 게임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하이브 테크를 한방 병력 조합 이전에 확보한 김명운 선수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시나리오 였을 겁니다.

헌데, 그 너무나도 오묘하고 어렵지만 방송경시 화면에 잘 보이지도 않는 라바관리 딱 2번의 실수와, 이성은 선수의 저돌성이 겹쳐서 일반 팬들이 보기엔 그저 OME가 되고 말았죠.

저그는 잘하면 눈이 딱 뜨이는 명경기가 나오지만, 조금 실수하면 한방에 밀리는 졸전이 나옵니다.
08/12/18 12:17
수정 아이콘
저그 자체가 쉽게 생각하면 엄청 단순한 종족이고,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워질수 있는 종족이죠 ..
그리고 저그는 타 종족과 달리 양산형이 나오기 힘들고요 ..
예전엔 공격형과 수비형 이후에 박태민과, 박성준 그리고 지금은 CJ // 웅진 // 박씨형제 같이 문파가 갈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
또 선수 출신이라 해도 저그를 완전히 이해하는 해설은 앞으로도 좀 보기 힘들지 않을까 하네요 ..
박성준, 박태민 선수들만해도 같은팀에 있었을때 많이 다퉜다고 하죠 .. (경기 내적인 토론 부분에서요.)
08/12/18 12:25
수정 아이콘
저저전 선호하지 않는 이유를 방송국 - 해설자의 역량 문제로 보는건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한다면 저글링 - 뮤탈 +스커지 일색의 경기가 나오기 때문인건 명백한 사실이잖아요.
저그 매니아라면 언제 드론 한 기를 더 보충하느냐, 빠른 뮤탈 vs 다수 저글링 등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흥미로울지 모르겠지만 절대 다수에게는 아무리 해설이 미묘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해설하고 치장해도
그저 단조로운 유닛 조합의 뻔한 경기로 보일 겁니다.
김연우
08/12/18 12:34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08/12/18 12:46
수정 아이콘
epic님// 맞아요. 해설의 포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쓰이는 유닛이나 흐름이 좀 뻔한 감이 있죠. 테테전은 벌처/골탱/드랍쉽/배틀 이런 식으로 게임의 흐름이 나뉘고 플플전은 드라군 -> 리버 -> 템플러로 흐름이 지속적으로 변합니다. 근데 저저전은 기껏해야 초반 저글링/중후반 뮤탈밖에 없으니 단조로울 수밖에요. 볼 만한 거라고는 뮤탈 컨트롤 정도뿐. 저그 편애 입장이지만 저저전이 재미없는 건 어쩔 수 없어요.

홍진호-김준영의 815 저저전만큼만 일반적인 저저전이 흘러가면 방송사도 굳이 저저전을 싫어하지 않을 텐데 말이죠. ^^;
릴리러쉬
08/12/18 13:22
수정 아이콘
정말로 저그는 라바의 묘를 이해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산들 바람
08/12/18 13:25
수정 아이콘
라바 한 타이밍 놀리거나 한타이밍 다른 유닛 뽑으면 낭패인게 저그..
happyend
08/12/18 13:31
수정 아이콘
라바의 묘...반딧불의 묘가 생각나네요^^;

라바의 묘...음....
저그는 하나의 오버마인드만 필요할 뿐...
08/12/18 13:41
수정 아이콘
음 저 밑에도 적어놨지만 저저전에서 화면을 두개로 갈라놓는건 어떨까요 싸울때는 양쪽진영 화면이 줄어들고 싸우는 화면이 크게되서
세개로 ?
너무 정신없나;;
정태영
08/12/18 14:10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관계없지만... 댓글에 엄재경 해설 이야기가 있길래 적습니다.
엄해설은 테란이 주종입니다.
08/12/18 15:54
수정 아이콘
전 엄재경 해설위원 이때까지 저그가 주종인 걸로 알고있었는데.. 테란이었나요? 주종이 저그라는 글을 여기저기서 많이 본 거 같아서요.
GrayScavenger
08/12/18 17:09
수정 아이콘
진짜 저그 때문이라도 유닛선택제한 12개밖에 안되는 거 풀어주고 해처리 여러개 동시에 선택할 수 있게 바꾸고 싶을 정도입니다 ㅠ_ㅠ

테란 플토보다 손은 더 많이 가고 신경쓸 건 더 많은데 전략도 적고 운영도 어렵고 요즘은 맵까지 안따라주니 =_=;
천재여우
08/12/18 17:57
수정 아이콘
역시나 저그게이머 출신 해설가가 필요한건가요~
아아 라바의 묘^^
날아랏 용새
08/12/18 23:57
수정 아이콘
공감이 많이 가네요...
Why님 글은 가끔씩 보이는 쓰다 만듯한 글을 보다 이런 글을 보면 좀 헷갈리는 듯....
王非好信主
08/12/19 00:56
수정 아이콘
저저전 양상의 변화가 있었죠. 무타 한타싸움던 초창기 저그전에서 라바싸움으로 바뀐 뒤, 최근에는 라바관리 싸움이라기 보다는 가스전입니다. 그래서 본래 9스포닝을 12스포닝이 잡고, 12스포닝을 12투햇이잡고, 12투햇을 9스포닝이 잡는 가위바위보가 많이 퇴색됐어요.

최근엔 9오버풀, 9오버가스풀, 11풀정도가 쓰이는 것 같구요. 아마 최초로 가스캐는 일꾼을 조절하기 시작했던게 저저전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 저저전은 가스 조절 안해요. 컨트롤로 무탈이 스컬지를 잡아내기 때문에...
석사반대
08/12/19 01:14
수정 아이콘
엄재경 해설님 주종이 저그로 알고 있는데요..
08/12/19 15:38
수정 아이콘
王非好信主님// 9오버풀, 9오버가스풀, 11풀정도 <- 헉 정말인가요 그 새 많이 변했군요..
9오버풀은 12풀에 약해서 잘 안 쓰인다 그랬던가 했던 거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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