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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01 00:09:32
Name 유유히
Subject 신화시대로부터의 철퇴
탁월한 분석력을 가진 일부 스타 팬들이 '본좌는 잊혀졌다'고들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도 그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성급한 팬들은 '본좌는 죽었다'는 데 서슴없이 동의하였습니다. 많은 이들은 본좌의 부활을 이야기했습니다. 죽어야만 부활할 수 있기에, 본좌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팬들은 신을 죽여버린 니체처럼 본좌를 죽임으로서 부활을 염원하였습니다.

폭군, 최종병기, 최고사령관, 혁명가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지배적인 담론이었고, 본좌는 황제, 천재, 괴물의 이야기와 함께, 저 먼곳에서 전해지는 신화 시대의 전설처럼 취급되었습니다.




"아주 먼 옛날에, 본좌라는 별명을 가진 저그가 있었단다.
너무나도 강해서, 아무도 그를 이길 수가 없었지..."




모두가 잊어버린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이 오늘 돌아왔습니다.
몸이 얼어붙고 피를 식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노호와 함께,
저 먼 과거만을 지배하던 고대의 전설이 학정으로 군림하던 폭군을 강타했습니다.

둘 모두 12드론 스포닝풀. 정찰운은 폭군에게 더 따랐습니다. 운이 따라줘도 어려운 판에 좋을 것 하나 없이 불리하다면 불리하게 출발한 과거의 본좌가 이기기란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글링 싸움. 서로간에 빌드상의 이점이 없는 상태에서 순수한 컨트롤만으로 본좌와 폭군이 맞부딪쳤습니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와 과거를 지배했던 자의 싸움. 끝이 뻔히 보이는 싸움이었지만
지구상 최강 컨트롤러 중 하나인 이제동을 상대로, 저글링 싸움만으로 압도하며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화려한 운영도, 절묘한 전략도 없이 짤막하게 끝난 마재윤의 승리.
그러나 그것은 '빌드빨'로 운좋게 주워가진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아직 멈추지 않은 본좌의 노호를 보며, 그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때문에 부활할 수도 없다는 당연한 명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끝으로, 올드 게이머들에 대한 비판과, 회의와, 불신이 만연한 오늘, 마재윤의 승리에 바치는 한줄의 인용구로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것은 우리시대에 넘치는 비판주의와 회의주의와 불신주의의 종언을 고하는 신화시대로부터의 철퇴였다."
                                                                                                             - 이영도, 폴라리스 랩소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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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_YiRuMa
09/12/01 00:12
수정 아이콘
이제는 끝낫다고, 안된다고.. 그러나 아직은 아니라고, 아직 더 할수 있다고 하던 모습을 오늘 마재윤이 순수한 실력으로 증명해 주엇습니다.
마재윤선수, 제가 이제동 팬이지만 그래도 그대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올드들의 부활을 안좋게 보는 e스포츠 팬은 없겟지만요.
연습할때는 누구보다 잘한다고, 방송경기에서는 왜 그리 잘 안되는지 모르겟다던 마재윤선수..
이번 승리가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활약해주기를 바라고요.
(팬의 사심을 가득담아)이제동을 이겻는데 다른 저그에게 진다면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맵핵저그라고 불리던 그 시절로.. 그때의 운영으로 돌아와주기를.. 바랍니다..
며칠전 임진록에서 두 선수가 보여줫던것처럼,차재욱선수가 오랜만에 나와서 이겨주엇던 것처럼..말입니다.

더불어..이윤열 선수도 힘을 내시길..
드랍쉽도잡는
09/12/01 00:58
수정 아이콘
정말 올드(마재윤 선수가 올드는 아니지만...) 중 누군가가 우승한다면 정말 저 말이 좋은 글귀가 될 듯...
요새는 기적조차 행해지지 않는 <그림자 자국>의 시대...
치명타적중
09/12/01 01:37
수정 아이콘
지난번 웅진과의 경기에서도 이번하고 비슷하게 하다가 져서 이번에도 비슷하게 밀릴줄 알았는데
이게 왠걸; 그냥 쑤욱 밀어버리는 모습에 놀랬습니다.;
09/12/01 04:16
수정 아이콘
폴라리스 랩소디.. 네 그렇죠.
그래도 별은 보이지 않습니까.
이승환
09/12/01 10:01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면 올드의 끝물...정도라고 할수있을까요??
카르타고
09/12/01 12:58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면 이제 올드라고 불러도되죠 당장에 cj팀만봐 마재윤선수보다 올드인선수가 없죠 변형태선수와 함께 팀내 최고참일듯
timedriver
09/12/01 20:37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를 올드라고 칭하는 건 좀 이질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선수를 올드라고 칭하는듯 하더군요..
뭐 객관적 기준이 있는건 아니니까요. 개인적으론 마재윤선수는 그래도 요즘 선수라는 색깔이 강하고 옛날의 향수가 느껴지진 않네요.
영웅의물량
09/12/02 03:40
수정 아이콘
어떻게 보면 올드 시대의 종말을 고한 장본인이 마재윤 선수인데 말이죠.
올드의 끝물인 최연성을 찍어누르고 되살아난 이윤열을 잡고 시대를 재패했으니..

뭐 택뱅리쌍에 비해서야 올드겠지만서도...
이제 단순히 올드로 묶을 게 아니라 한가지 분류를 더 해야겠는걸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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