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01 01:24:56
Name TheHavocWorld
Subject 오늘 팀리그 초청전 피터 선수와 투나 쥬디스 팀 선수들 경기 분석

오늘 피터 선수의 활약은...
"도핑 테스트 해봐야 되는거 아니에요? 네? 약물 주사 맞은게 틀림 없다니까요."
...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피터 선수는 손이 그다지 빠르지 않습니다.200이 안나오는것으로 압니다 ㅇㅇ
하지만 상당히 전술적인 움직임이 좋습니다.전략보다는요.
이용범 선수와 피터 선수가 로스트템플 데저트에서 경기한 리플레이를 구해 본
기억으로는 돈을 많이 남기긴 하지만 확장을 덜하는 만큼 매크로와 마이크로가 조화된
그리고 특히 수비를 잘하는 선수다 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전자랜드배때의 경기를 보면 전형적인 셔틀질럿+드래군 러시로 더블커맨드를
격파하는 모습만이 전부였지만...(이현승 선수에게 2:0으로 패배.)

오늘 첫경기...상대팀은 신생팀이지만 개개인의 전력이 막강하다고 평가 받는 투나
쥬디스 팀이었습니다.
게다가 선봉은 심소명 선수...맵은 엔터더 드래곤...
그런데 이 맵에서 이기는 토스가 좀 묘하게 이기는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문준희 선수가 매직 토스로 강도경 선수를 이길때처럼 피터 선수는 저글링 러커로
입구를 돌파하려는 심소명 선수의 본진에 다크를 난입시켜 드론을 모두 잡아줍니다.
(심소명 선수는 저글링 러커 컨트롤을 신경쓰느라 전혀 본진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나중에 화면 전환을 하고 나서 휘청 했을정도로 다크의 전과는 대단했던
것입니다.)

이후에 셔틀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플레이...앞마당을 가져가지 않은 선택또한
좋은 판단이었습니다.저글링 러커는 섬을 공격하지 못하니 앞마당보다는 섬이
안전했던 것이죠.

이후는 일방적인 경기.심소명 선수는 경기를 패하고 나서 정말로 낙담한 표정이었습니다.
마치 무엇에 쫓기는 심정으로 경기를 치른뒤 억울해 하는듯한 표정이랄까요.

경기전 심소명 선수는 연습을 많이 했냐는 질문에 "네."라고 자신있게 대답했었습니다.
그런 대답은 실제로 많은 연습을 한 선수들이라 해도 쉽게 나오는 대답은 아닌데
정말 자신있어하던 경기에서 아무것도 못해보고 패했으니 충격이 더했겠지요.

두번째 경기는 지나치다 싶을정도의 승부근성이 강한 이용범 선수.
이용범 선수는 다들 아시다시피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입니다.드랍류의 공격에 아주
능하고 또 즐겨 사용하는 편이며...마법유닛을 대단히 선호하는 선수죠.하이브를
가더라도 목동저그를 잘 하지 않는 선수이기도 합니다.최근 저그 유저중 가장 가난한
저그라고 봐도 무방하구요.(멀티를 정말 잘 안합니다.그만큼 생산력과 컨트롤이
좋다는 얘기지요.)

피터 선수와의 로스트 템플 데저트 경기에서도 언덕 러커로 초반 하드코어에 앞마당이
날아간 상황을 거의 역전까지 만들어냈었습니다.

다크 사우론에서 분명 이용범 선수는 유리 했습니다.피터 선수가 앞마당을 가져가기
위해 섬멀티와 1시 앞마당을 시도하는 전술을 사용하기 전까지는요. 앞마당을 가져가기
위해 6시 섬멀티와 1시 앞마당을 미끼로 내준 피터 선수...그러나 여전히 주도권은
이용범 선수에게 있었습니다.결정적으로 11시 본진의 몰래 멀티만 아니었다면
오늘 이용범 선수의 운영은 충분히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피터 선수는 1경기에 이어 다크템플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면서 저글링이라는
최대의 위험요소를 안전하게 제거해냈습니다.(11킬 다크 템 쌍둥이들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도 만들어 냈었죠.)

이어 11시 멀티 공략...개인적으로 이용범 선수에게 가장 아쉬웠던 점이 11시 멀티
공략 이었습니다.저글링을 좀더 넓게 펼친뒤에 달려 들었더라면, 디파일러나 퀸 하나
만 대동했다면 11시 멀티를 깨치지 못하진 않았을 것입니다.피터 선수는 캐논에
스톰을 쓰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멀티를 지켜냈구요.(물론 이날 피터 선수의 스톰은
게임 곳곳에서 빛났습니다.)

