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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08 10:54:49
Name 카스
Subject 저그, 그리고 테란과 프로토스
<저그시대>
운영형 저그가 대세가 되기 전까지는 분명히 저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종족이었습니다. 사실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던 종족이라고 보는게 맞을지도 모르죠. 시간이 지날수록 적은 완전체에 가까워지는데 그 완전체를 뛰어넘을 방법을 모르던 저그는 그것을 상대하기엔 너무나 초라했으니까요.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유닛의 재발견과 드론으로 시작해서 드론으로 끝나는 매우 간단한, 하지만 또 굉장히 난해한 운영을 통해 저그도 타종족의 완전체를 뛰어넘을 만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저그 완전체가 되다>
저그의 완전체가 되기위한 노력은 ‘저그의 완전체가 테란, 프로토스의 완전체보다 강하다’ 라는 인식에서 시작합니다. 상대방의 힘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자신이 그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면 굳이 그것을 막아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 입니다. 이로써 저그는 상대가 강해지는 것을 필사적으로 견제하던 입장에서 이제 자신이 더 강해지기 위해 방어하는 입장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왜 저그의 완전체가 다른 종족의 완전체보다 강한 것일까요? 해답은 각 종족 완전체의 필수 조건에 있습니다. 일단 테란과 프로토스의 완전체 필수 조건은 최소 2개 이상의 자원줄 확보입니다. 이 조건만 성립되면 언제든지 완성체에 다다를 수 있고 그에 걸맞는 힘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저그의 완전체 조건은 최소 3개 이상의 자원줄 확보가 필요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 조건을 무시하고도 얼마든지 완전체가 될 수도 있지만 그 힘이 너무 미약하고 지속시간이 짧아 되지 않은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필수 조건을 가지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사실 저그 완전체의 힘 자체가 테란, 프로토스보다 강한 것이 아니라 그 힘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저그를 더 강하게 생각하도록 만들어 준 것입니다.


<테란, 프로토스의 대항마>
더 이상 자신들의 완전체가 두려워 공격을 퍼붓다 자멸하던 저그들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완전체가 되어 압박해 오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노력합니다, 저그를 무너뜨릴 무언가를 찾기위해. 일단 저그의 완전체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저그가 완전체를 되지 못하게 하라. 상대가 강하다면 그 원인을 찾아내고 조기 제거하면 됩니다. 하지만 어쩌면 예전 저그가 테란, 프로토스의 완전체가 두려워 스스로 자멸해버리던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둘째, 자신들의 완전체 힘을 저그의 완전체보다 더 오래 유지시켜라. 상당히 간단하지만 시도해볼만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너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그의 완전체가 완성되는 순간부터 그 기동력과 힘은 타 종족에게 3개 이상의 자원줄을 절대 안내줄 수 있을만큼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궁극체가 되어라. 마지막 방법은 저그의 완전체를 압도해버릴 만한 힘을 가진 궁극체가 되어버리면 됩니다. 저그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그래서 될 수 없는것, 궁극체입니다. 일단 완성되기만 하면 저그가 무엇을 하든 웃으면서 짓밟아 버릴만큼 사기적인 힘을 갖게 됩니다. 역시 단점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궁극체가 되기 위한 과정의 중간에 저그에게 공략당하면 그 자리에서 비명횡사 할 만큼 약한 고리가 존재합니다. 곧 손에 들어올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 해법, 어느것이 정답일까요?


<새로운 시대의 시작>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프로토스의 황금기도 한때의 추억이 되어버렸고 완성된 것만 같았던 테란의 궁극체도 무너졌습니다. 언제나 수비의 종족이라 불리던 테란은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저그가 완전체가 되어버리기 전에 끝내버리려하고 있으며, 적이 완전체가 되기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끝내버리려던 공격의 종족 저그는 이제 자신이 더 강한 완전체가 되기위해 수비를 합니다. 무언가 굉장히 아스트랄 하지 않습니까?



Tip..
저그의 완전체: 히드라, 러커, 디파일러, 울트라
테란의 완전체: 풀업 바이오닉, 베슬
프로토스의 완전체: 질럿, 드라군, 템플러, 커세어
테란의 궁극체: 풀업 메카닉, 베슬
프로토스의 궁극체: 아칸, 리버, 템플러, 다크아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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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8 11:30
수정 아이콘
완전체 궁극체란 말이 잘 와닿지는 않지만....

마재윤 선수랑 박지호 선수의 경기를 보니 여러모로 느껴지는게 많더군요.

