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12/27 18:03:36
Name VKRKO
Subject [실화괴담][한국괴담]내 아들은 안된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감수성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군대 시절 제 고참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자기가 겪은 실화라면서요.

어느 더운 여름밤에 고참이 선풍기를 켜 놓고 자고 있는데, 갑자기 더워지더랍니다.



그래서 [뭐꼬?] 하는 생각에 눈을 떴더니 웬 꼬마 아이가 선풍기를 가리고 서서 자기를 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가족이라고는 부모님이랑 대학교에 다니는 남동생, 그리고 자신 뿐인데 꼬마 아이라니...

그렇지만 너무 덥고 졸렸던 탓에 이상하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저 [마! 덥다! 비키라!] 라고 소리를 쳤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꼬마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옆으로 스르륵 미끄러지면 비켜나더랍니다.

그 밤 내내 고참은 그 꼬마와 그런 실랑이를 계속 벌였다고 합니다.

자다가 덥다 싶어 눈을 뜨면 어김 없이 그 꼬마가 서 있고, 고참이 화를 내면 그제야 비키는 식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고 동생이 방에 들어오더랍니다.

그래서 고참은 동생한테 [야, 니가 저 아 좀 데리고 가라.]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동생은 말 없이 그 꼬마의 손을 잡고 나갔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음날, 고참은 생각해보니 간밤에 집에 꼬마 아이가 있을리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아침을 먹으며 어머니에게 그에 관해 물었더니, 우리 집에 무슨 꼬마 아이가 있냐며 꿈을 꿨냐는 타박만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현관이 열리며 동생이 들어오더랍니다.



그래서 고참이 동생에게 [야, 니 어제 선풍기 앞에 그 꼬마 봤재? 니가 데리고 안 나갔나?] 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무슨 소리냐며, 자신은 친구집에서 자고 이제 집에 돌아오는 것이라며 극구 부인했다는 것입니다.

원래 그 고참은 참 겁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그런 일까지 겪고 나니 무서워서 도저히 그 방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더랍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께서는 다 큰 놈이 뭘 그런걸 가지고 그러냐며 본인이 그 방에서 자겠다고 말하셨다고 합니다.

그 날 밤 고참과 동생은 거실에서 TV를 보다 잠이 들었는데, 한밤 중에 그 방에서 주무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기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안된다! 안된다! 우리 아들은 안된다!] 라고 말입니다.

깜짝 놀라 안방의 아버지와 거실의 두 아들이 뛰어갔더니, 어머니는 방에 누우셔서 허공에 대고 손을 휘저으며 안된다고 소리를 치고 계셨다고 합니다.

세 남자가 두들기다시피하며 어머니를 깨웠더니 어머니는 그제야 일어나셔서 아들들을 껴안고 막 우시더랍니다.



놀란 가족들이 이유를 물었더니,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자는데, 웬 꼬마가 내 배 위에서 나를 보면서 쿵쿵 뛰는게 아니니? 그러면서 어젯밤에 여기 있던 네 아들들을 내놓으라고 그러더구나. 그래서 그 애를 쫓으면서 안된다고 소리친거야.]

그 이후로 그 방은 그냥 창고로만 쓰고 있다고 합니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유리별
11/12/28 00:31
수정 아이콘
아오.. 이사를 가야죠 왜 창고로 써요ㅠㅠ 그 방은 무서워서라도 못들어가겠습니다.
도도한승연
11/12/28 08:51
수정 아이콘
그럴땐 뽀로로를 줘서 돌려보내는게.....아, 여긴 유게가 아니지
설탕가루인형
11/12/30 14:10
수정 아이콘
와 이건 무서운 것보다 모성애에 고개가 숙여지는 이야기네요.
잘 보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26 [번역괴담][2ch괴담]신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283 12/01/13 5283
325 [번역괴담][2ch괴담]사람이 적은 단지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301 12/01/11 5301
324 [번역괴담][2ch괴담]속삭이는 목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172 12/01/10 5172
323 [번역괴담][2ch괴담]모르는게 좋은 것도 있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5752 12/01/09 5752
322 [청구야담]귀신에게 곤경을 당한 양반(饋飯卓見困鬼魅)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5744 12/01/08 5744
321 [번역괴담][2ch괴담]옥상의 발소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719 12/01/07 5719
320 [번역괴담][2ch괴담]썩은 나무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5248 12/01/06 5248
312 [청구야담]우 임금을 만난 포수(問異形洛江逢圃隱)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034 12/01/05 5034
311 [번역괴담][2ch괴담]한밤 중의 화장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5331 12/01/04 5331
310 [번역괴담][2ch괴담]간호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509 12/01/03 5509
309 [번역괴담][2ch괴담]제물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509 12/01/02 5509
308 [청구야담]병자호란을 예언한 이인(覘天星深峽逢異人)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5806 12/01/01 5806
306 [번역괴담][2ch괴담]안개 낀 밤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5629 11/12/31 5629
305 [청구야담]원한을 풀어준 사또(雪幽寃夫人識朱旂)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5501 11/12/29 5501
304 [번역괴담][2ch괴담]코토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9] VKRKO 5783 11/12/28 5783
303 [실화괴담][한국괴담]내 아들은 안된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312 11/12/27 6312
302 [번역괴담][2ch괴담]칸히모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237 11/12/26 5237
301 북유럽 신화 - 티얄피와 로스크바 [4] 눈시BBver.28898 11/12/25 8898
300 [청구야담]바람을 점친 사또(貸營錢義城倅占風)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273 11/12/20 6273
299 [실화괴담][한국괴담]원피스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6670 11/12/19 6670
298 [청구야담]이여송을 훈계한 노인(老翁騎牛犯提督) - VKRKO의 오늘의 괴담 [7] VKRKO 6882 11/12/14 6882
297 [번역괴담][2ch괴담]친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6321 11/12/13 6321
296 북유럽 신화 - 토르와 알비스 [7] 눈시BBver.27306 11/12/13 730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