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8/24 19:53:46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마이너스 드라이버 - 후일담
* 이 이야기는 번역괴담 "마이너스 드라이버"의 후일담입니다.
* "마이너스 드라이버"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은 http://vkepitaph.tistory.com/155 에서 읽고 와 주세요.


그 후 어렸던 나는 그 일도 금새 잊고 평범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집은 이사를 가게 되었고, 집을 대청소하고 마지막으로 그 목욕탕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나는 대청소 도중 찾은 여러 잡동사니를 애지중지하며 가져 갔죠.



나는 평소처럼 목욕탕 안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도중 그 때 그 열쇠 구멍이 생각났죠.

한동안 그 공포를 잊고 있던 나는, 잡동사니가 가득한 바구니를 안고 열쇠 구멍을 엿보러 갔습니다.



지난 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구멍 저편이 무엇인가에 덮인 것처럼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잡동사니 바구니 속에 있던 젓가락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열쇠 구멍 속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죠.



그러자 그 순간, 문 너머 저 편에서 우당탕하고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깜짝 놀란 나는 젓가락에서 손을 떼버리고 말았습니다.

젓가락은 부들부들 떨리면서 그대로 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있었을까요?

마침내 젓가락은 내 쪽에 떨어졌습니다.

자세히 젓가락은 끝부분 몇 센치 정도가 접혀 있었습니다.



나는 너무나 무서웠지만, 이번에도 어머니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을 마지막으로 우리 집은 근처의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갔습니다.

몇 년이 지나 초등학생이 된 나는, 예전에 살았던 그 마을로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갔던 곳은 어렸을 때 친구들과 모여서 놀곤 했던 신사의 경내였습니다.

그 곳에 가면 옛날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단지 경내 뒤편 큰 나무 앞에 일심불란하게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남자는 우리들이 [미키] 라고 부르며 무서워하던 청년이었습니다.



투명하다 싶을 정도로 흰 머리카락, 토끼 같이 빨간 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알비노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병적으로 난폭해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 사이에 끼어들어 물건을 빼앗거나 때리곤 하는 괴상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미키가 눈앞에 있었습니다.

나는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이지도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동작을 멈추고 천천히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보고 말았습니다.

언제나 빨갛게 빛나고 있던 미키의 왼쪽 눈이, 부서져 있는 것을.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4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합창 VKRKO 5411 11/09/18 5411
244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코트를 입은 남자 [1] VKRKO 5608 11/09/16 5608
24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가드레일 너머 [2] VKRKO 5552 11/09/14 5552
242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미국괴담]숨겨진 밀실 VKRKO 5999 11/09/13 5999
241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본능 VKRKO 5942 11/09/07 5942
24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사고 [3] VKRKO 6457 11/09/05 6457
23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장의 얼룩 [2] VKRKO 5570 11/09/04 5570
238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네번째 공원 VKRKO 5549 11/09/03 5549
23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목 [1] VKRKO 6321 11/08/31 6321
236 [스타2 협의회 칼럼] Last & Rest [3] The xian5168 11/08/31 5168
23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봉인 [2] VKRKO 6569 11/08/25 6569
234 VKRKO의 오늘의 괴담 - 마이너스 드라이버 - 후일담 VKRKO 6029 11/08/24 6029
233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슬픈 목소리 [2] VKRKO 6451 11/08/23 6451
23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삐삐 [6] VKRKO 6595 11/08/21 6595
231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기묘한 꿈 [5] VKRKO 6521 11/08/20 6521
23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흰 양산 [1] VKRKO 5952 11/08/18 5952
22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고양이 선생님 [7] VKRKO 6819 11/08/17 6819
228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사라진 여자 [2] VKRKO 6569 11/08/16 6569
22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악마 [1] VKRKO 6096 11/08/15 6096
22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나가사키의 호텔 [4] VKRKO 7291 11/08/10 7291
22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me [3] The xian5389 11/08/10 5389
22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국의 문 [2] VKRKO 6543 11/08/09 6543
22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임신 [4] VKRKO 7508 11/08/07 750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