박지호 선수가 최근 트렌드인 앞마당이후 드라군 부대단위로 찍고 한방을 안쓰고 질템커세어 위주로 가서 마재윤선수가 쉽게 경기를 가져가긴 했지만

폭탄드랍이 용이한 오버로드와 발빠르고 값싼 저글링들의 활용에 최적화 심시티를 이용한 방어까지 겹쳐지니 저그가 너무 강력해보이더군요.

테란이 뮤탈을 잡으러 센터에 나가고, 프로토스가 질드라템 한방러쉬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긴있나봅니다. 저그가 너무 진화했어요.

(1년전 이맘때인가요? 저그가 메카닉에 의해서 찢겨나가고 육룡이 날라다닐때만해도 저그 망했다라는 말이 많았는데 말이죠.)
해골병사
09/11/08 12:01
수정 아이콘
저그는 원래 완전체엿죠.. 너무 옛날이라서 그런가 사람들이 다 잊은듯(저도 모르지만)

요즘 주서들은 스타시나리오로 빗대면 저그 최대최강의 티아맷브루드에서 듣보잡브루드로 강등되어서 싸운지 어언 몇년만에
완벽하게 한치의 낭비없는 운영이 가능해졌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信主SUNNY
09/11/08 12:07
수정 아이콘
결국은 자원인 것이죠.

각종족의 부흥기는 앞마당이라 불리우는 멀티를 초기 빌드속에 넣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앞마당을 가져가고, 그것을 돌리는 시점까지의 대응책이 완벽하게 나오는 것이 종족의 부흥기였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그가 가장 빨랐고, 그 다음은 테란이었고, 마지막은 토스였습니다.

저그는 해처리에서 모든 병력을 생산한다는 것과 그 해처리가 멀티기지 역할을 한다는 두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다수의 멀티를 통해 다수의 병력을 뽑는 종족의 특징을 가져다 줬지요. 결국은 자원인 것이지요.

저그의 시대가 끝나는 방향도 동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가지인데, 앞마당 이후의 멀티를 가져가기가 어려워 추가멀티 확보가 어려워지면 앞마당 자원을 바탕으로 나오는 테란과 토스를 상대하기 어려워집니다. 즉, 맵이 저그가 2번째 멀티를 가져가기 어렵게하거나, 테란과 토스가 스스로 저그의 2번째멀티타이밍을 견제할 방법을 찾아낸다면 저그가 어려워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다른 한가지는 3번째 멀티입니다. 저그가 토스전에서는 상대의 더블넥을 이용, 테란전에서는 무탈리스크의 활용을 통해 3번째멀티를 어느정도 빌드오더의 범주안에 넣는게 성공한 것처럼 테란과 토스가 그것을 성공하면 되지요. 맵이 3번째 멀티를 테란과 토스도 가져가기 쉽게 하거나, 테란과 토스유저가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흐름을 바꿀거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흐름은 200싸움을 자주 볼 수 있을 만큼의 대규모 병력싸움입니다. 몇년전엔 엄청나게 많은 병력이라 생각하던 병력이 지금은 중소규모로 보이는 시대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업그레이드의 중요성이 올라갔습니다. 업을 통해 올릴 주력 병력과 업그레이드와 상관없이 이를 보조해줄 마법유닛의 조합이 최종형태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가디언과 캐리어, 바이오닉에서의 탱크등의유닛의 효용을 낮춘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동안 테란과 토스가 멀티 후 건물등의 심시티를 통한 수비를 뚫지 못했던 것을 저그가 다량의 물량을 통해 무시하게 된 것처럼, 역의 상황도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SigurRos
09/11/08 17:45
수정 아이콘
우왓 예리하게 정리하여 주셨네요. 요즘 친구랑 스타를 자주하는데 저는 토스하고 친구는 저그하는데 자꾸만 집니다. 왜졌을까 생각하면서 글의 내용과 비슷한 관점으로 발전단계를 생각하면서 원인을 찾아보려 하고있었는데 마침 이런글을 보게되네요. APM은 제가 친구보다 더 빠르거든요
ROKZeaLoT
09/11/08 23:35
수정 아이콘
다 좋은데요, 눈에 보이는 대로만 저그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셨군요. 분명히 양박 내지는 홍진호 이전에도 저그는, 아니 변성철 강도경 장진남 최진우등의 저그플레이어들은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홍진호에 와서야 변성철은 공격형 저그가 되었고 강도경은 운영형이 되었으며 그자리에 전 스타리그 우승자 장진남의 자리는 없었다' 라는 이악물기님의 한마디가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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