이 경기를 내줌으로써 주도권은 사실상 피터 선수에게 넘어갔, 아니 pos팀에게
넘어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투나 팀의 나머지 선수는 테란 2, 프토 1이었기 때문이죠.
전통적으로 외국인 유저들은 플플전을 잘합니다.리버 매니아들이기 때문이죠.
또한 피터 선수에게 주어진 맵을 봐도 테란을 상대하는데 불편함은 없는 맵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안기효 선수가 3경기에 나왔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안기효 선수는 물량전에 능한 선수이고, 짐레이너스 메모리는
멀티가 많고 언덕이 많아 안기효 선수의 드래군과 피터 선수의 리버가 맞물릴 가능성도
있었을거라 생각 됩니다.

하지만 가정은 가정일뿐, 3경기 출전 선수는 이병민 선수였고 과정적으로 말해보자면
나쁘진 않은 카드였습니다.위치가 가깝게 걸린데다 이병민 선수의 최근 컨디션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피터 선수는 강민, 기욤 패트리 선수마냥 몰래 로보틱스를 건설합니다.scv정찰을
끝까지 늦춘 프로브는 이 경기의 일등 공신이었습니다.이병민 선수의 투팩과 리버는
서로 상극이면서도 맞물리는 빌드이기 때문이죠.이병민 선수 진영에 떨어진 리버는
대박을 냈고, 이병민 선수는 진출을 늦출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병민 선수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로보틱스를 정지 시켜두고
드랍십을 선택한것은 센스 만점의 플레이였습니다.하지만 앞마당언덕에 투탱크 드랍
을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타이밍상 넥서스 파괴도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투탱크로 앞마당을 포격하고 벌쳐를 본진에 드랍했다면 어땠을까...

결과적으로 본진에 타격을 주긴 했지만 피터 선수는 막아내었고 상대입구까지 과감히
접근한 드래군이 드랍십을 잡아내는 공로를 세웁니다.(경기가 역전될뻔한 상황을 막아낸
영웅이었죠.)

결론적으로 피터 선수는 앞마당과 본진을 모두 막아냈고 4시지역 멀티를 돌리며
캐리어를 대량 생산...이병민 선수는 마지막 전진을 해보지만 피터 선수는 자원줄을
끊었고 자원에 압박을 느낀 이병민 선수는 턱민까지 전진한 조이기 라인을 스스로
풀어버리고 맙니다.테크트리 건물을 무너뜨렸다면...하는 아쉬움이 또한번 남았습니다.

이어지는 마지막 경기...이 경기는 피터 선수를 위한 경기였습니다.(안기효 선수
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피터 선수는 초반 안기효 선수의 질럿에 프로브 를 3마리나
잃었고 그뒤 무리한 찌르기로 병력에서 크게 밀렸지만 멀티를 동시에 가져갔습니다.
정찰의 사각지대이지만 활성화가 늦은 섬멀티...병력에서 뒤지는 타이밍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 피터 선수의 페이크가 여기서 또한번 빛났습니다. 12시 섬멀티를 보여주며
안기효 선수의 병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한것이죠.결론적으로 안기효 선수는
스스로 병력에서 앞서는 타이밍을 놓친 셈입니다.병력도 멀티도 자기가 앞서니
굳이 러시갔다가 혹시나 역러시 당하기 보다는 상대 멀티만 막으면, 아니 늦추면
이길수 있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어쨌든 피터 선수는 그런 안기효 선수의 방심을 노려 리버를 드랍했고...리버는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립니다.안기효 선수는 그 많은 병력을 어디에도 사용하지 못하고
수비에 사용하지만 피터 선수는 마치 맵핵과도 같은 움직임으로 리버를 드랍하고...
안기효 선수는 멀티는 있지만 프로브가 없는 상황에 이릅니다.

이어지는 분노의 러시...그러나 병력 숫자만 믿었던 탓일까요.리버와 지형을 무시한채
돌격하던 러시는 다크와 리버 그리고 지형을 활용한 피터 선수에게 막힙니다.

이어지는 캐리어...안기효 선수는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경기를 포기 하지 않았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대로 기운 뒤였습니다.

피터 선수의 4:0 승.프로토스로써는 첫 올킬이었습니다.(개인적으로 첫 프로토스 올킬
, 아니 프로토스가 천에하나 만에하나 올킬이라는게 가능하다면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은게 이재훈 선수가 아닐까 생각하던 찰나에 완전히 그 생각이 깨졌습니다.)

pos팀으로써는 다음 리그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만한 상황이 된 셈입니다.
프로토스가 받쳐 주게된 pos팀은 남은 기간동안 테란을 보강한다면 다음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셈이죠.

