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근슬쩍 웃기다니까요. 아니아니. 대놓고 웃기다는게 더 알맞을까요."


캐스터에게 가장 요구 되는 자질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칩시다. 그러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까요.

정확한 판 읽기? 흐음. 뭐 옆에 해설 두명 항상 있잖아요. 떡은 떡집에, 해설은 해설에게. 지금은 캐스터를 위한 질문.

냉정함과 객관성을 갖춘 중립적인 시각에서의 중도적인 진행. 에이. 뭐 이렇게 길어요. 그리고 이러면 전 좀 재미없던데요 냠.

매끄러운 진행? 음. 이건 괜찮네요. 버라이어티 같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확실히 매끄럽지 않은 것 보단 매끄러운게 낫긴 하니까요.

즐거운, 유쾌한, 신나는. 듣는 사람을 위한 진행. 에, 이건 찬반이 있을듯 한데요. 진지한 중계를 바라는 사람도 많을거 아녜요.

아. 근데 그러고보니 저. 아까 말한 대답을 그대로 그려놓은것 같은 그런 캐스터 한명 알아요.

보기만 해도 즐거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근데, 그 사람의 말을 듣고 있으면 더 즐거운. 유쾌한. 신나는. 네. 그런 캐스터.

응? 누구냐구요? 에이. 아시면서.










2.

"장점이라. 음. 여러가지 있겠지만 말이죠."


음. 위쪽의 폭풍간지 이미지는 그냥 뭐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구요. 네. 성승헌 캐스터 맞아요. 잘 맞추셨네요 하핫.

뭐 지금도 여러 캐스터들이 스타 판에 있고 하나같이 좋고 편안하고 아늑합니다만, 성승헌 캐스터만큼 재미있는 분도 또 없죠.

그 이유는 뭐랄까. 수위조절에 강하다는 느낌?

-요즘은 덜하셔서 개인적으론 섭섭하지만서도- 김창선 해설이 대세 이야기를 자주 꺼낼때는 약간 지나친 부분도 있고 그랬잖아요.

근데 성캐스터는 그게 딱 적절해요. 에. 무슨 예를 들면 될까요. 아. 프로리그 맡으실때와 복수용달 뛰실때 해설을 본다면 딱 드러나네요.

프로리그에서도 장난스러운 해설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복수용달에서 성캐스터는 정말 폭발해버리잖아요.

전용준 캐스터의 위치가 9시 뉴스 진행자같이 좀 선수보다는 방송 자체의 분위기와 리그의 권위 등등을 생각하면서 진행해야하는 위치라면,

성캐스터의 위치는. 선수 한명한명을 맞춰주며 띄워줄땐 띄워주고, 내칠땐 내치면서 모두를 즐겁게하는 전국노래자랑의 송해씨정도? (웃음)

그런게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음.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죠?



3.

"아. 근데 그렇다고 다 칭찬해줄 수는 없긴 해요."


근데 문제는 그런 이미지인만큼 행사(?)를 자주 뛰신다는게 좀 걱정되기도 하네요.

뭐 저 같은 경우는 던파도 하고 철권도 눈팅을 종종 하니까 상관없지만, 여튼 누가 뭐래도 아직 게임 방송의 메인 무대는 스타리그잖아요?

근데 성 캐스터는 좀 여러 무대를 전전하시더라구요.

던파부터 투혼, 서든어택. 바투 등등. 물론 스타리그와 복수용달. 그리고 뭐 있더라. 아. 이번엔 켠김에 왕까지도 찍으시던데 말에요.

뭐 성 캐스터를 좋아하는 팬 입장으로선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걱정은 되죠. 너무 많이 뛰시니 몸은 괜찮으시려나- 하는.

여튼, 주변에 온게임넷을 보는 친구들은 가끔 말하더라구요. 저 사람 던파 해설은 별로던데, 철권은 좀 모르더라. 스파 안해봤나보네 등등.

뭐 그런 감도 들긴 할것 같아요.

친구들이 나름 입던과 입철궈...아니. 각각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이니 빠삭하게 아는건 당연하고, 걔들이 보기엔 좀 못마땅한것도 있겠죠.

근데, 격투 게임 하나만 봐도 사전 지식을 쌓고 게임을 하루종일 한다해도 솔직히 기술명이니 판정이니 하는게 쉽게 익숙해지진 않잖아요.

이건 아무래도 별 수 없는 일이죠. 아무리 성 캐스터가 열심히 하신다고 하더라도 그 분야에 빠삭한 분들께는 미흡한 점이 많을거에요.

그렇기에 친구들의 말에 대해 인정은 하지만, 성캐스터 빠인 저는 그런 말을 하는 친구들에게 되묻죠.

"그래서. 그 사람이 모르거나 해설하기 힘든 부분 나오면 버벅거리면서 유야무야 넘기려고 하디?"

그러면 친구들은 그건 아니라고 말하죠. 모르는건 해설에게 물어보면 해설이 보충해주고 일단 뭐 기본은 다 되있는것 같더라. 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입담이 마음에 든다고도 말에요. 응. 노력은 많이하는 것 같더라. 라고도 했고 말이죠.

결론은 뭐. 괜찮아. 괜찮아 정도. (씨익)



4.

"여러가지를 한다는건, 하나하나에 충실하지 못할거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죠. 근데."


어떤 분야든지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는 힘든 일이죠. 당신도 잘 알거에요 이건.

그리고 그런만큼, 여러 분야를 맡으신 성 캐스터가 그 하나하나에 대해 최고가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죠.

음. 뭐 툭 까놓고 불가능하다고 해도 될거에요. 실제로 그렇게 된다 해도 그렇게 되는걸 제가 바라는 것도 아니구요.

그러나, 그 하나하나에 최고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그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 할 수는 있을거에요.

당신도 그렇잖아요. 다음주 토익 공부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장 스타 한판 하면서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노력할 수가.

아. 예시가 좀 탐탁찮네요. 비가 와서 기분이 센티멘탈해서 그런가봐요. 흠흠.

여튼간에. 여러가지를 한다는건, 하나하나에 충실하지 못할거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죠.

근데. 바꿔 생각해보면, 하나만 잡고 파는 것 보다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할거라고도.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성 캐스터는, 다른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기에 앞서서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도. 저는 생각해요.

음. 뭐 이런 식으로요.


"야. 잘 봐. 니가 여러가지 신경쓸게 많아서 그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는건 말이 되지 않아.
응. 그래. 당장 저기 TV에 나오는 저 사람 봐봐. 응. 저기 왼쪽에 있는 잘 생긴 사람. 응응.  그 사람 이름이 성승헌인데, 그 사람은 말야."

"응? 어떤 사람인데?"

"정말 웃겨."



5.

"그러니까. 오프 가서 외쳐봅시다."


하나! 둘! 셋! 성승헌! 파이팅!!


옛날옛적 온게임넷 in srw z던가 하는 글을 쓸 무렵 성승헌 캐스터가 누구인지도 몰랐었더라는 과거를 돌이켜보며 쓴 글입니다. 으악;
개인적으로는 이 다음으로 정소림 캐스터와 김창선 해설 응원글을 써보고 싶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냐암.
끝으로 이 글을 최근 제 글에 잊을 수 없는 덧글을 달아주셔서 창작의욕에 뽐뿌를 넣어주신 DavidVilla님께 바치고 싶습니다 (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