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5/11 23:20:36
Name VKRKO
Subject [번역괴담][2ch괴담]한밤 중의 관찰 - VKRKO의 오늘의 괴담
나에게는 조금 특이한 취미가 있었다.

그것은 한밤 중이 되면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쌍안경으로 주변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평상시와는 달리 무척이나 조용한 거리를 관찰하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었다.



멀리 보이는 큰 급수 탱크나, 술주정꾼을 태우고 비탈길을 올라가는 택시, 묘하게 빛나고 있는 자판기 같은 것을 보노라면 묘하게 두근거린다.

우리 집 서쪽에는 긴 비탈길이 있고, 거기서 곧바로 내려오면 우리 집이었다.

그래서 옥상에서 서쪽을 보면 그 비탈길 전체가 정면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나는 그 비탈길의 옆에 설치되어 있는 자판기를 쌍안경으로 보면서, [와, 큰 나방이 날고 있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게 그 때, 비탈길의 꼭대기에서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는 것이 있었다.

[뭐지?] 싶어서 쌍안경을 그리로 돌리자, 벌거벗은 채 비쩍 마른 아이 것은 것이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운 채 손을 흔들며 미친 듯 달려오고 있었다.










그 녀석은 명확히 나의 존재를 깨닫고 있는 듯, 나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지만, 어쩐지 위험하다는 생각에 나는 서둘러 계단을 타고 내려와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열쇠를 잠근다.



[으아, 어떡하지! 뭐야, 저건 도대체!] 라고 무서워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타다닥하고 옥상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나를 찾고 있다.



[진짜 큰일 났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 해...] 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조용히 거실 한 가운데서 무기로 다리미를 들었다.

잠시 뒤, 이번에는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완전히 겁에 질려 떨고 있는데, 문이 [쾅쾅쾅쾅!] 하고 두드려졌다.



곧이어 초인종이 미친 듯 울린다.

[우욱! 우욱!] 하고 그 녀석의 신음 소리도 들린다.

심장이 순간 멈췄다가,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 몸을 떨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몇십 초 동안 계속되던 노크와 초인종 소리는 그치고, 다시 적막해졌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긴장을 풀 수가 없어서, 해가 뜰 때까지 다리미를 든 채 떨고 있었다.



도대체 그 녀석은 누구였을까.

나는 이제 더 이상 한밤 중에 쌍안경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Illust by agony2008(http://blog.naver.com/agony2008)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 http://vkepitaph.tistory.com )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광개토태왕
12/05/12 08:09
수정 아이콘
오우 그림이 진짜 무섭게 생겼네요...
미래권력
12/05/13 20:58
수정 아이콘
예전에 올리신 것 중에 비슷한 느낌의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47 [번역괴담][2ch괴담]타 버린 책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022 12/05/19 7022
446 [번역괴담][2ch괴담]네 명의 조난자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7225 12/05/18 7225
445 [선비와 구렁이 6편] [1] 지옥의마검랑5765 12/05/18 5765
444 [선비와 구렁이 5편] [2] 지옥의마검랑5930 12/05/18 5930
443 [선비와 구렁이 4편] 지옥의마검랑5993 12/05/17 5993
442 [선비와 구렁이 3편] 지옥의마검랑5970 12/05/17 5970
441 [선비와 구렁이 2편] [4] 지옥의마검랑6514 12/05/16 6514
440 [선비와 구렁이 1편] [11] 지옥의마검랑10548 12/05/16 10548
437 [번역괴담][2ch괴담]장님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263 12/05/16 7263
435 [번역괴담][2ch괴담]돌핀 링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7294 12/05/14 7294
434 [번역괴담][2ch괴담]새벽의 엘리베이터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151 12/05/13 7151
433 [번역괴담][2ch괴담]한밤 중의 관찰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752 12/05/11 7752
432 [번역괴담][2ch괴담]저주의 편지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520 12/05/10 7520
431 [번역괴담][2ch괴담]쾅, 쾅. 그리고...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7229 12/05/09 7229
430 [청구야담]중을 벤 이비장(鬪劍術李裨將斬僧)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6793 12/05/07 6793
429 [번역괴담][2ch괴담]긴 소매 아래에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002 12/05/06 7002
428 [번역괴담][2ch괴담]사람이 사람을 먹다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23346 12/05/04 23346
427 [번역괴담][2ch괴담]죽음의 신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663 12/05/02 7663
426 [번역괴담][2ch괴담]이세계로의 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8930 12/05/01 8930
424 [번역괴담][2ch괴담]흑백사진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720 12/04/21 7720
423 [청구야담]인술을 베푼 조광일(活人病趙醫行針)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451 12/04/20 7451
422 [번역괴담][2ch괴담]문방구의 괴한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8075 12/04/18 8075
421 [번역괴담][2ch괴담]지각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8341 12/04/12 834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