반면 투나팀은 오늘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입니다.경기 도중 선수들의 모습은
승부에 패한것을 너무나 괴로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아직 심리적으로 덜 여물었다는,
어쩔수 없는 신인의 단점이라고 할까요.1경기 1경기에 크게 분위기가 좌우되는
장점이자 단점을 오늘 배웠다고 생각 합니다.

오늘 경기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최근 물량과 어마어마한 컨트롤만이 나오던 경기에서
탈피해, 뭔가 아기자기하고 엽기적이고, 같이 웃고 보며 얘기 할수 있는 그런 경기
였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준 선수와 감독님들에게 감사 드리며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일이 남았군요.

P.s.i-Us wrote..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0-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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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01 02:01
수정 아이콘
pos팀 개인적으로 투나와 함께 신예 최강들이 모여있는 팀이라 생각됩니즉 세대교체를 이끌어나갈 팀!
피터선수까지 추가됬으니 더할나위 없네여
이동익
03/10/01 02:44
수정 아이콘
저 이제부터 '피터팬'이라 불러주세요. -0-
피터 화이팅...^^
03/10/01 02:48
수정 아이콘
정말 훌륭한 분석 잘 읽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피터 선수의 머릿속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시는지^^
이운재 선수가 KTF로 이적(확실한지는 모르겠어요??)한 상황에서
현재 POS에는 박민현선수인가요 테란 유저가 한 분 뿐이 안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TheHavocWorld님 말씀처럼 좋은 테란 선수 보강하셔서 명문 게임단으로 힘찬 웅진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요즘 테란 유저가.............?? 그랜드 슬램님을 추천할까요^^)
그랜드슬램
03/10/01 07:01
수정 아이콘
헉;; 저를 추천하신다니; 감사할따름.. -_-v
못다한이야기
03/10/01 07:29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 고수 중엔 그다지 빠르지 않은 분들도 많죠~. 게임을 하는 마인드의 차이일 수도 있고, 주위 환경의 영향, 또는 그냥 자기 취향 차이라고 봅니다. 어쨌든 이기면 되는 것이니.. 게다가 외국인 유저 중,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토스를 주종으로 잡았으니 상대적으로 손이 느린 프로토스 유저들 때문에 생긴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르트랑 선수 개인 화면 보면, 결코 떨어지는 손 속도는 아니더군요. 오히려 요즘 테란 유저들이 좀 병적으로 빠른 게 아닌가 싶을 정도죠..^_^ 물론 apm이 높으면 개인 화면 볼 때 뭔가 대단해 보이고, 이론적으로 더 빠른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결정적인 차이는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렇게 따지면 테란 유저들 대부분이 상위 랭킹을 차지하고 있겠죠. 프로토스 고수인 임성춘 선수와 송병석 선수의 단아한(?) 손놀림이 떠오르는 군요.
MasTerGooN
03/10/01 08:05
수정 아이콘
대략 스크롤의 압박이 상당했지만..;; 이겨내고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
저도 어제 모처럼 쉬는날이라서 여유있게 팀리그를 봤었는데..
피터선수 정말 놀라울정도로 잘하시더군요... ^^
전자랜드배 때보다 좀 더 잘 다듬어진 모습이 보였습니다.. 영웅 다크도 잘 봤구요..
하지만... 무엇보다 빛난건...최상용 캐스터의 개그와 이승원님의 웃느라 해설을 못하시는 모습때문에 더 재미있었네요 ^^;
베르트랑류 토스란 말을 듣고 거의 뒤집어졌습니다 ^^
뱀다리. 감기걸려서 죽다 살아났습니다 ㅡ.ㅜ 피쥐알 여러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시구요... 주위에 감기걸린 사람 있으면 바로 격리조치 시키시길 바랍니다 .. ^^;;
03/10/01 13:31
수정 아이콘
피터 선수의 컨트롤중에 작지만 눈에 들어 오던것이..

홀드(H) 키의 적극적 사용입니다.

게임을 보시면 알겠지만. 유닛을 잠시 쉬게 하고 생산이나 다른유닛들을 컨트롤할때는 거의 모든 순간 홀드키로 고정을 시켜 놓더군요.

괜찮은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그가되어라~
03/10/01 21:04
수정 아이콘
홀드키는 Liquid.Nazgul이란 아이디쓰시던 외국인 프로토스 유저분도 즐겨쓰시죠...^^
물빛노을
03/10/02 15:59
수정 아이콘
리퀴드 나즈굴이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잠시 활동했던 빅터 구센입니다^^
03/10/05 00:33
수정 아이콘
빅터구센선수 고국 돌아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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